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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침 일을 쉬는 날이라 장을 보러 갔다.

아내는 일하는 날이라 내가 대신 간 것이다.

옥상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트로 들어서기 직전.



멀리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깐 멈춰서 살펴보았지만 누가 그런 건지 알 수 없었다.

기분 탓일거라 생각하며, 나는 그대로 마트에 들어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쇼핑카트를 밀며 걷고 있던 도중.

이번에는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A씨!]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결혼하기 전, 종종 모여서 술 한잔 하던 모임에 끼어있던 여자 지인이었다.



[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하고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용케 나를 알아봤네.] 하고 무심코 말하자, 그녀는 [차를 보고서 어라? 혹시 A 아니야? 싶더라고.] 라는 대답을 했다.

장을 보는 도중에도 그녀는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계산을 마친 후 [그럼 이만.] 하고 떠나려 하자, 이번에는 차를 한잔 마시자고 하더라.

만난지 10년도 더 지났기에 처음에는 반가웠지만, 무서워져서 [집에 강아지가 기다리거든.] 하고 정중히 거절한 뒤 돌아왔다.

내 자동차는 2년 전에 바꿨단 말이야.

 

 

 

  1. 오늘의 괴담은 10여년만에 재회한 지인과의 불쾌한 만남에 관한 이야기.
    10년 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2년 전에 바꾼 차를 알아보고 말을 걸었다니...
    생각해보면 묘하게 기분 나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매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2. 밀랍술사 2021.08.04 09:52
    스토커치곤 치밀하지 못하군요
  3. 무섭진 않은데 정말 조금 찝찝한 여운이 남네요
  4. 고구맹 2021.08.29 21:54
    안녕하세요! 직접 댓글다는건 처음입니다!! 몇년째 시간날때마다 들어와서 잘 보구 갑니다! 적게일하구 마니버세용! *^^*
  5.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6.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번역괴담][5ch괴담][1002nd]오래된 찻집

괴담 번역 2021. 7. 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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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컬트나 비과학적인 것은 전혀 믿질 않는다.

하지만 5년 전 딱 한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그 무렵 나는 교토에 취직하여 일을 하게 된지 1, 2년 정도 지났던 터였다.



교토 출신이 아니었기에 그 무렵에서야 겨우 교토 지리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교토 사람들은 주소에 위치를 특정짓지 않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 구획을 나눈 400년 전 거리를 이용해 장소를 특정한다.



우쿄구(右京区)는 지도 기준으로 왼쪽에 있고, 사쿄구(左京区)는 오른쪽에 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기 짝이 없겠지만, 전통이 "자연스럽게" 장소에까지 숨쉬고 있는 기묘한 곳이다.

마을 쪽에서는 고층건물이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건축이 제한되어 있지만, 정작 빌딩 같은 건 너무나 평범해서 중소도시의 느낌이 난다.



그런 무척 불균형적인, 전통과 보통이 뒤섞인 이상한 "고도" 다.

이 동네는 땅이 세분화되어 있기에, 하나하나의 건물은 기본적으로 작다.

커다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건 전부 다 그렇다고 해도 좋을만큼 외곽에만 있다.



그렇기에 나는 외근을 마치고 식사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카페" 나 "찻집" 에 들르곤 했다.

주변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거의 없으니까.

그거 말고는 작은 규모의 규동집이나 카페, 찻집 뿐이다.



교토에는 놀라우리만큼 카페가 많다.

유명한 가게도 많다.

그리고 그 카페 하나하나마다 가벼운 식사 메뉴와 커피 질에 무척 신경을 쏟고 있다.



그렇다보니 외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근처에 있는 단골 찻집에 들러 식사를 하는 것이 나의 재미였다.

나는 카페를 보는 눈이 나름대로 까다롭다.

취미이기도 하니, 일을 하는 와중에도 카페를 찾아갈 것이 소소한 기대가 되어주곤 했다.



그리고 그날은 카라스마도리(烏丸通) 에 있는 찻집에 들어갔다.

나름대로 오래된 찻집으로, 꽤 맛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몇번이고 다니다보니 가게 사람들이 내 얼굴을 알아볼 정도였다.



평소처럼 문을 열고 점원에게 자리를 안내받았다.

언제나 그 시간대에 일하던 점원이 그 날은 보이질 않았다.

꽤 귀여운 여대생 아르바이트인데, 몇번 이야기 한 적도 있었다.



어떻게 해볼 속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만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메뉴를 보니 평소와는 다른 메뉴가 실려 있었다.

"연어와 미즈나[각주:1] 크림 파스타" 라는 메뉴였다.



꽤 맛있을 거 같았다.

그걸 주문하니, 잠시 뒤 처음 보는 점원이 파스타를 가지고 왔다.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특히 미즈나의 사각사각한 식감이 좋았다.

크림 소스에 섞어 볶지 않고, 미즈나를 위에 뿌리듯 얹은 게 정답이었다.

그대로 볶았더라면 숨이 죽어버려서 존재감도 사라져 버렸겠지.



맛있는 식사에 만족하며 커피를 마신 뒤,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에 있는 젊은 남자 점원은 자주 본 얼굴이었다.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 [새 메뉴 맛있네요.] 라고 말하자, 꽤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대답했다.



맛있었다.

호평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가게를 나섰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시 그 찻집을 찾았다.



평소 보던 귀여운 여대생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나는 지난번에 먹은 그 메뉴를 다시 주문하려 했다.

하지만 없었다.



연어와 미즈나 크림 파스타는 메뉴판에 존재하지 않았다.

호평이라고 했는데 왜 정식 메뉴가 되지 못한 것인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재료 수급 같은데 문제가 있었나보다 하고 생각하며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그리고 계산대로 향하자, 지난번과 같은 젊은 남자 점원이 서 있었다.



