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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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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동창회 소식을 알리는 편지가 왔다.


중학교 동창회로, 20살때 한번 만났던 친구들이다.


어느덧 10년이 지나, 이제는 서른이 됐다.




어릴적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이제는 왕래가 뜸해졌다.


오랜만에 만나 옛 정을 되살리고 싶어, 참석하기로 했다.


동창회 당일, 꽤 많은 친구들이 나와 왁자지껄 사는 이야기도 늘어놓고, 어릴 적 추억도 풀어놓았다.




정말 즐거운 모임이었다.


서른살쯤 되니 아저씨 아줌마가 다 된 친구들도 있고, 머리가 벗겨진 친구도 있다.


새삼 다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나 스스로도 아저씨가 됐다는 건 애써 무시하면서.


결혼한 친구들이 꽤 많아서, 아직 미혼인 나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께도 연락을 드렸던 모양이지만, 지병 때문에 거동이 어려우셔서 아쉽게 못 오셨다고 한다.




서서 식사하는 곳에서 가볍게 1차를 마친 뒤, 2차는 술집으로 향했다.


반 조금 넘는 인원이 2차에 참여했다.


나도 다음날 일이 없었기에, 조금 과음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2차에 따라갔다.




조금 취기가 돌고, 다들 1차 때보다 개방적이고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던 그때.


새로운 참가자가 나타났다.


A였다.




A는 중학교 시절 친구가 많지 않은 녀석이었다.


나 역시 그와 이야기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10년 전 동창회에도 참석했었고, 그때는 나름대로 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다만 중학교 시절부터 겁먹은 듯한 태도라, 이야기하다 왠지 모르게 말문이 막혀 맥이 끊기곤 했다.


하지만 다들 술도 들어갔겠다, 기분이 거나해진 친구들은 A를 반가이 맞이했다.


[이야, A잖아!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난입이냐!]




간사인 B가 먼저 말을 건넸다.


B는 나와 사이가 좋아, 지금도 가끔이나마 연락을 하는 몇 안되는 동창이다.


다른 친구들도 제각기 [오랜만이다! 앉아, 앉아!] 라던가, [지금 분위기 딱 좋은데 잘 맞춰왔네.] 라면서 친근하게 말을 건넸다.




A는 B에게 이끌려,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었다.


나는 A를 보고 새삼 놀랐다.


전혀 늙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조금 힘이 없어보였지만, 10년 전 동창회 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마가 조금 넓어져가는 내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A는 이전보다도 더 과묵해져 있었다.




무언가 말을 걸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는 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뭐 마실래?] 하고 B가 물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뿐 대답이 없었다.


[일단 생맥주 한잔 시키지 그럼. 안 마시면 내가 먹는다.]




하지만 A는 그렇게 시킨 생맥주도, 안주에도 손 하나 대지 않았다.


그쯤 되자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을 나말고 다른 녀석들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하던 일이 안 풀려 우울증에 걸린 건 아닌가 걱정했다.




그래서 가급적 밝은 어조로 말을 걸었다.


[이야, 그나저나 A 너는 정말 늙지도 않았네. 부럽다. 나는 완전 아저씨가 다 됐어.]


A는 애매하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었다.




그러자 다른 친구 몇도 거들었다.


[그러니까! 한눈에 알아보겠더라니까. 전혀 안 변했지 뭐야. 뱀파이어라도 되는 줄 알았어!]


[안 늙는 체질도 있더라니까.]




A는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B도 한마디 거들 생각이었는지 입을 열었다.


[아니, 혹시 A는 진짜 사람이 아닌 거 아냐?]




결코 바보취급 하거나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고, 그저 농으로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 한마디에, 그제껏 미소만 띄우던 A의 표정이 달라졌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더니, 눈을 크게 뜨고 바닥을 내려다봤다.




그 모습에 놀란 B는 곧바로 [아, 내가 말실수를 했나보네. 기분 나빴어? 미안, 미안.] 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듯, A는 계속 벌벌 떨 뿐이었다.


다른 녀석들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다들 이쪽을 바라봤다.




나는 역시 마음에 병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냉정하기 짝이 없게, B의 가벼운 농담에 과민반응해서 분위기를 깨버린 A를 책망하는 마음도 있었다.


[정말 미안해. 마음 풀고 다시 마시자.]




B는 다시 사과했다.


