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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인 A는 사람을 놀리는 것을 좋아했다.

예를 들면 레스토랑에 모두 4명이 들어가서 점원이 [4분이시네요.] 라고 말하면 A가 [잘 보라구! 5명이잖아!] 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꽤 끈질기게 장난을 치기 때문에 A는 정말로 뭔가 이상한 것을 보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A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껄껄 웃을 뿐이다.

주위 사람들이 몇 번이나 그만두라고 충고했지만 A의 장난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던 A였지만, 모처럼 혼자 식사를 할 생각으로 가까운 패밀리 레스토라에 가게 되었다.

A는 창가 쪽의 자리에 앉았다.

곧 웨이트레스가 와서 물이 담긴 컵을 A 앞에 놓았다



그리고 A의 앞자리에도 물이 담긴 컵을 놓았다.

아무도 없는데도.



A는 [어라?]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쩌면 여기 먼저 누가 앉아있었던걸까? 그럼 웨이트레스가 잘못한 거겠지. 누군가 오면 그냥 비켜주자.]

곧 웨이트레스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A는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가게에 자신을 제외하면 다른 손님은 없었기 때문에 A는 역시 웨이트레스가 실수로 물을 따라놓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A의 앞에 놓여졌다.

그리고 A의 앞자리에도...



A는 잔뜩 화가 나서 웨이트레스에게 말했다.

[왜 나 한 사람 밖에 없는데 2접시나 내오는겁니까?]

웨이트레스는 깜짝 놀란 것 같았다.

[어머, 아까 전까지만 해도 2분이 계셨는데...]



계산대의 점원도 A와 다른 손님 한 명이 같이 들어왔었다고 말한다.

A는 대단히 화가 난 채로 가게를 나섰다.

이제 이런 장난은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으로 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어느 가게든 A가 들어서면 점원이 꼭 한 사람 더 많다고 계산하는 것이다.

그것은 처음 갔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여행지의 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구와 함께 가도 1명 더 많게 계산하는 것이다.

심지어 만원인 열차 속에서도 A의 앞자리만 텅 비어 있는 일도 일어났다.



[또다른 누군가가 내 곁에 붙어 다닌다...]

A는 무서움에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노이로제 기미가 보일 뿐 아니라 체중도 줄어들어 마치 딴 사람 같이 되어 버렸다.



몇개월 정도 A는 그 생활을 계속했다.

밖에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또다른 누군가]를 상대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



A는 긴 시간이 지났으니만큼 [또다른 누군가] 가 자신을 떠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나온 바깥은 대단히 기분 좋았다.



A는 그대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레스토랑 안은 꽤 사람도 많고, 밝고 화사했다.

A는 평범한 자리는 아직 조금 거리껴서 아무도 없는 카운터에 앉았다.



자신이 왜 겨우 이런 것으로 고민했던가 싶을 정도로 상쾌한 기분이었다.

[어서오십시오.]

점원이 카운터에 앉은 A 앞에 물이 담긴 컵을 놓았다.



그리고 A의 옆에도, 그 옆에도 물이 담긴 컵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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