[연어와 미즈나 크림 파스타는 이제 안 파나요? 지난번에 호평이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그러자 남자 점원은 곤란하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 그걸 물어보시는 게 벌써 네분째네요. 저희 가게에서는 그런 메뉴를 판 적이 없습니다.]

나는 점원과는 다르게 웃을 수가 없었다.

일주일 전의 일인데, 착각할 리가 없다.



결국 수수께끼는 풀 수 없었다.

다른 가게와 착각한 것이 아니냐며 점원은 웃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를 포함한 4명 모두 이 가게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처음 보는 얼굴은 하나도 없었다고 하니, 아마 4명 모두 가게를 착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시 찻집 사람들이 다같이 짜고 기분 나쁜 장난이라도 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별로 무서운 일이 있던 것도 아니고, 딱히 내가 손해본 것도 없으니 그럴 이유도 없을 것이다.

연어와 미즈나 크림 파스타가 있던 그 찻집은 다른 세계의 가게였을까.

 

 

 

  1. 水菜, ミズナ. 겨잣과에 속하는 야채의 한 품종으로 일본 특산. [본문으로]
  1. 오늘의 괴담은 단골 찻집에서 먹은 맛있는 파스타를 두 번 다시 먹지 못하게 된 슬픈 이야기.
    단골손님 4명이 연달아 같은 질문을 할 정도였던 걸 보면 정말 맛있는 파스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평행세계 찻집으로 향하는 길이 잠시 열린 게 아니었을까 싶은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2. 헐 완전 재밌어요 그 파스타는 단골들만 먹을수있었던 다른세계 찻집의 메뉴였을까요 두근두근....
  3. 냉동 파스타를 데워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야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4. 무로존드 2021.07.31 13:30
    모바일에서 역주를 누르니
    水菜,&nbsp;ミズナ.&nbsp;겨잣과에&nbsp;속하는&nbsp;야채의&nbsp;한&nbsp;품종으로&nbsp;일본&nbsp;특산.<span style="color: #3c4043;">
    이렇게 출력되네요
  5.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21.08.23 15:41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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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 전 친구가 겪은 이야기.

공양 삼아 올려보는 것이다.

내 친구, N은 역사를 좋아해서 옛날부터 취미 삼아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쓰고 있다.



그 무렵 그녀가 쓰고 있던 것은 어느 성이 함락될 당시의 이야기였다.

성의 함락 당시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됐는데, 소설은 그 성에 살고 있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었다.

다만 당초 N은 낙성 뒤 살아남은 주인공의 여생 이야기를 쓰려고 했었고, 성이 함락된 것 자체에는 크게 파고들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N이 소설에서 낙성 부분을 집필하고 있노라면, 이따금씩 작은 괴이가 일어났다고 한다.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추위가 끊이질 않거나, 아무 것도 없는 아파트 옥상에서 한밤 중 이야기소리와 발소리, 신음소리가 나기도 하고.

컴퓨터에서 소설 파일이 사라진 적도 두어번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윽고 N은 낙성에 관한 이야기를 쓸 때마다 이변이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험 삼아 원고에서 낙성 부분을 지우고 나니 이변이 그쳤지만, 원래대로 되돌리면 똑같이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N은 제법 감이 좋은데다 종종 이상한 일들과 마주치는 사람이라, 이 시점에서 섣불리 건드리면 안되는 소재인 것 같다고 여겼다.



하지만 N은 아무래도 이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다지 유명한 성은 아니라 직접 성 터에 찾아간 적은 없었지만,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데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터였다.

이야기의 줄거리도 믿기 힘들만큼 순조롭게 구성되었고, 상상해서 묘사한 것이 나중에 보니 실제 기록과 일치하는 일도 몇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N 나름대로는 운명적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N은 이 소설에 상당히 기합을 넣고 있었고, 결코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한동안 N은 괴이를 무시하며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해 오봉.

낙성한 날이 그로부터 한달 정도 뒤인 탓인지, N은 묘하게 쫓기듯 소설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심한 더위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탓에 잠시 쉴 요량으로 N은 방에 누웠다.



그러는 사이 잠에 들고 말았는데, 묘하게 현실적인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 속에서 N은 어느 산에 있었다.

이야기의 무대 속에 등장하는 성과 꽤 가까이 있는, 관광명소인 산과 닮은 곳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 매점이 있었다.

매점 뒤에는 경사면이 보였는데,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녹지 않은 눈이 꽤 쌓여있었다.

눈이 있는 쪽 근처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이 잔뜩 몰려 있었다.



하지만 미끄러질 수 있어 위험하다며, 제대로 된 등산화를 신지 않은 사람들은 담당자가 막아서고 있었다.

N은 등산화를 신고 있었기에, 그대로 지나갈 수 있었다.

[위에는 지장보살님이 계시니까 합장하고 와 주세요.]



담당자의 말에, N은 별 생각 없이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쌓인 경사면을 올라가자 조금 평평한 곳이 나왔다.

하지만 지장보살은 보이질 않는다.



N이 주변을 돌아보니, 50m 정도 떨어진 곳에 간소한 나무 문이 있는게 보였다.

문 안쪽에는 길이 이어져 있는 듯 했다.

[아, 저쪽인가.]



N은 그리로 잠시 걸어가다, 흠칫 멈춰섰다.

문 아래에 아이가 앉아서 N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N의 말에 따르면, 중국 접시에 장식으로 그려진 어린 아이 얼굴과 닮았었다고 한다.



수수한 옷을 입은 아이 같으면서도, 싱긋 웃는 석상 같이도 보였다고 한다.

[지장보살님이라는 건, 저걸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걸어가려했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질 않았다.



다시 한번 문에 있는 아이를 보자, N은 갑자기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저 아이 외톨이구나, 불쌍하게도.

지금 바로 다가가서 안아줘야 해!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혀, 지금 당장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냉정한 성격의 N은, 아무래도 낯선 감정 속에 멈춰서 있었다.