다른 녀석들은 아까 일은 잊은 듯, 다시 잡담을 시작했다.


하지만 A의 떨림은 점점 커져서, 의자가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나도 말을 걸었다.


[야, 괜찮냐?]


그러자 A가 기묘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웃는 듯, 화난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등과 손등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 짝, 짝하고, 일정한 박자로 박수를 친다.


"우와, 뭐지 이녀석. 무섭네..."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A는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절규를 내던졌다.




그리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그 순간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괴물 같던 그 얼굴.




우리 동창회 멤버들은 물론이고, 다른 손님과 점원까지 다들 놀라서 망연자실했다.


다시 술을 마실 분위기도 아니고, 결국 그날은 그대로 모임이 파했다.


훗날, B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심상치 않은 모습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자기 때문인 거 같아 죄책감도 들어, A네 집에 연락을 해봤단다.


B는 A의 가족에게 동창회에서 있었던 일을 에둘러 전하고, 혹시 연락을 받은 건 없냐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의 반응은 예상 외였다.




그것이 사실인지, 어디 있는 가게인지 되묻더니, 한참 있다 A가 10년 전 실종됐다고 말하더라는 게 아닌가.


10년 전 동창회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이번 동창회 초청장을 받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바빠서 답장을 잊고 있었단다.




10년 전 사라진 A가, 동창 중 누구와도 연락이 없던 A가, 어떻게 동창회 2차 자리를 알고 찾아온 것일까.


나는 견딜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돌이켜보면 10년 전 동창회 때, A가 말문이 계속 막혔던 건 사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꺼내놓지 못해서는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A는 행방불명 상태라고 한다.


건강하지는 않더라도, 부디 어디에선가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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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아이 어머니가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단다.


신변정보를 말해주면 실종된 사람의 생사를 맞춘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과는 교신할 수 없기 때문에, 교신이 되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거지.




죽었을 때 나이, 날짜, 계절, 장소, 죽은 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의뢰한 적이 없지만, 아동 실종사건 같은 게 일어났을 때 실제로 맞추는 걸 몇번 봤으니 아마 진짜 영험한 분인 것 같다.


그 아주머니는 집 1층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고, 그 능력을 돈버는데는 쓰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걸 숨기려 드는 편이라, 직접 찾아나서더라도 연줄이 꽤 닿아있지 않으면 아마 부탁도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여기저기서 봐달라고 부탁해오는 게 귀찮다는 것.




두번째는 만약 찾아달라는 사람이 이미 죽어버렸다면, 그걸 유가족한테 말해주는 게 너무 괴로우니까.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장난삼아 찾아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려우니까" 라고 했다.


나는 친구에게 [무섭다니, 뭐가?] 라고 물었다.




친구는 [장난 치러 왔던 사람이 죽어버릴테니까.] 라고 대답했다.


옛날부터 아주머니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면, 그 상대가 뜻밖의 죽음을 맞아왔다는 것이다.


사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지, 옆집 고양이가 갑자기 차에 치여죽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창문으로 들어와 아주머니가 좋아하던 테이블보를 흙투성이로 만들고, 비싼 꽃병을 떨어트려 깨버리곤 했다나.


아주머니 본인은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안했다니까.] 라고 극력 부인했다.


하지만 친구는 [꽤 쉽게 욱하는 분이니까 절대 화나게 만들면 안된다.] 라고 나한테 신신당부했다.




친구네 아버지는 친구가 7살이던 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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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98th]버려진 금고

괴담 번역 2017. 11. 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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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체험한 실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무서웠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약간 시골에 살고 있지만 면허가 없어서, 근처 편의점에 갈 때는 늘 걸어서 갑니다.




편의점까지 가려면 숲이 우거져서 터널 같이 된 길을 30m 가량 지나가야 합니다.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지나가는 길이라 눈에 익은데, 어느날 터널 중간 즈음에 있는 공터에 웬 금고가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금고는 잠겨있는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별 생각 없이 지나갔는데, 2주쯤 지나가도록 그 금고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 금고 이야기를 했더니, 정말 있냐는 반문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증거 삼아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로 하고, 그 다음날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역과 편의점은 반대 방향에 있다보니 아마 가족들은 그 길을 다닐 일이 없어 금고를 못 본 듯 했습니다.


찍어온 사진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꺼름칙하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다음날.


