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엔짜리 동전이 수중에 있으면, 종종 공중전화에서 장난전화를 걸곤 했다.
적당히 번호를 눌러서, 연결이 되면 상대가 끊을 때까지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는다.
연결이 되지 않으면 한 번 더 대충 번호를 누르고 말이지.
그 날 역시 공중전화에서 장난전화를 하고 있었다.
웬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요?]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었다.
[장난전화인가...]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수화기를 올려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집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평소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전화를 받겠지만, 그 날은 하필 집에 나 혼자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투덜대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요?]
전화를 걸어놓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었다.
[뭐가요?]
[아까 전에, 전화 걸었었잖아. 무슨 일이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아까 내가 장난전화를 걸었을 때 연결됐던 그 남자 목소리와 같았다.
겁에 질려,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다.
남자는 혀를 쯧, 차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장난전화를 때려쳤다.
동네에 있는 7개의 공중전화 중, 집에서 그닥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서 장난전화를 했던 터였다.
공중전화에서 걸었던 장난전화를 기반으로, 전화를 건 사람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게 가능할까?
심지어 나는 장난전화를 걸어 말 한 마디 안 했었는데...
2001년 무렵 겪은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내게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일이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 글을 읽으신 후 하단의 공감 버튼 한 번씩 클릭 해주시면 번역자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
'괴담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번역괴담][2ch괴담][612nd]악취가 나는 오두막 (11) | 2015.11.08 |
---|---|
[번역괴담][2ch괴담][611st]산축제 (28) | 2015.11.06 |
[번역괴담][2ch괴담][609th]심야의 주유소 (9) | 2015.11.03 |
[번역괴담][2ch괴담][608th]세공상자 (13) | 2015.11.02 |
[번역괴담][2ch괴담][607th]사진 편집 아르바이트 (11) | 2015.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