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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11th]밤의 건널목

괴담 번역 2022. 8. 2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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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겪었다는 신기하고 조금 오싹한 이야기.

그 사람은 밤 시간에 운동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달리는 루트는 언제나 똑같은데, 도중에 어느 철도 건널목을 지나가야만 한다.



그 건널목은 사람이 죽었다느니, 심령현상이 일어난다느니 하는 소리는 전혀 없는 보통 건널목이다.

낮에는 지나다니는 차도 꽤 많다.

어느밤, 평소처럼 지인은 달리던 도중 그 건널목 앞에 도착했다.



마침 경보기가 울리며, 차단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지인은 [운이 나쁘네... 이 건널목, 역이랑 가까워서 꽤 오래 기다려야 한단 말이지.] 라고 혼잣말을 하며,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잠시 동영상이라도 보며 시간을 보낼 요량이었다.



그리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니야?] 

지인은 짜증 반, 의아함 반으로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귓가에서 땡땡 울리고 있던 경보기 소리가 뚝 멈춘 것을 깨달았다.

차단기도 올라간 채였다.

전철이 그 사이 지나간 건가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앞에서 전철이 지나가면 덜컹거리는 진동 때문에라도 알아차렸을 터다.



경보기 알림음은 환청을 들었을지 모르지만, 붉게 깜빡이며 눈 앞으로 내려오던 차단기를 눈으로 확실히 본 건 어떻게 변명할 도리도 없다.

지인은 공포보다도, "어째서?" 라는 난감한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득,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시커먼 건널목을 바라보자, 묘하게 무서워진 나머지 온힘 다해 달려서 그 자리를 벗어났다고 한다.



그 후로도 그 건널목은 몇번이고 지나다녔지만, 그런 현상은 그날 하루 뿐이었다고 한다.

딱히 마무리라고 할만한 건 없는 이야기지만, 어쩐지 그 광경을 상상해보면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친다.

 

 

 

  1. 오늘의 괴담은 한밤 중, 철도 건널목 앞에서 겪게 된 묘한 체험에 관한 이야기.
    저희 집도 건널목 근처인데 한밤 중 아무도 없을 때 건널목이 내려오고, 기차를 기다리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고개를 든 순간, 거짓말처럼 정적과 어둠만이 남은 건널목을 상상해보면 확실히 오싹해지네요.
  2. 오랜만에 감사합니다^^;;
  3. 이번 이야기도 제가 듣는 노래와 잘맞아 다행입니다.
    이야기가 자주 안올라오면 처음부터 다시봅니다.
    제가 듣는 음산한 노래는 이것입니다. 이것과 함께 보면 매우 재밌습니다.
    https://youtu.be/ZRx7y61DNGA
  4.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서
    경보음이 울리고 차단기가 내려온게 아닐까요?
  5.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6. 밀랍술사 2022.09.03 04:50
    여름의 끝에 새 이야기가 하나 올라왔군요.
  7. 1회부터 정주행 다 했네요 ㅎㅎㅎ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공지사항 2022. 7. 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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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잘 지내셨나요?

어느덧 한해도 반이 넘게 지나가고 여름도 한창입니다.

오랫동안 글도 못 올려서 늘 마음 한 켠에 죄송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간만에 글을 쓰게 된 건 소개해드릴만한 소식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 오디오픽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존에 소개해 드렸던 괴담들을 오디오 컨텐츠로 다시금 전해드릴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첫번째 에피소드가 올라갔고, 앞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한편씩 연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존 괴담을 기반으로 제가 직접 오디오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니, 귀로 듣는 괴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씩 찾아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날 이 블로그에서, 호러 라디오 드라마 기획을 한 적이 있었는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제는 TTS 기능의 힘을 빌려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네요.

제가 기다려 온 만큼, 여러분도 즐겁게 받아들여 주시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첫 에피소드, 긴급 구조 요청을 들어주세요!

 

https://audiofic.oopy.io/creator/ghost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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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리스 2022.07.26 22:08
    가끔이나마 꾸준히 들러서 혹시 업데이트 된거 있나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ㅎㅎ
    새로운 컨텐츠 제작 응원합니다~
  2. 도미너스 2022.07.26 23:56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모습이 게으른 저를 반성하게 하네요.
    재미나게 잘 듣겠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무탈한 나날 되시길...
  3. 오랜만이네요. 잘되시길기원합니다
  4. 재밌게 듣겠습니다!글로 읽는것과 이야기를 직접 듣는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ㅎㅎ
  5. 꿩은꿩꿩하고웁니다 2022.08.03 19:47
    오랜만에 와봤는데 좋은 소식이네요 응원합니다.
  6. 살아계셨군요 기대하겠습니다
  7. 소식 감사합니다! 들어봐야겠네요!!
  8. 푹푹 찌는 더위에 생각나서 간만에 들려봤는데, 반가운 게시물이 올라왔네요 ^^
    좋은 소식 잘 보고 갑니다. 저도 가서 들어봐야겠어요
  9. 청각장애 3급 2022.08.17 00:16
    ♡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청각장애인이라서 이곳의 공포 컨텐츠를 글로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10. 종종 들렀는데 글이 안 올라서 저도 방문이 뜸했네요.

