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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셋이서 도쿄 4박 5일 - 5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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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은 후다닥 지나가고 마지막 날이 와버렸습니다 흑흑...
잘 묵었던 숙소를 나오고, 닛포리역도 이제 안녕.
일요일이라 그런지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 합창을 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시 지켜보다가 지하철을 타러갑니다.
올 때랑은 다르게 갈 때는 스카이라이너가 아니라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기로 했거든요.

 


그리하여 도착한 도쿄역에 짐을 맡겨두고 또 포켓몬 센터로 갑니다...
이쪽에는 타카시마야 백화점 5층에 포켓몬 센터와 포켓몬 카페가 같이 있습니다.
포켓몬 카페도 예약을 해볼까 했는데 장렬히 실패하면서 이번에는 포기했습니다.
전에 오사카 쪽은 한번 가봤었는데 도쿄 쪽은 언제 가보게 될지 기약이 없네요.

 



포켓몬 센터는 쭉 한번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사실 파는 물건이야 큰 차이가 없으니까 이쯤 되면 그냥 마스코트 조형물 투어 같은 느낌이 됩니다.
그래도 잠만보랑 뮤가 같이 있는데 사진 한장 찍고 왔으니까 만족하는 걸로...
여기도 워낙 규모가 큰 곳이다보니 방문객이 많더라고요.
뭔가 하나 더 살까 하다가 계산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습니다...

 



동생 중 한명의 희망으로 요시다 포터를 보러갔는데 생각보다 맘에 드는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냥 가게만 돌아보고 나왔어요...

 



도쿄역 역사를 보기 위해 마루노우치 킷테로 향합니다.
여기는 원래 우체국 건물이었는데, 쇼핑몰로 리모델링해서 재개장한 건물.
이름인 킷테도 우표라는 뜻이 있습니다.
4층에 올라가면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 여기가 또 도쿄역을 내다보기 좋습니다.
사진 한장 안 찍을 수가 없죠.

 



점심식사를 할 요량으로 맞은편 마루노우치 빌딩으로 이동합니다.
여기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슈퍼마리오 콜라보를 진행 중.
굿즈 구경도 하고 마리오처럼 뛰겠다는 동생 사진도 찍어줍니다.
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니까 연말 분위기가 나서 참 좋았어요.

 



마루노우치 빌딩 6층에 있는 텐마루라는 텐동집에 갔습니다.
창 너머로 고쿄가 보이는 뷰가 좋았어요.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간만에 일본어 안 쓰고 편하게 주문했습니다.
튀김이 느끼하지 않고 바삭바삭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마루노우치 빌딩에도 야외 테라스가 있습니다.
이쪽에서 보는 도쿄역 뷰도 아주 좋으니까 한번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제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다시 나리타 공항으로.
여행 다 끝났다는 아쉬움은 참 매번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재밌게 일정 짜서 잘 놀고 와야지...!

 



다시 돌아올 날을 기약하며 도쿄를 떠납니다.
돌아오는 편도 대한항공이라 기내식을 맛있게 먹었어요.
여행 가서는 참 힘들게 돌아다니고 고생했지만, 지나고 나서 여정을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고 즐거운 순간들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결국 마지막 날까지도 2만보를 넘기면서 4박 5일간 12만보를 걷는 대장정이 되었습니다.
새삼 끝까지 일정 잘 따라와 준 동생들에게도 고맙네요.
다음에는 진짜 힐링 여행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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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3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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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여정은 아침밥부터 시작합니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이치요시 소바.
커다란 오징어 튀김이 들어있는 소바가 명물인 서서 먹는 소바집입니다.
두툼한 면과 엄청 큰 오징어 튀김이 씹는 맛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 집은 그야말로 로컬 맛집인데, 24시간 운영하는데 아침부터 새벽까지 계속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혼자 차가운 소바를 시켰던 동생은 아쉬웠다고 하니까 여러분은 꼭 따뜻한 걸로 드세요.

 



첫번째 목적지는 아사쿠사.
닛포리역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아주 편하게 갔습니다.

 



높이 솟은 스카이트리를 뒤로 하고 먼저 찾은 곳은 반다이 본사.
앞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같이 사진 찍기 좋습니다.
저도 손오공이랑 고지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부에도 무료 전시관이 있는데, 아침 일찍 가서 아직 문을 안 열었길래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아사쿠사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센소지.
카미나리몬과 나카미세도리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는 일본스러움을 쉽게 느낄 수 있는 필수 코스죠.
앞에 있는 관광센터에 올라 전경을 바라본 후, 사람이 바글거리는 나카미세도리로.
언제 찾아와도 사람이 참 많은 곳이고, 그래서 즐거운 곳입니다.

 


센소지 경내 풍경입니다.
연기를 쐬면 건강해진다는 이야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연기를 쐬고 있죠.
절이지만 한국이랑은 다르게 본당에 불상이 없어서 사실 본당은 한번 쓱 보고 나오면 끝인게 아쉽네요.
운세뽑기도 해봤는데 동생 중 한명이 흉을 뽑았습니다.
이런데서 흉 뽑는 거 처음 봤는데... 액운은 고이 묶어놓고 왔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도쿄 스카이트리.
이동이 귀찮아서 택시를 타버렸습니다.
도보로 30분쯤 가야하는데 돈 벌고 어른 되니까 그거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부르게 되네요.
7년 전이랑 마찬가지로 겨울철인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전망대를 가볼까 싶었지만 어제 도쿄타워를 갔으니 굳이 안 가봐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되어 스킵.

 

 



그럼 오르지도 않을 스카이트리를 뭐하러 갔느냐...
포켓몬 보러 갔습니다.
포켓몬 센터 스카이트리 타운이 여기 있습니다.
레쿠쟈 구경도 하고, 제가 참 좋아하는 니드킹 인형이랑 메탈 참이 다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점프샵이나 커비 카페, 해리포터 마법도구점 같은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으니 겸사겸사 들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시아게역에서 아사쿠사역으로 돌아온 후 다음 방문지는 아사히 맥주 본사 빌딩.
22층 스카이룸에서 맥주 한잔 마시는 건 또 참 즐거운 일입니다.
안주 없이 가볍게 생맥주 한잔씩 마셨는데, 맛도 맛이지만 이게 희한하게 엄청 취하더라고요.
일본에서 마신 술 중 가장 취기가 빠르게 올랐던 느낌입니다.

 



내려오면 바로 스시로가 있길래 회전초밥을 부수러 갔습니다.
셋이서 아주 탑을 쌓을만큼 먹었는데 1인당 4만원쯤 나와서 생각보다 되게 이득 본 기분이었습니다.
요새는 레일을 따라 회전하지 않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번에 왕창 시켜서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초밥집이랑은 퀄리티 차이가 당연히 크지만, 그래도 이렇게 패스트푸드처럼 즐기는 회전초밥집만의 매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밥 먹고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넘어가는 플랜이었는데, 정작 밥 먹고 나오니까 다음 배가 한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주변에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다리 건너에 있는 카미야 바를 들렀습니다.
이곳은 1880년에 개업한 일본 최초의 서양식 바인데, 오래된 가게답게 아직도 현금만 받습니다.
초대 사장이 개발한 덴키브랑이라는 칵테일이 유명한데, 저도 여기저기서 이름만 듣다가 실제로 마셔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요즘 레시피는 30도, 클래식 레시피는 40도의 독주인데도 그리 독하게 느껴지지 않고 달달한 맛이 있어 마시기 쉬웠습니다.
쿠시카츠랑 게살 고로케 시켜놓고 시간을 때우다 슬슬 배를 타러 가봅니다.

