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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

[번역괴담][2ch괴담][579th]콜센터

괴담 번역 2015. 9. 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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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내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당시 나는 어느 빌딩에 입주해 있는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 콜센터는 밤 늦도록 영업을 했기에, 교대 체제로 야간조를 뛸 때도 많았죠.




다만 인건비가 딸렸던 탓인지, 야간조는 정사원 한 명과 아르바이트생 서너명으로 구성되곤 했습니다.


그 모양이다보니 신입사원 때는 나도 뭐 하나 모르는데 아르바이트생들의 질문에 쩔쩔맸던 기억이 납니다.


대처법이라곤 상사한테 전화해 물어보는 것 밖에 없었으니 울고 싶은 기분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런 야간조 근무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어느 야간조 근무날.


그 날도 무사히 일을 마치고, 아르바이트생들을 먼저 돌려보낸 후 뒷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전화벨 소리와 말소리로 가득차 있던 콜센터가, 정적으로 가득 차 있는 위화감.


불도 일부 장소를 빼고는 다 꺼져 있어 콜센터 안은 어슴푸레했습니다.


나 혼자 있다는 게 실감나는 기분이었달까요.




몰려오는 전화를 받아내려 잔뜩 놓인 책상 그림자에서 뭐가 튀어나올까 무서워, 나는 서둘러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겨우 정리를 마친 건 일이 끝나고 1시간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밤 10시 정도로 기억합니다.




사무실 문을 잠궜으니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안심했을 때...


"쏴아..." 하고 물이 흐르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습니다.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그 층에 하나뿐인 화장실이 보였습니다.




그 소리는 분명 변기에서 물이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중 누군가인가 싶기도 했지만, 1시간 전에 돌려보낸 아르바이트생들이 아직도 화장실에 있을리는 없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그 층에는 우리 콜센터말고 다른 업체는 입주해 있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쏴아... 쏴아..." 하고 물 내리는 소리는 계속 화장실에서 들려왔습니다.


화장실 안은 불 하나 없이 깜깜했습니다.


두려움에 조금씩 뒷걸음질 치다, 문득 나는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그 화장실은 물을 내리려면 센서에 손을 가져대야 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즉, 불 하나 켜져 있지 않은 그 어두운 화장실 안에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는 빌딩 계단을 미친 듯 달려 도망쳤습니다.




얼마 후 나는 과로로 인해 그 콜센터를 떠났습니다.


작별회 때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나 말고도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콜센터 내에서는 파다했던 것 같습니다.


밤에 소복을 입은 여자를 봤다던가 하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빌딩이 세워진 곳에 오랜 이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마 무언가가 씌어있는 곳이겠죠.


지금도 그 콜센터에는 늦은 밤 귀신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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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78th]현인신

괴담 번역 2015. 9. 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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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사 집안에서 태어나 영능력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이야기는 3년 전 나를 찾아왔던 손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간 혼자서 마음앓이하며 품어온 이야기지만, 이제 슬슬 털어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꺼내보려 합니다.




어느날 내 사무실에 안색이 좋지 않은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어느 회사 사장으로, 그 회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꽤 명사로 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더니 경영도 기울고, 빚이 잔뜩 생겨 망조가 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딸한테도 뭔가 이상한 조짐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듣기 전부터 뭔가 기분 나쁜 예감이 있어서,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가족들 이름을 묻고 영시를 시작했습니다.


이상하게도 회사에는 아무런 이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나는 가족들을 영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집에는 부인과 자녀 셋까지 가족이 다섯이었습니다.


자식들은 위로부터 장남, 장녀, 차녀.




하지만 장남과 장녀는 장애가 있고, 차녀는 특히 중증이라 3년이 넘게 와병 생활 중이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관리인을 고용해 돌보고 있다던가요.


나는 우선 의뢰인 본인과 가족들의 영시에 들어갔습니다.




내 영시는 영상이나 소리에서 실마리를 잡아들어가는 것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영시했지만 누구 하나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족은 전에 없이 무척 영시가 힘들고, 온통 잡음투성이라 나는 더듬거리며 원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의뢰인, 아내, 장남, 장녀, 차녀...




순서대로 영시를 해 나가다, 문득 나는 깨달았습니다.


와병 생활 중이라는 차녀가 전혀 영시가 안됐습니다.


그 당시 나는 일단 살아만 있으면 어떤 사람이라도 영시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이상하다, 이상하다 되뇌이며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당황한 와중에도, 나는 의뢰인에게 차녀 방에 무엇이 있는지를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내 모습이 심상치 않았던 것인지, 의뢰인도 신중한 모양새로 열심히 생각하며 적어내려갔습니다.


침대, 옷장, 의자, 접어 둔 휠체어, 신단...




바로 그게 문제였습니다.


[여기엔 무얼 모시고 있는건가요?]


나는 큰소리로 물었습니다.