    좋은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1. 링크 클릭했는데 페이지가 안 뜨네요
  12. :D 음성도 좋지만 음산한 노래를 들으며 보는지라, 글이 더 보기엔 좋은것같습니다. 잘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13. 기기묘묘 2022.09.05 12:04
    잠밤기 홍보글로 처음 방문하여 벌써 10여년의 시간이 흘렀네요...언제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14. 비밀댓글입니다

[번역괴담][5ch괴담][1010th]산 속 탐험

괴담 번역 2022. 3. 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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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일 때 겪은 일이다.

여름방학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지만, 부모님이 어디도 데려가 주지 않아 엄청 심심했었다.

그래서 사이가 좋던 친구를 전화로 불러내, 적당히 뭐라도 하면서 놀 생각이었다.



하지만 친구들도 방학이라고 여행을 가고, 시골에 놀러가는 등 다들 바빠서 결과적으로는 2명만 모이게 되었다.

고작 세명 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 집에 모여 뭘하고 놀지 상의를 하기로 했다.

[뭐하고 놀까?]



[게임 할래?]

[기껏 모였는데 게임은 좀 그렇지. 밖에 나가서 놀자.]

[그치만 세명 가지고서는 술래잡기나 숨바꼭질도 별로 재미없는걸.]



[그럼 저쪽 산에 탐험하러 갈래?]

저쪽 산이라는 건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산이었다.

지역에서 가장 큰 산이었는데, 드물게 등산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의 높이였다.



하지만 그곳에 아이들끼리 가는 건 위험하다고 어른들에게 신신당부를 들었기에, 나는 일단 반대했다.

그러나 친구 두 명이 [그 산에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안 들킬거야.] 라며 억지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호기심 반 불안 반의 심정으로 그 산에 탐험을 나서게 되었다.

일단 각자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도록 주스랑 과자, 목장갑 같은 걸 배낭에 챙기고, 그 산 기슭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기슭에 도착하니 하늘은 미묘하게 흐려서 어두웠기에, 탐험은 그만둘까 싶었다.

하지만 친구 두 명은 [정상에서 야호 외치자고.] 라며 들떠있었는데다, 내가 같이 놀자고 전화까지 해서 불러낸 탓에 그만두자는 소리는 꺼내기도 어려웠다.

결국 우리는 그대로 정상을 목표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막상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산길이 험하고 뾰족한 바위와 나뭇가지가 반팔 반바지 차림의 살갗에 긁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친구 두 명도 처음에는 즐겁다는 듯 [대단해!] 라던가 [쩔어!] 하고 조잘댔지만, 어느새인가 [지쳤어.] 라던가 [정상은 아직 멀었나?] 하고 피로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니, 꽤 넓게 펼쳐진 공간이 나왔다.



우리는 거기서 과자를 먹으며 좀 쉬기로 했다.

친구 A는 [좋았어, 저기 제일 먼저 가는 사람이 가장 과자 많이 먹는 걸로 하자.] 라고 말하고는, 아까 전까지는 그렇게나 힘들다고 칭얼댄 주제에 엄청 빠르게 달려가 버렸다.

나와 친구 B는 [뭐야, 저 바보 녀석.] 하고 웃으며 뒤를 따랐다.



그러자 친구 A가 [대단하다!] 하고 소리를 치는 게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친구 A를 향해 다가갔다.

넓게 펼쳐진 공간에 다다르자, 친구 A가 소리를 지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거기에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신사였다.

그 신사는 붉은색과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을 띄고 있었다.



게다가 새전함 옆에는 박제된 듯한 사슴 머리가 장식되어 있고, 신사에 자주 있는 커다란 방울에는 수많은 탄자쿠가 걸려 있는 등 평범한 신사로는 도저히 보이질 않았다.

특히 이상한 것은 크기였다.

눈짐작으로는 주변 나무보다 훨씬 커서, 마치 도쿄의 고층 빌딩 같은 높이로 보였다.



보통 그렇게 큰 건물이 있다면 산기슭에서도 눈에 띌텐데, 그런 신사의 존재는 여태껏 한번도 본 적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엄청 크잖아... 이렇게 큰 건물이 언제부터 있었지?]

[이 산, 우리 집 근처라서 매일 같이 보지만 이렇게 큰 신사는 본 적이 없어.]



[이렇게 크면 당연히 눈에 띌텐데 왜 아무도 모르는거지?]

한동안 신사 주변을 돌며 그 크기에 감탄했지만, 갑자기 친구 A가 [들어가보자.] 하고 말을 꺼냈다.

이렇게 흥미로운 건물이 눈앞에 있는데 들어가보지도 않는 건 말도 안된다며.



나는 흥미롭다기보다는, 이상하고 기분 나쁜 건물이라고 여겼기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친구 B도 나와 같은 의견이었는지, [멋대로 들어가는 건 범죄야. 그만 두는게 좋아. 어쩐지 기분도 나쁘고.] 라고 말하며 A를 말리려 들었다.