 



갑판에 올라가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이동수단이고, 매력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아사쿠사랑 오다이바를 같은 날 돌아보실 계획이 있다면 배를 타고 이동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소요시간은 한시간 가량입니다.

 



어느덧 오다이바는 해질녘.
해변공원의 자유의 여신상과 후지테레비를 가볍게 돌아만 보고 나옵니다.

 



덱스에 있는 레트로 상점가 다이바잇쵸메도 돌아봅니다.
여기서는 클래식한 레트로 게임을 즐기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7년 전에 갔던 귀신의 집도 여전히 있는데, 이번 동행들도 다 저보다 겁이 많기 때문에...
스킵당했습니다 ㅋㅋㅋ

 



다음 행선지는 다이버 시티 도쿄.
동생 중 한명이 요즘 건담과 건프라에 입문한터라, 건담베이스 도쿄를 꼭 와보고 싶어했습니다.
정작 여기서 뭐 산 건 없는데...
그래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다이버 시티 도쿄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실물크기 유니콘 건담.
상영시간까지 기다려서 영상도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큰 로봇이 변신까지 한다니 참 올때마다 보지만 매번 감탄하게 되는 구경거리입니다.
요코하마의 건담 팩토리도 남아있었다면 보러 갔을텐데...
있을 때 못 간게 참 아쉽게 됐네요.

 



슬슬 지쳐가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유리카모메를 타러 가봅니다.
홋카이도 멜론 아이스크림은 사람을 살려내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도착한 곳은 시죠마에역.
이 곳에 새로 생긴 대형 사우나 만요클럽에 병설되어 있는 상업시설, 천객만래를 보러 왔습니다.
가마쿠라 느낌이 나게 옛스런 일본을 재현해 놓은 상점가인데, 워낙 늦게 와서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은 채였습니다.
만요클럽 8층에는 야외 족욕탕이 있는데, 이용료가 무료인데다 야경을 보면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들르게 된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마침 문을 연 가게 중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던 몬자야키 가게가 있어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츠키시마 몬자 쥬고야.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좀 느긋하게 식사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오코노미야키와는 다르게 양배추로 담을 세운 뒤 질척한 전분물을 부어서 부쳐먹는 요리.
맛도 있고 먹기 편해서 되게 술술 넘어가는게 의외로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역시 겉보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밥 먹고 나오니까 10시가 다 되서 슬슬 숙소로 돌아갈까 했는데, 일정 중 마지막으로 넣어뒀던 토리노이치 축제를 다들 가고 싶어하더라고요.
결국 택시를 타고 아사쿠사로 복귀했습니다.
우버 쿠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몰라요.
토리노이치는 11월 닭의 날 3번에 걸쳐 진행되는 상업 번창을 기원하는 축제입니다.
쿠마데라는 장식물을 구매하면서 장사가 번창하기를 바라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상인들의 축제.
쿠마데가 하나 팔릴 때마다 상인들이 박수를 짝짝 치면서 번창을 외치는 활기 넘치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일본 전통 축제를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저한테도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

 



택시 타고 숙소에 복귀하니 이미 자정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편의점 터는 건 잊지 않았고... 푸딩 냠냠하고 잤습니다.

 

 



어김없이 2만보는 넘겼네요.
열심히 먹고 열심히 걸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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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2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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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날은 시부야로 향합니다.
닛포리랑 시부야는 야마노테센의 정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보통 여행을 가면 아침에는 일찍 움직이는 편입니다.
여행 가서도 출근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무튼 시부야역에 도착해서 스크램블과 하치공을 쓱 훑어보고 이동.
아침은 지나가다 보인 맥도날드에서 때웠습니다.
한국 맥도날드에서는 사라져버린 맥그리들과 애플파이를 먹었어요.
돌아와라 맥그리들...

 



다음 행선지는 시부야역에서 도보로 20분.
아침부터 한참 걸었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동네를 걷는 기분이라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거울만 보면 사진을 찍었네요.

 



그렇게 도착한 행선지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전세계에 6곳 있다고 하는,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리는 스타벅스입니다.
막입이지만 커피는 좋아하다보니까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간 보람이 있어서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남동에 있는 맥심 플랜트처럼 거대한 로스팅 시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하나쯤 생기면 좋겠네요.

 


주문한 메뉴는 셋이 똑같았습니다.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커피.
앞서 올린 사진 중 위스키를 숙성할 때 쓰는 오크통이 있는데, 그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커피입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한입 먹고 다들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습니다.
깊은 향과 달달한 맛, 위스키처럼 온더락으로 즐기는 풍류까지 뭐 하나 빠질 게 없네요.
다음에 가도 또 마실겁니다.
아침에 가니까 테라스에 자리도 있고, 날도 그리 춥지가 않아서 아주 여유 넘치는 티타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놀고나니까 다음 행선지를 가기 위해 시부야역까지 돌아가는게 귀찮아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버로 택시를 불렀어요.
우버 쿠폰은 최고야!
우핸들 차량의 조수석에 타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꽤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슬슬 보이는 다음 행선지.

 



도쿄에 왔으면 역시 도쿄타워를 들러야겠지요.
정작 저도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다같이 전망대를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메인 덱과 최상층 덱으로 구별되어 있는데, 메인 덱만 가보기로.

 



이날 날씨가 참 좋았는데요.
화룡점정을 찍어준 건 바로 후지산 뷰였습니다.
일본을 그렇게 다니면서도 후지산을 말끔하게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아무 기대도 없이 들른 도쿄타워에서 이렇게 선명한 후지산을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진짜 귀한 풍경을 봐서 다들 엄청 들떴던 기억이 나네요.
멀리서 봐도 이렇게 놀라운데 가까운데서 보면 기절초풍할 것 같습니다.

 



내려갈 때는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제 제안에 다들 주저했는데, 정작 내려가다 보니까 다들 만족한 체험이라 다행이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평소에는 보기 힘든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계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저희말고는 거의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네요.
빨간색 철골은 참 매력 있는 모습인 거 같아요.

 



푸드코트에서 점심식사를 뚝딱 해치우고 도쿄타워를 떠납니다.
여기 모스버거는 도쿄타워버거를 한정으로 파는데, 색종이로 접은 도쿄타워를 같이 주는게 재밌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 천천히 걸어가봅니다.

 



금방 도착한 이곳은 아자부다이 힐즈.
작년에 오픈한 새로운 상업지구인데, 신기한 건물 구경도 구경이지만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 아자부다이 힐즈 갤러리에서 포켓몬 공예전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정말 좋아하는 오타쿠다보니까 일정이 맞은만큼 꼭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일행들이 다 양해해 준 덕분에 같이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질감을 가진 포켓몬들을 마주하니 마치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귀여운 포켓몬 공예전 한정 피카츄 인형도 사고, 콜라보 카페 메뉴까지 아주 풀 패키지로 즐기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시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스크램블 구경도 하고... 빌리지 뱅가드 본점이 있길래 가봤는데 인싸 소품샵이 된 거 같아서 아쉽네요.
옛날엔 진짜 이딴걸 누가 사냐 싶은 물건만 팔았었는데 흑흑...

 



그리하여 이동한 곳은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6층.
여기에는 온갖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습니다.
캡콤 스토어, 닌텐도 스토어, 점프샵, 원피스 밀짚모자 스토어, 포켓몬 센터 시부야까지.
오타쿠는 이런 곳에서 헛되이 예산을 낭비하기 마련입니다.
저희도 신나게 엔화를 탕진하고 돌아왔습니다.

