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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의 일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학교에 가서 수업을 시작할 즈음이 되자 열이 갑자기 나면서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감기인가 싶었지만 점심 급식을 정말 좋아했던 나는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점심으로 나온 카레를 먹고 나서 상태가 더욱 나빠져 [이제 한계다] 싶어졌기 때문에 흐느적거리며 양호실로 향했다.

그런데 열이 나서 어지러웠던 탓인지 나는 어째서인지 양호실이 아닌 교무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자리에 모두 앉아계셨던 평소와는 다르게 안에는 한 분의 선생님만 계셨다.

사회 선생님이 혼자 자리에 앉아서 나를 이상하다는 듯 보고 계셨다.

나는 [어라? 점심 시간인데 회의라도 있는건가?] 라고 생각해서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양호실이 아니라 교무실에 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교무실 문을 닫고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 선생님께서는 [조퇴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라고 말씀하셨지만 [잠깐 쉴게요.] 라고 말하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곧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이 오셔서 [괜찮니?] 라고 물어보셨다.



멍하니 [어떻게 선생님이 제가 양호실에 있는 걸 알고 계신건가요?] 라고 엉겁결에 말했는데, 선생님의 대답이 의외였다.

[너, 금방 전에 교무실에 왔다가 비틀비틀 하면서 나갔잖니.]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나서 비로소 이상한 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내게는 사회 선생님 한 분만 계신 것으로 보였던 교무실에, 실제로는 선생님들도 모두 계셨고 내 모습도 모두 보셨다는 것이었다.

그 때는 단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3일 뒤, 사회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자살로 집에서 목을 매서 죽었다고 한다.

그 때는 정말로 놀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살 1주일 전부터 무단 결근을 하고 계셔서 3일 전 내가 교무실에서 봤을 때도 사실은 학교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그 때 내가 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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