하지만 친구 A는 우리를 겁쟁이 취급하며, 말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신사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친구 A는 신사 안에서 [너희도 와봐. 금빛 부처님이 있어. 얼마짜리일까?] 라던가, [멧돼지 박제도 있어!] 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나는 호기심에 들어가보고 싶어졌지만, 친구 B가 말한 어쩐지 기분 나쁘다는 이야기가 묘하게 머릿 속에 남았기에 그저 친구 A의 동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얼마 시간이 흐른 뒤, 친구 A는 [계단도 있어! 이거 올라가 봐야지.] 하고 말하더니, 그대로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우리는 과자를 까먹으며 친구 A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A가 계단을 내려오는 듯한 낌새가 없었다.

나와 B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지만, 점점 해가 저물고 있었다.



집에 돌아가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조바심이 난 나와 B는, 어쩔 수 없이 신사 안에 들어가 A를 데리고 나오기로 했다.

안에 들어선 뒤 우리는 깜짝 놀랐다.



바깥의 기묘한 장식들과는 다르게, 안에는 아무 것도 없고 나무바닥과 기둥 뿐이었으니까.

A가 말했던 멧돼지 박제나 금빛 부처님 같은 것도 없었다.

우리는 [뭐야, 그 녀석. 거짓말 한거야? 아무 것도 없잖아.] 하고 화를 냈지만 문득 이상한 걸 깨달았다.



계단이 없었던 것이다.

A가 올라간다고 했던 계단이.

우리는 실내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지만 계단 같은 건 아무 곳에도 없었다.



아무 것도 없는 방에서 A는 과연 무엇을 보고 있던 것일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계단이 없어?]

[그것도 그렇지만, A는 어디로 사라진거야?]



우리는 위를 향해 A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쩌면 A는 올라간 뒤 계단을 치운 걸지도 모른다.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 억지로 스스로를 납득시켜가며, 우리는 신사 밖에서 다시금 A를 기다리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자 무언가 이상했다.

신사의 모습이 크게 변해있던 것이다.

사슴 머리나 새전함, 탄자쿠가 묶인 방울, 알록달록하던 외관 모두 사라져있었다.



게다가 고층 빌딩 높이만큼 크던 신사가, 주변에 있는 나무 높이 정도로 작아진 상태였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내가 패닉에 빠져 있는 사이, [쿠과과과광!] 하는 땅울림이 들려왔다.

겁에 질린 나는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려 했다.



그 순간 친구 B가 외쳤다.

[신사가 가라앉고 있어!]

무슨 소린가 했지만, B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잘 봐! 신사가 땅으로 가라앉고 있어. A가 생매장당한다고!]

B는 계속 A의 이름을 외치며 나오라고 애원했다.

확실히 신사는 조금씩이지만 큰 소리를 내며 땅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나도 B와 함께 A를 애타게 불렀지만, 커다란 땅울림 소리에 묻힐 뿐이었다.

안에 들어가 A를 찾고 싶었지만, 입구마저 점점 땅에 묻히는 것을 보니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우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친구 A는 신사에서 나오지 못했다.



곧 신사는 완전히 땅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남은 것은 여기저기 갈라지고 내려앉은 지면 뿐.

우리는 부리나케 산을 내려온 뒤 가까운 우리 집에 뛰어들었다.



집에 있던 아버지에게 산에서 있던 일을 말한 뒤 친구 A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냅다 우리 머리를 후려치며 산에 올라간 것을 혼냈다.

[그리고 친구 A라니, 그게 누구야?]



나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A를 모를리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A네 아버지는 오랜 친구였고, A가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온다는 것도 가족 모두가 알고 있었다.



[농담하지 말고 빨리 구해야 해요! A의 목숨이 걸렸다고!]

나는 필사적으로 호소했지만, 아버지는 끝까지 모른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친구 B의 반응이었다.



[어? A? 그게 누구야?]

나는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그냥 산에서 탐험하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혼자 뛰쳐나갔잖아. 나만 혼자 남아서 정말 놀랐다고. 너 괜찮냐?]



나는 어지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내가 이상해진 걸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해진 걸까.

친구 A의 아버지는 그대로였지만, 어머니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둘 사이의 아이도 A와는 다른 사람으로, 마치 A를 대신하기라도 하듯 우리 집에 드나드는 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내가 산에서 본 광경은 모두 무엇이었던 걸까.

 

 

 

  1. 오늘의 괴담은 산 속을 탐험하다 발견한 기묘한 신사에 대한 이야기.
    전부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찬 이야기입니다.
    A의 눈에만 보였던 것들은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었을까요?
    유일하게 A를 기억하는 주인공도 신사에 발을 들여놓았더라면 마찬가지로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지네요.
    • A는 어떻게 됬을까요......?
    • 됐이라는 글자처럼 이세상에 있지도 않던 됬에게 기묘하게 대체당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겠죠
      소수의 사람들만 됐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됬의 지인들은 됐을 언급하면 벌컥 화를 내며 곧바로 불쾌감을 표시한다는데요
    • 됐이라는 글자처럼 이세상에 있지도 않던 됬에게 기묘하게 대체당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겠죠
      소수의 사람들만 됐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됬의 지인들은 됐을 언급하면 벌컥 화를 내며 곧바로 불쾌감을 표시한다는데요
  2. 와 정말 기묘하네요.. 친구가 다른 세계로 간거라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3. 도미너스 2022.03.22 20:51
    역시 하지말라면 하지말아야 되나 봅니다...
    이번 이야기도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4. “종교시설의 지하”와 비슷한 괴담이군요. 이런 분위기 좋습니다
  5. 익명인 2022.04.16 01:17
    과거 고등학생때 공부하기싫을때면 항상 괴담글을 보곤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벌써 28살이 되었네요

