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때 중국에서 겪었다고 들려주신 이야기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질 무렵이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있던 중대는 중국의 산간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후퇴하고 있었다.
그러다 해가 저물어 어느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어 가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병사는 바깥에서 노숙을 했지만, 할아버지를 포함한 하사관들은 마굿간에서 자게 되었다.
(하지만 마굿간 역시 지붕이 있을 뿐 바깥과 다를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밤중, 갑자기 말들이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적이 들이닥친 것으로 생각하고 급히 등불을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천장에 몸은 원숭이인데 얼굴은 노파인 알 수 없는 생물이 매달려 있었다고 한다.
깜짝 놀란 할아버지가 총을 쐈지만 이상하게 그 생물에게 맞지 않았다고 한다.
그 사이 마굿간이 시끄러운 것을 알아차린 중대장이 달려왔다.
중대장은 그 생물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곧 마을 주민을 데려와서 통역을 시키게 했다.
그리고 그 생물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너는 누구냐? 무슨 말을 하고 싶어 나타난 것이냐?]
그러자 생물은 대답했다.
[너희들의 나라는 망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3번 재생할 것이다.]
[그것은 좋은 의미인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지.]
[재생한다면서?]
[너희에게 네번째는 없다.]
그렇게 말하고, 그 생물은 유유히 대들보를 타고 사라졌다.
할아버지가 [쫓아갈까요?] 라고 묻자 중대장은 [저건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야. 가도록 내버려 두게.] 라고 말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다음, 지금의 일본을 첫번째 재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남은 것은 두 번이다.
그리고 아마 네번째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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