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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79th]공포우편

괴담 번역 2016. 11. 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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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칸히모 사건 이래, 나는 미묘한 영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련된 일로 친구들에게 상담을 받는 일도 종종 있었죠.




영감이라고는 해도 나는 그저 보이는 것 뿐이라 이야기만 들어줄 뿐이었지만요.


그래도 개중에는 기분 탓이거나, 이야기만 들어줘도 해결될만한 것들도 꽤 있어 나름대로는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10월 25일.




그날 저녁, 나는 친구 J가 불러 근처 카페로 나왔습니다.


J는 축구부 소속이었는데, 축구부 소속인 Y씨가 기묘한 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카페에 들어가니 이미 J와 Y씨가 와 있었습니다.




딱히 동아리 활동은 안하던 나였지만, J가 뛰는 시합을 구경하려 갔다 Y씨와도 몇번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Y씨는 눈이 크고 표정이 풍부한 귀여운 아이로, 축구부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Y씨는 평소 밝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여윈 채였습니다.




[미안하다, A야.]


내 얼굴을 보더니 J는 곤란하다는 듯 사과부터 건네왔습니다.


[아무래도 진짜 위험한 일 같아...]




[왜 그러는데?]


나는 J의 말을 받아넘기고, Y씨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Y씨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달 가량 전.


9월 23일.


Y씨는 한밤중 자기 방에서 눈을 떴다고 합니다.




Y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자취를 해, 학교 근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아파트라고는 해도 여자아이 혼자 자취다보니 걱정이 많았을 터입니다.


1층에는 집주인들이 상시 거주하고 있고, 현관은 자동 잠금 장치가 달려있는 방비가 철저한 곳이었습니다.




원래는 꽤 낡은 아파트였지만, 나중에 방범을 강화한 모양입니다.


문득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2시 45분.


왜 이런 애매한 시간에 일어난 걸까 갸우뚱거리며, Y씨는 화장실에 가려고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현관 너머 복도에서 무언가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자세히 들으니 그것은 발소리였습니다.




구두나 하이힐처럼, 뒷꿈치가 딱딱한 신발 소리였습니다.


"이런 늦은 밤에... 누가 집에 돌아오는걸까?"


Y씨는 같은 층에 사는 사람이 돌아왔나보다 싶었다고 합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화장실에 가려던 순간.


[또각, 또각, 또각.]


발소리가 정확히 Y씨네 집 현관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리고 [철컹.] 하고 무언가가 문에 달린 우편물 구멍으로 무언가가 쓱 들어왔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라, 현관 문 아래쪽에는 우편물 구멍이 달려있던 것입니다.


구멍으로 들어온 "무언가"는 그대로 신발 위에 떨어졌습니다.




[우편... 입니다.]


문 너머, 가냘픈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떠나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뭐야... 집배원 아저씨구나...]


Y씨는 잠시 안심했지만, 곧 그럴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번 더 시계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새벽 2시 49분.


아무리 착오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시간에 배달을 올 집배원이 있을리 없었습니다.


Y씨는 겁에 질려 침대에 기어들어가, 아침이 올 때까지 벌벌 떨며 기다렸다고 합니다.




아침이 되고 겨우 주변이 밝아오자, Y씨는 침대에서 나와 우편물을 확인하러 갔습니다.


평범한 엽서였습니다.


조심스레 주워 행선지를 확인해봤다고 합니다.




"O야마 X오님 앞"


Y씨는 안심했습니다.


일단 자기한테 온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엽서를 뒤집어 뭐라고 써 있나 살펴봤다고 합니다.


그 순간, Y씨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공포를 느꼈습니다.


엽서 가장자리가 1cm 정도 폭으로 검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공백인 와중에, 한가운데에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인쇄된 글씨가 한줄.


"9월 27알 19시 31분 사망."


그렇게만 적혀있었답니다.




Y씨는 누군가 질 나쁜 장난을 치는거라 여겨, 그 엽서를 내다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엽서에 관한 건 잊고, 평범한 생활을 보냈죠.


9월 27일 역시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고 합니다.




9월 28일.


그날은 휴일이라, Y씨는 친구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다가올 연휴 때 계획이나,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이야기 등 여느때처럼 활기차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이었습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문득 시선이 닿은 TV.


거기서 Y씨는 믿을 수 없는 걸 보고 말았습니다.


[...어젯밤 오후 7시 30분경, XX시에 사는... 30세의 O야마 X오씨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되었습니다... 사인은... 경찰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바로 그 엽서에 적혀 있던 이름이었습니다.


Y씨는 당황해 급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엽서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Y씨는 현관 구석에 놓아뒀던 쓰레기봉투 안을 뒤졌습니다.


그 엽서가 온 이후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으니, 그 봉투 안에 있을터인데.


아무리 찾아도 엽서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틀림없이 그 엽서에 적혀있던 이름이었다는 것입니다.


[으음...]


이야기를 다 듣고, 무심코 나는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는 별일 없었던거지?]


내가 입을 열자, J가 고개를 저었다.


[그뿐만이 아니야. 그 후로도 4번이나 같은 일이 있었다고... 벌써 5명이나 죽은거야...]




[하지만 그것 뿐이라면 영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나간 살인마라고 보는 게 맞지 않아? 경찰에 가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진짜 살인범일 수도 있고...]


나와 J가 이야기하는 걸 가만히 듣고 있던 Y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 죽은 사람들의 사인은 모두 다 달랐는걸. 찾아봤지만 심장마비에 교통사고, 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었어. 살해당했다고 생각하기 힘들고, 다들 사는 곳도 완전히 다르다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은 겪어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거기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게...]




J는 그렇게 말한 뒤, Y씨에게 눈짓했습니다.