    오랜만에 보려고했더니 기억이 나질않아 가장 인상깊게 본 이세계로의 문을 검색하니 바로 나오네요

    앞으로도 자주자주 올려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
  6. 드루가자 2022.05.23 02:41
    언제 뵐수있죠 괴담번역 올려주세요!
  7. 비밀댓글입니다
  8.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항상 여기 괴담 읽다가 잤는데
    벌써 26살이라니 ㅠㅠ
    내 인생이 괴담이다
    꾸준하게 번역해서 괴담 올려주시는 주인장님
    항상 잘보고있어요 예전에 괴담모음집 책도 내신걸로 기억하는데
    항상 잘되시길 빌게요~
  9. 웹툰 어디서 봤었던것 같은데
    악마가 한 중년의 남자랑 계약을 해서 과거로 되돌아 가서 큰 성공을 거두엇는데
    나중에 시간을 되돌리기 전의 아내를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예전에 있었던 딸이 아닌 아들만 두명을 두명을 낳았었죠.
    나중에 악마가 다시 오자 남자가 '제 딸은 어디 있죠?'라고 물었고 악마는'그게 시간을 되돌리는것의 부작용'이라고 설명하고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냐고 하니까 남자는 '그러면 지금 있는 두아들은 사라지는거 아니냐'라고 대답하고 악마를 떠났는데
    나중에 그 악마는 그렇게 시간을 되돌려 태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영혼을 취하는 종류라고 나오죠.
    이 신사도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영혼을 잡아먹는...
  10. 간만에 괴담이 읽고 싶어져 다른곳에서 슬쩍 검색해봤는데 퀄리티가 그닥이더라고요. 그러다 ‘모든 괴담이 엄선되는 느낌이었던’ 괴담의 중심이 떠올라서 몇년만에 찾아 들렀는데, 올해에도 올려주신게 있어서 놀랐습니다. 현생이 바쁘실텐데도 가끔이나마 번역해주셔서, 여전히 여기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 주시는 만큼 복받으시길 바라요.

[실화괴담][107th]젖어있는 축구복

실화 괴담 2022. 1. 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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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익명의 투고자분이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1997년에서 1998년 사이 겪은 일입니다.

제가 복무했던 부대는 블랙호크, UH-60 헬기를 운용하던 육군 항공단이었습니다.

지금은 부대 이름이 바뀌었지만요.



제가 복무할 무렵, 부대에서는 헬기 추락 사고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추락 사고 이후 일어난 일입니다.

당시 기사나 사건 기록을 찾아보시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육군 소속이지만 병력 수송용 헬기를 주력으로 운용하던 부대였던만큼, 간부와 사병의 비율이 50 대 50에 가까울 정도로 간부가 많은 부대였습니다.

사병의 절대적인 숫자가 적다보니 하루에도 경계근무를 여러번 나가기도 하고, 재수가 없으면 2교대로 들어가는 말뚝 근무도 심심치 않게 잡히곤 했습니다.

저는 상황실에 근무했기에 평소에는 경계근무를 서지 않았지만, 대규모 작전 등으로 부대에 인력이 모자라면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초소 경계근무에도 끌려가곤 했습니다.



어느날, 대규모로 진행된 야간 헬기 작전에서 부대 소속 헬기 한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보통 헬기가 추락하면 조종사와 승무원은 십중팔구 유명을 달리합니다.

하지만 그날은 탑승자 중 절반이나 생존했습니다.



사고 조사에 따르면 헬기가 추락하기 직전까지 정조종사가 조종간을 돌려 자신이 탑승한 쪽으로 헬기를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반대편에 타고 있는 부조종사와 승무원은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낙하산으로 탈출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야간에 저공 전술 비행 도중 고압선에 걸리게 되면 낙하산을 펼 시간조차 없이 추락하게 됩니다.



작전 개시 전 고압선의 배치와 송전탑 위치를 숙지하는 것이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나선 선발대가 현장에서 각종 무장과 조종사 및 승무원의 유품 몇가지를 회수해 왔습니다.

그 물건을 정리하던 도중, 우연히 순직한 정조종사가 착용한 헬멧에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밤에 났던 탓에 그러려니 생각했죠.

저는 추가 사고 처리 및 작전 지원 등으로 인해 인력이 모자란 탓에, 야간 경계근무를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근무 도중, 희끄무레한 사람 같은 무언가가 초소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야음 속이라 확실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어, 수하를 통해 정체를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상황실에 보고를 하고, 지시에 따라 후임병에게 초소를 지키도록 한 뒤 정체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근접해도 거리가 줄어들지를 않는 겁니다.

그 형상이 다리를 움직이는 느낌은 없었는데, 제가 걷는 속도와 동일한 거리를 유지하며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약 1km 거리를 추격 아닌 추격을 하며 따라가다 연병장에 도착했습니다.



