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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고향 집에 사는 "무명씨" 이야기를.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올 때, 까딱 잘못해서 문이 그대로 잠겨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마련이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이사했던 집에서는 그런 일이 무척 잦았다.
가족 전부 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다들 당황스러워했지.
살고 나서 반년 정도 지났을 무렵, 내가 화장실에 가려는데 또 문이 잠겨 있었다.
안에는 당연히 아무도 없고.
또 그러네... 하면서 열쇠를 찾으러 갔는데, 정작 열쇠를 가지고 오니 문이 열려 있었다.
뭔가 싶어서 저녁 시간에 가족들에게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무서워했고, 아버지는 [문 상태가 안 좋은가? 문고리를 바꿔야겠네.] 라며 웃었다.
뭐, 문고리를 암만 바꿔봐도 그 현상은 마찬가지였지만.
어머니는 이사하고 싶다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1년 정도 거기서 살다 보니 그것도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어느새 우리 가족은 화장실을 쓰는 그 존재를 "무명씨" 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번 무명씨가 보고 싶어서 화장실 창문으로 엿보려 한 적이 있다.
무명씨가 문을 잠근 걸 확인하고, 몰래 현관으로 빠져나가려던 순간.
[철컥.] 하고 화장실 문이 열렸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왠지 모르게 들여다보지 말라고 무명씨가 말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기도 했고.
집을 리폼한 이후에는 그런 현상이 사라졌지만, 지금 떠올려봐도 기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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