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사진 편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포토샵을 써 본 경험이 있다면 그닥 어렵지 않은 내용의 일이었던데다, 월급도 꽤 후한 편이라 즉시 수락했다.
아르바이트 첫 날, PC가 한 대 주어지고 담당자가 설명을 했다.
미리 들었던대로, 사진 일부를 잘라내거나 색 조정을 하는 게 주된 일이라 어려울 건 없었다.
나는 꿀알바를 물었다는 생각에 아주 기분이 좋았다.
담당자는 [그럼 모르겠는 게 있으면 물어봐.] 라고 말한 뒤 자기 책상으로 돌아갔다.
[아, 그리고 혹시 말인데, 찍혀 있으면 지워버려.] 라며 양 손목을 축 늘어트리고는 팔랑팔랑 움직였다.
저거, 귀신이 원망스럽다고 하는 포즈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괜찮아, 괜찮아. 보면 금방 알테니까.] 라고 말하고 담당자는 씩 웃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싶어, 나는 그대로 작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담당자 말대로, 금방 알았다.
시선이 마주친다.
사진 속 어두운 곳에, 눈만 덩그라니 보인다.
예를 들면 전원이 나간 모니터, 턱이 접혀 생긴 그림자, 발 밑 그림자...
그렇게 약간이라도 어두운 곳이 생기면, 거기서 눈이 나를 들여다 보고 있던 것이다.
특별히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금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곧 눈이 마주친다.
체감상 5, 6장에 하나 정도로 그런 사진이 섞여 있었다.
처음에는 꺼림칙했지만, 주변 색과 비슷하게 합성하면 금새 지울 수 있었다.
한동안 작업을 계속하자, 그 시선에도 익숙해져 갔다.
기계적으로 심령사진을 고쳐나가는 사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휘감았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심령사진이라는 문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해야 하나.
덧붙여 그 후 담당자와 술자리를 가졌을 때 들은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그 회사는 위치부터가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했다.
회사 문 앞에 소금을 두면 사흘만에 새까맣게 변해버린다고 했던가.
나한테는 그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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