그 순간 그 사람 같은 무언가는 연병장을 가로질러 빠르게 달려가더니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제가 확인한 거라곤 그 무언가가 사라지기 직전, 입고 있던 것이 부대 축구복이었다는 것과 등번호 뿐이었습니다.

상황실에는 사라졌다고 보고를 했지만, 당연히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헛것을 본 것으로 치부되어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사실 부대 내에 활주로가 있다보니 가끔 아지랑이나 신기루 같은 게 보이는 일도 종종 있었으니까요.

대형 추락 사고가 벌어진 상황이다보니, 별 것도 아닌 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기도 했죠.

며칠간 정신없이 사고 수습으로 시간이 흐른 뒤, 부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축구 시합이 열렸습니다.



무심코 경기를 지켜보던 중, 며칠 전 봤던 무언가가 입고 있던 축구복의 등번호가 떠올랐습니다.

그날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의 축구복 등번호였습니다.

어쩐지 등골이 오싹한 느낌에, 저는 경계근무 당시 상황실에 있던 간부를 찾아갔습니다.



비슷한 나이대라 평소 친하게 지내던 분이었기에, 제가 본 것들을 그대로 털어놓았죠.

이야기를 듣자 간부도 얼굴이 파래져서, 같이 순직한 조종사의 유품 추가 수습을 겸해 확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캐비넷을 열어보자, 각자마다 고유한 등번호를 받아 한벌만 존재할 터인 축구복이 걸려있었습니다.



캐비넷 속에 있었음에도, 어째서인지 그 옷만 축축하게 젖은 채.

보통 부대 축구복은 해당 등번호를 받은 간부가 전출을 갈 때 반납하고, 전입한 간부에게 물려주곤 했는데, 그 옷만큼은 나이 많은 주임원사가 따로 가지고 나가 조용히 처리했다고 합니다.

제가 그날 밤 보았던 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1. 오늘의 괴담은 군대에서 일어난 헬기 사고 뒤 체험하게 된 알 수 없는 일에 관한 이야기.
    끝까지 동료를 살리기 위해 조종간을 잡았던 조종사의 용기에 감탄하게 됩니다.
    마지막 남은 아쉬움이 무엇이었기에 축구복을 입고 연병장을 달렸던 걸까요.
    부디 나라를 지키던 넋이 평안을 찾았기를 바랍니다.
  2. 도미너스 2022.02.05 14:36
    이번 괴담도 잘 보고 갑니다.
    실화라서 그런지 더 오싹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3. 비밀댓글입니다
  4. 저도 군대에서, 2시 4시 근무에 헛것 많이 봅니다.
  5. 역주행 2022.05.05 03:58
    역주행 완료 후 돌아와서 글 남깁니다. 실화괴담이라길래 모르는 이야기들이 엄청 많겠구나 생각했으나.. 반대로 손에 꼽히더군요. 제가 거의 모든 공포팟케를 다 듣고 무서운이야기라면 사족을 못 써서 어디서 알게됬다고 쓰지는 못하겠지만... 이쯤되느 쥔장님의 속상함이 느껴질듯 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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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 막 자취를 시작했을 무렵의 이야기다.

어느날 밤,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래층에 손님이 많이 오기라도 한건가 싶었지만,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들어보니 몇명 수준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훨씬 더 많은 사람 소리 같다고 할까.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마치 혼잡한 지하철 역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때는 그저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시끄럽게 보는 거겠지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잘 무렵이 되서도 그 웅성거리는 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엄청 큰 소리는 아니지만, 새벽 3시가 되도록 그 소리가 들려온 탓에 결국 너무 신경쓰여서 그날은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했다.

그 후 며칠간, 매일은 아니지만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빈번히 들려왔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진 끝에, 결국 나는 한소리 늘어놓으려고 아래층 사람을 찾아가게 되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아래층 사람이 나왔다.

나는 나보다 두세살 위일까, 보기에는 학생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윗집에 산다는 것을 밝히고 층간소음 때문에 힘들다고 말을 꺼내자, 그 사람은 갑자기 기분이 언짢아진 듯 했다.

[당신이야말로 매일 한밤 중에 뭘하는 거야. 시끄러워서 못 견디겠다고.] 하고 역으로 화를 내는 것이었다.

일단 아랫집 사람을 사토씨라고 해두자.



그가 말하는 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한 나는, 사정을 처음부터 설명했다.

아래층에서부터 거의 매일 같이 수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그러자 사토씨는 웅성거리는 소리는 위에서 들려오는 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 때문에 부동산에 항의를 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분명히 사람 목소리였다.



몇번이고 들었으니 잘못 들었을리도 없다.

게다가 사토씨도 수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 사토씨가 말했다.



[...이 집 천장에 무언가 있는걸까?]

사토씨는 [천장 밑에 가볼까?] 라고 말하더니,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손전등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나는 멋대로 들어갔다가 혹시나 천장이 무너지거나, 어디 파손이라도 생겼다가는 나중에 큰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을 관리하는 부동산 쪽에 사정을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냐고, 나는 천장 밑에 들어가 볼 생각에 가득찬 사토씨를 설득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면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마루 밑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부동산 쪽에서는 쥐라도 사는 것이라고 여긴 것인지, 며칠 내로 업체와 함께 방문하겠다고 대답했다.



