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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5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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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은 후다닥 지나가고 마지막 날이 와버렸습니다 흑흑...
잘 묵었던 숙소를 나오고, 닛포리역도 이제 안녕.
일요일이라 그런지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 합창을 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시 지켜보다가 지하철을 타러갑니다.
올 때랑은 다르게 갈 때는 스카이라이너가 아니라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기로 했거든요.

 


그리하여 도착한 도쿄역에 짐을 맡겨두고 또 포켓몬 센터로 갑니다...
이쪽에는 타카시마야 백화점 5층에 포켓몬 센터와 포켓몬 카페가 같이 있습니다.
포켓몬 카페도 예약을 해볼까 했는데 장렬히 실패하면서 이번에는 포기했습니다.
전에 오사카 쪽은 한번 가봤었는데 도쿄 쪽은 언제 가보게 될지 기약이 없네요.

 



포켓몬 센터는 쭉 한번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사실 파는 물건이야 큰 차이가 없으니까 이쯤 되면 그냥 마스코트 조형물 투어 같은 느낌이 됩니다.
그래도 잠만보랑 뮤가 같이 있는데 사진 한장 찍고 왔으니까 만족하는 걸로...
여기도 워낙 규모가 큰 곳이다보니 방문객이 많더라고요.
뭔가 하나 더 살까 하다가 계산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습니다...

 



동생 중 한명의 희망으로 요시다 포터를 보러갔는데 생각보다 맘에 드는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냥 가게만 돌아보고 나왔어요...

 



도쿄역 역사를 보기 위해 마루노우치 킷테로 향합니다.
여기는 원래 우체국 건물이었는데, 쇼핑몰로 리모델링해서 재개장한 건물.
이름인 킷테도 우표라는 뜻이 있습니다.
4층에 올라가면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 여기가 또 도쿄역을 내다보기 좋습니다.
사진 한장 안 찍을 수가 없죠.

 



점심식사를 할 요량으로 맞은편 마루노우치 빌딩으로 이동합니다.
여기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슈퍼마리오 콜라보를 진행 중.
굿즈 구경도 하고 마리오처럼 뛰겠다는 동생 사진도 찍어줍니다.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니까 연말 분위기가 나서 참 좋았어요.

 



마루노우치 빌딩 6층에 있는 텐마루라는 텐동집에 갔습니다.
창 너머로 고쿄가 보이는 뷰가 좋았어요.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간만에 일본어 안 쓰고 편하게 주문했습니다.
튀김이 느끼하지 않고 바삭바삭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마루노우치 빌딩에도 야외 테라스가 있습니다.
이쪽에서 보는 도쿄역 뷰도 아주 좋으니까 한번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제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다시 나리타 공항으로.
여행 다 끝났다는 아쉬움은 참 매번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재밌게 일정 짜서 잘 놀고 와야지...!

 



다시 돌아올 날을 기약하며 도쿄를 떠납니다.
돌아오는 편도 대한항공이라 기내식을 맛있게 먹었어요.
여행 가서는 참 힘들게 돌아다니고 고생했지만, 지나고 나서 여정을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고 즐거운 순간들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결국 마지막 날까지도 2만보를 넘기면서 4박 5일간 12만보를 걷는 대장정이 되었습니다.
새삼 끝까지 일정 잘 따라와 준 동생들에게도 고맙네요.
다음에는 진짜 힐링 여행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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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4일차

카테고리 없음 2024. 12. 2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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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첫 행선지는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
여기도 포켓몬 보러 갔습니다.
2층에 포켓몬 센터 메가 도쿄와 피카츄 스위츠가 같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도쿄에 소재한 4곳의 포켓몬 센터를 다 방문했는데, 유일하게 여기만 입장을 못했습니다.
무슨 이벤트가 있는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있더라고요.
결국 주변의 포켓몬 조형물 구경만 좀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포켓몬 GO 레이드 하니까 특별한 색 레지에레키가 나와서 좋았습니다.
맨 마지막의 더스트나는 컨셉을 잘 살린 쓰레기통이에요.

 


이 층에는 명탐정 코난 스토어도 있고 원피스 밀짚모자 스토어도 있고 이케부쿠로답게 서브컬쳐 관련 상점이 많은 편입니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스토어는 극장판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재현해 놓아서 슬쩍 돌아보기 좋았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들러볼만 한 곳이에요.

 


3층에는 반다이가 직접 운영하는 가샤폰 백화점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그 말이 납득갈만큼 온갖 뽑기 기계들이 산처럼 있습니다.
정작 현금을 별로 안 뽑아가서 많이 뽑지는 않았지만 이런데는 구경만 해도 꽤 흥미로워서 좋아해요.
몇개 더 뽑아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 새삼 느껴지는군요.

