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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45th]진동

실화 괴담 2011. 11. 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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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tespitah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금 사는 집에 3년 전 이사를 왔습니다.

제 집은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방이 있는데, 들어가보니 전 주인이 아주 큰 붙박이장을 두고 갔더군요.

방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장은 거의 방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문은 바퀴가 달린 미닫이문으로, 완전히 닫는 잠금 장치는 없었습니다.

장이 얼마나 컸던지, 처음 이사와서 비어 있을 때는 어른 두세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준이었습니다.

완전히 새것같이 깨끗한 장이었기에, 저는 먼지를 잘 닦아내고 쓰기로 했습니다.



책상과 가구들을 들여 놓자, 방에는 겨우 잠을 잘 공간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창문이 크고 아늑한 느낌이 들어 저는 그 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허리가 좋지 않아서 항상 침대가 아니라 바닥에서 잠을 자는데, 언제나 붙박이장 쪽에 붙어서 잠을 청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진동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한 번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반드시 10분 간격으로 비슷한 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저는 혹시 어디에 잃어버린 휴대폰이라도 있나 싶었지만, 그다지 무섭지도 않았기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 소리는 항상 붙박이장 안 쪽에서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문을 밀어서 열어 놓으면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배터리가 다 되면 사라지겠지 생각했지만 진동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진동 소리는 어김없이 새벽 3시 즈음이 되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올해 여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잠을 못 이루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불면증이 있어 늦게까지 깨어 있는 일이 잦았기에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어디서 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죠.



어느 날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던 도중 방에서 새벽만 되면 진동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옆집에서 나는 소리나 컴퓨터 소리가 아니냐고 되묻더군요.

그리고 바로 그 때, 또 진동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방금도 났어. 컴퓨터도 다 꺼져 있고, 옆집에서 나는 소리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릴 리가 없잖아.]

하지만 대화는 그냥 결론 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전화를 끊고 잠을 청했죠.



그리고 그 날 밤, 저는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어둡고 조용한 드레스룸에서, 목부터 발목까지 내려오는 아주 긴 모피 코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사방에 걸린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보며 흡족해하고 있었죠.



그 코트는 목부분은 하얀색인데,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색이 짙어져 발목 부분에는 검은 자주빛이었습니다.

제 옆에서는 어느 40대 여인이 저에게 연신 잘 어울린다며 칭찬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옷을 가져가라고 계속 권유했죠.



저는 솔깃해져서 옷을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그 여자가 저에게 귓속말로 [그런데 사실 이 코트, 원래 주인이 살인을 하고 도망갔어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 대답도 이상했습니다.



별안간 제가 [아, 그거 원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그 사람 신고했거든요.] 라고 한 것입니다.

꿈이었지만 왠지 저 자신이 무서워져서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장 쪽에서 또다시 진동이 울렸습니다.



저는 순간 그 소리에 관해 다른 이에게 말을 했던 것이 처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 것이라 저를 달랬죠.

하지만 그 날 밤만은 유독 그 진동이 공포스럽게 느껴져, 날이 밝을 때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 그 진동 소리는 띄엄띄엄 두어번 더 들리더니 이제는 몇달째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옷장 정리를 할 때마다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보지만, 몇년간 들려오던 휴대폰 진동 소리의 행방은 도저히 찾지를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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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혹시 이야기의 꿈 속에서 언급되는 코트가 붙박이장 속 어딘가에 남아있어서, 새벽마다 원혼이 들러붙어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ㅈ')
  2. 계속~ 진동이 있는다는게 좀 이상하긴하지만, 다른집의 핸드폰 진동소리 들릴수도 있긴해요.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윗집에 핸드폰진동소리 가끔씩 들린적있어요.
    옆집 윗집 TV나 핸드폰벨소리같은건 안들려도 오히려 진동소리?는 들리던데요.
    책상이나 탁자에서 울리는 진동소리같은거...
    '글쓴이의 옆집이나 윗집 사람 중 하나가 야행성이며 핸드폰을 항상 진동으로 해두는 사람이고 새벽에 친구와 자주 문자를 주고 받는다' 일수도
  3. 포 의 소설같네요.

    붙박이장 을 떼어내면 진동알람시계를 찬 백골이 나오겠군요~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11.29 18:02
    꿈은 그냥 개꿈이고,
    윗집이나 옆집 사람이 3시쯤에 알람 맞춰놓고 일하러 나가는 모양이군요.
    물론 소리나게 하면 이웃들이 잠깰까봐 진동알람으로 맞춰놓는 개념있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5. 근데 원래 남이 쓰던 물건은
    쓰는게 아니라죠
  6. 제생각도 옆집 진동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다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알람을 꺼버린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통화내용을 들었다는 건데 그건 그것대로 무섭네요 ㅎㄷㄷ
  7. 키아르네 2011.12.07 14:14
    무서운 이야기에 안맞는 말이긴 한데...
    나무로 만든 장일 경우 안에 벌레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벌레다보니 낮에는 조용하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울거나 나무를 갉아 먹는데요, 그 소리가 나무 안에서 나다보니 알수없는 소리로 들리더라구요. 굉장히 일관적으로 들리기도 하구요.
    몇년 후에 소리가 거의 사라졌다고 하시니 벌레가 수명이 다되어 조용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암수컷 한쌍이 들어있는 행운이 있다면 조만간 행드폰진동 스테레오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8. 나그네 2011.12.22 18:41
    지나가는 행인입니다만, 저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몇달 전 어느 날 소파가 있는 벽에서 갑자기 진동소리가 나더군요. 10시~11시만 되면;
    겁도 많은데 왜 하필 밤에만 소리가 나냐고 울고불고했던 기억이..;
    이젠 진동소리가 몇달 째 아예 안나더군요.
    이웃집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한쪽은 소파고 그 반대쪽은 베란다인 벽인지라;

    윗집 아랫집인가..
  9. 블랙박스 2012.02.04 13:04
    혹시 꿈의 내용중에서 모피코트를 장으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10. 주인을 신고하고 모피코트를 뜯어내다니 강력한 용사군
  11. 에스제이 2013.06.02 23:51
    진정한 용자. 용자는 모피코트를 입는다.
  12. 저는 반대의 경험인데, 수험생 시절에 매일 새벽 일찍 진동으로 울리는 알람을 맞춰놨었어요. 그런데 폰을 바닥에 놓고 자서 그런지 아랫집에서 맨날 진동소리 때문에 잠을 깬다고 안울리게좀 해달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글쓴분네 붙박이장이 윗집에는 없다면 그 위치가 윗집에서는 머리맡에 놔둔 폰알람이 아닐까 하네요.
    혹시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생기시면 윗집에 살짝 여쭤보세요:D
  13. 아무튼 이제 안들린다니 다행이에요..
  14. 왜차단되었지 2018.07.16 11:57
    구글에 '알수록 신기한 렘(REM)수면과 꿈의 세계'라고 검색해보세요.
    참고내용입니다.

    꿈의 내용은 기억에 의존합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기억이라도 뇌의 어딘가에 있다면 꿈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 말은 또 다른 한가지를 알려줍니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것'이 꿈에 나온다면, 그 꿈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죠.
    예지몽 같은 꿈 말입니다.
  15. 안녕하세요 저도 새벽에 같은 진동소리에 잠이 깬 사람이에요. 자꾸 어딘가에서 휴대폰 진동소기가 희미하게 느껴져서 아침 6시부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군요 분명히 들리는데요
    ... 집에서 말하기를 어디서 전류 흘러가는 소리일 수 있다고.. 아니면 휴대폰 증후군 일수도.. 평소에 전화받을 일이 많으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참 의문이네용..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