 



슈프림과 뉴에라를 들러서 다들 모자를 샀어요.
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모자를 샀습니다.
도쿄에 왔으면 도쿄 팀 모자를 써야지!
중간에 길 가는데 버스 안에서 공연하는 아이돌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신기한 구경을 했어요.

 



저녁은 스파게티의 판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체인점이기도 하고 든든하게 먹기에도 좋아서 제가 추천했습니다.
동생들은 다들 저의 경고를 듣지 않고 메가 사이즈를 시켰고 다들 후회했습니다...
저는 성우 Machico 콜라보 메뉴인 굴 페페론치노를 시켰는데 맛있더라고요.

 



다음으로 간 곳은 롯폰기 힐즈.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 롯폰기 힐즈 케야키자카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갔습니다.
7년만에 바라본 풍경인데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겨울에는 역시 반짝이는 걸 봐야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이런 대형 일루미네이션이 있어서 겨울에 일본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루미네이션을 본 후에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재빨리 시부야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저녁 9시에 시부야 스카이 예약이 되어 있었거든요.
원래는 저희도 해질녘을 노려봤었는데, 여의치 않아서 야경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네요.
기존에 봤던 야경 중 나고야의 스카이 프롬나드가 대단히 인상 깊었었는데, 시부야 스카이도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 준 느낌입니다.
일단 하늘이 탁 트여있고 도쿄 중심을 내려다보는 체험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기존의 도쿄 야경 명소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고 사진 찍기도 좋아서,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납득이 가더라고요.
다음에는 다른 시간대로 가보고 싶고, 어떤 시간대에 방문해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을 거라는 게 일행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아주 좋았어요.

 



이날도 패밀리마트를 털어먹었습니다.
먹은 건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잘 먹었습니다.

 



이날은 무려 3만보를 걸었습니다.
여행을 이렇게 행군하듯 하면 안되는데... 다음 여행은 꼭 힐링 여행으로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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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도쿄 4박 5일 - 1일차

잡동사니 2024. 12.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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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느덧 여덟번째 일본 여행인데, 제대로 여행기를 써보는 건 첫 여행 이후 아주 오랜만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끝난 이후 정말 자주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저로서는 드물게도 혼자가 아니라 셋이서 간 여행이라 추억을 되새길 겸 여행기를 적어볼까 해요.

 


여행에 동행한 건 같은 직장에 다니다 지금은 모두 이직한 친한 동생들 둘입니다.
보통 그렇듯 일본말은 저 혼자 하기 때문에 일정도 제가 짜고 통역도 제가 하고 그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챗 GPT를 통해서 짰습니다.
원래 제 여행 스타일이 최대한 빡세게 보고 싶은 걸 다 보게 짜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게 짜서 하루에 최소 2만보는 돌아다녔습니다.

 

 



첫날, 원래 출국 비행기는 오전 9시 55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이날 하필 올해 첫눈, 그것도 펑펑 쏟아지는 예상 못한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갈 예정이었는데, 일어나서 밖에 나와보니 이건 버스 타고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해서 도심공항터미널로 가서 짐 맡기고 직행열차를 탔습니다.
한 10분 늦었으면 도심공항터미널 이용이 안될 상황이었는데 빠르게 판단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나...?
고양 쪽에서 오는 동생들은 첫차 타고 진작에 도착해 있더라고요.





아무튼 공항 도착해서는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하면 승무원이랑 같은 출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출국장 이동이 아주 용이합니다.
다만 정작 이렇게 빨리 나오고서도 폭설 때문에 지연이 됐기 때문에... 일찍 공항에 온 건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한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탑승했는데, 결국 비행기 안에서 3시간을 더 기다린 끝에 오후 2시에 이륙해서 4시가 다 되서야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5년 전에도 겨울에 도쿄 가다가 비행기에서 3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겨울에는 여행을 삼가야겠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여행 다니면서 난생 처음으로 FSC,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늘 LCC만 타다가 왠일로 대한항공을 탔느냐 하면 마일리지 소모 기한이 도래해서... 멀리 갈 계획이 없다보니 마일리지도 일본 갈 때 쓰게 되네요.
아무튼 FSC 답게 이어폰도 주고 기내식도 줍니다.
굴소스 해산물 덮밥인데, 아주 맛있었습니다.





마리오와 동키콩의 환영을 받으면서,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교환해 이동합니다.
일본에 도착해서 처음 먹은 건 스타벅스의 시즌 한정 메뉴, 메리베리 스트로베리 프라푸치노...
화이트 초콜렛과 마스카포네 휘핑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그냥 딸기라떼였습니다.
딸기라떼는 맛있죠.





스카이라이너를 타면 한시간 안쪽으로 숙소를 잡은 닛포리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밤이 되어버린 바깥 풍경에 한탄하며 숙소로.
이번 숙소는 에어비앤비 느낌으로 아파트 하나를 빌렸는데, 자체 홈페이지가 있어서 에어비앤비보다 조금 싸게 예약했습니다.
숙소 이름은 후타바 호텔.
3인 4박 109,000엔이었는데, 있을 거 다 있고 방도 좋고 한달살기 해도 참 좋겠다 싶은 숙소였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갈 일 있으면 재방문하고 싶네요.

 

 



원래 일정 상으로는 이거저거 계획이 있었는데 다 망했고, 바로 신주쿠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초 짜놓은 동선도 좀 꼬이면서 이날 일정은 별로 참고할 게 없게 되어버린게 아쉽네요.
도쿄도청에서 야경도 보고 라이트쇼도 볼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들를 시간이 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제일 먼저 들른 것은 이번 여행 세명의 관심사가 일치하던 카메라샵.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면 잘 알만한 키타무라 카메라라는 가게인데, 잘 정리되어 있는만큼 가격이 좀 나가는 편입니다.
정크 쪽에서 건질게 있나 열심히 들여다보다가 그냥 있는 카메라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얻고 나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유니클로 신주쿠 본점이 10월에 새로 오픈했다길래 열심히 돌아보고 옷도 많이 샀는데 거기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고지라 70주년 기념 UT, GU 해리포터 콜라보 슬리데린 후드티, GU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콜라보 플리스, 그리고 GU 카고팬츠를 샀습니다.
오타쿠 티내기 딱 좋고 한국에서는 안 파는 물건들이라 아주 만족스럽게 잘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좀 팔아주면 좋겠네요 맨날 일본 가서 살 수도 없고...

 



