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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639th]화재현장

괴담 번역 2015. 12. 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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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한밤 중, 집 근처에서 불이 났었습니다.


불이 난 집과 우리 집 사이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있어, 내 방에서는 그 집이 훤히 보이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 집은 과거에도 두 번, 아들이 담배 피다 부주의로 작게 불을 낸 적이 있던 터였습니다.


방에서 불난 집을 보고 있는데, 소란 때문에 잠을 깼는지 어머니가 내 방에 오셨습니다.


나는 어머니와 둘이서 가까이 가볼 요량으로, 사람들이 가득한 도로 대신 고지대에 있는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우리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조금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그 집 2층 창문을 통해 불이 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어머니가 문득 한마디.


[2층에 난 불은 좀 이상하네...]




자세히 보니 1층은 전체가 활활 불타고 있는데, 2층은 방 가운데에 불길이 춤추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창 너머, 불꽃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치솟는 걸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소방차는 아직이야?] 라는 외침이 들려왔습니다.


아래를 보니 아저씨들이 물통을 이리저리 나르며 불길을 진압하려 안간힘 쓰고 있었습니다.




소방차 사이렌은 저 멀리서, 길을 찾지 못하는듯 왔다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2층 불길을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보고있자니, 불길은 방 가운데에 멈춰 계속 타올랐습니다.




그리고 5분 정도 있으니 소방차 2대가 도착해 물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차랑 구급차도 뒤이어 한대씩 도착했습니다.


소방대원에게 늦었다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나와 어머니는 슬슬 추워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학교 가는 길에 불난 집을 보니, 반쯤 타버려 새까맸습니다.


집에 돌아온 나는, 불이 어떻게 난 것인지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말로는, 그 집은 이전부터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기에 집에 있던 건 집주인 아저씨 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 아저씨가 정신이 이상해졌었나봐. 매일밤 개처럼 짖기도 하고, 집에서 막 돌아다니는 소리가 나더란다. 그러다 어제 집에 불을 지르고, 자기 몸에 등유를 끼얹어서...]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나는 등골이 오싹해져 소리쳤습니다.




[어디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2층에서. 새까맣게 타 버렸다더라...] 라고 말한 뒤 아무 말이 없으셨습니다.


우리는 그 때, 사람이 산 채로 타죽어 가는 광경을 계속 보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도 그 광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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