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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공립 고등학교는 한때 영 분위기가 흉흉했었다.


교사가 학교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었거든.


교사들 사이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신경쇠약이 원인이었다.




그 이후, 옥상 문은 자물쇠로 잠겨 절대 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문 앞 계단 층계참은 담배 피우기에는 최고의 장소였지.


그날 역시 나는 친구와 둘이서 땡땡이치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나누는데, 누가 계단을 올라오는 게 보였다.


우리는 황급히 담배를 끄고, 누가 올라오는지를 기다렸다.


[뭐야, 너희들 수업은 어쩌고 여기있냐.]




마음이 놓였다.


백발의 사무원 할아버지였다.


[아, 좀 일이 있어서요...]




실실 웃으면서 받아 넘기려 했다.


할아버지는 [너희, 옥상에 나가고 싶지?] 라고 말하며 작업복 바지 주머니에서 수많은 열쇠가 걸린 열쇠꾸러미를 꺼냈다.


우리는 혹시 얼굴을 기억했다가 담임한테 일러바치면 큰일이다 싶어, [아뇨아뇨, 이제 갈 거에요.] 라고 말한 뒤 재빨리 계단을 내려왔다.




쉬는시간에 같은반 녀석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옥상 나가볼 수 있으면 가보고 싶은데...] 라며 그 사무원 할아버지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우리는 선생님한테도 물어봤지만, [그런 사무원은 없는데?] 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확실히 평소 보던 사무원은 한 명이고, 아저씨일 뿐 백발도 아니었다.


게다가 옥상 문 열쇠는 몇십년이 지나는 사이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어차피 열 일이 없으니 새로 열쇠를 맞추지도 않았고.




그 할아버지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만약 그 문이 열렸더라면...


[너희, 옥상에 나가고 싶지?]




할아버지의 그 말을 떠올리면 오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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