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두렵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옛날부터 내려오던 집안 무덤에 할아버지를 묻어드리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외할머니가 강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큰 무덤을 새로 세워, 거기 할아버지를 모시게 됐다고 한다.
무덤을 새로 세우니, 거기 옛 선조분들 납골단지도 옮겨야 한다.
결국 일정을 제대로 잡고, 스님까지 불러 무덤을 아예 옮기게 되었다.
그날은 우리 부모님, 외할머니, 스님까지 넷이서 무덤을 열고 납골단지를 옮겼다고 한다.
오래된 무덤이니 화장한 게 아니라 매장해 묻은 뼈도 나왔다.
조금 무서웠지만, 다들 아무 말 않고 유골을 수습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딱 하나, 아무리 힘을 써도 움직이질 않는 두개골이 있었단다.
나름대로 힘이 장사인 우리 아버지가 달라 붙어도 안 되고, 어머니까지 힘을 보탰지만 끄떡도 않았다.
부모님은 점점 무서워져, 외할머니한테 그냥 무덤을 옮기지 말자고 매달릴 정도였다나.
그 때, 스님이 나섰다.
그리고 그 두개골에 술을 따르며 말을 걸었다.
[괜찮습니다. 이 사람들은 새 집에 모시려는 것 뿐이에요. 걱정 마시고 편히 따라오십시오.]
그런 말을 한참이고 두개골에 건넸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아무리 힘을 써도 움직이질 않던 두개골이, 데굴 굴러나왔다고 한다.
당황한 부모님은 바로 두개골을 납골단지에 넣었다.
그 후 무덤을 옮길 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고 한다.
전해 들은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해주는 부모님의 표정이 너무나 생생해, 내게는 너무나도 무서웠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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