저와 사진을 본 가족들은 원인 불명의 고열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가족 4명 중 유일하게 사진을 보지 않았던 사람만 멀쩡했고요.


나는 열이 42도까지 치솟아 병원에 후송됐는데, 병원에서도 마땅히 문제는 없다는 진단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사진을 본 가족들은 둘 다 38도 정도까지 열이 올랐었고요.




병원에서는 사흘 정도면 나을 거라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열은 40도 근처에서 떨어질 조짐이 없었습니다.


혈액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독감도 아니었습니다.


종종 목을 졸리는 것 같은 감각이 덮쳐왔지만, 편도선이 부은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머리카락으로 목을 꽉꽉 조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목에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할퀸 상처가 수도 없이 생겼고요.


열로 몽롱한 의식 와중, 문득 내 머릿속에는 그 금고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사진을 찍은 다음날부터 열이 났다는 것도요.


사진을 지워버린 순간, 계속 느껴지던 오한이 약간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지운 다음날, 거짓말처럼 열은 떨어졌습니다.




남은 건 지친 몸과 여기저기 느껴지는 근육통 뿐.


그 금고는 무언가 위험한 존재였던걸까요.


사진을 지운 것 만으로 멀쩡해지다니 믿을 수는 없지만요.




그 후, 한동안은 더 멀리 있는 다른 편의점으로 피해다녔습니다.


하지만 사흘 전, 무심코 그 숲길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금고는 아직 거기에 있었습니다.




이전과 다른 건 금고의 문이 비틀려 열려 있었다는 거였죠.


사진만 봐도 그렇게 경을 쳤는데...


그 금고를 열어제낀 사람이 어떤 꼴을 당했을지, 생각하기도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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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 전까지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회사는 심령 DVD 같은 걸 주로 만드는 프로덕션으로, 업계에서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곳입니다.


그 외에도 부적이나 점술 도구 같은 걸 통신판매로 팔고 있고요.




지금도 잘 영업하고 있습니다.


내가 담당했던 것은 부두 계열 저주였습니다.


의뢰자에게 저주를 걸 상대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받은 뒤, 부두 진흙인형에 집어넣고 주문을 외우며 바늘로 찌르는거죠.




모든 과정은 사진을 촬영해서 의뢰인에게 보고합니다.


요금은 3단계 플랜으로 나눠져 있고 나름대로 가격이 좀 됩니다만, 3개월 이내에 효험이 없으면 전액 환불이 가능했습니다.


아마 70% 정도는 환불을 받아갔던 거 같네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두달 정도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세달째 되던 무렵부터 온몸에 심한 발진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내부 장기에 문제가 있어서 생긴 것이라는 진찰을 받았고요.


그 무렵부터 내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키우고 있던 고양이가 나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뭐, 원래부터 그렇게까지 붙임성 있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수족관에 키우던 열대어들이 전부 죽어서 둥둥 떠 있던 적도 있습니다.




뜰에 있는 나무 한그루가 말라죽고, 주변에는 바퀴벌레나 파리 같은 벌레가 드글드글했고요.


한번은 책을 열었더니 큰 지네가 한마리 끼어있던 적도 있습니다.


뭐, 그래도 집이 외곽 쪽 동네에 있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부터 아버지의 모습이 점차 이상하게 변해갔습니다.


아버지는 아직 50대로 꽤 엄격한 회사에 다니십니다.


그런데 새벽 3시가 넘으면 잠옷 차림으로 집밖으로 나가시더라고요.




그리고 1시간 정도 지나서 돌아오시는데, 손이 진흙투성이인데다 손톱 안까지 흙이 빽빽하게 차 있습니다.


게다가 큰 소리를 내면서 나가는데도, 아침에 물어보면 어디 나간 적 없다고 대답하시는 겁니다.


같이 살던 누나네 세살 난 조카가, 자다가 배를 혼자 쥐어뜯어 피투성이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죄다 우연이 겹친 것이라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나도 그 무렵 매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내가 방 침대에서 자고 있으면, 7명의 사람이 나를 둘러싼 채 내려다 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들 일본식 잠옷 같은 걸 걸치고, 나를 내려다보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내젓고 있었습니다.


이런 꿈을 2주 가량 계속 꾸었습니다.


괴상한 일들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에게 상담을 했더니, 점을 보는 지인을 소개시켜줬습니다.


영험하다기에 한번 만나보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죠.