문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가서 확실히 껴안거나, 단호하게 한걸음도 내딛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N은 곧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주변 일대가 모두 설원이었는데, 그 문 너머에는 전혀 눈이 쌓여있지 않았다.



N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아까까지는 없었던 큰 지장보살이 서 있었다.

여러 사람이 향과 꽃을 든 채 참배를 하고 있었다.

[뭐야, 저 쪽에 있었네?]



N은 아이에게서 등을 돌리고 지장보살을 향해 길을 거슬러 갔다.

도중 뭔가 아쉬운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과감히 발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지장보살 참배 줄에 선 N은 곁눈질로 아직 문 아래에 아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참배객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아이가 있는 거 보이세요?]

[응? 아이? 그런 거 없잖아?]



[아아, 역시 그렇구나.]

그래서 N은 지금까지 지장보살이 보이지 않았던 게, 그 아이가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N은 지장보살에게 저 아이가 평안하기를 바라며 손을 모은 뒤, 눈 덮인 경사면을 내려왔다.



경사면을 내려와 눈 쌓인 곳으로 나오자, 담당자가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말을 걸어왔다.

N은 [천만에요.] 하고 대답한 뒤 문득 산을 돌아보고 깨달았다.

이 산은 죽은 자가 모이는 산이라는 것을.



이 산이 실제 성 근처에 있는 산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그런 종류의 산이라는 걸, 그 순간이 되어서야 겨우 깨달았다고 한다.

소름이 끼침과 동시에 N은 눈을 떴다.

가위에 눌렸던지 식은땀 투성이라, 한여름인데도 한기가 멎질 않았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N은 단순히 추석 무렵이라 그런 가위에 눌린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꿈에서 깬 N은 [K다. K에 가야겠어!] 라고 아무 맥락 없이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K라는 것은 교토에 있는 어느 신사였다.



마침 칸사이 출신이었기에, 귀성을 겸해 불제라도 받을 겸 가게 되었다고 한다.

왜 K였는지, N은 지금까지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고향으로 귀성하고서도 N은 마음에 켕기면서도 그 소설을 계속 써내려갔다.



알 수 없는 소리나 신음 같은 괴이는 고향에서도 변함없이 일어났다.

하지만 K를 찾아 참배하고 난 뒤 몸이 가벼워져서, 교토에 머무르는 사이 이것저것 생각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 성 성주의 묘가 있는 절에 무심코 참배했던 것이다.



그리고 N은 나를 동행 삼아, 낙성과 관계 있는 사적에 함께 가기도 했다.

나를 데려간 이유는 취향이 비슷한데다 영감이라고는 일절 없으니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나.

사정을 들은 내가 [그럼 그 성에 직접 가보는 건 어때?] 하고 묻자, N은 [아직 너무 이른 거 같아... 나한테는 아직 그 꿈이 생생하니까 무서워서 갈 수가 없어.] 라고 대답했다.



만약 꿈속에서 본 산이 성 근처에 있는 산이라고 하면, 낙성 전 전투로 수많은 백성과 패잔병이 숨어들은 산이다.

N은 성터에 아직 가본 적이 없지만, 그 산에는 나도 N도 어릴 적 학교 소풍으로 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장보살이 있었는지는 우리 모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중에 생각한 건데, 지장보살님은 보통 아이들을 지켜주는 분이잖아. 만약 지장보살님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 아이한테 이끌려서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두번 다시 눈을 뜨지 못했을지도 몰라. 지장보살님이 도와주신 거 같아.]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그 성에서는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되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적군의 난폭한 처사를 두려워하여, 성 인근 낭떠러지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벼랑 아래에는 채 목숨이 끊어지지 않은 여성들의 비명과 신음소리가 삼일밤낮 동안 끊이지 않아, 문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해진다.

교통의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나그네들은 그 근처에 다가가기조차 꺼렸다고 한다.

N은 이렇게 분석했다.



[희생자 중에는 우리처럼 젊은 나이의 여성이 많았지. 내가 쓰고 있는 건 그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고. 옛날이었으니 희생자 중에는 우리랑 나이가 비슷하더라도 이미 아이를 가진 젊은 어머니도 많았겠지. 그런 어머니나, 어머니를 그리던 아이의 영혼이 싱크로했던 건 아닐까.]

N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나는 그런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어딘가 현대의 감각으로 글을 쓰고 있었던 것 같아. 전쟁의 희생양이 된 불쌍한 여성들이라고, 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이. 그 때문에 이야기가 어정쩡해진 탓에, 영혼들이 불쾌해 한 걸지도 모르겠네. 아예 쓰지 않거나, 쓸거면 제대로 파고 들어서 그 입장에 선 뒤, 같은 시선에서 써야만 할 거 같아.]



N은 그 부분부터 소설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사이, 밤중에는 수많은 발소리가 들리고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고 한다.

다행히 데이터가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괴이는 이어졌던 모양이지만, 부적을 PC 위에 올려두고 계속 써내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글의 방향성이 달라지자, 괴이는 서서히 잦아들었다.

마침내 성주에 관해 쓸 때는 다시 조금 괴이가 활발해졌다고 한다.



산속에서 계속 도망치는 꿈이나, 깊은 산 속 암자에서 홀로 낙성에 관계된 이들의 명복을 비는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다고 한다.

결국 글을 다 쓸 무렵에는 괴이가 완전히 사라졌다.



처음 시작할 때의 구상과는 꽤 다른 이야기가 되었지만, N에게는 상당히 공부가 된 듯하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걸까.] 하고, 글을 마친 뒤 N은 문득 생각했다는 것 같다.

작년 낙성일을 앞두고, N은 성터에 꽃을 바치러 갔다.



딱히 이상한 일도 없었고, 고요한 성터를 거니는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한다.

N은 지금도 역사를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다.

