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320x100


우리 대학교에는 매년 학교 축제 때마다 건물 한 층을 통째로 써서 유령의 집을 만드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매년 불가사의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으로도 유명한 것이다.

일단 작업을 시작하기 전과 철수한 뒤 신사에서 사람을 불러 제사를 지내곤 했지만, 작년 축제 때도 여러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하나, 내 친구가 준비 작업에 참여하던 중 겪은 이야기다.

그 날 역시 평소처럼 많은 인원이 달라붙어 밤이 늦도록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윽고 작업도 마무리되고, 대부분의 인원은 자기 짐을 들고 건물 바깥에 붙어 있는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다.



담당 교수님과 뒷정리를 맡은 몇 사람만 도구들을 점검하고, 다같이 한 번에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기 직전, 교수님이 [이봐, 이제 아무도 없지?] 하고 층 전체에 울리도록 소리를 쳤다.

그랬더니 [네! 있습니다!] 하고 안쪽 교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불을 끄기 전 교수님이 한 번 확인을 했는데도, 확실하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제가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엘리베이터 앞에 있던 A군이 확인하러 뛰어갔다.



그러나 정작 찾으러 간다며 뛰쳐나간 A군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교수님이 확인하러 나섰지만, 대답을 했던 학생도, A군도 보이지 않았다.

먼저 계단으로 내려가버렸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들 1층에 내려오자 거기에는 A군이 있었다...



[이봐, 먼저 갈거라면 말이라도 해줬어야지! 모두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고 있었잖나!]

[엇, 저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계단으로 먼저 내려왔었습니다만... 엘리베이터라뇨?]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A군은 분명히 교수님 일행보다 먼저 계단으로 1층에 내려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던 이들도 모두 A군이 자신들과 함께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조금 더 이야기를 하는 사이 또다른 의문이 밝혀졌다.

교수님이 불 꺼진 복도를 향해 소리쳤을 때, 들려왔던 대답을 들었다는 사람이 반, 못 들었다는 사람이 반이었던 것이다...



이미 밤이 깊었기에 시간을 들여 확인할 수도 없었기에, 그대로 어느 쪽의 A군이 진짜였는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지금도 모른다고 한다.

그렇게 소소한 심령현상들이, 매년 축제마다 일어난다는 것이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 글을 읽으신 후 하단의 손가락 버튼 한 번씩 클릭 해주시면 번역자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