 


이치방쿠지도 팔더라고요.
마침 새판이 하나 있길래 다같이 한장씩 사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하나씩 샀는데?
세명 다 피규어가 당첨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A상 2명, C상 1명...
이런 거 뽑으면서 원하는 거 걸리는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상한 데서 운을 써버렸네요.
집에 가져갈 짐이 늘어서 기쁘면서도 복잡한 기분이었습니다...

 



이케부쿠로를 떠나 다음 행선지로 갑니다.
다음은 아키하바라...
이 날은 그냥 오타쿠 투어였습니다...

 



일단 아키하바라 역에 도착해서 들른 곳은 밀크스탠드.
요즘 보기 힘든 병우유를 종류별로 파는 곳입니다.
똑같은 병우유 판매점이 5번과 6번 플랫폼에 각각 마주보며 있는데, 흰 우유 말고도 딸기우유나 커피우유, 후르츠우유도 있어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같이 간 동생 중 한명은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나머지 인원만 커피우유랑 후루츠우유를 한병씩.

 



5년만에 온 아키하바라.
여전히 사람이 많습니다.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타쿠 문화의 중심지라는 상징성 자체는 여전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많은 것이 바뀌어 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한번쯤 와보고 싶어지는 매력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점심은 장어덮밥을 먹었습니다.
미노킨이라는 곳인데, 같이 간 동생 중 한명이 지난번 아키하바라에서 3일을 썼는데 그 중 맛있었다는 집만 추천해 준대서 이날은 모두 그 동생 픽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예약이 필수인 곳이라 전날 밤에 예약을 해놓고 갔는데, 아주 정석적인 히츠마부시라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장어덮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죠.
후식으로는 따뜻한 차와 장어가 새겨진 박하사탕이 나옵니다.

 



갈때마다 느끼지만 아는만큼 보이는 곳입니다.
스스로의 나이 먹음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사실 요즘 나오는 굿즈 사려면 애니메이트를 가지 아키하바라를 뒤지고 다니지는 않겠지만요.
아무튼 참 다양한 것들이 팔리고 있고 누군가는 이걸 이 가격에 사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거리입니다.
세상에 이런 곳 한곳쯤은 계속 있어주면 좋겠네요.
오타쿠 입장에서는 여전히 놀러가면 그래도 하루 내내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거 같아요.

 



여기서는 예약해 놓은 아이돌마스터 콜라보 카페가 있어서 잠시 단독행동을 했습니다.
우연히 접한 정보인데 마침 딱 이날 오픈 시작이라 가보고 싶더라고요.
콜라보 카페답게 굿즈랑 메뉴는 엄청 비싸고 맛도 없었습니다...
그 사이 동생들은 워해머랑 건담을 보러 갔더라고요.

 



다시 합류하니 어느덧 저녁.
같이 요도바시카메라를 돌아보다가 슬슬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저녁 역시 동생 추천 픽으로 선택.

 



근데 지나가다가 잉어킹빵 파는 걸 발견하고 사먹었습니다.
아키하바라 올때마다 봤는데 정작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초코렛 들어간 걸로 골랐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역시 팥이 들어가야 하나봅니다.

 



동생이 추천한 집은 츠케멘 집이었습니다.
멘야 무사시라는 곳인데, 지난번 여행 때 너무 맛있어서 세번이나 왔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츠케멘은 처음 먹어보는 거였는데, 맛있긴 한데 좀 짜더라고요.
근본적으로 메뉴 자체가 차가운 면을 계속 스프에 찍어먹는 스타일이다보니 미지근한 온도로 먹어야 해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어분이 들어간 스프 자체는 특유의 당기는 맛이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라멘을 이거 하나 먹었네요.

 



아키하바라 돈키호테에서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돈키호테보다 싼 곳도 많긴 하겠지만 여행 간 입장에서 한방에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참 편하고 좋은 일이라 애용하게 되네요.
사무실 선물도 사고 집에 가서 내가 먹을 것도 사고...

 



마지막 밤이 가는게 아쉬워서 토리키조쿠 닛포리점에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거리인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꼬치 나오는 게 좀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늘 그렇듯 가면 신나게 먹고 마시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양배추 무한리필이 안되는게 새삼 아쉽네요.
그렇게 먹고 나서도 마지막 편의점 야식도 잊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저물었네요.