뭔가 거짓말을 한 것 같은 느낌에 조금 마음이 찔렸지만, 그 일을 사토씨에게 말하자 [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건 사실이니까. 어쨌든 온다니 다행이네.] 라고 말했다.

딱히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부동산 쪽에서 방문하기로 한 당일, 꽤 일찍 사토씨가 우리 집을 찾아왔다.



부동산과 약속한 시간까지는 아직 꽤 여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사토씨는 급한 볼일이 생겨, 같이 확인하지는 못할 것 같다는 것 같았다.

부동산에서 사람이 오면 괜찮으니까 여벌 열쇠를 사용해 방에 들어가 확인해달라고, 나에게 말을 전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런 건 직접 전화로 전하면 될 것을...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부동산에서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점심시간 조금 전, 부동산 쪽 사람이 구제업자와 함께 찾아왔다.

부동산 아저씨가 사토씨랑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뭐 들은거 없냐기에 아침에 그가 말한 내용을 전했다.



부동산 아저씨는 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다같이 사토씨의 집에 가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1층과 2층 사이를 조사하려면 사토씨네 집 욕실 천장으로 들어가는 것 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사토씨네 집에 가자, 여벌 열쇠를 사용하라던 그의 말과는 달리 문이 열려있었다.



역시 내가 멋대로 들어가는 건 안되겠다 싶어, 부동산 아저씨에게 맡기고 밖에서 기다렸다.

갑자기 집 안에서 [으악! 괜찮아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현관문을 열어보자, 부동산 아저씨랑 구제업자가 새파랗게 질린 채 나왔다.



[경찰에 신고를...]

그 후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토씨는 욕실에서 죽어있었다.

경찰차와 구급차가 와서 아수라장이 되었고, 나도 경찰서에 가서 사정청취에 임해야했다.



아침에 사토씨와 이야기했을 때는 수상한 낌새 같은 건 없었다고 말한 뒤, 일단 웅성거리는 소리에 대해서도 경찰에게 말했다.

경찰도 그 이야기는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지만, 뭔가 알아낸게 있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결국 나에게는 웅성거리는 소리도, 사토씨의 죽음도 모두 알 수 없는 상태로 남고 말았다.



그날 밤.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던 탓에 지친 나는 빨리 잠을 청하려 이불 속에 들어갔다.

그러자 그 웅성거리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소와는 무언가 달랐다.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위화감이 느껴진다.

잠시 뒤, 나는 그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아래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분명히 옆에서 들린다.

더욱이 지금까지는 바닥 너머로 들려온 탓에 입안에서 웅얼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마치 같은 방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선명했다.

그걸 깨닫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눈을 뜨고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솔직히 두려웠다.

하지만 소리의 정체를 확인해야만 했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일어나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다.



터무니 없는 것이 있었다.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서 있던 것이다.

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서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수면 위에서 상반신만 내민 것처럼, 바닥에서 남자의 상반신만이 솟아난 상태였다.

그것만으로도 괴기하기 짝이 없는데, 그 정장 차림의 남자는 눈알을 상하좌우로 미친 듯 움직이고 있었다.

입도 마치 빠르게 말을 뱉어내듯 쉴새없이 움직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웅성이는 것 같은 소리는 바로 그 입에서 들리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도 상식을 벗어난 광경에,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그 정장 차림의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눈이 익숙해져 갈 무렵, 이상한 게 하나 더 눈에 들어왔다.



사토씨였다.

사토씨가 바닥에서 얼굴만 내민 채, 눈을 잔뜩 뜨고서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걸 본 순간, 어째서인지 본능적으로 엄청나게 위험한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나는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하지 못하면서도, 잠옷 차림 그대로 지갑과 휴대폰만 들고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날 밤은 일단 만화방에서 지새우고, 아침이 되자마자 부동산 업체로 향했다.

그런 곳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기에, 바로 이사 절차를 밟을 생각이었다.



부동산에 도착하자마자 담당자를 불러내서 이사 이야기를 꺼냈지만, 갑작스럽다고는 해도 어쩐지 담당자의 반응이 이상했다.

아무래도 내가 이사를 가게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 이유를 묻자, 경찰 쪽에서 내가 사토씨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고 의심하는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멋대로 이사를 하면 곤란하다고.

듣고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토씨와 생전 마지막으로 만난 건 나인데다, 무엇보다 층간소음 문제라는 동기도 있고.



아침에 만났다는 것도 내 증언 뿐,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

사토씨의 사인 자체도 전혀 알 수가 없고.

내가 죽였다는 의심을 받는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갑자기 이사를 하겠다고 하면 부동산에서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경찰에서도 마찬가지겠고.

하지만 그 집에는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정체모를 섬뜩한 존재가 나타난 장소에서 다시 밤을 보내야한다니,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정장 차림의 남자가 사토씨의 죽음에 어떤 형태로든 관계되어 있는 것은 명백하다.

