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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 이야기다.
우리 동네 기찻길에서 한 중년 남자가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온몸이 조각나 여기저기로 날아간 끔찍한 사고였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사지는 다 발견이 됐는데, 머리만은 보이질 않았다.
동네 사람들도 다들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도 무서워서 풀숲에는 가까이 갈 엄두도 안 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은 상상도 못 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기찻길 인근 아파트 이층집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 안에서.
그 집은 평소 세탁기 뚜껑을 열어놓고 살았기에, 안에 머리가 들어간 것도 모른 채 계속 위에 빨랫감을 던져 넣었던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머리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세탁을 돌렸다가, 왠지 돌아가는 게 시원치 않아 뚜껑을 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안에 들어 있는 사람 머리를 보고 소동이 난거지.
내 기억으로는 사고가 있고 일주일은 지난 후에야 머리가 발견되었었다.
그 사이 아무도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던 걸까?
한겨울이라 그랬던 것일까.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탓에, 나는 아직도 베란다에는 세탁기나 쓰레기통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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