 



언제나 그렇듯 가볍게 2만보 돌파!
스마트 워치를 차게 되니까 이런 기록들이 다 남아서 좋네요.
여행기를 보시는 분들도 이렇게 다니면 이쯤 걷게 된다는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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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3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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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여정은 아침밥부터 시작합니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이치요시 소바.
커다란 오징어 튀김이 들어있는 소바가 명물인 서서 먹는 소바집입니다.
두툼한 면과 엄청 큰 오징어 튀김이 씹는 맛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 집은 그야말로 로컬 맛집인데, 24시간 운영하는데 아침부터 새벽까지 계속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혼자 차가운 소바를 시켰던 동생은 아쉬웠다고 하니까 여러분은 꼭 따뜻한 걸로 드세요.

 



첫번째 목적지는 아사쿠사.
닛포리역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아주 편하게 갔습니다.

 



높이 솟은 스카이트리를 뒤로 하고 먼저 찾은 곳은 반다이 본사.
앞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같이 사진 찍기 좋습니다.
저도 손오공이랑 고지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부에도 무료 전시관이 있는데, 아침 일찍 가서 아직 문을 안 열었길래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아사쿠사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센소지.
카미나리몬과 나카미세도리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는 일본스러움을 쉽게 느낄 수 있는 필수 코스죠.
앞에 있는 관광센터에 올라 전경을 바라본 후, 사람이 바글거리는 나카미세도리로.
언제 찾아와도 사람이 참 많은 곳이고, 그래서 즐거운 곳입니다.

 


센소지 경내 풍경입니다.
연기를 쐬면 건강해진다는 이야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연기를 쐬고 있죠.
절이지만 한국이랑은 다르게 본당에 불상이 없어서 사실 본당은 한번 쓱 보고 나오면 끝인게 아쉽네요.
운세뽑기도 해봤는데 동생 중 한명이 흉을 뽑았습니다.
이런데서 흉 뽑는 거 처음 봤는데... 액운은 고이 묶어놓고 왔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도쿄 스카이트리.
이동이 귀찮아서 택시를 타버렸습니다.
도보로 30분쯤 가야하는데 돈 벌고 어른 되니까 그거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부르게 되네요.
7년 전이랑 마찬가지로 겨울철인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전망대를 가볼까 싶었지만 어제 도쿄타워를 갔으니 굳이 안 가봐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되어 스킵.

 

 



그럼 오르지도 않을 스카이트리를 뭐하러 갔느냐...
포켓몬 보러 갔습니다.
포켓몬 센터 스카이트리 타운이 여기 있습니다.
레쿠쟈 구경도 하고, 제가 참 좋아하는 니드킹 인형이랑 메탈 참이 다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점프샵이나 커비 카페, 해리포터 마법도구점 같은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으니 겸사겸사 들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시아게역에서 아사쿠사역으로 돌아온 후 다음 방문지는 아사히 맥주 본사 빌딩.
22층 스카이룸에서 맥주 한잔 마시는 건 또 참 즐거운 일입니다.
안주 없이 가볍게 생맥주 한잔씩 마셨는데, 맛도 맛이지만 이게 희한하게 엄청 취하더라고요.
일본에서 마신 술 중 가장 취기가 빠르게 올랐던 느낌입니다.

 



내려오면 바로 스시로가 있길래 회전초밥을 부수러 갔습니다.
셋이서 아주 탑을 쌓을만큼 먹었는데 1인당 4만원쯤 나와서 생각보다 되게 이득 본 기분이었습니다.
요새는 레일을 따라 회전하지 않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번에 왕창 시켜서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초밥집이랑은 퀄리티 차이가 당연히 크지만, 그래도 이렇게 패스트푸드처럼 즐기는 회전초밥집만의 매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밥 먹고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넘어가는 플랜이었는데, 정작 밥 먹고 나오니까 다음 배가 한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주변에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다리 건너에 있는 카미야 바를 들렀습니다.
이곳은 1880년에 개업한 일본 최초의 서양식 바인데, 오래된 가게답게 아직도 현금만 받습니다.
초대 사장이 개발한 덴키브랑이라는 칵테일이 유명한데, 저도 여기저기서 이름만 듣다가 실제로 마셔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요즘 레시피는 30도, 클래식 레시피는 40도의 독주인데도 그리 독하게 느껴지지 않고 달달한 맛이 있어 마시기 쉬웠습니다.
쿠시카츠랑 게살 고로케 시켜놓고 시간을 때우다 슬슬 배를 타러 가봅니다.

 



갑판에 올라가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이동수단이고, 매력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아사쿠사랑 오다이바를 같은 날 돌아보실 계획이 있다면 배를 타고 이동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소요시간은 한시간 가량입니다.

 



어느덧 오다이바는 해질녘.
해변공원의 자유의 여신상과 후지테레비를 가볍게 돌아만 보고 나옵니다.