어쩌면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믿어주지 않을거라 생각하면서도, 나는 전날 밤의 일을 부동산 담당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담당자는 내 말을 믿어주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재량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 경찰에게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전날 경찰에게 받은 명함을 보고 전화를 걸어 경찰서로 찾아가기로 했다.

경찰서에 도착해, 나는 부동산 담당자에게 했던 전날 밤 이야기를 그대로 다시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 자식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냐는 듯한 태도였다.

연일 이어진 수면 부족 때문에 신경이 온통 곤두서 있던 나는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경찰관에게 집 열쇠를 던지고 말았다.

[그럼 네놈이 거기서 하룻밤 묵어보던가!]



지금 생각해보면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갑작스런 요구를 한 내 잘못이었다.

하지만 그 지경이 되고 나니 경찰관도 일단 나를 진정시켰다.

너무 멀리 이사 가지는 않을 것, 이사 가는 곳의 주소를 보고할 것, 경찰 쪽에서 전화로 확인을 하면 꼭 응답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고, 경찰에서는 내 이사를 허가해줬다.



그 후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사건 또한 사토씨의 자살로 처리되며 내가 받던 의심도 사라졌다.

자살이라는 것이 판명되고 얼마 뒤, 나는 또 경찰서에 불려갔다.

사토씨의 컴퓨터에서 일기 같은 것이 발견되었는데, 거기 내가 말했던 정장 차림의 남자에 관한 것이 써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서에서 그날 밤의 이야기를 다시 늘어놓았지만, 정장 차림의 남자가 무엇이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다만 경찰에게서 듣게 된 것도 몇가지 있었다.

일기의 내용에 따르면, 내가 처음 사토씨에게 항의하러 가기 전부터 그는 정장 차림의 남자를 만났고, 웅성거리는 소리의 정체가 그 남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일기에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명백히 악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사토씨는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까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는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태도를 취했던걸까.



경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 천장 속에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던 것은 아닐까.

사토씨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어떤 이유에서인가 나를 끌어들이려 했던 것은 아닐까.

이제 와서는 그 무엇도 진상은 알 수가 없다.

 

 

 

  1. 오늘의 괴담은 아랫층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에 얽힌 기괴한 체험담.
    과연 정장 차림의 남자는 무엇이었을까요.
    한 몸에서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데다, 명백한 악의를 품고 있다니.
    사토씨는 그 존재에게 홀려서 하수인처럼 주인공을 바치려고 했던 걸까요?
    기묘하고 섬찟합니다.
  2. 도미너스 2022.01.26 12:14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번역괴담 많이 올려주시길...
    늘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3. 천장에 뭔가가 있다는걸 알고 일부러 같이 보자고 한게 아니었을까 싶네요.무슨 일을 하려고 했던건진 모르겠지만 섬찟합니다.
  4. 밀랍술사 2022.01.29 18:35
    으악! 정장남 상상하니 너무 무섭네요.
  5. 자기대신 제물로 받치려고 했다던지..?
  6. 역시 괴담은 일본괴담이 재밌는 거 같아요🤣🤣
  7. 약간 이런글들에서 꼭 나오는게 자신대신 산재물 될사람을 바쳐라 였던것 같은데.....
  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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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스포츠 소년단 야구부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학년 위 선배인 Y라는 형이 있었다.

주전 1루수였지.



나는 후보 1루수였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Y형은 엄마랑 둘이 살고 있었는데, 일 때문에 바빠서 시합 때 응원을 오는 일은 드물었다.

집에 차도 없어서 등하교 당번에서도 빠져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야구화는 졸업한 선배한테 물려받아 낡아빠진 것이었고, 1루 미트는 언제나 야구부 비품을 썼었다.

Y형은 키가 커서 1루 수비를 잘했지만, 미트가 너덜너덜하다보니 언제나 다루기 어려워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공을 떨어트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 Y형이 어느날 깨끗한 새 미트를 들고 나타났다.

아마 엄마가 사줬던 거겠지.

연습이나 시합이 끝나면 Y형은 언제나 조심스레 흙을 털어내고 크림을 바르며, 미트를 소중히 대했다.



여름을 앞두고 곧 중요한 대회가 있을 무렵.

연습이 끝난 뒤, 벤치 아래 Y형이 미트를 깜빡하고 놓고 간 걸 발견했다.

Y형이 집으로 돌아간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던데다, 나랑은 집 가는 방향도 같았다.



나는 미트를 들고 Y형을 쫓아갔다.

Y형이 스포츠백을 메고 걸아가는 모습이 보이자, 달려가서 [미트 놓고갔어.] 하고 말을 걸었다.

Y형은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아, 그런가. 고마워...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쓸 일이 없지 않을까.] 하고 대답했다.



Y형은 미트를 받아 가방에 넣었지만, 그 순간 얼굴이 몹시도 새하얗게 질려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다음날 연습시간, 나는 Y형에게 [어제, 미트를 더 이상 안 쓸지도 모른다고 했잖아...] 하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엥?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하고 평범한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대화는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Y형은 그날 집에 돌아간 뒤, 식중독에 걸려 입원한지 이틀만에 세상을 떠났다.

물론 자살일리 없고, 타살이 의심되는 정황도 전혀 없었다.