기내식 먹고나서 아무것도 안 먹으니까 배가 고픕니다.
유니클로 나오니까 바로 앞에 긴자 라이온 비어홀 신주쿠점이 보입니다.
원래 계획 짤때는 긴자를 가서 본점을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을 짜다보니 4박 5일에 다 낑겨넣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신주쿠점이라도 들러보기로 합니다.
저녁을 야키니쿠를 먹고 싶다는 일행의 의견을 수렴하여 가볍게 맥주 한잔만.
기왕 이런데를 오면 생맥주는 에비스를 먹고 싶어집니다.
철판에 구운 소세지랑 먹으면 맥주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보러간 것은 고지라 로드의 고지라 헤드...
사실 이것도 원래 계획으로는 앞에 가서 고지라 티셔츠를 입고 셀카를 박을라고 했는데, 폭설로 인한 지연으로 인해 여러모로 일정 맞추기 어려울 거 같아 결국 방문을 포기했습니다.
대학교 때 초대 고지라에 대한 발표를 한 이후 관심이 생긴 캐릭터인데, 다음에는 꼭 앞에 가서 사진 찍어보고 싶네요.
그때까지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주기를...
아무튼 멀리서라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은 야키니쿠 무한리필집.
히노마루라는 곳인데, 한 건물 지하에 본점이 있고 6층에 2호점이 있습니다.
현금이나 페이페이/카카오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저희는 2호점을 이용했는데, 두당 5만원 정도 선에서 고기랑 음료 무한리필이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구글 리뷰 평점 본점과 2호점 모두 5점에 육박할만큼 되게 좋은데, 고기가 꽤 맛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만족했습니다.
한국어 메뉴가 있긴 했는데 정작 직원분들이 다 중국 분들이고 손님들도 중국 분들이 주로 찾는 거 같더라고요.
결국 한국어 메뉴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문했습니다.
우설을 엄청 먹었네요.
다만 닛카 하이볼은 제가 타는 것보다 맛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술을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식사를 마치고서 향한 곳은 가부키쵸 1번가.
동행한 동생들이 다들 용과 같이를 즐겼기 때문에 초행길인데도 익숙해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예전에는 진짜 좀 돌아다니기 위험한 느낌이 물씬 나는 거리였는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정돈되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때 유명했던 토호 시네마 옆도 울타리 쳐놓으니까 사람도 없고... 오히려 삐끼들이 줄을 서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대로변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2023년에 새로 생긴 가부키쵸 타워가 이날의 마지막 행선지였습니다.
여기는 새벽까지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묵으신다면 야식 먹으러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DJ 공연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풍경과 여기저기 가득한 네온사인이 그야말로 도쿄 사이버펑크.
2층에는 오락실도 있고 가볍게 들러서 구경하기 여러모로 좋은 곳이 아닌가 싶네요.

 



이건 신주쿠역으로 돌아오다가 드러그 스토어에서 산 드래곤퀘스트 콜라보 안약, 로토 Z! 프로입니다.
슬라임처럼 생긴게 너무 귀여워서 샀는데 이날 이후 다른 드러그 스토어에서 찾질 못해서 몇개 더 살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일단 보이면 사야하는 것이 여행의 진리인 거 같네요.

 



숙소가 있는 닛포리역 인근은 주택가라서 아주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도보 5분 정도인데, 오는 길에 마트도 있고 패밀리마트도 2개 있어서 이거저거 사먹기도 좋고...
원래 술을 잘 안 마시는데 여행 가면 괜스레 마시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번 여행도 매일같이 편의점 털고 매일같이 야식을 먹는 방종한 삶을 즐겼습니다.

 



여행 첫날부터 가볍게 2만보 돌파.
여행 중 가장 적게 걸은 게 첫날이었네요.
제가 일정을 짜면 늘 이렇게 되는데, 매번 힐링 여행을 꿈꾸면서도 미친듯이 걷다오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게 일정을 맡겨야 할 팔자 같습니다.`
여행기는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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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아래에는 - 카지이 모토지로

잡동사니 2023. 4. 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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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이것은 믿어도 되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벚꽃이 저렇게나 훌륭하게 핀다니 믿을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저 아름다움을 믿을 수 없기에, 요 이삼일간 불안했다. 하지만 지금, 드디어 깨달을 때가 왔다. 벚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이것은 믿어도 되는 사실이다.

어째서 내가 매일밤 집에 돌아가는 길, 내 방에 있는 수많은 도구 중, 고르고 골라 조그맣고 얇은 것, 안전 면도기의 면도날 같은 것이, 천리안처럼 머릿 속에 떠오르는가――너는 그걸 알 수 없다고 했지만――그리고 나에게도 역시나 알 수 없는 일이지만――그것도 이것도 역시 같은 일임에 틀림없다.

어떤 나무의 꽃이라도, 이른바 만개한 상태에 달하면, 주변 공기에 일종의 신비한 분위기를 퍼트리게 된다. 그것은 잘 돌던 팽이가 완전한 정지에 이르듯, 또한 훌륭한 음악을 연주하여 어떠한 환각을 동반하듯, 불타오르는 생식의 환각을 불러 일으키는 후광 같은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밖에 없는, 신비롭고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어제, 그저께, 내 마음을 몹시 우울하게 만든 것도 그것이었다. 나에게는 그 아름다움이 어쩐지 믿을 수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반대로 불안해지고, 우울해지고, 공허한 기분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드디어 깨달았다.
너, 이 만발하여 화려하게 흐드러진 벚나무 아래에, 하나하나 시체가 묻혀있다고 상상해 보도록 해라. 무엇이 나를 그토록 불안하게 했는지 너도 납득할 수 있겠지.
말과 같은 시체, 개와 고양이 같은 시체, 그리고 사람 같은 시체, 시체는 모두 부패하여 벌레가 꼬이고, 참을 수 없는 냄새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수정과 같은 액체를 질질질 흘려댄다. 벚나무의 뿌리는 탐욕스러운 문어처럼, 그것을 끌어안고, 말미잘의 촉수 같은 모근을 끌어모아 그 액체를 빨아들인다.
무엇이 저런 꽃잎을 만들고, 무엇이 저런 꽃술을 만드는지, 나는 모근이 빨아들인 수정 같은 액체가, 조용히 행렬을 지어, 관다발 속을 꿈처럼 올라가는 것이 보이는 듯 하다.


――너는 무얼 그리 괴롭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거야. 아름다운 투시술이잖아. 나는 지금 드디어 눈동자에 의지해 벚꽃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제, 그저께, 나를 불안하게 만들던 신비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이삼일전, 나는, 여기 계곡을 따라 내려가, 돌 위를 따라 걷고 있었다.  물보라 속에서는 여기저기서 명주잠자리가 아프로디테처럼 태어나, 계곡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너도 알다시피, 그들은 거기서 아름다운 결혼을 한다. 한동안 걷자니, 나는 이상한 것과 마주쳤다. 그것은 계곡물이 말라붙은 모래톱에, 작은 물웅덩이가 남아있는, 그 물 속이었다. 뜻밖에 석유를 흘린 것 같은 광채가, 수면에 떠올라 있었다. 너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것은 수만마리라고 셀 수도 없는, 명주잠자리의 시체였다. 틈 없이 수면을 메우고 있는, 그들의 겹치고 겹친 날개가, 빛을 반사해 기름같은 광채를 흘리고 있었다. 그곳이, 산란을 마친 그들의 무덤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가슴이 쿵쾅거렸다. 무덤을 파헤치며 시체를 탐하는 변태와 같은 잔인한 기쁨을 나는 맛보았다. 이 계곡에는 무엇 하나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없다. 꾀꼬리나 박새도, 하얀 햇살을 받아 푸르게 피어오르는 나무의 새싹도, 그저 그것만으로는 흐리멍텅한 심상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비극이 필요하다. 그 평형이 있음으로, 그제야 나의 심상은 명확해져 간다. 나의 마음은 악귀처럼 우울에 목말라 있다. 나의 마음에 우울이 완성될 때에만, 나의 마음은 잦아든다.


――너는 겨드랑이 밑을 닦고 있구나. 식은땀이 나는건가.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무엇도 그것을 불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끈적끈적 말라붙은 정액 같다고 생각해 보렴. 그렇게 우리들의 우울은 완성되는거다.
아아, 벚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도대체 어디서 떠올라 온 공상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시체가, 지금은 마치 벚나무와 하나가 되어, 아무리 머리를 흔들어도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나는, 저 벚나무 아래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는 마을 사람들과 같은 권리로, 꽃놀이 술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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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5일차

잡동사니 2017. 12. 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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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날.

아침에 일어나 짐을 숙소에 맡긴 뒤 체크아웃.