 

 

 

  1. 오늘의 괴담은 전쟁 끝에 무너진 성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던 작가가 겪은 묘한 체험에 관한 이야기.
    역사소설을 쓰는 것은 일종의 공양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가 딱 그렇네요.
    어지러운 시대 속에 무수히 흩어져 간 넋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게 아닐까 싶네요.
  2. 참고 삼아 말씀드리면 일본 쪽 추측으로는 아마 이시다 미츠나리의 거성이었던 사와야마 성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3. 일본쪽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국내에도 삼천궁녀가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 했다는 낙화암 설화가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과거 시대에 패전으로 인해 약자인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 겪었던 참상은 세계 어딜 가도 비슷한 느낌인거 같습니다.
    이번 괴담은 여러모로 생각해볼 주제를 던져주는거 같네요.잘 봤습니다.
  4.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 타이타닉을 만들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하죠.

    그 날, 촬영을 마치고 물 위로 올라온 짐은 장비를 재점검하고 촬영분을 체크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짐이 ‘작업 모드’에서 해방된 바로 그 순간, 그의 뇌리에는 타이타닉 호의 잔해,
    그리고 그 배가 겪었을 끔찍한 재앙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짐은 자신도 모르게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타이타닉을 위해 울었다” 짐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날 자신이 경험한 특별한 페이소스에 대해 밝혔다.
    이미 이 순간부터 ‘멋진 스펙터클 서사극을 만들겠다’는 그의 오만함은 깨끗이 사라졌다.
    대신, 그의 뇌리에는 ‘타이타닉 호의 영혼을 영상 서사시를 통해 달래겠다’는 모종의 의무감이 자리 잡았다.
    이 때부터 그의 목적은 ‘타이타닉 호의 영혼을 체화하여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 됐다.

    ‘타이타닉 호의 영혼’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짐은 촬영 기간 중 대부분의 중요한 일과
    - 점심식사와 티 타임 등을 포함한 -를 타이타닉 호 부근의 심해에서 보내기로 했다.
    (짐에게 이것은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었지만, 다른 스텝들에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짐은 잠수가 진행되는 내내 타이타닉 호의 잔해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기곤 했다.
    물론 그의 머리 속에는 1912년 4월 15일 새벽에 있었던 ‘드라마’가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짐은 ‘촬영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배가 침몰했던 때의 정황과 수장된 사람들의 심경을 자신의 가슴에 담는 것’이라고 여겼다.

    출처 :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dpinfo&wr_id=18215
  5. 소설가 2021.08.14 22:25
    이렇게까지 해서 썼는데 소설이 별 인기가 없으면 그 쪽이 괴이한 현상들보다 더 무섭겠지

[번역괴담][5ch괴담][1000th]문 초코

괴담 번역 2021. 7. 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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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0년 가까이 지난 옛날 이야기다.

가면 라이더 카드라는 걸 알고 있을까 모르겠다.

과자에 딸려오는 덤 같은 건데, 남자아이들은 누구나 경쟁하듯 모았었다.



카드 한장한장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서, 새로운 걸 가진 녀석은 대단한 취급을 받았다.

받은 용돈을 죄다 털어넣는 놈도 있었고, 멀리 떨어진 마을까지 원정을 가서 사오는 녀석도 있었다.

과자 자체는 워낙 맛이 없어서 카드만 챙긴채 봉지째로 버리는 아이들이 많았던 탓에, 아까운 짓을 한다고 PTA에서 문제 삼는 바람에 사회적 현상이 되기도 했다.



조금 찾아보니 그 과자가 발매된 건 가면 라이더가 처음 방영된 1971년.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그로부터 약 1년 정도 전 일이다.

가면 라이더 카드랑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하지만 나는 한창 유행할 때도 가면 라이더 카드를 모으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의 화제에 끼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기분이 나빠서 모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카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었겠지.



왜 그런 트라우마가 생기게 됐는지, 그 이유를 지금부터 이야기하려 한다.

5학년 때였다.

나는 당시 카와사키 쪽에 살고 있었다.



지금 와서는 꽤 깔끔해졌지만, 옛날에는 말이지, 공업지대 한가운데라 크고 작은 공장들이 잔뜩 들어서 있었다.

바다도 이게 바다인가 싶은 색깔을 하고 있던데다, 냄새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 집은 그 동네 상점가 거리에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공장이 아니라 우체국에서 일하셨으니까 말이지.

그 무렵에는 게임 같은 것도 없어서, 아이들은 죄다 밖에 나와서 놀곤 했다.

공원 같은데서 공을 차고 놀아도 누가 와서 뭐라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여기저기 막과자집이 있었다.

5엔이나 10엔 주고 살 수 있는 과자가 잔뜩 있었는데, 뽑기가 붙어 있어서 당첨되면 한개 더 먹을 수 있는게 많았다.

당연히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막과자집은 전부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늘 같이 놀던 키다라는 녀석이, 하교길에 [새로운 막과자집을 발견했어] 라고 말을 꺼냈다.

[그런게 어딨어.]

[있다니까, 그럼 지금부터 가보자.]



그리하여 책가방을 맨 채 키다를 따라가게 되었다.

통학로에서 떨어진 운하 위 다리를 건너자, 혼잡하기 짝이 없는 공장 단지가 나왔다.

여기저기서 끼익끼익, 쾅쾅대며 무언가를 가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데 막과자집 같은 게 있을리 없잖아. 아이들이 이런 데 올리가 없는걸.]

나는 투덜거렸지만, 키다는 앞에서 계속 걸어나가더니 금속과 약품 냄새가 나는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아마 용접이나 도금 같은 걸 하는 곳이었겠지.



키다는 거기서 [저기야.] 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OO 발동기" 라는 간판이 보였다.

[막과자집이 아니잖아.]



군대 막사 같은 건물이었지만, 그 무렵에는 아직 그런 집도 많이 있던 터였다.

그곳은 유리문 4장 정도 크기의 건물로, 아래는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다.

안에는 3분의 2는 공장인 듯, 다양한 부품과 공구가 있었고 자동차 반 정도 크기의 기계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오른편 벽에, 확실히 막과자가 쌓여 있었다.