[네? ...아, 저희 집은 ●●교를 믿어서요. 워낙에 둘째딸이 독실해서 자기 방에 신단을 두고 모시고 싶다 하더군요.]


몇년 전 생겨난 신흥 종교 단체였습니다.


[몇년 전부터 있었나요?]




[아... 그게... 음, 그 방에 둔 건 아마 3년 전이었을겁니다.]


신흥 종교라고는 해도 대규모로 일어난 것일 뿐, 영 좋지 않은 소문이 감도는 곳이었습니다.


골똘히 생각하는 와중에, 갑자기 머릿속에 평소처럼 영시할 때 들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토... 가... 미...]


순간 등골이 오싹하며 소름이 끼쳤습니다.


[아라히... 토... 가...]




아라히토가미.


현인신(現人神)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차녀 분이 와병 생활을 하게 된 건 신단을 설치하고 어느 정도 후의 일입니까?]




[네? 아... 어느 정도일까요, 꽤 가까운 일인건 분명합니다만.]


[회사 실적이 악화된건요?]


[아, 그건 3년 전부터입니다.]




[따님이 건강했을 때 뭔가 원하던 건 없습니까?]


[아... 부끄럽습니다만... 딸이 병에 걸린 후에야 아내에게 들었어요. 저와 같이 놀고 싶다고 매일같이 투정부렸다구요. 제가 일하는 것 자체를 무척 싫어했다고 하더군요...]


모호하던 정보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됐습니다.




즉, 딸의 방에 있는 신단이 병의 원인이라는 직감이 온 것입니다.


그 종교는 특이하게도 신자에게 돈을 빨아들이듯, 신단에서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는 듯 합니다.


신단을 모시는 방법이 잘못되었던, 그게 아니면 우연한 계기던, 신단 안에 있는 부적이 차녀를 신으로 모시게 된 듯 했습니다.




말 그대로 현인신입니다.


과거 고립된 마을 등지에서 신앙으로서 모셔졌던, 인간이면서 신으로 추앙받는 자.


아프기 때문에 링겔로 영양을 공급받고, 간병인이 돌보는 것 자체가 곧 신으로서 추앙받는 것과 동일한 것이죠.




너무 큰 신단이나 신체는 큰 소원의 힘을 낳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복수의 조건이 겹치면서 자연적인 현인신이 나타난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 누구도 추앙하지 않고 바라지 않아도, 신의 권능은 나타난 거죠.




다른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려 힘을 쓰는 게 아니라면, 우선되는 건 신 그 자신의 소원.


즉, 아버지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자신과 놀아주는 것...


허나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신단을 없애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짓을 했다 어떤 동티가 날지, 나나 의뢰인이 멀쩡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장에 의뢰인부터가 그 종교의 신자입니다.


그 종교의 신단 때문에 딸도, 당신도 이상해진거라 말했다가는 어떤 반응을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신자들을 끌고와 사무실을 엎어놓고도 남을 종교니까요.


결국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히 말했습니다.


[돌아가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요. 돈은 안 내셔도 됩니다.]




[네? 무슨 소리하시는 건가요?]


[죄송합니다만 저같이 미숙한 사람이 맡을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면목이 없군요.]


의뢰인은 투덜거리며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곧 돌아갔습니다.




그 후 나는 사무소를 닫고 술로 모든 것을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 아이는 지금도 살아있는 신으로서 모셔지고 있을까요.


스스로의 소원을 오로지 비뚤어진 방식으로만 이뤄나가며.




여러분이 어떤 종교를 믿던 그건 자신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신도 13파에 들어가는 어느 종교만은 부디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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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추후에 더 좋은 이벤트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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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77th]오키나와 출장

괴담 번역 2015. 9. 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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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 출장을 나와있는데, 괴상한 일을 겪었다.


오키나와 본섬 남쪽에 지사 설립을 하게 되어, 잠깐 집을 빌려 살고 있다.


어느날 밤, 담배를 피우려 밖에 나왔다.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 있고, 그 아래 자판기 3개가 줄지어 서 있는 곳이 있다.


주변은 밭 뿐이고.


커피를 하나 뽑고, 자판기 앞에 쭈그려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다.




멍하니 달과 가로등, 자판기 불빛에 비친 내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


쭈그려 앉아있는 탓에 쓰레기 봉투 같은 모습의 그림자였다.


5분 정도 있다, 다시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




이것까지만 피우고 들어가 잘 생각이었다.


별 생각 없이 다시 내 그림자를 바라봤다.


어...?




내 그림자 오른쪽에 그림자가 하나 더 있다.


나처럼 똑같이 앉아 있는 모양새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10초 정도 그러고 있자, 이번에는 내 왼쪽에 그림자가 하나 더 나타났다.


나를 중앙에 두고, 두 그림자가 나를 압박하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좌우에서 어쩐지 엄청난 시선이 느껴졌다.