 



덱스에 있는 레트로 상점가 다이바잇쵸메도 돌아봅니다.
여기서는 클래식한 레트로 게임을 즐기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7년 전에 갔던 귀신의 집도 여전히 있는데, 이번 동행들도 다 저보다 겁이 많기 때문에...
스킵당했습니다 ㅋㅋㅋ

 



다음 행선지는 다이버 시티 도쿄.
동생 중 한명이 요즘 건담과 건프라에 입문한터라, 건담베이스 도쿄를 꼭 와보고 싶어했습니다.
정작 여기서 뭐 산 건 없는데...
그래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다이버 시티 도쿄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실물크기 유니콘 건담.
상영시간까지 기다려서 영상도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큰 로봇이 변신까지 한다니 참 올때마다 보지만 매번 감탄하게 되는 구경거리입니다.
요코하마의 건담 팩토리도 남아있었다면 보러 갔을텐데...
있을 때 못 간게 참 아쉽게 됐네요.

 



슬슬 지쳐가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유리카모메를 타러 가봅니다.
홋카이도 멜론 아이스크림은 사람을 살려내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도착한 곳은 시죠마에역.
이 곳에 새로 생긴 대형 사우나 만요클럽에 병설되어 있는 상업시설, 천객만래를 보러 왔습니다.
가마쿠라 느낌이 나게 옛스런 일본을 재현해 놓은 상점가인데, 워낙 늦게 와서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은 채였습니다.
만요클럽 8층에는 야외 족욕탕이 있는데, 이용료가 무료인데다 야경을 보면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들르게 된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마침 문을 연 가게 중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던 몬자야키 가게가 있어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츠키시마 몬자 쥬고야.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좀 느긋하게 식사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오코노미야키와는 다르게 양배추로 담을 세운 뒤 질척한 전분물을 부어서 부쳐먹는 요리.
맛도 있고 먹기 편해서 되게 술술 넘어가는게 의외로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역시 겉보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밥 먹고 나오니까 10시가 다 되서 슬슬 숙소로 돌아갈까 했는데, 일정 중 마지막으로 넣어뒀던 토리노이치 축제를 다들 가고 싶어하더라고요.
결국 택시를 타고 아사쿠사로 복귀했습니다.
우버 쿠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몰라요.
토리노이치는 11월 닭의 날 3번에 걸쳐 진행되는 상업 번창을 기원하는 축제입니다.
쿠마데라는 장식물을 구매하면서 장사가 번창하기를 바라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상인들의 축제.
쿠마데가 하나 팔릴 때마다 상인들이 박수를 짝짝 치면서 번창을 외치는 활기 넘치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일본 전통 축제를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저한테도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

 



택시 타고 숙소에 복귀하니 이미 자정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편의점 터는 건 잊지 않았고... 푸딩 냠냠하고 잤습니다.

 

 



어김없이 2만보는 넘겼네요.
열심히 먹고 열심히 걸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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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2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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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날은 시부야로 향합니다.
닛포리랑 시부야는 야마노테센의 정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보통 여행을 가면 아침에는 일찍 움직이는 편입니다.
여행 가서도 출근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무튼 시부야역에 도착해서 스크램블과 하치공을 쓱 훑어보고 이동.
아침은 지나가다 보인 맥도날드에서 때웠습니다.
한국 맥도날드에서는 사라져버린 맥그리들과 애플파이를 먹었어요.
돌아와라 맥그리들...

 



다음 행선지는 시부야역에서 도보로 20분.
아침부터 한참 걸었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동네를 걷는 기분이라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거울만 보면 사진을 찍었네요.

 



그렇게 도착한 행선지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전세계에 6곳 있다고 하는,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리는 스타벅스입니다.
막입이지만 커피는 좋아하다보니까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간 보람이 있어서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남동에 있는 맥심 플랜트처럼 거대한 로스팅 시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하나쯤 생기면 좋겠네요.

 


주문한 메뉴는 셋이 똑같았습니다.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커피.
앞서 올린 사진 중 위스키를 숙성할 때 쓰는 오크통이 있는데, 그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커피입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한입 먹고 다들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습니다.
깊은 향과 달달한 맛, 위스키처럼 온더락으로 즐기는 풍류까지 뭐 하나 빠질 게 없네요.
다음에 가도 또 마실겁니다.
아침에 가니까 테라스에 자리도 있고, 날도 그리 춥지가 않아서 아주 여유 넘치는 티타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놀고나니까 다음 행선지를 가기 위해 시부야역까지 돌아가는게 귀찮아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버로 택시를 불렀어요.
우버 쿠폰은 최고야!
우핸들 차량의 조수석에 타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꽤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슬슬 보이는 다음 행선지.