뽑기랑 절인 오징어, 길쭉한 과자처럼 어디에나 있을법한 것들이 구색만 갖춘 정도로.

아아, 어차피 재미없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30분이나 걸려서 걸어올 보람은 없었구나.

[아니, 여기 엄청 대단한 과자가 있다니까.]

키다는 그렇게 말하며, 기계 옆에 웅크리고 있던 어른에게 말을 걸었다.



[또 왔어. 문 초코를 줘.]

그러자 그 사람은 우리를 돌아보았다.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금속으로 된 가면 같은 걸 쓰고 있었다.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용접할 때 불똥이 눈에 튀는 걸 막는 그 마스크였다.

그 사람이 일어서고나니,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보다 약간 키가 클 뿐이었다.



뿌옇게 흐린 목소리로 [오야.] 하고 말하고는, 선반에 있던 금속 깡통을 열었다.

[문 초코 2개.] 라고 말하며, 키다는 40엔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옛다.] 라며 깡통 안에서 은박지에 싸인 10cm 정도 되는 것을 꺼내 키다에게 건넸다.



[이게 엄청 맛있다니까. 너도 사.]

일단 밖에 나와서 보니, 제조사명이나 성분 같은 건 전혀 써 있지 않았다.

그저 파란 글씨로 "문 초코" 라고 써 있을 뿐.



키다는 황급히 은박지를 뜯고는, 안에 들어있던 맛동산 같이 생긴 초콜릿을 반으로 쪼개 나에게 주었다.

반신반의하며 나는 초콜렛을 먹었다.

그랬더니 말이야, 이게 정말로 맛있지 뭐야.



아니, 지금까지도 그렇게 맛있는 걸 먹어보질 못했다니까.

초콜릿 안에 녹진하게 녹은 액체가 들어 있었는데, 혀가 녹아내리는 듯 했다.

[이건 대단해!] 라고 생각한 나는, 키다를 따라 2개를 샀다.



그리고 탐욕스럽게 그걸 먹어치웠다.

키다는 다 먹은 뒤 포장지를 펼치더니, 손바닥 위에 무언가 푸른 우표 같은 걸 2장 올리고는 한장씩 햇볕에 비추어 보았다.

[뭐야, 그건?]



[뽑기 카드야. 이렇게 해서 달나라 풍경이 보이면 당첨이래. 그치, 아저씨?]

철가면을 쓴 아저씨는 우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당첨되면 달나라로 초대한다.]



나도 내가 산 것에 들어있던 걸 비추어 보았지만, 그저 파란 셀로판이었다.

나는 문득 아저씨가 다루고 있던 기계에 흥미가 동했다.

[그게 뭐야?]



[우주선이야. 이제 거의 완성됐는데, 아직 심장이 없어.]

그렇게 말하고는 기계 중앙 부분을 장갑 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 부분만 금속이 아니었다.



둥글고 어슴푸레한 유리공이 붙어있었다.

농구공보다 약간 큰 정도였을까.

[이게 심장이야?]



[그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주선이라는 건 농담일거라 여겼다.

그 무렵 작은 자동차의 절반 정도 크기였기에, 사람이 탈만한 공간도 없었으니까.



아저씨는 말을 이어갔다.

[문 초코 맛있지? 외국에서 들여온거야. 너희 학교 친구들한테도 알려주렴.]

돌아가는 길, 키다와 둘이서 [그거 엄청 맛있는 과자였어. 외국제라니 진짜일까? 내일부터 매일 가자. 애들도 더 데리고.]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날, 곧바로 키다랑 다른 친구 둘을 더 데리고 갔다.

다들 3개씩 문 초코를 사서 먹은 뒤, 감격의 도가니가 되었다.

[용돈이 떨어지기 전까지 매일 사러 올거야.] 라고 말하면서.



그리하여 동료는 점점 늘어나고, 이윽고 20명 가까이 되는 무리가 매일 막과자집을 찾게 되었다.

문 초코가 매진될까봐 걱정했지만, 아저씨는 계속해서 깡통을 안에서 들고 나왔다.

그러는 사이 만들던 기계는 점점 완성되는 것인지,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던 부분이 매끄럽게 되어갔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그때도 10명 가량 막과자집에 있었다.

갑자기 후지시마라는 녀석이 큰소리를 질렀다.



[우와, 달나라 풍경이다!]

그 덤으로 붙어있는 카드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는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나도 보여줘.] 라며 빼앗듯 들여다 보았지만, 역시 그저 파란 셀로판일 뿐이었다.



[이 거짓말쟁이야.]

나는 투덜거렸지만, 아저씨는 후지시마에게 다가왔다.

[너, 달나라 풍경은 어떻게 보였니?]



후지시마는 잔뜩 힘준 목소리로, [미국 깃발이 세워져 있었어. 아폴로가 꽂은 그거.]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오오, 당첨이야.] 라고 말하더니, 후지시마의 이름과 주소를 종이에 적었다.

나중에 경품이 집으로 보내진다는 듯 했다.



그 다음날 아침.

아직 동이 채 트지 않은 5시 즈음, 후지시마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해안도로에서 뺑소니를 당해 사망했다.

대형 트럭에 치였는지, 몸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목격자는 없었지만, 그 길을 지나다니는 대형 트럭은 얼마 없으니 금세 범인이 잡힐거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 사실을 담임 선생님에게 들었을 때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날도 방과후에 다들 그 막과자집으로 향했다.



문 초코 중독 같은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게 문은 꽉 닫혀있고, 유리창에는 검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폐점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표찰이 걸려 있었다.



거기 있던 모두가, 후지시마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 더한 충격을 받았다.

더는 문 초코를 먹을 수 없게 됐으니까.

역시 다들 중독 비슷한 상태였던 거였겠지.



후지시마의 장례식은 좀체 치뤄지지 않았다.

