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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정도 전의 일이다.


자동차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렀다.


피곤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쉬고 싶은 마음에, 평소라면 잘 안 하는 전면 주차로 차를 댔다.




식사를 한 뒤, 패밀리 레스토랑을 떠나려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건다.


기어를 후진으로 놓자 갑자기 삑삑거리는 경고음이 울리더니 후면 카메라 모니터가 켜진다.


거기에는 작은 사내 아이가 비치고 있었다.




아이는 주저 앉은 채 땅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테일 라이트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차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벌써 새벽인데다 주변에 집도 많아서, 클랙션을 울리기에는 신경이 쓰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기어를 중립으로 돌리고, 차에서 내려 차 뒤로 갔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내가 내리는 걸 보고 장난 치려 도망친 건가 싶어 차 주변을 한 바퀴 빙 돌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혹여나 싶어 차 아래까지 들여다 봤지만 거기도 없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재빨리 다른 차 뒤로 숨었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차에 올라, 기어를 후진으로 넣었다.




그리고 아까와 완전히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차 안에는 삑삑거리는 경고음이 울려퍼지고, 모니터에는 아이가 비친다.


조금 당황했지만, 장난꾸러기 아이에게 조금 짜증이 났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기어를 중립으로 돌리고,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그제야 나는 그 아이가 혹시 인간이 아닌 게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잘 생각해보면 이런 새벽에, 부모도 안 보이는데 저런 꼬마아이가 패밀리 레스토랑 주차장에 있는 것도 기이하다.


결국 레스토랑 직원에게 차 밖에서 뒤를 좀 봐달라고 부탁하고 기어를 후진으로 넣었다.


다시 경고음이 울리고, 아이의 모습이 비친다.




하지만 직원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후진하라고 소리를 친다.


한동안 망설이다가, 나는 큰맘 먹고 후진을 시작했다.


차마 모니터를 보고 있을 자신이 없어서, 차가 지나간 순간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차는 아무런 문제 없이, 그 아이가 있던 곳을 지나 주차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주차장을 뒤로 하면서, 나는 왠지 신경이 쓰여 백미러를 보았다.


거기에는 아까랑 똑같이 바닥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혹여나 그 아이가 나를 바라보는 게 아닐까 두려워 서둘러 시선을 피한 후, 나는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어째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고, 딱히 알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면, 혹시 그 아이도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가끔 든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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