그 후로도 가끔씩 그때 Y형이 말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제 더 이상 쓸 일이 없지 않을까.]

뭐, 그것 뿐인 이야기지만.

 

 

 

  1. 오늘의 괴담은 야구부 선배가 남긴 알 수 없는 말에 관한 이야기.
    미래를 내다본, 일종의 생령 같은 것이었을까요?
    그리도 소중히 여기던 1루 미트를 더 이상 쓸 일이 없을거라고 말한데서, 죽음의 그림자를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안타까움에 씁쓸한 뒷맛이 남는 이야기네요.
  2.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간만에 폭풍(?)업로드 하셨네요.

    일본 괴담은 생령관련얘기가 꽤나 많더라고요
  3. 황필동 2022.01.23 21:38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괴담의 중심을 즐겨보던 중에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댓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트위치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할 때 블로그의 글들을 좀 읽어도 될까요? 따로 업로드나 수익창출 같은건 하지 않고 그저 생방송에서 읽기만 할 예정입니다! 불편하시다면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언제나 재밌는 글들 감상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 Y형의 혼자 남겨진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이야기도 기이하지만 남겨진 가족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픈 이야깁니다.
  5.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번역괴담][5ch괴담][1007th]첫 혼자 여행

괴담 번역 2022. 1. 1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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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로망스카[각주:1]를 타고 시골 할머니댁까지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혼자 기차를 타고 있자니, 웬 중년 남녀가 말을 걸어왔다.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다보니 나는 잔뜩 신이 나 있었다.



물어보는 것에 대답도 하고, 얼린 귤도 선물로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혼자 여행을 온 거니?] 하고, 몇번이고 질문을 받았던 것이 지금도 기억난다.

목적지에 도착해, 역 플랫폼에 그 중년 남녀와 함께 내렸다.



개찰구 밖에서 할머니와 사촌이 맞이하러 나온 게 보였다.

혼자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할머니를 만난 기쁨에, 나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머리 위에서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냉랭한 어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혼자 온 게 아니었잖아.]

놀라 올려다 본 두 사람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 ロマンスカー, 오다큐 전철에서 운행하는 특급 열차 [본문으로]
  1. 오늘의 괴담은 처음으로 떠난 혼자 여행에서 겪게 된 기분 나쁜 경험담.
    아이가 혼자인지 몇번이고 확인했던 그 저의가 무엇이었을까요.
    만약 역에 할머니와 사촌이 마중을 나오지 않았더라면...
    차갑게 굳은 목소리, 올려다 본 표정을 상상해보면 인간의 서늘한 악의를 느끼게 됩니다.
  2. 나무위키 보면 일본 유괴범죄는 우리나라 몇갑절은 더 심각하던데 초딩을 대중교통에 혼자 태우다니.. 부모 잘못이 크네요
  3.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얽힌 괴담과 순수히 인간들이 벌이는 괴담은 다른 종류의 오싹함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4. 역시 귀신보다 무서운게 인간...
  5. 무서운건 사람~

[번역괴담][5ch괴담][1006th]치석 제거 시술

괴담 번역 2021. 12. 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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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위생사로 일하고 있다.

그날은 환자의 치석을 제거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눈을 감고 중얼중얼 자기 취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술을 받는 중년 남자 분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계속 눈을 뜬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내 얼굴을 바라본다기보다는, 천장 쪽에서 시선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시술 도중 부탁하는 것들은 문제 없이 따라주셨기에 굳이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우리 의원에서는 치석 제거할 때 꽤 물이 많이 튀는 편이다.

그래서 턱받이를 하고 얼굴 쪽에도 수건을 올려 물 묻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

하지만 얼굴에 수건을 올리려니, 환자 분은 고개를 작게 저었다.



어쩔 수 없이 가능한 한 얼굴에는 물이 튀지 않도록 노력하며 그대로 시술을 이어갔다.

시술이 끝난 뒤, 뒷정리를 하며 왜 얼굴에 수건을 얹지 말라고 했는지 여쭤봤다.

[계속 경계하지 않으면 입에 들어와 버린단 말이야.]



정말로 입에 들어오려는 귀신을 본 것인지, 그냥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아저씨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무언가 보일 때 무시하는 것 말고도, 계속 바라봐야 할 때도 있다는 걸 느꼈다.

 

 

 

  1. 오늘의 괴담은 치석 제거 시술을 받는 도중, 끊임없이 무언가를 경계하던 환자에 대한 이야기.
    과연 천장에서 둥둥 떠 다니며 환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려 하던 것의 존재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런 게 눈에 보인다면 정말 두렵겠죠.
    다음 스케일링 때는 천장을 바라봐야겠네요
  2.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아주 좋습니다
  3. 늘 잘보고 있습니다
  4. 밀랍술사 2021.12.25 04:00
    치과에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술을 받을 수가 있나?
  5. 뭘 보았던 걸까 ㄷㄷ
  6. 비문증이 아닐까요? 가끔 허공에 지렁이 같은 티끌이 보인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거 비문증입니다. 저의 경우는 몇 초 안으로 사라집니다. 그렇게 심각한 증상은 아닙니다.
  7. 비밀댓글입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9. 괴담만세 2022.02.22 21:05
    설마 날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