시신 중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결국 5일 가량 지나고서야 장례식이 치뤄졌고, 같은 반인데다 사이도 좋았던 나 역시 참석했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그 후에도 문 초코를 잊을 수가 없어서 그 후에도 매일 그 막과자집에 찾아갔었다.

하지만 계속 문은 닫힌 채.

10일째였을까, 오늘도 닫혀있으면 이제 그만 오자는 생각으로, 나는 홀로 막과자집을 찾았다.



그랬더니 가게 안이 어쩐지 빛나는 것 같았다.

유리창에 붙은 검은 종이가 가끔씩 희게 빛났다.

뭐지?



검은 종이 아래 작은 틈이 있길래, 나는 납작 엎드려 그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 기계가 보였다.

번쩍번쩍 빛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아까 기계 한가운데 유리공이 있었다고 말했잖아.

그 유리공 안에, 사람 얼굴이 들어있었어.

후지시마다! 라고 생각한 순간, 그 얼굴은 눈을 깜빡였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아니, 좁은 곳으로 잠깐 보았을 뿐이니 아마 잘못 봤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리가 없으니까.



그로부터 2주 정도 지난 뒤, 조심조심 그곳에 다시 가봤다.

가게 건물 그 자체가 사라지고,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공터가 되어있었다.

후지시마를 친 트럭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벌써 50년 넘게 지났으니 진작 시효도 끝났지.

뭐, 대충 이런 이야기다.

그리고 이건 관계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무렵 항구 근처에 있던 화학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있었다.



밤인데도 낮처럼 밝게 보일만큼 큰 폭발이 일어났지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말이야, 나는 아무래도 후지시마가 죽은 건 그 녀석이 달나라 풍경에 당첨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서 말이지.

아무리 유행을 하더라도, 가면 라이더 카드는 차마 못 샀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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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ㅁㄴㅇㄹ 2021.07.22 10:10
    5252 주인장, 돌아올꺼라 믿고 있었다구!!!
  3. 구독자 2021.07.22 13:55
    오랜만에 들어와서 봤는데, 재밌는 글이었네요
    잘봤습니다
  4. 1000번째까지 오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더운 여름철 건강 관리 잘 하면서 보내세요.
  5. 도미너스 2021.07.24 13:57
    무더운 여름날, 오싹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6. 그 문 초코 라는 과자 자체도 어디서 조달해 온건지 의문이거니와 어째서 저 아이만 파란색 셀로판지에서 선명한 사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건지, 그리고 눈을 깜빡였다는 말을 미뤄봤을때 후지시마는 아직 살아있다는거고 홀로 우주선을 타고 달을 본 뒤엔 어찌됐을지도 궁금하네요.
    명확하게 설명해주는건 없지만 반대로 이래서 괴담을 보는 맛이 있는거 같습니다.천번째 괴담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7. 밀랍술사 2021.07.26 04:18
    아저씨는 외계인?! 묘하게 무서운 게 재밌네요.
  8. 오랜만에 오셔서 꿀잼 괴담 감사합니다. 그리웠어요….
  9. 오랫만에 돌아오셔서 정말 기쁘네요!!
  10. 1000번째 이야기 잘 봤습니다. 오랜시간 꾸준히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파란셀로판과 달나라라는 이야기가 독특하고 기묘하네요.
  11. 천번째 글은 고심해서 찾아오겠다고 하셔서 즐겁게 기다렸습니다. 이번 글도 정말 재미있네요,
  12. 지나가던놈 2021.07.30 18:43
    門 초코인줄 알았는데 moon 초코였군요.
  13. 키루룰 2021.07.31 12:19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14. 주인장님 돌아오셨군요! 오래 기다렸습니다
  15. 상당히 긴 세월에 걸쳐 마침내 열 번째의 백물어가 끝났네요.
    열한 번째의 백물어에도, 그 이후의 백물어에도 기쁘게 참가하고 싶습니다.
  16. 문 초코라는 단어가 왠지 어린애같은 유치함과 동시에 기묘함을 불러일으키네요..
  17. 늦은 감이 있지만 1000번째 축하드립니다
  18. 천번째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9. 와 1000번째!
    몇년째 정말 잘 보고있어요!
  20.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실화괴담][106th]한밤의 하이힐 소리

실화 괴담 2021. 3. 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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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메일로 beomdev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군생활 중에 겪은 체험담입니다.

저는 육군으로 입대했는데 특이하게도 배를 타게 됐습니다.

그리고 항상 정해진 기간마다 배를 타고 파견을 가는 생활을 했었죠.



한 파견지에 가게되면 타군의 협조 하에 훈련용 배에 저희 배를 뒀었습니다. 

그 타군의 배는 항상 쓰이는 것이 아닌 특정 기간에만 쓰이는 배였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군의 경계근무는 그냥 CCTV로만 이루어졌고, 실제 병사들이 배치되지는 않았어요.



그날은 마침 제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보고 후 그 타군 배에 남아 쉬고 있었습니다.

칠흑과 같은 암흑 속, 영 좋지 않은 몸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하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또각... 또각....]

마치 하이힐을 신은 사람이 배에 올라타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배를 타는 사람들이라면 대략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배를 탈 때에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승선화라는 구두에 가까운 신발을 신습니다.

보통 군인들이 신는 전투화조차 잘 신지를 않는거죠.

혹시나 바다에 빠지면 수영을 해서 생존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전투화는 벗기가 너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승선화를 신고 배에 타서 움직이는 소리는 [쿵... 쿵...] 에 가깝지, 결코 [또각... 또각...] 하는 소리가 날 수 없습니다.

그 배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바지에서 열쇠식 자물쇠를 두 번 열어야 했습니다.

근처 항구가 나름 낚시꾼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기에, 저는 술에 취한 여성분이 어쩌다가 이 배에 올라타기라도 한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해야 하지? 

방에서 먼저 나가 퇴선을 권고해야하나 싶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또각대며 들려오던 하이힐 소리가 딱 멈췄습니다.