 



도쿄에 왔으면 역시 도쿄타워를 들러야겠지요.
정작 저도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다같이 전망대를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메인 덱과 최상층 덱으로 구별되어 있는데, 메인 덱만 가보기로.

 



이날 날씨가 참 좋았는데요.
화룡점정을 찍어준 건 바로 후지산 뷰였습니다.
일본을 그렇게 다니면서도 후지산을 말끔하게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아무 기대도 없이 들른 도쿄타워에서 이렇게 선명한 후지산을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진짜 귀한 풍경을 봐서 다들 엄청 들떴던 기억이 나네요.
멀리서 봐도 이렇게 놀라운데 가까운데서 보면 기절초풍할 것 같습니다.

 



내려갈 때는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제 제안에 다들 주저했는데, 정작 내려가다 보니까 다들 만족한 체험이라 다행이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평소에는 보기 힘든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계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저희말고는 거의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네요.
빨간색 철골은 참 매력 있는 모습인 거 같아요.

 



푸드코트에서 점심식사를 뚝딱 해치우고 도쿄타워를 떠납니다.
여기 모스버거는 도쿄타워버거를 한정으로 파는데, 색종이로 접은 도쿄타워를 같이 주는게 재밌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 천천히 걸어가봅니다.

 



금방 도착한 이곳은 아자부다이 힐즈.
작년에 오픈한 새로운 상업지구인데, 신기한 건물 구경도 구경이지만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 아자부다이 힐즈 갤러리에서 포켓몬 공예전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정말 좋아하는 오타쿠다보니까 일정이 맞은만큼 꼭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일행들이 다 양해해 준 덕분에 같이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질감을 가진 포켓몬들을 마주하니 마치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귀여운 포켓몬 공예전 한정 피카츄 인형도 사고, 콜라보 카페 메뉴까지 아주 풀 패키지로 즐기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시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스크램블 구경도 하고... 빌리지 뱅가드 본점이 있길래 가봤는데 인싸 소품샵이 된 거 같아서 아쉽네요.
옛날엔 진짜 이딴걸 누가 사냐 싶은 물건만 팔았었는데 흑흑...

 



그리하여 이동한 곳은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6층.
여기에는 온갖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습니다.
캡콤 스토어, 닌텐도 스토어, 점프샵, 원피스 밀짚모자 스토어, 포켓몬 센터 시부야까지.
오타쿠는 이런 곳에서 헛되이 예산을 낭비하기 마련입니다.
저희도 신나게 엔화를 탕진하고 돌아왔습니다.

 



슈프림과 뉴에라를 들러서 다들 모자를 샀어요.
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모자를 샀습니다.
도쿄에 왔으면 도쿄 팀 모자를 써야지!
중간에 길 가는데 버스 안에서 공연하는 아이돌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신기한 구경을 했어요.

 



저녁은 스파게티의 판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체인점이기도 하고 든든하게 먹기에도 좋아서 제가 추천했습니다.
동생들은 다들 저의 경고를 듣지 않고 메가 사이즈를 시켰고 다들 후회했습니다...
저는 성우 Machico 콜라보 메뉴인 굴 페페론치노를 시켰는데 맛있더라고요.

 



다음으로 간 곳은 롯폰기 힐즈.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 롯폰기 힐즈 케야키자카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갔습니다.
7년만에 바라본 풍경인데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겨울에는 역시 반짝이는 걸 봐야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이런 대형 일루미네이션이 있어서 겨울에 일본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루미네이션을 본 후에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재빨리 시부야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저녁 9시에 시부야 스카이 예약이 되어 있었거든요.
원래는 저희도 해질녘을 노려봤었는데, 여의치 않아서 야경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네요.
기존에 봤던 야경 중 나고야의 스카이 프롬나드가 대단히 인상 깊었었는데, 시부야 스카이도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 준 느낌입니다.
일단 하늘이 탁 트여있고 도쿄 중심을 내려다보는 체험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기존의 도쿄 야경 명소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고 사진 찍기도 좋아서,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납득이 가더라고요.
다음에는 다른 시간대로 가보고 싶고, 어떤 시간대에 방문해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을 거라는 게 일행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아주 좋았어요.

 



이날도 패밀리마트를 털어먹었습니다.
먹은 건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잘 먹었습니다.

 



이날은 무려 3만보를 걸었습니다.
여행을 이렇게 행군하듯 하면 안되는데... 다음 여행은 꼭 힐링 여행으로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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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1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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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느덧 여덟번째 일본 여행인데, 제대로 여행기를 써보는 건 첫 여행 이후 아주 오랜만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끝난 이후 정말 자주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저로서는 드물게도 혼자가 아니라 셋이서 간 여행이라 추억을 되새길 겸 여행기를 적어볼까 해요.

