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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번역괴담][2ch괴담][196th]중고 CD

괴담 번역 2011. 6.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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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시간은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물론 나는 정신 없이 잠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이 휴일이라 집에 놀러왔던 친구는 덥다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나고 그 녀석이 비명을 질렀다.

지금까지 진짜로 경악해서 외치는 소리를 들어본 적 없었지만, 친구의 목소리는 정말 떨리고 있었다.



잠이 덜 깬 채로 무슨 일인가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곧 [이게 무슨 소란이냐.] 라며 짜증내며 마지 못해 몸을 일으켜 친구 쪽을 바라보았다.

친구는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거, 이거...!] 라며 선반 쪽의 바닥을 가리키고 있었다.



[뭐지? 바퀴벌레인가?] 라고 생각하며 바라봤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CD였다.

다만 그 CD는 산산 조각이 나게 부서져서 바닥 곳곳에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야, 네가 부순거냐...?]



[누가 CD를 이렇게 깨뜨리냐! 갑자기 깨진거야!]

아무튼 이대로 둘 수도 없어서 파편을 주워 모으고 있는데 문득 알아차렸다.

그 CD는 아까 저녁 때 중고 CD 가게에서 사와서 친구와 장난스런 마음으로 들었던 것이었다.



친구도 그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이었다.

이 CD의 첫 트랙은 평범한 밴드의 곡으로, 내가 옛날에 좋아하던 곡이었다.

오랜만에 추억에 잠겨 열심히 듣고 있었지만, 5곡쯤 들었을 때 갑자기 곡의 템포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뭐라고 할까...

곡을 대단히 느리게 틀어서 목소리가 신음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갑자기 변한 것이다.

그런 게 갑자기 나와 버렸기 때문에 왠지 기분 나빠진 우리는 곧 재생을 멈췄다.



버릴까 싶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들려줘 보자는 생각이 들어 우선 선반 위에 올려뒀던 것이다.

[아아, 이 CD는 선반 위에서 떨어져서 깨진건가... 다른 애들한테 들려주고 싶었는데.]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데 여전히 친구 놈은 얼굴이 새파랬다.



[야, 너 CD 부숴본 적 있어?]

그리고 친구는 나에게 물었다.

[아니, 없는데?]



그러자 친구는 여전히 겁에 질려 말을 이어나갔다.

[나, 옛날에 쉽게 깨질 거라고 생각해서 한 번 부러트리려고 한 적 있었어. 그런데 저거 왠만해서는 깨지지 않아. 아무리해도 구부러질 뿐이지 깨지지는 않는다구.]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다는건데?] 라고 되물었다.

[엄청 힘을 줘도 CD는 깨지지 않아. 그런데 선반에서 떨어지는 것만으로 깨질 것 같냐?]

그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게다가... 이 CD, 분명히 갑자기 폭발하는 것처럼 깨졌어. 어떤 식으로 깨지더라도 이렇게 산산조각 날 수는 없잖아...]

그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그렇다.



그 CD는 정말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자잘한 조각을 지금 손으로 줍고 있지 않는가?

[그렇지만 왜 갑자기 터진거지?]



[그런걸 내가 어떻게 아냐! 그렇지만 너도 들었을거 아냐? 펑하는 소리...]

들렸었다.

확실히 잠이 덜 깬 상태였지만 묘하게 분명히 들렸었다.



아, 그게 CD가 깨질 때 난 소리였다구...?

그 순간 우리는 방을 뛰쳐나가 편의점으로 도망쳤다.

별 의미는 없었지만 어쨌든 사람이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지금도 진상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아직도 두렵다.

이제 중고로 물건을 사고 싶지도 않다.

도대체 그것은 무엇이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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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178th]중고 프린터

괴담 번역 2011. 5. 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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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년은 훨씬 된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나는 대학생으로, 레포트 출력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프린터를 찾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친구와 함께 아키하바라를 헤메고 다니다 어느 중고 컴퓨터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나는 흑백 레이저 프린터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가격은 9800엔.



당시로는 프린터가 상당히 귀한 물건이었던데다, 비교적 새 것 같았고 보증 기간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덥썩 집어 들었습니다.

바로 아파트의 방으로 돌아가 컴퓨터에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프린터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스트 인쇄를 실행시키고 나는 화장실에 갔고, 친구는 TV로 쇼텐(笑点)[각주:1]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거기서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테스트 인쇄는 분명 두어장 정도의 양만 인쇄하는 것일텐데, 인쇄가 멈추지를 않는 것입니다.

결국 꽂아둔 용지를 모두 사용하고서야 인쇄는 멈췄습니다.



PC 모니터에도 에러 메세지는 출력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쇄된 종이를 보고 친구는 [으악!] 이라고 외쳤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종이에는 어떻게 보더라도 여자의 얼굴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사진이 찍혀 있었던 것입니다.

윤곽은 흐릿했지만, 머리나 눈, 입이 검게 찍혀 이 쪽을 노려다 보는 것 같은 얼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인쇄된 이미지는 한 장 한 장이 모두 미묘하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기분이 나빠진 나는 다시 한 번 테스트를 하기 위해 적당한 텍스트 파일을 인쇄해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 문제 없이 잘 인쇄가 됐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프린터가 멋대로 한 장 더 인쇄를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는 [왜 나를 버리는거야?]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친구는 바로 반품하자고 했지만, 이미 시간이 늦어 가게도 문을 닫았을 터라 다음날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었고, 짜증내는 친구에게 저녁 밥을 쏜다고 꼬셔서 대학 동아리 부실에 함께 가져다 놓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와서 그 프린터를 가져가려고 부실에 갔더니, 후배가 곤란한 표정으로 [선배, 혹시 어제 여기서 주무셨어요?] 라고 묻는 것입니다.

후배의 말에 따르면 부실 문 앞에 종이가 붙어 있어서 봤더니 학생회에서 붙여놓은 주의서였다는 것입니다.

[부실에서 숙박하지 말아주십시오.] 라는.



나는 우선 후배에게 다른 부원들에게 물어보라고 말하고, 프린터를 가방에 넣고 샀던 가게에 갔습니다.

점원은 동작 확인을 했지만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반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럼 값을 깎아서라도 다시 사주세요.] 라고 말해서 3000엔에 팔아치우고 말았습니다.



다시 동아리 부실로 되돌아오니 후배가 다가와서 아까 했던 이야기를 계속 해줬습니다.

부원 중 아무도 부실에서 잔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후배가 다시 학생회에 찾아가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학생회 사람이 이런 말을 해줬다는 것입니다.



[경비 아저씨가 어제 순찰을 도는데, 그 부실에서 여자의 신음 소리가 들렸대요. 경고하려고 부실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도 잠겨 있고 불도 꺼져 있었답니다. 노크를 해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아서 그냥 내려 오셨대요.]

경비 아저씨는 학생들이 부실에서 이상한 짓이라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학생회에 이야기한 것입니다.

후배는 부원들 중 짚이는 사람이 없다며 아마 침입자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학생회에 말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결국 침입자가 들어왔다는 것으로 처리가 되고, 이후 부실의 문을 교체하는 것으로 사건은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도대체 그 날 부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 날 밤 그 프린터를 내 방에 두었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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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의 TV 코미디 프로그램. 1966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2011년 45주년을 맞은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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