아니나다를까,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 때문에 점점 나쁜 기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특히나 부두 계열 저주는 본인보다는, 주변의 아끼는 것들에게 재앙이 몰린다고 합니다.


나를 꿈속에서 내려다보던 7명은 "미사키" 라는 것으로, 나를 지키는 7명의 조상인 것 같다더군요.


나는 1주일 뒤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었고, 거짓말처럼 이상한 일들이 싹 사라졌습니다.




발진은 2달 정도 있다 나았고요.


그 후 추석날, 가족끼리 근처에 있는 위패를 모신 절에 성묘를 갔습니다.


후미진 곳에 있는 무덤 주위 흙이, 유골함이 보일 정도로 마구 파헤쳐져 있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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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96th]타케다

괴담 번역 2017. 9.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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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무렵, 우리 반에는 타케다라는 난폭한 자식이 있었다.


보기에는 멀쩡한데, 기본적으로 과묵한 녀석이 입을 열었다 하면 대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말이었다.


게다가 바로 손찌검을 하기 일쑤라 다들 싫어했었다.




싸움실력도 보통이 아니다보니, 덩치가 더 큰 녀석이라도 맞설 엄두를 못 낼 정도였다.


옛날에는 그런 놈이 아니었는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듯 했다.


그놈하고 싸울 때면 얻어맞는 것도 물론 기분 나쁘지만, 깨무는 게 정말 싫었다.




특히 머리카락을 마구 물어뜯어, 정말 미친놈인가 싶을 정도였다.


나도 한번 당한 적이 있는데, 아무 짓도 안했는데도 흠씬 얻어맞고 엉엉 울었다.


코피가 멈추지 않아 무서웠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내가 살던 마을은 주택가에 있었다.


단지와 아파트가 잔뜩 자리잡은 그곳에서, 자전거로 30분 정도 가면 번화가가 나온다.


니시키마치라는 곳이었다.




중학생 정도 되면 자전거로 30분 거리는 근처로 여기고 자주 쏘다니게 된다.


그날 역시 니시키마치에 갈 예정이었지만, 무슨 바람인지 나는 평소와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다.


여름이라 땀투성이가 되면서도 자전거 페달을 밟아나가자, 신사가 있었다.




주변은 주택가라 어디 나무 한그루 안 보일 지경이었지만, 그 신사 안에는 삼나무니 벚나무니 잔뜩 자라 시원해보였다.


나는 거기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경내에서 한숨 돌리는데, 굵은 자갈 속에 무척 예쁜 돌이 있었다.




하얗고 달걀보다 약간 작은 정도 크기였다.


투명한 느낌에 잘 닦은 듯 윤이 나는, 마노 같은 돌이었다.


너무 예뻐서 나는 그걸 가지고 가기로 했다.




땀도 식었겠다, 주머니에 돌을 넣었다.


다시 니시키마치를 향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거기서 니시키마치까지는 5분도 안 걸리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신호등마다 죄다 빨간불이었다.




초조해하면서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놀라 돌아보니 타케다가 있었다.


과거와는 달리 온화한 표정이었지만, 여전히 가까이 하기는 어려운 인상이었다.




타케다는 옛날부터 이 근처를 자주 돌아다녀서 지리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오늘도 산책을 하다 나를 봤는지, 말을 걸어왔다.


[저기 근처 그늘에서 좀 이야기나 할래?]




옛날과는 사뭇 다른 태도에, 나는 타케다를 따라갔다.


물론 옛날에 코피 터진 기억이 있으니 엄청 경계하면서였지만.


그 근처 건물 그늘로 가자, 타케다가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




[주머니에 있는 거, 맡아둘게.]


내가 [무슨 소리야?] 라고 되묻자, 타케다는 [그거 들고 가면 경을 칠거다.] 라고 대답했다.


[보고 있었어?] 라고, 나는 뾰루퉁해서 물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알 수가 있어. 돌이겠지. 마음은 알겠지만 그걸 가져가면 안돼.]


타케다는 쓴웃음을 지으며, 더욱 손을 뻗어 재촉한다.


영문을 모르겠으면서도, 나는 포기하고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냈다.




깜짝 놀랐다.


그냥 돌이었으니까.


매끄럽고 둥그런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새하얗지도 않고 투명한 느낌도 없었다.




주웠을 때처럼 맨질맨질하지도 않았다.


