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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창 밖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자는 눈을 떴다.

방은 2층이고, 밖에서 침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베란다는 없다.

의심스럽게 생각하며 여자는 창문을 열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집 앞 길에 영구차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다.

그 옆에는 운전기사로 보이는 상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다.

[이 근처에서 장례식이라도 있는걸까? 누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그 때, 상복을 입은 남자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한 분 더 타실 수 있습니다.]

깜짝 놀란 여자는 당황해서 창문을 닫았다.



어쩐지 불길한 것을 본 것 같은 마음에 아침까지 침대 속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이 되자 영구차도, 상복을 입은 남자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여자는 어차피 꿈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층에서 잤던 부모님 역시 자동차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날 밤도, 그 다음날 밤도 같은 꿈을 꾸었다.

한밤 중에 눈을 뜨고 창 밖을 보면 어김 없이 영구차가 있다...



[한 분 더 타실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이 악몽에 시달리며 여자는 눈에 띄게 야위어가기 시작했다.

언젠가 그 빈 자리에 자신을 강제로 태우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면서.



결국 그런 모습을 보다 못한 한 친구가 기분 전환을 위해 함께 쇼핑에 나섰다.

백화점 안은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녀들 역시 마음껏 쇼핑을 하고, 돌아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서로 밀치면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다.

서로 어떻게든 먼저 타려는 사람들을 엘리베이터 보이가 필사적으로 소리치며 정리한다.


겨우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그녀는 그 소리를 들었다.




[한 분 더 타실 수 있습니다.]

상복의 남자가 한 말과 같다...

순간 불안해진 여자는 엘리베이터에 타려던 친구를 잡아 끌어 사람들 틈에서 빠져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 찬 엘리베이터는 그녀들의 눈 앞에서 문이 닫히고, 내려가 버렸다.

[왜 그래...?]

친구의 질문은 아래에서 울려퍼진 굉음과 비명에 지워져 버렸다.



엘리베이터를 지탱하는 와이어가 끊어져,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이었다.




Illust by agony2008(http://blog.naver.com/agony2008)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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