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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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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3월 말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막 잠이 들 때쯤 비슷한 꿈을 자주 꾸었습니다.

먼저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입니다.

그리고나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어떻게 된거야?]

[꿰뚫고 나갔어.]

[조금 당겨 봐... 무리야?]

[어쩔 수 없네...]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꿈입니다.

일어나고 나서는 잊어버리지만 꿀 때마다 매번 [아, 또 그 꿈이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나는 재작년 3월 유산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자궁 수술 때문에 마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취를 하고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나의 눈 앞에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간호사 두 사람이 그 동안 내가 꿨던 꿈에서 나왔던 것과 똑같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마취로 인해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면서도 [아, 지금까지 꿨던 꿈은 이걸 예보했던 걸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시 한 번 해!]...

나는 어느새 들것 같은 것에 태워졌습니다.

좌우에는 새하얀 커튼으로 칸막이가 되어서 그 가운데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커튼을 뚫고 양 쪽에서 수많은 팔이 나타나 들것을 앞으로 앞으로 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위험하다!

이것은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필사적으로 양 편에서 뻗어나온 팔을 뜯어냈지만 그 팔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습니다.



점점 나는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이제 끝인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무렵, 나는 어떤 간호사에게 뺨을 얻어 맞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겨우 나는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습니다.



간호사의 말로는 갑자기 심장 박동이 내려가서 위험한 지경에 빠졌기 때문에 강제로 깨웠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단지 꿈이었을까요?



만약 그대로 깨어나지 못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날 이후로 어린 시절부터 꾸던 그 꿈은 다시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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