체크인 당일과 체크아웃 당일 모두 짐을 맡아주는 좋은 숙소라서 끝까지 덕을 봤습니다.

오늘 행선지는 시부야에요.


그런데 구글 맵이 무슨 말썽을 부렸는지, 곧이곧대로 믿고 내린 하쓰다이역에서 시부야까지는 또 30분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결국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걷기만 엄청 했네요.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변 구경이나 했습니다.

날씨는 참 좋더라고요.




제 목적지는 NHK.

일본의 공영방송국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방송국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스튜디오 파크라고 방송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데, 이곳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저 네모난 친구는 NHK의 마스코트 도모군.


오픈 시간인 10시에 딱 맞춰 도착했는데, 앞에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수학여행철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잔뜩 견학을 온 거였어요...

200엔 내고 일단 표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체험 코너는 미래의 주역들이 와글와글.

저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지나왔습니다 흑흑.




방송 관련 스튜디오나 8K 고화질 영상, 이런저런 소품 구경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 방송에 관심이 있으시면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거 같네요.

과거 방송을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도 구비되어 있었고요.




스튜디오 파크 내부를 돌아다니며 퀴즈를 맞추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일본어 힌트를 읽을 수만 있으면 정답은 다 알려주는 수준이라 가볍게 기념품 획득.

왼쪽 노란 건 메모장입니다.




NHK를 나온 뒤, 바로 옆에 있는 요요기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 마침 스포츠카 행사가 열리고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보기 힘든 스포츠카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어, 열심히 구경했습니다.

NHK보다 여기가 더 재밌었어요.




실제 카레이서를 만나는 행사도 있더라고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레이스에 나서는 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스폰서로는 타미야하고 레드불이 있었는데, 타미야 쪽에서는 미니카를 그대로 실물 크기 자동차로 만들어 놓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요기 공원 옆에는 국립 카스미가오카 육상 경기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사이타마 스타디움이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이 되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바로 이곳이 일본 축구의 심장이었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 당시, 도쿄대첩도 이곳 요요기 구장에서 터진 기적이었죠.

지금은 가끔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기도 하고, J리그 중립 경기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2022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전면 재건설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니, 이 경기장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셈입니다.




시부야에 온 이상 하치코 동상을 안 보고 갈 수가 없죠.

천천히 걸어서 또 이동을 시작합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시부야 소방서.

이곳 맞은편은 패션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소방서 근처라 파이어 스트리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와서 문을 연 가게가 없더라고요...


타워레코드도 크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앞에는 짝퉁 하치코 동상도 있었습니다.

뭔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더라고요.

입구 중 한면은 우리나라 아이돌 JBJ 광고가 붙어 있어서, 새삼 한류의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여기는 디즈니 스토어.

안에는 온갖 디즈니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고,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풍경들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못난이 난쟁이, 피노키오를 만드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작업대,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앤디의 방...

추억을 되살려주는 기분 좋은 공간이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하치코 동상.

주인을 기다리다 죽은 개 이야기는 다들 아시겠죠.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응?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두마리가 있었는데 왠 아저씨가 데려다놓은 거 같더라고요.

정작 하치코보다는 고양이를 더 열심히 봤습니다.

고양이 넘나 귀여운것.




하치코 동상 바로 앞에는 시부야의 명소 중 하나인 스크램블 교차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태원역처럼 여러곳의 신호등이 한번에 보행 신호로 바뀌고, 그 순간 쏟아져나오는 인파가 장관인 것으로 유명하죠.

여기서도 사진 한장.




조금 걸어가니까 109 쇼핑몰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에는 방탄소년단이 크리스마스 광고판을 달고 있더라고요.

새삼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대단하다는 걸 외지에서 느끼게 되더랍니다.




어느덧 밥때가 되었기에 눈에 보이는 요시노야로 슝.

치즈 부타동 오오모리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09 앞에서는 도쿄 코믹콘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드로리안을 전시해 놨더라고요.

실물 크기로 만들어오니 멋있더라고요 확실히.

어느덧 백 투 더 퓨처의 미래였던 2012년도 한참 지나가버렸네요.

세월이란 참...




주변에는 일반 돈키호테보다 더 큰 메가돈키도 있었습니다.

여기에도 짝퉁 하치코가...

멍멍이 발 모양 빵도 만들어 팔고 있더라고요.

돈키호테는 할 일 없을 때 들어가보면 이상한 걸 많이 팔고 있어서 구경하기 참 좋은 거 같습니다.


여기까지 돌아보고나니 슬슬 공항 갈 준비를 해야겠더라고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은 뒤, 오시아게역에서 나리타 스카이 엑세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넉넉하게 2시간 정도 잡고 이동한 덕에,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 마쳐도 시간이 꽤 남더라고요.




그래서 2 터미널에 있는 포켓몬 스토어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공항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마스코트인 기장 피카츄가 참 귀엽더라고요.

나리타 공항 한정 상품도 팔고 있어서 열심히 구경하고 왔습니다.




도쿄에서 먹은 마지막 밥.

공항 내 푸드코트에서 파는 교자 정식입니다.

교자 15개에 밥은 오오모리 서비스가 된다고 해서 시켜봤습니다.

밥 반찬으로 교자를 먹는 건 좀 안 어울리는 거 같애요 확실히...




이렇게 4박 5일간의 여행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재밌게 잘 돌아다닌 거 같아 만족스럽네요.

다음에 또 언제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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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4일차

잡동사니 2017. 12. 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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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흘째.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비 오니까 나가기가 싫어서 커피 끓여먹으면서 숙소 라운지에서 한참 있었네요.

왼쪽 위에 있는 건 이로리라는 일본식 화덕인데, 저 화덕으로 희망자에 한해 아침식사를 만들어 줍니다.

이 숙소 이름도 저 이로리에서 따왔더라고요.




아무튼 아무리 비가 쏟아지더라도 기왕 온 여행 열심히 돌아다녀야 보람이 남겠죠.

우산을 쓰고 출발합니다.

오늘 목적지는 아키하바라.

숙소에서는 걸어서 20분 남짓 거리입니다.

커다란 취미 전문 서점도 보이고, 아키하바라역과 연결된 요도바시 카메라도 보이네요.

열시쯤 도착했는데, 마침 딱 요도바시 카메라 오픈 시간이었습니다.




요도바시 카메라는 우리나라 하이마트 같은 전자제품 전문 매장입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요.

아키하바라점 역시 온갖 PC 용품, 모바일 용품, 게임, 취미용품 등을 잔뜩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본어가 각인된 키보드, 직접 레이싱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레이싱 기어 등 이거저거 신기한게 많았습니다.




아키하바라점은 입지가 입지인만큼 취미용품 관련해서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포켓몬스터 인형이나 스타워즈 굿즈 같은 것도 잔뜩 있고, 장난감 매장도 한층을 통채로 쓰고 있더라고요.




근처에 AKB48 극장이 있다보니, 새 싱글 발매 기념으로 직접 찾아와서 싸인을 하고 간 모양이더라고요.

오른쪽은 최근 스위치로 신작이 발매된 슈퍼마리오.


게임 관련 잡지나 공략집도 많았습니다.

아랫줄 오른편은 종이로 만드는 페이퍼 시어터라는 건데, 입체적인 구성을 하고 있어서 참 신기했어요.




이곳저곳 독특한 가게가 많아서 걸어다니기만 해도 신기한게 참 많은 거리였습니다.

원래 취미가 레트로 게임 쪽이라서 중고 매장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가격이 전체적으로 만만치가 않아서 뭘 사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이 차라리 더 싸더라고요.