 


여행에 동행한 건 같은 직장에 다니다 지금은 모두 이직한 친한 동생들 둘입니다.
보통 그렇듯 일본말은 저 혼자 하기 때문에 일정도 제가 짜고 통역도 제가 하고 그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챗 GPT를 통해서 짰습니다.
원래 제 여행 스타일이 최대한 빡세게 보고 싶은 걸 다 보게 짜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게 짜서 하루에 최소 2만보는 돌아다녔습니다.

 

 



첫날, 원래 출국 비행기는 오전 9시 55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이날 하필 올해 첫눈, 그것도 펑펑 쏟아지는 예상 못한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갈 예정이었는데, 일어나서 밖에 나와보니 이건 버스 타고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해서 도심공항터미널로 가서 짐 맡기고 직행열차를 탔습니다.
한 10분 늦었으면 도심공항터미널 이용이 안될 상황이었는데 빠르게 판단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나...?
고양 쪽에서 오는 동생들은 첫차 타고 진작에 도착해 있더라고요.





아무튼 공항 도착해서는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하면 승무원이랑 같은 출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출국장 이동이 아주 용이합니다.
다만 정작 이렇게 빨리 나오고서도 폭설 때문에 지연이 됐기 때문에... 일찍 공항에 온 건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한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탑승했는데, 결국 비행기 안에서 3시간을 더 기다린 끝에 오후 2시에 이륙해서 4시가 다 되서야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5년 전에도 겨울에 도쿄 가다가 비행기에서 3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겨울에는 여행을 삼가야겠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여행 다니면서 난생 처음으로 FSC,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늘 LCC만 타다가 왠일로 대한항공을 탔느냐 하면 마일리지 소모 기한이 도래해서... 멀리 갈 계획이 없다보니 마일리지도 일본 갈 때 쓰게 되네요.
아무튼 FSC 답게 이어폰도 주고 기내식도 줍니다.
굴소스 해산물 덮밥인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마리오와 동키콩의 환영을 받으면서,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교환해 이동합니다.
일본에 도착해서 처음 먹은 건 스타벅스의 시즌 한정 메뉴, 메리베리 스트로베리 프라푸치노...
화이트 초콜렛과 마스카포네 휘핑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그냥 딸기라떼였습니다.
딸기라떼는 맛있죠.





스카이라이너를 타면 한시간 안쪽으로 숙소를 잡은 닛포리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밤이 되어버린 바깥 풍경에 한탄하며 숙소로.
이번 숙소는 에어비앤비 느낌으로 아파트 하나를 빌렸는데, 자체 홈페이지가 있어서 에어비앤비보다 조금 싸게 예약했습니다.
숙소 이름은 후타바 호텔.
3인 4박 109,000엔이었는데, 있을 거 다 있고 방도 좋고 한달살기 해도 참 좋겠다 싶은 숙소였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갈 일 있으면 재방문하고 싶네요.

 

 



원래 일정 상으로는 이거저거 계획이 있었는데 다 망했고, 바로 신주쿠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초 짜놓은 동선도 좀 꼬이면서 이날 일정은 별로 참고할 게 없게 되어버린게 아쉽네요.
도쿄도청에서 야경도 보고 라이트쇼도 볼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들를 시간이 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제일 먼저 들른 것은 이번 여행 세명의 관심사가 일치하던 카메라샵.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면 잘 알만한 키타무라 카메라라는 가게인데, 잘 정리되어 있는만큼 가격이 좀 나가는 편입니다.
정크 쪽에서 건질게 있나 열심히 들여다보다가 그냥 있는 카메라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얻고 나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유니클로 신주쿠 본점이 10월에 새로 오픈했다길래 열심히 돌아보고 옷도 많이 샀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고지라 70주년 기념 UT, GU 해리포터 콜라보 슬리데린 후드티, GU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콜라보 플리스, 그리고 GU 카고팬츠를 샀습니다.
오타쿠 티내기 딱 좋고 한국에서는 안 파는 물건들이라 아주 만족스럽게 잘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좀 팔아주면 좋겠네요 맨날 일본 가서 살 수도 없고...