바로 옆에서 누군가가 쏘아보는 것 마냥.


완전히 굳어버린 와중에 겨우 눈동자만 굴려 좌우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도저히 그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나는 미친 듯 소리 지르며 달려 도망쳤다.




다음날 아침, 오키나와 토박이인 직원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아, A씨 XX 지구에 사셨지... 거기 전쟁 때 방공호가 있었는데, 폭격 맞아서 무너진 후에 아직까지 유해 수습이 안 됐대요. 자기들 찾아달라고 나온 게 아닐까요.]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자판기 뒤쪽 밭에, 작은 위령비가 있어요. 모르셨구나. 20년 전에 거기 원래 산골이었거든요. 땅을 팠더니 사람뼈가 수십구 넘게 나와서 위령비 세워둔 거에요.]


그러더니 나를 보고 씩 웃고는 말했다.


[올해도 유해 발굴 행사가 있는데, 같이 참여하실래요?]




장난처럼 말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지만, 직접 본 게 있으니...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는 오키나와인들이 무서워질 정도의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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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첫 작품이 나온 이래 일본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주온 시리즈 최종작, 주온 : 더 파이널이 10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아프리카 TV 공포라디오0.4MHz 쌈무이 방송국과 함께 주온 : 더 파이널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예고편 영상을 보고 주온시리즈물의 마지막편인 <주온-더 파이널>이 기대되는 이유를 덧글로 남겨주세요.

 

5분을 추첨해 주온 : 더 파이널 예매권 2장을 보내드립니다.

 

이벤트 참가 기한은 9월 25일까지이며, 발표는 9월 26일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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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76th]축제 소리

괴담 번역 2015. 9.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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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적어두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직접 겪는 내 입장에서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다.


우리 집 주변은 무척 조용한 주택가로, 얼마 전 새로 이사를 온 곳이다.


집은 전철 선로 주변이라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 정도만 들릴 뿐이다.




낮에는 도로에서 노는 아이들 소리 정도 뿐일까.


우리 가족은 부모님, 누나, 동생 그리고 나까지 다섯이다.


어느날 누나가 쇼핑을 나가는데 부모님이 따라나서, 나와 동생만 남게 되었다.




동생은 아직 어린데다 누나는 워낙에 쇼핑을 오래 해서 나도 따라가고 싶지가 않았던 터다.


그렇게 집에서 동생과 둘이 앉아 있는데, 갑자기 동생이 [저기, 형. 어디서 축제 하는 거 아니야?] 라고 물어왔다.


무슨 소린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동생의 말을 따라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니 축제 음악이랄까, 큰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네!] 라면서 둘이 신나서 밖에 나가보려는데, 가족들이 돌아왔다.


[이런 늦은 시간에 어딜 가려는 거니, 너희들?] 


엄마의 질문에 동생이 [축제 소리가 들려!]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집안에서도 소리가 들렸는데, 밖에서 안 들렸을리가 없다.




그런데도 밖에서 들어온 가족 중 누구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날 열린 축제도 없었고.


결국 그 상황은 나와 동생이 잘못 들은 걸로 넘어갔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 혼자 집을 보고 있던 때였다.


다시 그 소리가 들려왔다.




둥둥둥하고, 북을 울리는 듯한 소리가.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나는 밖에 나가보기로 했다.


샌들을 신고 밖으로 나선다.




역 근처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해, 그 쪽으로 향해볼 생각이었다.


옆집에서는 할머니가 마당을 쓸고 계셨다.


우리 옆집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만이 살고 계신다.




오래 전부터 이 동네에 사신 분들로, 이사온지 얼마 안 된 우리 가족에게 무척 친절하게 대해주신 분들이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걸어가는 내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내 팔을 붙잡으셨다.


[축제 소리가 들리니?]




순간 나는 겁에 질렸다.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가 싶은 생각이었다.


우선 [네...] 라고 대답하자, 할머니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가면 안 돼.]


팔을 붙잡은 힘이 더욱 강해졌다.


언제나 상냥했던 할머니가 갑자기 그런 모습을 보이니, 나는 너무 무서웠다.




[이 주변에서 축제는 하지 않아... 절대로. 그러니까... 가면 안 된단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진지하고 엄격한 그 얼굴을 보자 차마 물을 정신도 들지 않았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겨우 할머니는 팔을 놓아주셨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얼굴을 내게 가까이 하고 말하셨다.


[축제 소리는 들려도 무시해야 해.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는 해도 되지만, 축제에 가버리면 안 돼.]




무척, 무척 진지한 얼굴이었다.


무섭고도 무서워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겨우 할머니에게 풀려나 집까지 전력으로 도망쳤다.


축제에 참가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동생은 그 날 이후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내게는 아직도 계속 축제의 소리가 들려온다.


할머니 말로는 저 쪽에서 지치면 자연스레 들리지 않게 된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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