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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적 이야기다.


친구 A네 집 맞은편은, 오랫동안 공터였기에 풀이 빽빽하게 자라있었다.


어느날, 친구 여럿과 함께 거기서 탐험 놀이를 하고 있던 도중, 고양이의 시체를 발견했다.




차에 치인 것인지 끔찍한 꼴이었다.


A의 말에 따르면 옆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죽음에 흥미를 가진다.




무섭고 기분 나쁜데도, 왜인지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5분 정도 관찰하다, 다들 A의 집으로 돌아가 같이 게임을 했다.


고양이에 관해선 비밀로 하고, 우리끼리만 알고 있기로 했다.




특별히 숨길 이유도 없었고, 옆집 사람을 골탕 먹이려는 것도 아니었다.


왜 그랬던 것인지는,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A의 집에 놀러 갈 때마다 고양이의 시체를 확인했다.




동물이 시체를 뜯어먹었는지, 얼마나 부패가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곤 했다.


고양이 시체는 언제나 변함없이 거기에 있었다.


보름 정도 지난 어느날, A와 함께 하교하다가 그대로 A네 집에 놀러가게 되었다.




A의 집 앞에 도착하고, 놀기 전에 고양이를 보고 오기로 했다.


어느새 그건 우리들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A는 [더 이상 고양이는 없을거야.] 라고 말한다.




A는 자기 전에 30분 정도, 방 창문으로 공터를 내려다보곤 했다고 한다.


혹시 족제비나 들개가 고양이를 먹으로 오지나 않을까 싶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날 밤 나타난 것은 자전거를 탄 낯선 아줌마였다.




밤 10시쯤 나타난 아줌마는 공터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뒤 나왔을 때는, 손에 봉투를 들고 있었다.


A는 왠지 그 봉투 안에 고양이가 들어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실제로 친구들과 확인해보니, 고양이의 시체는 사라져 버린 후였다.


그 아줌마는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고양이의 시체를 가져간 걸까.


지금도 한밤 중에 공터에 들어가, 고양이의 시체를 봉투 안에 넣는 아줌마를 상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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