그 자리에 멈춰선 것이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저는 다시 고민을 했습니다.

혹시 술에 취해 쓰러진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아무 다른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민하고 있던 그 순간.

[또또또각각각또각또각똑까가아악또깍!]



그 발걸음이 제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하이힐을 신고 뛰는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를 질질 끌면서 오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순간 머리 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가 고민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뭔데? 뭔데? 도대체 뭐가 오는 건데? 대체 뭔데? 하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했고 온몸에는 소름이 돋아 벌벌 떨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군사용 배를 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문은 안과 밖에서 모두 잠글 수가 있습니다. 



밖에서 자물쇠도 걸 수는 있지만, 안에서는 그냥 스위치식이던 손잡이를 돌려서던 문을 잠글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환자이기 때문에 안에서 문을 잠궈놓지는 않았던 터였습니다.

너무 무서워 문 손잡이를 돌려 문을 잠근 순간.



[또각또또각또각끼이이잉끼이이이이끽...]

소리가 바로 방 앞에서 멈춰섰습니다.

사람인지 무엇인지, 정체조차 모를 "그것" 이 제가 있는 방 앞까지 왔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방문에 창문이 없는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밖을 내다보었거나, 혹은 밖에서 "그것" 이 저를 들여다보였다면...

심장마비가 왔을지도 모릅니다.



제발 가라고... 제발... 하며 기도하는 사이, 제가 있는 배로 접근하는 배의 엔진소리가 들렸습니다.

작전 복귀가 너무 빨라 의심했지만 항상 듣던 그 엔진소리였기에 안심했습니다.

기상이 안 좋거나 바다가 사나우면 현장 지휘자 판단 하에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 일도 왕왕 있었으니까요.



안심이 됐지만, 문 앞의 "그것" 이 움직이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희 부대 배는 다시 복귀했고, 이래저래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부대원이 제가 있던 방의 문을 열려고 하더라구요. 



아마 몸상태가 안 좋다보니 걱정돼서 그랬겠죠.

그런데 문이 잠겨있으니 문을 두들기면서 [야! 야! XXX, 문 열어!] 하고 소리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 속, 원칙적으로 환자는 혼자 두면 안되다보니 군생활한지 얼마 안된 제가 나쁜 생각이라도 한게 아닌가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힘들게 몸을 가누어 잠긴 문을 열었습니다.

복귀한 선임들과 간부들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문을 왜 잠궜냐는 선임들의 질문에, 차마 있었던 일을 설명할 수는 없고 [그냥 무의식중에 그랬나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직도 "그것" 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민간인은 아니었을 것 같고... 

귀신이라고 하기에는 물리적인 소음을 발생시켰고...



전역하고 세월이 지난 지금도 계속 잊을 수가 없는 체험입니다.

  1. 오늘의 괴담은 군생활 도중 아무도 없는 배에서 겪게된 소름끼치는 체험에 관한 이야기.
    군대와 하이힐이라니,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그만큼 또 소름 끼치네요.
    과연 배에서 들려오던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무언가를 끌던 것 같이 다가오다 사라진 정체가 못내 궁금해집니다.
  2. 저였으면 문 못열었을듯 ㅠ 팔척귀신처럼 목소리 흉내내는 거면 어떡해유,,,,
  3. 한동안 안 오셔서 무슨일 있으신가 걱정했네요 ㅠ 오늘 괴담은 실화라서 그런지 더더욱 무섭네요 ㄷㄷ
  4. 도미너스 2021.03.03 19:50
    아~ 텅 빈 배에 혼자 있는데 저러면 진짜 오줌 쌀 것 같겠네요.
    이번 이야기도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5. 에고...1000번째 번역괴담은 기념비적인 번호에 걸맞는 걸 올린다 하시더니, 좋은 번역거리가 안 보이나 보네요. 요즘 현실이 괴담보다 더해서 그런가?
  6. 600편 즈음에 생일 언급이 있어서 댓글 남겨봅니다.
    내일 생일 맞으시죠 ? 생일 축하드려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7. 제비볶음 2021.05.15 04:54
    요즘에는 글이 안올라오네요
    혹시 무슨일 있으신가요???
  8. ㅁㄴㅇㄹ 2021.05.22 15:50
    가장 큰 괴담사이트의 주인장님께서 두달 여간 활동을 안하시니... 이 또한 괴담이 될것 같슴돵....
  9. 고양이집사 2021.05.28 02:03
    제 생각엔 다른 군인이 장난칠라고 하히힐 들고 또각또각 소리 내면서 겁준거 같은데요? 왜냐하면 빠르게 또각소리 날라면 뛰어야하는데 하히힐 신고 뛰는 사람이면 운동신경이 ㅎㄷㄷ.......
    그런데 손으로 하면 쉽지 않을까요? 그냥 빠르게 흔들어제껴(?)주면 되니까요.
  10. 괴담장인 2021.06.25 23:26
    자기 전에 여기서 괴담 몇 편 보고 자는데 진짜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11. 한창 바쁘게 살고 계신가 봅니다.
    거의 매일, 새 글이 올라왔는지 블로그를 기웃기웃하고 있어요.

    어떤 이야기든 좋으니 무탈히 돌아오셨으면 합니다.
  12. 여기서 수능 끝나고 할 거 없어서 괴담을 쭉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허접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제가 괴담을 번역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있네요 앞으로도 재밌는 괴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멜리스, 2016

호러 영화 짧평 2021. 2. 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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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또 시간을 낭비하고야 말았습니다.

 

2003년 서울시 송파구에서 일어난 거여동 밀실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실제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고 끔찍한 사건인데, 영화는 비극을 단순히 화제몰이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깊이가 없습니다.

 

사건의 영화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잘 안되더라고요.