요도바시 카메라와 비견되는 대형 전자제품 매장 빅 카메라.

중고제품 전문 매장 트레이더.

아랫줄 왼편에는 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 광고판이 보이길래 찰칵.

비는 오전 내내 계속 내렸습니다.




돌아다니다 문득 하드오프가 눈에 들어와 잠깐 들어가봤습니다.

책이나 음반을 취급하는 북오프와는 달리, 게임기나 오디오 기기,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매장입니다.

이거저거 많기는 한데 딱히 건질 건 없더라고요.

싸게 파는 정크품도 있긴 한데 동작 보증이 없으니 손이 안 갔습니다.


아래쪽은 길 가다 발견한 고전게임 전문매장 레트로 게임 캠프.

젤다의 전설 테마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 절로 발이 갔는데, 역시나 가격이 정말 천정부지로 뛰고 있었습니다.

레트로 게임 취미 자체가 돈이 들 수 밖에 없는거지만, 아무래도 한국이 더 싸긴 한 거 같아요.




점심은 야로라멘이라는 곳에서 먹었습니다.

양이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위에 쌓인 숙주나물만 한참을 파먹으면 그제야 면이 나옵니다.

제가 시킨 건 그나마 양을 좀 줄인 거였는데도 저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나니 슬슬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산을 접고 또 여기저기 돌아다녀봅니다.

스루가야라는 중고 게임 매장인데, 가격 비싼거는 매한가지더라고요.

슈퍼 마루오라는 해적판 패미컴 게임이 무려 270,000엔에 팔리고 있더랍니다.




한켠에는 지하주차장을 빌어 정크품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맞은편에는 인텔 8세대 프로세서 출시 기념 행사 중이라 뭔가 대비가 됐습니다.

아키하바라답게 메이드 카페부터 시작해 온갖 카페가 많더라고요.

고슴도치 카페랑 고양이 카페가 같은 건물에서 경쟁하고 있기도 했고요.




왼편의 커피우유는 패밀리마트에서 105엔으로 할인하길래, 1엔짜리 해결할 겸, 잠시 앉았다 갈 겸 쉬엄쉬엄 마시고 갔습니다.

어느 매장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오른편에 있는 이상한 걸 파는 곳도 있었어요.

처키의 핏빛 파스타 소스랑 핏빛 카레...




여기는 레트로 게임 전문 매장으로 유명한 슈퍼 포테이토.

맨윗층은 옛날 게임만 돌아가는 오락실이었습니다.

잠깐 구경하고 내려와보니 온갖 옛날 게임 관련 물건은 다 팔고 있더라고요.

비싸서 구경만 하긴 했지만, 왠만한 게임기는 다 갖추고 있어서 참 부러웠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버추얼 보이 시연도 해봤네요.




여기는 돈키호테 8층에 있는 AKB48 극장.

인기가 최전성기만은 못하다고 하지만, 이날도 공연이 있는지 팬들이 앞에 줄을 쫙 서 있었습니다.

앞에서 슬쩍 안을 들여다보기만 하고 내려왔어요.




7층과 6층은 오락실 겸 파칭코였는데, 게임 체험해보라고 코인 10개를 주더라고요.

덕분에 난생 처음 파칭코도 해보고 슬롯머신도 돌려봤습니다.

결과는 죄다 꽝이었어요.

역시 도박은 하면 안되는 거 같습니다.

인형 뽑기도 한번 해볼까 싶었는데, 저렇게 대롱대롱 매달려도 안 떨어지는 거 보고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근처에는 AKB48 카페도 있었습니다.

기념품점에는 크리스마스 상품들을 잔뜩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딱히 좋아하는 멤버가 있는 것도 아니라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걷다 지친 것도 있고, 카페에서 좀 쉬다가기로 했습니다.

밥때도 아니고 가격도 비싸서 식사메뉴는 스킵.

딸기모카라는 게 있어서 시켜봤는데 커피 뒷맛에 묘한 딸기향이 섞여 올라와서 그저 그랬습니다.

500엔.

추가로 음료를 시키면 종이 랜덤 코스터를 뽑게 되는데, 저는 이와타테 사호라는 친구가 나왔네요.

지난번 총선거에서 42등 했다는군요.




카페 내부에서는 계속 AKB48 관련 영상을 틀어주더랍니다.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영상 같은 게 주로 나오고, 중간중간 멤버들이 나와서 카페 메뉴 추천도 해주더라고요.




이제 쉴만큼 쉬었겠다, 아키하바라도 다 돌아봤으니 천천히 또 이동을 해야겠죠.

가는 길에 부엉이를 머리에 얹은 부엉이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있길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머리에 있는 부엉이가 꽤 무거운 모양이더라고요.

지금 와서 보니까 복장이 호그와트 교복 코스프레네요.




다음 목적지는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

원래 미군 부대 옆에서 시장을 열었던 게 점점 커지면서 지금 규모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찾아갈만한 전통시장 중 하나입니다.

인근 우에노 동물원에서 팬더가 새끼를 낳았는지, 우에노 이곳저곳에 아기 팬더 탄생 축하 플래카드가 붙어있더라고요.




1,000엔에 초콜렛 마구 담아주는 걸로 유명한 가게도 있었는데, 이날은 어째 손님이 없는 거 같았습니다.

불닭볶음면도 만났네요.

전통시장이라고는 해도 꽤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걷다보니 하드오프와 하비오프가 같이 있는 건물이 있길래 또 들어가봤습니다.

하비오프는 취미용품 전문 매장으로, 중고 악기 같은게 잔뜩 있더라고요.

장난감이나 게임기도 많이 있었지만, 이건 아키하바라에서도 질릴만큼 봤으니.




사람들도 바글바글하고, 이런저런 가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입니다.

돌아다니면서 참 재밌었어요.

어느 나라를 가던 시장 구경은 꼭 해봐야하는 거 같습니다.




저녁으로는 텐동 체인점 텐야에서 올스타 텐동을.

마침 우에노점에서는 올스타 텐동 가격을 200엔이나 깎아주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550엔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튀김이 바삭바삭하고 아주 꿀맛이었어요.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다시 아키하바라를 거쳐가는 길.

버스 타이어로 카메라 렌즈를 표현한 센스 있는 광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옛날 전자상가 시절 아키하바라의 상징이었다는 라디오 회관도 스쳐 지나갔고요.




아키하바라에도 겨울맞이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있더라고요.

이름은 후유하바라 일루미네이션.

가을을 뜻하는 "아키(秋)" 대신, 겨울을 뜻하는 "후유(冬)" 를 넣은 언어유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 마지막까지 예쁜 걸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녁 야식은 딸기 롤케이크랑 초코 수플레 케이크를 냠냠.

숙소에서 자는 것도 마지막이라니, 참 아쉬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즐거운 여행이었는데도 돌아가려니 아쉬운 건 사람 욕심인 거 같아요.

다음날 짐을 뺄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 날은 25,942 걸음이나 걸었네요.

왠만하면 교통비가 좀 들어도 전철을 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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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도쿄 여행 4박 5일 - 3일차

잡동사니 2017. 12. 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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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세번째날, 조금 넉넉하게 일어나서 시나가와 역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넉넉하게 일어난 시간이 하필 딱 출근 시간대...

도쿄 남부 최대역이고 환승 노선도 여러개인 곳이라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시나가와 역을 빠져나와 주변을 돌아보니,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소니 본사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안 가볼 수가 없죠.


소니 본사에도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도 아닌 나라인데도, 여기저기 큰 곳 가면 트리는 꼭 있더라고요.

