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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맨 인 더 다크, 2016

호러 영화 짧평 2017. 5. 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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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떡먹기라고 생각하며 맹인 노인의 집에 침입한 세 강도.

하지만 그 노인은 예삿 노인이 아닌데...

예고편 처음 나왔을 때부터 기대하며 기다렸던 작품인데, 다행히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쪼여주는 좋은 영화입니다.

원래 이런 작품에서는 심리를 최대한 긴장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 중요한 과제를 아주 깔끔하게 잘 수행해 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안할 수가 없네요.


제가 이 호러 영화 짧평을 통해 누누히 말씀드려왔듯, 호러는 비주류 장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예산으로 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 들어 하우스 호러가 득세하고 있는 것도, 집 하나만 무대로 삼으면 되기 때문에 세트 만드는 비용이 조금밖에 안 들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한정적인 공간에서 수십배에서 수백배의 효과를 뽑아내는, 가장 경제적인 장르라는 이야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맹인 노인의 집 하나에서, 최대한 뽕을 뽑아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지상 2층과 지하층까지, 이 작품은 집 한채에서 빼먹을 수 있는 건 죄다 빼먹으면서 적재적소에서 환경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은, 일반적인 구도였다면 이 영화는 그냥 액션 영화였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감정이입의 대상이 어느 쪽으로 갈지 잘 유도했고, 그걸 굳혀주는 장면들을 추가하면서 꽤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줬죠.

그게 바로 액션과 스릴러를 구분짓는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더불어 맹인 노인 역을 맡은 스티븐 랭의 호연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과거 아바타에서 메인 악역으로 등장한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맹인 연기를 멋지게 해내면서 극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줬습니다.

진짜 맹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관객에게 심어주는, 멋진 연기였어요.





사실 이 영화는 예고편만 봐도 대략 어떤 이야기일지 예측이 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너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된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잘 만든 영화고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고 평하고 싶네요.

명색이 호러 영화라면,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예측 가능한, 하지만 그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것을 보여주는 영화.

제 점수는 7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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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1st]홈페이지 주소

괴담 번역 2010. 10. 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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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0월, 내가 미국의 대학에서 경험한 이야기다.


미국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과제로 레포트를 쓰게 된다.

물론 PC를 사용해서 작업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에는 50대 정도의 컴퓨터가 갖춰진 연구소가 여러동 있었다.

학생들이 여기서 컴퓨터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밤새도록 레포트를 작성하곤 했다.



그 날도 나는 여전히 레포트 작성에 바빴다.

저녁 식사를 끝마치고,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컴퓨터가 있는 연구소로 들어가 PC 앞에 앉았다.

당시는 매일 매일이 똑같이 돌아가고 있어 지긋지긋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PC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었다.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웹브라우저가 [모자이크] 였던 시절이다.

홈페이지라고 해봐야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 발표용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고, 그다지 재미있는 것도 없었다.

검색 엔진 같은 것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홈페이지 주소는 제작자 본인에게 직접 듣고 들어가는 식이었다.



그 날 밤, 나는 평소처럼 레포트를 계속 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책상 한켠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연필로 홈페이지 주소가 적혀 있었다.

아마 학생이 메모를 할 곳이 없어 적어둔 것인가 싶었다.

기분 전환이라도 할 생각으로 나는 그 주소를 입력했다.



잠시 후 화면에 메인 페이지가 나타났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거기에는 어둑어둑한 방의 바닥에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남성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지금에야 이런 잔인한 사진도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찾아낼 수 있겠지만, 당시의 나는 그런 충격적인 사진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온 몸에 전율이 일고 구역질이 났다.



자세히 보니 이미지 밑에는 이런 문장이 한 줄 써 있었다.

"A guy in Michigan, aged around 30, Killed by me today"

틀림 없이 살인자가 자신의 범죄를 자랑하려고 만든 사이트였다.



나는 엄청나게 터무니없는 것을 알아 버린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곧 연구소를 뛰쳐 나와 기숙사로 돌아갔다.

다음 날까지 누구와도 말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다시 연구소에 갔다.

그리고 어제 그 사이트가 잘못 된 것이 아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접속했다.



나타난 것은 역시 같은 어둑어둑한 방의 사진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탁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나체로 천장을 보고 있는 여성이었다.

왼쪽 가슴에 큰 칼이 꽂혀 있다.

입, 코,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다.



사진 밑에는 또 다시 글 한 줄이 써져 있었다.

"A bitch in Michigan, aged around 30, Killed by me today"



즉시 나는 대학교 근처의 경찰서에 가서 경찰에게 사실을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인터넷에서 살인자가 희생자의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고 말해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의 모자란 회화 능력까지 더해져 결국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공포와 호기심이 뒤섞인 독특한 감정에 사로잡혀 나는 다시 연구소에 돌아와 그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런데 바로 몇 시간 전까지 있었던 사진이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 대신 어째서인지 내 주소와 전화번호가 써져 있었다.

그 아래에 글이 한 줄.

「You are the next star on my Web.」



나는 소지품의 대부분을 친구에게 맡기고 이틀 뒤에 귀국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겪었던 나의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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