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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45th]네잎클로버

괴담 번역 2010. 7.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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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봐!]

 

사키를 올려다보며 다쿠야군이 손을 내밀었다.

 

그 손 안에는 작은 잎을 붙인 풀이 1개 쥐어져 있었다.

 

[뭐니, 이게?]

 

[네잎클로버야!]

 

자세히 보니 확실히 클로버였다.

 

게다가 정말로 잎이 4개.

 

[정말이네. 대단하구나.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

 

다쿠야군은 자랑스러운 듯 웃었다.

 

[엄-청 많이 있는걸.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곳을 알고 있어.]

 

[음, 그럼 모두들 함께 가볼까?]

 

[네-!]

 

그래서 기자키 초등학교의 1학년 3반 학생들은 야외 수업으로 네잎클로버를 찾으러 오게 된 것이었다.

 

장소는 거리에서 약간 벗어난, 바닷가에 근접한 산기슭의 들판.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앞을 다투어 들판에 네잎클로버를 찾으러 달려나갔다.

 

잠깐 휴식인가.

 

사키는 들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들판 한 구석에 앉았다.

 

그러자마자였다.

 

[선생님! 이거 봐! 네잎클로버!]

 

미치코가 네잎클로버를 가지고 달려왔다.

 

[대단하네!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냈구나!]

 

[응, 여기에 가득 있는걸.]

 

[에- 그럼 네잎클로버만으로 왕관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응, 만들래!]

 

그렇게 말하고 미치코는 다시 달려가 버렸다.

 

그 직후에는 고지군이 달려왔다.

 

[봐요, 여기 네잎클로버!]

 

[우와, 대단하구나.]

 

[선생님, 내것도 봐요. 봐, 네잎클로버만 가져왔어!]

 

요헤이군이 양손에 대단히 많은 클로버를 가지고 왔다.

 

확실히, 모두 네잎클로버다.

 

그렇지만, 네잎클로버가 이렇게나 많이 발견되는 것이었나...

 

[선생님, 5개 잎이 달린 클로버야!]

 

사나에가 10개 정도의 클로버를 가지고 왔다.

 

[설마, 그렇게나 많이?]

 

하지만 자세히 보니 전부 5개 잎의 클로버였다.

 

[선생님, 6개 잎의 클로버.]

 

[나는 7개야!]

 

[나는 8개!]

 

[9개 있다!]

 

[10개!]

 

차례로 아이들이 많은 잎을 붙인 클로버를 찾아왔다.

 

10개의 잎이 달린 클로버는 줄기가 비틀어져, 그 줄기에 나선형으로 잎이 붙어 있었다.

 

이런...

 

사키는 곧 자신이 앉아 있는 주변을 보았다.

 

전부다.

 

전부 네잎클로버였다.

 

[저 쪽에 가면 잎이 훨씬 많이 붙은 것이 있어요.]

 

요쿠군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사키는 발 밑의 클로버를 보았다.

 

네잎클로버가 무리지은 곳을 지나가면 서서히 5개 잎, 6개 잎, 7개 잎이 나타난다.

 

10개를 지날 때가 되자 들판의 모습이 바뀐다.

 

클로버들은 모두 비틀어져 지면에 붙은 듯 쓰러져 몸부림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게다가 걸어가다 보면 11, 12, 13개로 마구 클로버의 잎이 늘어나 이미 클로버라고는 볼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찌부러진 지네 같다.

 

줄기가 구불구불 자라고 그 양 옆으로 잎이 나열해 있다.

 

만지는 것조차 주저하게 되는, 어쩐지 기분 나쁜 모습이었다.

 

[선생님, 이거 봐. 잎이 21개나 돼!]


 


그 목소리에 발 밑에서 얼굴을 든 사키의 눈에 어쩐지 기분 나쁜 클로버를 가진 아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이의 뒤편, 산기슭에 세워져 있는 저 거대한 건물.

 

원자력 발전소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illustration by 슬락(http://blog.naver.com/rebirths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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