트리 아래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의 마스코트격인 캐릭터, 토로도 보이네요.

소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시연대도 있었습니다.




곧 새롭게 발매될 예정인 로봇 강아지, 아이보도 보였습니다.

뒤에는 역대 아이보 세대별로 쫙 전시를 해놓은게 인상적이었어요.

음향 기기 시청대와 플레이스테이션 4 시연대도 있었습니다.

잠깐 앉아서 게임을 하긴 했는데, 남들 출근하는 와중에 혼자 앉아서 게임하기도 뭐해서 금방 내려놨네요.




좀 느긋하게 나온다고 나온건데, 그래도 여전히 너무 일찍 나와버렸더라고요.

목표로 하고 나온 10시 30분까지는 아직도 한시간 가량 남은 상황.

어쩔 수 없이 또 천천히 역 근처를 돌아다녀봅니다.

헌법 9조 수호와 아베 내각의 개헌 저지를 외치는 일본 공산당 포스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소니 본사 근처에는 게임 쪽 업무를 맡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건물도 있더군요.

여기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있긴 한데 소니 본사보다 규모가 작아서 밖에서 슬쩍 들여다보기만 했습니다.




한참 시간 때우다가, 겨우 10시 30분이 됩니다.

오늘 시나가와 역까지 온 건 다름이 아니라 오다이바까지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시나가와 역에서 오다이바까지 무료로 보내주는 셔틀버스가 있거든요!

셔틀버스를 탑승하고 30분 정도 이동해서 오다이바에 입성합니다.


오다이바는 익히 알려져 있듯, 상업지구와 관광지구가 뒤얽혀 있는 인공 섬입니다.

개중 제가 타고 온 셔틀버스는 오오에도 온천이야기라는 온천에서 제공하는 교통편이에요.

여기도 입장하려고 한국에서 미리 티켓을 사왔지만, 일단 오다이바를 돌아보고 저녁에 입장할 요량으로 발을 옮깁니다.

오다이바는 원래 1980년대 버블 시기 개발이 시작됐는데, 버블이 꺼지면서 주거지구는 제대로 조성이 못 됐다고 합니다.

그 탓에 관광지가 여기저기 막 섞여 있는데다 교통편도 애매해서 여행객 입장에서는 참 곤란한 곳이기도 하죠.


어쩔 수 없이 걸어서 30분 정도를 이동합니다.

특히나 오오에도 온천이야기가 자리잡은 텔레콤센터 쪽은 딱히 볼 것도 없거든요.

가는 길에 눈에 들어온 해양박물관.

실제 배를 박물관으로 바꿔놓은 거라네요.

하지만 제 행선지는 오른쪽 아래, 멀리 보이는 둥근 전망대의 후지 TV입니다.




후지 TV는 특히 저 25층 원형 전망대로 유명한데, 다른 곳은 돈을 안 받아도 저 전망대 입장은 칼같이 돈을 받습니다.

오른쪽의 파란 강아지는 후지 TV의 마스코트 캐릭터 라프군.

전망대 입장권을 사려고 7층에 올라갔더니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했던 배, 고잉 메리호의 선수가 전시되어 있더군요.

원래 배 전체를 건조해서 오다이바에 띄워놨었는데, 현재는 철거하고 선수만 따로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것도 머리만 덩그러니 놓고 보니 묘하게 기분 나쁘더라고요.




성인 입장료는 550엔입니다.

후지 TV는 스탬프 랠리 프로그램도 준비를 해놨는데, 이걸 완성시키려면 꼭 전망대에 올라가야 할 필요가 있어요.

스탬프 5개를 다 모았더니 라프군 스티커를 한장 주더라고요.




원형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오다이바 풍경입니다.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있었는데, 슬슬 구름이 끼고 있더라고요.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육안으로 보면 도쿄타워랑 스카이트리가 눈에 다 들어오는 괜찮은 뷰더라고요.




후지 TV 안을 쓱쓱 돌아보며 지나갑니다.

우리나라 아침마당 격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스튜디오도 있었는데, 출연자 싸인 중 우리나라 가수 빅뱅이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다음 목적지인 DECKS가 보이길래 찰칵.




내부 전시관은 딱히 대단한 건 없어도 재미삼아 돌아볼 정도는 됩니다.

후지 TV의 양대 간판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드래곤볼, 한류 드라마 소개.

장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사자에상과 마루코는 아홉살.




점심은 DECKS로 이동 후, 태양루라는 중식 뷔페에서 먹었습니다.

1,500엔이었는데 그냥 배고프면 먹을만한 정도였어요.

배는 불렀지만 딱히 만족스럽지는 않은 느낌.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래도 드링크바 종류가 다양해서 이거저거 마실 거는 많이 마셨습니다.

7층에 위치한 가게라서 테라스 뷰가 괜찮은 것도 장점이네요.


DECKS에는 게임 업체 세가의 실내 테마파크 조이폴리스가 입점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을 보면서 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더라고요.

별 거 아니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3층에 있는 바로 그 조이폴리스.

원래 굳이 올 생각은 없었는데, 800엔인 입장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1층에서 입장료 300엔 할인 쿠폰을 나눠주길래 신나서 냉큼 들어가버렸죠.


이 곳은 원래 세가가 온힘을 다해 밀던 사업인데, 생각만큼 흥하질 못하면서 세가가 망하는데 한몫했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들어가니까 세가가 최근 열심히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디바, 하츠네 미쿠의 미니 라이브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사람 음성을 컴퓨터로 대신 흉내내어 노래를 부르게 하는 보컬로이드라는 프로그램인데, 캐릭터가 갖추어지고 이제는 아예 아이돌 같은 입지에 올라섰더군요.

직접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는데 참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라이브 후에는 목소리 담당 성우가 나오는 영상으로 게임 홍보를 하더군요.



조이폴리스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입니다.

옛날부터 세가가 강세를 보였던 오락실 게임, 이런저런 놀이기구 등 나름대로 흥미로운 구성을 해뒀더라고요.

이니셜 D 어트랙션은 진짜 자동차에 올라타고 플레이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세가의 마스코트인 소닉도 여기저기서 얼굴을 구경할 수 있었고요.




왼쪽 위의 소닉 어트랙션은 진짜 육상화로 갈아신고 소닉처럼 달리기를 하는 독특한 게임이었어요.

세가말고 캡콤 쪽 게임들도 어트랙션으로 들어와 있었는데, 하우스 오브 더 데드나 바이오하자드 같은 공포 게임이 특히 눈에 띄더군요.

오른쪽 아래는 얼굴을 가져다대면 바다사자 몸에 얼굴을 합성해주는 괴상한 물건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바로 이 어트랙션, 역전재판 in 조이폴리스 때문입니다.

캡콤의 법정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변호사가 되어 의뢰인을 혐의에서 해방시켜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많은 인기를 얻으며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곳 조이폴리스에서는 이걸 어트랙션으로 만들어놨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조이폴리스 곳곳에 놓여있는 게임용 기기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원래 게임하고 다 똑같은데 법정기록 하나만 오프라인으로 직접 작성한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저기 보이는 아래쪽 바코드를 읽히면 게임기 플레이하듯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총 3개의 시나리오가 있는데, 저는 무난하게 첫번째를 선택했습니다.

시나리오의 난이도는 일본어만 할 줄 알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입니다.

굳이 추리력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서 역전재판 시리즈의 팬이면 쉽게쉽게 진행할 거 같네요.

사실 다 어디서 보던 얼굴들이기도 하고...

역전재판 어트랙션으로 놀려면 600엔을 추가 지불해야합니다.