 



기내식 먹고나서 아무것도 안 먹으니까 배가 고픕니다.
유니클로 나오니까 바로 앞에 긴자 라이온 비어홀 신주쿠점이 보입니다.
원래 계획 짤때는 긴자를 가서 본점을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을 짜다보니 4박 5일에 다 낑겨넣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신주쿠점이라도 들러보기로 합니다.
저녁을 야키니쿠를 먹고 싶다는 일행의 의견을 수렴하여 가볍게 맥주 한잔만.
기왕 이런데를 오면 생맥주는 에비스를 먹고 싶어집니다.
철판에 구운 소세지랑 먹으면 맥주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보러간 것은 고지라 로드의 고지라 헤드...
사실 이것도 원래 계획으로는 앞에 가서 고지라 티셔츠를 입고 셀카를 박을라고 했는데, 폭설로 인한 지연으로 인해 여러모로 일정 맞추기 어려울 거 같아 결국 방문을 포기했습니다.
대학교 때 초대 고지라에 대한 발표를 한 이후 관심이 생긴 캐릭터인데, 다음에는 꼭 앞에 가서 사진 찍어보고 싶네요.
그때까지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주기를...
아무튼 멀리서라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은 야키니쿠 무한리필집.
히노마루라는 곳인데, 한 건물 지하에 본점이 있고 6층에 2호점이 있습니다.
현금이나 페이페이/카카오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저희는 2호점을 이용했는데, 두당 5만원 정도 선에서 고기랑 음료 무한리필이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구글 리뷰 평점 본점과 2호점 모두 5점에 육박할만큼 되게 좋은데, 고기가 꽤 맛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만족했습니다.
한국어 메뉴가 있긴 했는데 정작 직원분들이 다 중국 분들이고 손님들도 중국 분들이 주로 찾는 거 같더라고요.
결국 한국어 메뉴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했습니다.
우설을 엄청 먹었네요.
다만 닛카 하이볼은 제가 타는 것보다 맛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술을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식사를 마치고서 향한 곳은 가부키쵸 1번가.
동행한 동생들이 다들 용과 같이를 즐겼기 때문에 초행길인데도 익숙해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예전에는 진짜 좀 돌아다니기 위험한 느낌이 물씬 나는 거리였는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정돈되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때 유명했던 토호 시네마 옆도 울타리 쳐놓으니까 사람도 없고... 오히려 삐끼들이 줄을 서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대로변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2023년에 새로 생긴 가부키쵸 타워가 이날의 마지막 행선지였습니다.
여기는 새벽까지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묵으신다면 야식 먹으러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DJ 공연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풍경과 여기저기 가득한 네온사인이 그야말로 도쿄 사이버펑크.
2층에는 오락실도 있고 가볍게 들러서 구경하기 여러모로 좋은 곳이 아닌가 싶네요.

 



이건 신주쿠역으로 돌아오다가 드러그 스토어에서 산 드래곤퀘스트 콜라보 안약, 로토 Z! 프로입니다.
슬라임처럼 생긴게 너무 귀여워서 샀는데 이날 이후 다른 드러그 스토어에서 찾질 못해서 몇개 더 살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일단 보이면 사야하는 것이 여행의 진리인 거 같네요.

 



숙소가 있는 닛포리역 인근은 주택가라서 아주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도보 5분 정도인데, 오는 길에 마트도 있고 패밀리마트도 2개 있어서 이거저거 사먹기도 좋고...
원래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여행 가면 괜스레 마시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여행도 매일같이 편의점 털고 매일같이 야식을 먹는 방종한 삶을 즐겼습니다.

 



여행 첫날부터 가볍게 2만보 돌파.
여행 중 가장 적게 걸은 게 첫날이었네요.
제가 일정을 짜면 늘 이렇게 되는데, 매번 힐링 여행을 꿈꾸면서도 미친듯이 걷다오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게 일정을 맡겨야 할 팔자 같습니다.`
여행기는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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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는 적어도 3번, 죽었던 놈이 있다.

그 녀석을 A라고 해두자.

첫번째는 유치원 시절, 골든위크 직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였다.



우리 집은 사정이 있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골든위크 지나서 유치원에 가자 A는 아무 일 없었다는 얼굴을 하고서는 유치원에 와 있었다.

본인 말에 따르면 골든위크 전에 쉬었던 건 한발 앞서 가족여행을 갔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어른들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두번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분명 집에 불이 나서였다.

그때는 나도 장례식에 갔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까 A는 전학생이 되어 돌아왔다.



저학년 때는 아버지 전근 때문에 이사를 갔다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었다.

유치원 때와는 다른 친구들이었지만, 이번에도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장례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고, A와는 종종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다.



그런데 얼마 전, A에게 연락을 받았다.

봄방학 때 그가 유학을 가 있는 곳에 놀러오지 않겠냐는 연락을.

2달 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죽었을 A에게.



이번에는 유학을 간 것으로 된 것 같다.

역시나 A의 죽음을 기억하는 친구는 무작위로 몇명인가 있었다.

내가 세번 연속 A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아니, 어쩌면 내가 잊어버린 A의 죽음이 몇번이고 더 있었을지도 모를 일인가.

어쨌거나 나는 봄방학 때 A를 만나러 가려한다.