타케다는 그걸 받아들더니, [이번에는 내가 돌려놓을게. 이누야마 신사지?] 라고 물었다.


나는 아직 놀라움에 젖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역의 물건을 멋대로 가져가면 좋은 꼴은 못 봐. 특히 너는. 음, 지금은 괜찮은데... 할아버지인가? 제대로 성묘 좀 다녀라.]


타케다는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웃었다.


겨우 안정을 되찾은 나는, 왠지 기분이 나빠졌다.




그걸 감추듯 [도대체 뭐가 뭔데!] 라고 소리를 질렀다.


옛날 같았으면 이 시점에서 얻어맞았을텐데, 그날 그 녀석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신사라는 곳은 대개 평범한 곳이 아니야. 결계도 있고 안이랑 밖이 분명히 다르지. 안에 있는 건 좋은 것도 아닌것도 있지만, 가끔 이렇게 장난질을 치는게 있거든. 신의 눈을 속이려고 말이야.]




평소라면 이미 무슨 헛소리를 하나 싶었겠지만, 그 녀석의 목소리가 조용한데다 마치 카드 마술을 기다리는 것 같은 기분에 잠자코 듣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한테 물려받아서 말이야, 그냥 다른 사람이랑 좀 다른 게 보이기도 하고 그래. 그래서 이거저거 귀찮은 일이 많지.]


타케다는 익살스럽게 웃어보였다.




[아버지? 돌아가시지 않았어?]


[그래. 죽을 때 물려받은거야. 쫓아내는 방법 같은 것도 배우긴 했는데, 하다 말아버려서 말이지. 결국 거의 독학 비스무리하게 됐지.]


[물려받다니, 대체 뭘?]




[보통 영감이라고 말하는 거. 사람을 돕는데 쓰라더라. 나쁜 신이 들린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도우라고 다짐까지 받았거든.]


나는 마침내 이 자식이 돌았구나 싶었다.


타케다도 그걸 느꼈는지, 아무렇지도 않은듯 입을 열었다.




[미친 거 같지? 그러니까 다른 녀석들한테는 설명 안하고 쉬운 방법으로 한다니까.]


[쉬운 방법?]


[패버리는거지.]




나는 아연실색했다.


[그 다음으로는 내가 끌어오기 위해서 상대 신체의 일부가 필요해. 가장 빠른건 머리카락이지. 아프지도 않고.]


아니, 얻어맞는 시점에서 아프다고.




[얻어맞거나 깨물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게다가 갑자기 사내 자식이 머리카락 좀 달라고 하면 줄 사람이 있겠냐. 뭐, 그냥 날뛰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응, 기분 나빠, 너.


그냥 날뛰는 거 같고.




[이쪽에서 간섭하려면 만만치가 않아. 저 녀석들도 나름대로 힘이 있는데다 오라고 해도 쉽사리 넘어오지도 않을테고. 그래서 내가 대신 홀려버리는거지.]


저 녀석들이라고 쉽게 말해버리는 건가.


[상대의 신체 일부분마다 녀석들을 옮겨서 나에게 데려오는거야. 나한테 직접 씌이는 거지만 대부분은 나한테 뭔 영향을 못 주고. 그저 힘을 잃고 사라질 뿐이지.]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곤란했다.


[뭐, 안 믿어줘도 그걸로 됐다만.]


타케다는 돌을 들고 손을 올리더니 가기 시작했다.




[나도 엄청 얻어맞았지만 머리는 안 뽑아갔잖아.]


문득 떠올라서 입에 담았다.


저 녀석 말대로면 나는 그냥 얻어맞은 거 뿐이잖아.




[코피, 엄청 났잖아. 피는 나도 맛 없어서 싫은데...]


기억하고 있는건가?


어, 맛 없다니 무슨 소리람?




[나한테 데려온다고 그랬잖아. 몸 안에 집어넣는거라고. 뭐랄까, 그런 배 유령 같은 거에 씌여서 어슬렁거리는 걸 보면 무시할 수가 없으니까...]


타케다한테 얻어맞은 건 여름방학 직후였다.


8월 들어 바다에 갔다가, 학교에 가자마자 얻어맞은 거였으니...




[타케다, 아까 우리 할아버지가 어쩌니 했었지?]


