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딱 1년, 개를 키웠었다.
아버지가 지인한테서 받아온 잡종이었다.
지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개를 좋아하던 아버지가 어디 갈 곳 없는 개가 불쌍하다며 데려온 것이었다.
얌전한 늙은 개였다.
딱히 개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나도 종종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곤 했다.
아버지가 다니는 산책 코스랑은 다르게, 강가에서 바다 제방까지 1시간 거리.
그 주변에는 야한 잡지 같은 게 종종 버려져 있었거든.
종종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도 있고 했지만, 개를 따라다니다 보니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어느 여름밤, 사흘 만에 개와 산책을 나섰다.
아버지가 계속 야근을 하고 있었던데다 비도 쏟아져 한동안 산책을 못 했기에, 개도 스트레스가 꽤 쌓여있었겠지.
내가 가려는 길이 싫은지, 종종 멈추곤 했다.
그런데도 바다까지 걸어갔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자 목소리로 동요 같은 느낌의 노래를.
주변에 인기척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무심코 개를 봤다.
어둠 속을 바라보며 낑낑대고 있었다.
갑자기 무서워져서 나는 총알처럼 거기서 달아났다.
그리고 사흘 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밤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자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몸은 움직이질 않았다.
심장이 미친 듯 뛰는데, 거기 맞추듯 노랫소리는 점점 커진다.
마치 초고주파처럼 째지는 노랫소리에 귀가 먹을 것 같아질 무렵, 나는 정신을 잃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깨우러 왔다.
비몽사몽 간이었지만,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간밤에 꼬마가 죽었지 뭐니.]
나는 아연실색해져 어머니를 바라봤다.
[아버지가 산책하러 가자고 했는데, 차갑게 굳어서 움직이질 않더래.]
내가 처음으로 가위에 눌린 날, 집에서 기르던 잡종 개 꼬마가 죽었다.
우연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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