다 끝나고 나오는데, 생전 세가 팬으로 유명하던 마이클 잭슨의 싸인이 보이더라고요.

새삼 아까운 사람이 너무 일찍 갔다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DECKS 4층에는 복고풍 물건들을 파는 다이바 잇쵸메 상점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80년대풍으로 추억 어린 불량식품이나 장난감들을 잔뜩 팔고 있죠.

한번 들러볼만한 곳입니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어린 시절 추억에 젖어볼 수 있는 곳이에요.

오락실 게임기도 다 옛날 게임이더라고요.




그 외에도 4층에는 독특한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부디 만져달라고 써 있는 남성용 속옷이 있질 않나, 근육맨 상품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있질 않나.

왼쪽 아래에 있는 건 자기가 태어난 날 신문을 인쇄해주는 자판기입니다.

생각보다 비싸서 해보지는 않았지만요.

그 외에도 타코야키 뮤지엄이라고, 일본에서 유명한 타코야키 가게들을 모아놓은 푸드코트도 있으니 좋아하시는 분들은 들러보시길.




하지만 제 목적은 바로 여기, 다이바 괴기 학교입니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귀신의 집인데, 주간지에서 선정한 일본 귀신의 집 랭킹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곳입니다.

진짜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도 돌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괴담을 정말 좋아하는 저로서는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입장료는 800엔입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40여년 전, 목매달아 자살한 아이가 나온 이후 온갖 사건이 들끓다 폐교한 학교라는 설정입니다.

여기 들어가 네명의 지박령 중 한명을 골라, 그 영혼을 성불시켜주는 미션을 받는거죠.

저는 분신사바하다가 여우 귀신이 들려 친구를 살해하고 실종됐다는 메이코라는 아이를 골랐습니다.

결과만 말하자면 성불 실패했어요 ㅠㅠ


혼자 들어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꽤 무서웠습니다.

다만 사운드로 해결하는 요소가 좀 강하다보니 일본어를 좀 알아들으셔야 더 무서울 거 같네요.

막판에는 진짜 오싹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좀 짧아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오다이바의 상징 대관람차...

원래 계획은 저기로 가서 비너스포트와 메가웹을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오다이바의 또다른 상징 건담을 안 찍어왔더라고요.

발을 옮겨 건담이 있는 다이버시티로 이동합니다.




근데 이럴수가, 다이버시티에 오니까 아예 건담 특별전을 하고 있더라고요.

거기다 제가 좋아하는 스탬프 랠리까지!

결국 메가웹과 비너스포트를 포기하고 다이버시티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여행 다니다보면 이렇게 계획이 바뀌는 것도 재미있는 거 같아요.




건물 전체에 건담이 가득해서 유쾌했습니다.

엘리베이터에도 건담, 유리난간에도 건담.

스탬프 랠리는 각 층마다 있는 건담 조형물 근처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됐습니다.

총 4개 있고, 다 모으면 7층에 있는 건담 베이스에서 기념품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기념품으로는 모바일 클리너 스티커라고 받았는데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는 모르겠네요.




도쿄 건담베이스는 규모부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집이 용산이라 용산역 건담베이스를 자주 다니곤 하는데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넓더라고요.

내부에는 프라모델 제작 과정이나 역대 건담 주역 기체들 전시도 있어서, 재미있게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다이버시티에는 재밌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개중 메이저리그 모자로 유명한 뉴에라는 포켓몬스터와 콜라보를 했더라고요.

차마 쓰고 다니기는 좀 그렇지만 보기에는 참 재밌었습니다.




괴상한 물건들 전문점인 뱅가드 빌리지에서도 구경할 게 많았어요.

만화에 나오는 통짜고기 모양 인형, 만화가 이토 준지 작품을 모아놓은 서가.

똥 모양 머그컵과 카레 그릇, 심지어는 똥 카레까지 있더랍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책은 페이퍼크래프트 책인데, 그 소재가 에가시라 2:50이라는 개그맨이었습니다.

상반신은 홀딱 벗고 하반신은 검은 타이츠를 입고 온갖 저질개그를 난발하는 개그맨인데, 이런 상품을 보게되니 참 재밌더라고요.

중2병 환자를 위한 어려운 한자어 사전,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범인 코스프레 의상 등 온갖 유쾌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상한 인형도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순둥이 같다가, 뒤통수를 누르면 괴물로 돌변합니다.




지나가는 길에 타워레코드도 있길래 슬쩍 들어가봤습니다.

역시 은퇴를 앞둔 아무로 나미에 코너가 제일 크고, 한류 관련 코너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일본인 멤버가 3명이나 있는 트와이스를 많이 밀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다이바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거대 건담!

밖에 나오니 예보대로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랍니다.

하지만 그래도 큰 건담 보니까 재밌고 신기했어요.

바로 앞에는 건담 카페도 있고, 건담 조형물도 세워져 있어서 건담 팬들이라면 꼭 와볼만한 거 같습니다.




건담 카페에서는 머리가 열리는 자쿠 머그컵이나 빔 샤벨 우산 같은 걸 팔더라고요.

별로 실용성은 없어서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비도 내리겠다, 다음 행선지로 빨리 이동해야 할 것 같았으니까요.

다음 행선지는 아까 오다이바 처음 왔을 때 봤던 그곳, 오오에도 온천이야기입니다.




오오에도 온천 이야기는 이름 그대로 온천입니다만, 그와 동시에 테마파크이기도 합니다.

안에서는 입장객 모두 유타카를 입고 움직이고, 안에는 우리나라 찜질방처럼 이런저런 가게들도 있어요.

아예 여관까지 내부에 자리잡고 있어서, 온천여관 느낌으로 여기서 하루 묵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보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 도중 가장 만족한 곳이기도 합니다.

여행 도중 쌓였던 피로를 따뜻한 온천에 들어가서 싹 풀고 나니 참 행복하더라고요.

비 내리는 날씨도, 노천탕에 나가 비 맞으며 온천을 즐기니 그것마저 풍류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예 맨손으로 가도 수건이랑 샴푸, 바디샤워, 린스, 면도기에 치약, 칫솔까지 다 제공이 되니 여행객 입장에서는 참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오다이바 가신다면 꼭 온천 한번 즐기고 오시길 추천하고 싶네요.




내부 인테리어도 후지산 아래, 축제가 벌어지는 온천마을이라는 테마에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타카를 직접 입어볼 기회도, 유타카 입은 사람을 볼 기회도 많지 않은데 여기서는 둘 다 가능하다는 것도 있고요.

한국 분들도 많이 찾아오는지, 한국 음식점도 있더라고요.




여기는 족욕탕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다보니 우산 쓰고 잠깐 들어가보기만 했네요.

여기는 유타카를 입고 들어가기 때문에 남녀 모두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된다고 합니다.

탕 안의 돌들이 너무 뾰족해서 지압이 너무 아프게 된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목욕을 마치고, 가뿐한 몸으로 온천을 나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유리카모메를 타고 돌아왔어요.

무인 열차기 때문에 맨앞 칸에 타면 마치 놀이기구처럼 즐길 수 있다는 독특한 장점을 가진 노선입니다.

신바시역까지 이동한 후, 신바시역에서 또 지하철 환승 없이 한번에 숙소로 이동.

숙소가 참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 행복했습니다.



이날은 점심을 뷔페로 먹었던터라, 저녁은 걸렀었습니다.

그래서 야식으로 몰아서 냠냠.

세븐일레븐에서 사온 돈까스덮밥과 포도 사와를 먹고 셋째날 여정도 마무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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