[아, 할아버지는 너를 걱정하면서 거기 계신다. 할아버지가 지켜주시고 계시니까 자잘한 나쁜 것들은 너한테 안 달라 붙을거야. 그 때는 안 계셨었으니까 그 이후 돌아가신건가... 그래, 1년 정도 되셨겠네.]


타케다는 혼자 중얼대더니, 다시 한번 내게 손을 들어보이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멈춰서지 않았다.


나는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2년이 훌쩍 넘었는데." 라고 생각하며, 타케다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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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무렵 이야기.


당시 나는 아버지와 둘이서 지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여섯시, 아침 식사를 차려놓고는 작업복 차림으로 분주하고 출근하곤 하셨다.




나는 조금 있다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로 향하곤 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머리가 아팠다.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하루쯤은 괜찮겠거니 싶어 학교를 쉬기로 했다.




집에서 혼자 탱자탱자 놀면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차피 밤 늦게서야 돌아오실테니 들키지 않을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낮 무렵에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분명 혼이 날 거라는 생각에 열심히 변명을 하고 있는데, 왠지 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산책을 나가자.]


혼나지 않으면 뭐든 괜찮다 싶어, 생각도 않고 나는 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근처 강둑에서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걸었다.


그동안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딸과 손을 잡고 웃으며 산책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즐거웠기에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동안 걷고 있던 도중, 갑자기 잡고 있는 손이 아플 정도로 힘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아파.] 하고 말해봤지만, 아버지는 싱글벙글 웃으며 내 손을 잡을 뿐.


손을 잡아당기며, 둑 아래로 내려간다.




평소에는 그 정도로 울 내가 아니지만, 그때는 뼈가 부러지도록 꽉 잡힌 손이 아픈데다 아버지의 미소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기에,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깜짝 놀란듯, 손을 뗐다.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어서,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모르는 아주머니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들자 아버지는 없었다.


두고갔나 싶어 더욱 슬퍼져 나는 계속 울었다.




아주머니는 그런 나를 근처 파출소에 데려다 주셨다.


미아로 처리되어,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 집 주인에게 연락이 갔다.


우리 집에는 그 무렵까지도 전화가 없었거든.




잠시 뒤, 집주인한테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얼굴이 새하얘져서 달려왔다.


그제야 처음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아버지는 늘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하곤 했다.




당연히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 때도 작업복을 입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날 나와 강둑을 산책했던 아버지는, 그제까지 본 적 없는 폴로 셔츠와 정장바지 차림이었다.


아버지는 일하던 도중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기묘하게도 집주인은 내가 수수께끼의 아버지와 외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단다.


그래서 경찰에게 전화가 왔을 때는, 오히려 집주인이 더 기겁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경찰에서는 집주인이 사람을 잘못 봤고, 내가 모르는 사람을 멍청하게 따라갔다는 걸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파출소에서 돌아오는 길, 나는 아버지에게 된통 혼이 났다.


평소대로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몇시간 전, 함께 있었던 것도 분명히 아버지였을 터다.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걸까?


집주인도, 아버지도 고인이 된 지금, 내 가슴 속에만 남아있는 수수께끼 같은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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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94th]거울 속 뒤편

괴담 번역 2017. 9. 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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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뒤편이 무서워.]


K가 갑자기 말을 꺼냈기에, 나는 깜짝 놀라 차를 쏟고 말았다.


[무섭다니, 뭐가 말이야?]




나는 반쯤 웃으면서 되물었다.


하지만 K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뒤편 말이야.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모습 뒤편에서, 뭔가 나올 것 같아 무섭다고.]




K는 중학교 동창으로, 고향에서 조금 떨어진 고등학교에 같이 다니게 되면서 친해졌다.


지금은 여자친구가 되어 사귄지도 1년이 좀 넘어간다.


운동은 못하지만, 머리가 좋고 성격도 밝아 친구도 많다.




그런 괴상한 말을 갑자기 꺼낼 이유는 전혀 없었다.


[무슨 일 있어?]


나는 목소리 톤을 바꿔, 진지하게 물었다.




[사흘 전쯤인가. 머리카락을 빗으려고 거울 앞에 앉았는데, 등 뒤에서 "무언가"의 기척을 느꼈어...]


그렇게 말하자마자, 입을 싹 다문다.


K 스스로도 자기가 말하는 게 이상하다는 걸 느낀거겠지.




[그 후로 계속? 그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진다는거야?]


이번에는 내가 말을 꺼낸다.