Y씨는 조금 망설이다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그걸 본 순간, 내 등골에 오싹한 감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평소 안 좋은 것과 마주칠 때면 느끼던 기분 나쁜 감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바로 앞에 있는 가방에 들어있었는데 왜 느끼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감각.


가장자리가 검게 칠해진 엽서였습니다.




"10월 26일 2시 00분 사망."


[설마...]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Y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엽서 앞면을 보여줬습니다.




"키O Y코님 앞"


수신인란에는 Y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엽서만은 사라지지 않는거야... 다른 엽서들은 전부 어딘가로 사라졌는데, 이 엽서만은 계속 남아있어...]




Y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언제 온거야!?]


나는 그 엽서에서 느껴지는 기분 나쁜 분위기에, 무심코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저께 밤에...]


[왜 더 빨리 상담하러 오지 않았던거야! 이건 진짜 위험한거라고!]


내가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J가 황급히 말렸습니다.




[A! 야, A! 소리가 너무 커!]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냅킨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심호흡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할 뿐이었습니다.


나한테는 영을 다루는 힘은 없으니까요.


경찰에 가봐야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을테고, 애시당초 경찰이 다룰 문제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대로 봤을 때, 2시까지 아무 것도 안하면 그대로 Y씨는 무슨 이유로든 죽어버릴 터입니다.


[잠깐 기다려줘.]


나는 J와 Y씨에게 그렇게 말하고, 카페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럴 때 의지할만한 사람은 할아버지 뿐입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지금까지의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그런거야, 할아버지. 어떻게 하지!]




[흠. 그건 아니되겠구나.]


할아버지는 한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듯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여셨습니다.


[그거다. 전에 오오구로의 스님이 써준 부적이 있지? 그걸 우편물 구멍이랑 문고리, 방 창문마다 죄다 붙여. 아마 그놈은 초대를 받아오는 신의 일종일게다. 안에서 불러들이지 않는 한 나쁜 짓은 안할게야.]




[밤새도록 밖에 있는 건 어때?]


[안되느니라. 밖은 더더욱 안돼. 사각으로 봉하는 문이 없으니만큼 어디까지나 따라올게다.]


나는 J와 Y씨에게 먼저 Y씨네 집으로 가 있으라고 말한 뒤, 우리 집에 부적을 가지러 갔습니다.




오오구로의 스님이란, 칸히모 사건 때 나와 K의 불제를 맡았던 스님입니다.


평상시에는 술도 먹고 고기도 먹는데다, 아내도 있고 이혼경력까지 있는 사람이지만 영능력 하나는 확실하죠.


내가 귀신을 보게된 후에는 부적을 계속 보내주고 계십니다.




나는 부적을 들고 Y씨네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시간은 밤 8시.


방에 들어서자 새파래진 Y씨와 J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들은대로, 방안 창문과 현관 문고리에 부적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초조하게 셋이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긴장하고 있던 탓인지,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습니다.




어느새 시계바늘은 1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가장 빨리 알아챈 것은 Y씨였습니다.


[왔어!]




벌벌 떨면서, Y씨는 침대로 뛰어들었습니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발소리였습니다.




동시에 내 등에는 차가운 오한이 느껴졌습니다.


굉장히 나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또각, 또각, 또각.]




발소리가 방 앞에서 멈춰섭니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중요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요!




가장 중요한 우편물 구멍에 부적을 안 붙였던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부적을 붙일 용기는 없었습니다.


뭐가 들어올 것인지, 나와 J는 우편물 구멍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똑똑, 똑똑!]


하지만 뜻밖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키O씨, 편지 왔습니다.]




문 너머에서 감정 없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키O씨, 편지 왔습니다.]


노크와 말소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우리는 숨죽인채 상황을 살필 뿐이었습니다.


한동안 노크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소리가 그쳤습니다.


그리고...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발소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작아져 안 들리게 되었습니다.




겨우 안심해, 우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던 Y씨도 얼굴을 내밀고, 안도로 흐느껴 울었습니다.


[후우...]




나는 한숨을 쉬고, 일어나 현관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 순간, 나는 기겁하고 말았습니다.


J와 Y씨도 현관을 바라봅니다.




우편물 구멍.


뚜껑이 열린 채, 밖에서 눈알 2개가 우리를 째려보고 있었습니다.


[뭐야... 있잖아.]




방금 전과는 다르게, 거칠고 사나운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습니다.


[쾅쾅쾅! 쾅쾅쾅!]


격렬하게 문을 후려갈기는 소리!




[철컥철컥!]


문고리도 뒤틀려 나갈 기세로 격렬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방안의 창문이라는 창문이 하나같이 덜컹대며 소리를 내고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꺄아아아아아악!]


Y씨는 비명을 지르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나와 J는 그저 Y씨 위에 엎드린채,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니 주변은 이미 밝아진 후였습니다.


소리도 그쳤고요.




[...Y씨!]


나와 J는 당황해 Y씨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Y씨는 정신을 잃었을 뿐 생명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큰 소란이었는데도, 1층 집주인은 물론이고 옆방 사람도 간밤에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 합니다.




Y씨는 그 후 그 아파트를 나와 다른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그 후에는 별일 없었다고 합니다.


더불어 Y씨가 그런 일을 겪게된 원인이 무엇인가 했더니...




당시 우리 학교에는 이상한 주술이 유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우편함에 새벽 2시 49분, 증오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고 가장자리를 검게 칠해 넣는거죠.


그러면 그 사람에게 불행이 다가온다는 겁니다.




Y씨는 그 주술을 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상대는 Y씨가 좋아하던 선배의 여자친구.


나는 항상 해맑던 Y씨가 그런 짓을 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종종 듣는 말이지만...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의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저주할 때는 조심하세요.




저주를 한다는 건 상대와 나, 2개의 무덤을 파는 짓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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