지금 그는 호주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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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시절, 같은 반 아이가 차에 치여 죽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이 된 해.

그 녀석이 전학생으로 우리 반에 왔다.



유치원 때부터 쭉 친구였던 녀석들이 같은 반에만 너댓명 있었고, 다들 당황한 표정이었다.

다같이 점심시간에 체육관 뒤에 모여, 공황에 빠져 격론을 나눴다.

[그녀석 사고로 죽었었지...? 어떻게 된거야?]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본인에게 [너, 죽었었잖아?] 라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는 다들 평범한 반 친구로 대했지만, 내심 다들 꺼림칙한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전학생과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같은 유치원 출신이라고 말했고, 나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 일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사를 갔었고, 이번에 또 아버지가 전근해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딱히 사고를 당한 적도 없다고 했고, 당연히 죽은 적도 없겠지.



하지만 유치원 동창들은 죄다 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고, 분명히 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문제의 그 친구는 중학교 올라가기 전에 또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 후 연락이 끊어졌다.

당시 다니던 유치원은 기독교계의 사립 유치원이었는데, 지금은 문을 닫아 딱히 알아볼만한 곳도 없다.



지금 와서도 이해할 수 없고, 기분 나쁜 이야기다.

게다가 최근 직장에서 우연히 유치원 때 이후 만난 적이 없던 친구와 재회하면서 더더욱.

어린 시절 이야기를 왁자지껄 나누다가, 문득 그 녀석이 [그러고 보니까 우리 유치원 때 교통사고로 죽은 녀석 있지 않았냐?] 라며 그 전학생의 이름을 꺼내자,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기억이 없을 뿐더러 그가 무언가를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만약 그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솔직히 복잡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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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5th]불투명 유리

괴담 번역 2024. 11. 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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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한 뒤, 직장에서 친구가 된 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녀석, 불투명한 유리가 트라우마라고 한다.

회사 기숙사 화장실은 문에 작은 불투명 유리창이 달려 있었는데, 그 녀석이 사비를 내서라도 바꾸겠다고 해서 그 문까지 바꿨을 정도였다.



회식날, 2차에 가서 왜 그렇게까지 불투명 유리를 싫어하냐고 물어봤다.

술에 잔뜩 취한 것 같았는데, 그걸 물어보니 녀석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안 듣는 편이 좋아.]



그런 말을 들으면 역으로 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나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옛날에는 TV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 같은 거 많이 했었잖아.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같은, 귀신 나오는 거. 병원에서 일하는 주인공 집에, 한밤 중 환자 할머니가 찾아오는 이야기가 있었어.]



주변에서도 다들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입원 중이라 찾아오는 건 무리일텐데... 어떻게 오셨지? 하는 이야기. 아니나다를까, 병원에 있던 할머니는 돌아가신 거고, 천국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것 같다는 이야기였어. 그거 자체는 별 이야기가 아닌데, 재연 장면의 불투명 유리 너머 서 있던 할머니 귀신이 엄청 무서웠거든.]

귀기울이던 주변 사람들은 다들 [에이, 뭐야. 겨우 그런 이야기 가지고?] 라며 다들 야유를 보냈다.



[아니,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야. 그 후부터 불투명 유리가 신경 쓰이게 돼서, 집에서도 할아버지 댁에서도 계속 의식하게 됐거든. 그랬더니 검은 그림자가 보이는 거 같더니 그게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어.]

목욕탕 불투명 유리 너머서도 검은 그림자가 서 있는게 보여서, 부모님이 불평하는데도 그날부터 절연 테이프를 붙여 가려버렸다고 한다.

할아버지 댁에서도 고집을 부려, 장지문 아래 붙어 있던 불투명 유리를 죄다 갈아치웠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교체한 책받침만한 사이즈의 불투명 유리를, [이런 것 하나도 안 무섭다. 한번 보렴.] 하며 그 녀석에게 건네주었다.

그 녀석도 용기를 내서 큰맘먹고 유리를 눈 가까이 대고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유리 너머 크고 작은 그림자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더라고. 깜짝 놀라서 그만 유리를 떨어트려 깨버리고 말았어. 그것들은 유리 너머 서 있는게 아니라, 그 안에 있어서 유리를 바라보면 보이는거야...]



순간 주변이 싸늘해졌다가, 함께 듣던 선배의 [잘 지어낸 이야기구만! 너 괴담에 재능이 있네.] 라는 웃음과 함께 분위기가 돌아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참고 있었기에, 나는 곧바로 화장실에 갔다.

그랬더니 화장실에는 마침 불투명 유리로 된 작은 창이.



아무래도 알아차리면 안되는 모양이다.

나한테도 뭔가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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