[응. 생각이 지나친 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무서워져서...]




나는 K의 뒤에 있는 거울을 봤다.


화장대에 달려있는 커다란 거울.


그 마음을 모르겠는것도 아니지만...




[거울을 한 장 더 놓아두면 어떨까?]


[...하지만 "무한거울"도 좋은 건 아니라고들 하고.]


거기서 나는 웃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신경 쓰는거야, K 너. 분명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는 것도 기분 탓이야.]


나는 격려하듯 밝게 말했다.


[응, 그렇겠지.]




K는 그렇게 말했지만, 어딘가 불안한 얼굴을 한 채로다.


[아무래도 불안하다 싶을 때는 아무 때나 전화해도 괜찮으니까.]


[고마워.] 하고 부끄러운 듯 대답한 뒤, K는 웃었다.




밤.


이를 닦으려 세면대에 가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던 때였다.


슥하고 뒷골에 차가운 공기가 닿아, 나는 섬찟했다.




거울 속에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진다...


내 등뒤에 숨듯, "무언가" 가 있다.


엉겁결에 나는 돌아섰지만,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위화감만이 등골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K가 말한대로다.


나는 진정하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벽에 몸을 기댔다.




과연, 이렇게 하니 등 뒤에 대한 공포가 잦아든다.


한숨 돌리고 이를 닦은 뒤, 입을 헹구려 세면대로 돌아간다.


"신경 쓰면 안돼."




그렇게 되뇌인 순간, 거울 앞에 선 내 등뒤에 갑작스레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놀라 나는 고개를 들었다.


순간 내 머리에 팔을 뻗으며 안기려 드는 "여자" 와 눈이 마주쳤다.




그날, 나는 잠도 못 자고 TV를 틀어둔 채 밤을 지샜다.


벽에 등을 딱 붙이고.


다음날, 학교에서 평소처럼 K를 만났지만, 어젯밤 일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K를 겁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였다.


전날 "너무 신경 쓴다" 고 말해놓은 주제에, 나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게 두번째 이유였고.


[어제는 괜찮았어?]




나는 슬쩍 물어보았다.


[응. 신경 안 쓰려고 했더니 괜찮았어. 미안해, 괜히 신경쓰게 해서.]


괜찮아, 라고 대답한 뒤, 나는 웃었다.




하지만 마음 속은 불안이 가득했다.


그녀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으니까.


어째서인지 알 수 없지만, K의 눈동자는 어젯밤 순간 마주쳤던 "여자"의 그것과 무척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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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해체하다 보면 가끔 묘한 구조의 집을 만날 때가 있다.


천장까지 계단이 이어지다 그대로 끝나버린다던가, 막다른 골목으로 이어지는 복도가 있다던가.


이런 것은 대개 증축이나 개축 과정에서 처음과 집 구조가 달라진 것들이다.




또 가끔씩 해체 도중 숨겨진 방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것은 분명히 건축한 사람이나 집주인의 취미일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해체한 집은, 그런 상식을 뛰어넘는 구조의 이상한 것이었다.




그 집은 단층집으로,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이었다.


상당히 낡았기는 하지만 폐옥이라 할 정도는 아니라, 부수는 건 좀 아깝다 싶었다.


집주인은 집을 철거하고 빈 터로 남겨두겠다는 듯 했다.




그리하여 포크레인으로 허물기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다다미 여섯장 정도 크기의 방이 나왔다.


그 방은 천장을 빼고는 벽도, 바닥도 죄다 도자기 타일이 붙어있어, 처음에는 목욕탕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기에는 이상했다.




가운데에 배수구 같은 느낌의 금속 뚜껑 달린 구멍은 있었지만, 욕조는 없었다.


아니, 그 이전에 수도나 배관 시설조차 없었다.


목욕탕이라고는 볼 수 없는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했던 것은, 사방의 벽에 출입문이 없다는 것이었다.


입구가 없는, 고립된 공간.


타일을 깐 장인은 어떻게 밖으로 나온 것일까?




뭐, 벽에 타일을 붙이고 밖에서 방을 축조한 것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수고를 들여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방인지, 나에게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어쩐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지만, 무시하려 애쓰며 집을 허물었다.


그 터는 지금도 빈 터로 방치되고 있다.


그곳을 볼 때마다 집주인은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을 철거하고 빈 터로 남겨두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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