 

 

 

 

 

 

주연으로 출연한 홍수아씨와 임성언씨의 캐릭터 둘 중 어느 쪽에도 크게 공감할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무고한 피해자가 등장하는데, 양 쪽 모두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양 쪽 중 어느 쪽에던 공감이 되어야 극적인 상황에서 긴장감이 느껴질텐데, 그저 답답함만 느끼게 되네요.

 

상황마다 제대로 된 연결이 되지도 않고 단절된 장면들이 그냥 붙어있는 수준이에요.

 

 

 

 

 

 

화목한 가정을 질투하며, 그 자리에 자신이 있었어야 한다며 벽 한면을 차지하던 거대한 가족사진을 내다버리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큰 가족사진이 난데없이 집에서 사라졌는데, 내내 집에서 살고 있던 남편과 아이는 물론이고, 병원에서 퇴원한 아내마저도 가족사진이 어디갔냐는 말 한마디를 안합니다.

 

저렇게 큰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워서 내다버리는데 고작해야 접시 하나 사라졌다는 것만 알아차리는 정도의 주의력을 발휘하는 걸 보면, 오히려 관객이 바보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가족사진은 그 가족에게 있어 무척 소중한 존재인 것이 기본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다버린 거 아닌가요?

 

 

 

 

 

 

이 아저씨는 초반에 2번 등장합니다.

 

한번은 아이를 보던 이모할머니에게서 섬찟한 시선을 보내며 아이를 유괴하려는 것처럼.

 

또 한번은 밤길에 아내를 미행하며 금방이라도 위해를 가하려는 것처럼 달려오며.

 

근데 이 아저씨, 극 중에서 아무 것도 안하는 그냥 동네 아저씨입니다...

 

마치 뭔가 있을 것처럼 열심히 던져놓고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나오는 걸 보니 사기당한 기분이었어요.

 

 

 

한국 호러영화는 가끔 참 놀라운 성과들을 빚어내곤 합니다만, 이런 작품을 보고 나면 참 회의감이 들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뭐가 안된 걸 영화관에 걸어뒀다는 점에서 참 안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돈 주고 보러 가서 시간까지 잃으신 분들에게...

 

제 점수는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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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2020

호러 영화 짧평 2021. 1. 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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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시대가 도래한 이후, 영화관을 찾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호러 영화 감상이 취미인 저도 작년 5월 호텔 레이크를 관람한 이후 반년 넘게 영화관에 발도 들여놓질 않았었네요.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서 본 게 바로 이 영화인데...

 

봐도 하필 이런 걸 골라서...

 

 

 

 

이 작품은 원래 2017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단편 호러 영화, 래리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편 작품을 감독했던 제이콥 체이스가 그대로 장편 영화의 감독 또한 맡았죠.

 

단편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매력을 장편으로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역량 이상의 임무였던 모양입니다.

 

사실상 영화는 단편에서 이미 다룬 소재들을 우리고 우리고 또 우리는 사골국물 같은 작품이 나와버렸습니다.

 

 

 

 

단편 영화 래리가 가지고 있던 매력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옮겨다니고, 거기서 튀어나오는 존재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합니다.

 

스마트폰 안에 살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포착되는 존재.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호러 요소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딱 여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단편 영화에서는 충분히 멋진 연출이 가능했던 거고요.

 

하지만 장편으로 이야기를 늘리는 과정에서, 주제의식이 확고하게 정해지지 못한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 때문에 이야기는 여기저기로 표류하다 끝내는 엔딩 시점에서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어요.

 

 

 

 

언프렌디드 : 친구 삭제나 사탄의 인형 리부트에서 드러나듯, 호러 영화는 이제 새로운 시대의 기술들을 활용하는 단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아이디어 몇개만을 늘어놓고 별로 신선하지 못한 점프 스케어만으로 재주를 부리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네요.

 

충분히 좋은 원작,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이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는 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청소년 대상으로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강한데, 솔직히 청소년이 보더라도 그리 재미는 없을 것 같네요.

 

 

 

간만에 영화관에서 본 호러 영화가 이 모양이라서 상심이 큽니다.

 

북미 흥행이 영 좋지 못하던데, 아무리 호러 업계가 저예산으로 적당히 만들어서 흥행 대박을 노리는 곳이라도 기준 이하의 작품은 날로 먹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 점수는 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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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105th]2초간의 공백

실화 괴담 2021. 1.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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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 이 이야기는 jh853445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12년 전 이야기입니다.

친구와 통화를 하던 도중이었어요.

친구가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라고 하길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끊겼습니다.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건 현재 통화 중이라는 안내 음성 뿐이었습니다.

저는 친구도 저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것인가 싶어 잠시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곧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았는데 친구의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너 왜 그래...?]

[뭐가?]



[아니, 말을 왜 그렇게 하냐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 사정을 물어봤습니다.

친구 말로는 자기가 막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 제가 그냥 아무 말 없이 듣고 있었더랍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씨발 존나 재미없네.] 라고 말하더니, 전화를 끊었다는 거에요.

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바로 다시 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웃으면서 믿지 않았는데, 다음날 그 친구를 만나 통화시간을 확인해 보니 저와 그 친구의 통화시간은 2초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 2초 동안, 저 대신 친구와 전화하고 있던 건 도대체 누구였던걸까요.

 

 

 

 

  1. 오늘의 괴담은 친구와 통화하던 중 일어난 기묘한 사건에 관한 이야기.
    갑자기 끊어진 전화, 그리고 알 수 없는 누군가와의 통화...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가 이끌려 온 것인가 싶어집니다.
    2초간의 공백 동안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리고 욕설을 내뱉은 존재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2. 항상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3. 도미너스 2021.01.17 23:26
    실화라서 그런지 썸뜩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4. 밀랍술사 2021.01.24 17:44
    오랜만에 실화로 맨든 괴담...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
  5. 귀신이... 사가지없는 편
  6. 괴담이 얼마나 재미없었길래 귀신도 걸러ㅋㅋㅋ
  7. ㅇㅅㅇ 2021.03.27 18:59
    도청당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