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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

[번역괴담][2ch괴담][708th]떠내려온 시체

괴담 번역 2016. 6. 1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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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어릴 적 홋카이도에 사셨다고 합니다.


큰 강 근처에 있는 마을이었대요.


당시에는 하천 공사 같은 건 전혀 되질 않았던 무렵이라, 큰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언제 넘칠지 몰라 다들 불안에 떨곤 했답니다.




비가 내리면 상류에서 진흙으로 탁해진 물이 흘러내려 옵니다.


이따금씩은 사슴 같은 동물 시체도 떠내려오곤 했다네요.


그리고... 가끔씩은 사람 시체도요.




주변에는 나무가지나 돌 같은 것도 같이 떠내려오기에, 강물에 내려온 시체는 대부분 꽤 심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이상한 시체가 흘러 왔습니다.


몸뚱이는 아무리 봐도 사람인데, 딱딱한 갑옷 같은 걸 위아래로 입고 있었습니다.




큰입에는 굵고 날카로운 이빨이 빼곡히 줄지어있었구요.


기묘하게도 그 시체에는 눈도, 코도, 귀도 없었다고 합니다.


무언가에 부딪혀 떨어진 건 아닌 듯 했습니다.




구멍 자체가 없고, 완전히 맨들맨들했기 때문이었죠.


당시에는 경찰도 흘러내려온 시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신원 모를 시체를 절 묘지에 매장해주기로 했답니다.




화장이 대부분인 지금과는 달리 당시에는 매장이 일반적이었으니까요.


사체를 묻고, 봉분을 해 무덤을 만들어주면 사체가 부패함에 따라 부피가 줄어들어 서서히 봉분은 평평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시체를 묻은 곳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처음 묻었을 때처럼 둥근 봉분이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시체와 갑옷 같은 게 한몸처럼 붙어 떨어지질 않아 그대로 묻었는데, 그것 때문이 아닐까?]


절 주지스님은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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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7th]사라진 현금

괴담 번역 2016. 6. 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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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 직장동료 중, N이라는 세일즈맨이 있었다고 한다.


N은 사귀던 여자를 속여 돈을 잔뜩 뺏은 후, 그대로 연락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얼마 지나, N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금으로 물건값을 받고 회사로 돌아오면, 그 사이 돈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계산 실수나 착각인가 싶었다.




하지만 분명히 풀로 붙인 봉투 속이나, 자물쇠로 잠군 금고, 결코 몸에서 떼놓질 않는 지갑 속의 돈마저 사라져 버렸다.


N은 그때마다 부족한 금액을 자기 돈에서 충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어느새 N이 감당할 금액이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월급을 가불받아 미수금을 메꾸는 일이 이어지다보니, 월급보다 미수금이 많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N의 빚은 쌓여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대규모 현금 거래가 N에게 떨어졌다.




또 돈이 사라질까 두려웠던 N은, 담당을 바꿔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거래처에서 직접 N을 지명한 탓에,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백만엔이 넘는 금액이었기에 N은 꾀를 냈다.




후배를 같이 데리고 가서 돈은 후배가 운반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무사히 거래는 끝났고, 후배는 돈을 들고 출발했다.




N은 자신에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게 후배와는 다른 차를 타고 거래처에 온 터였다.


하지만 운명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후배는 회사로 돌아오던 도중, 자전거와 접촉사고를 내고 말았다.




사고 조사도 받아야 하고, 피해자가 학생이었던터라 부모가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회사에서는 빨리 거래대금을 가지고 오라는 독촉전화가 쏟아진다.


N은 이를 악물고 자동차 대쉬보드에 현금을 깔아서 자기 눈에 보이도록 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회사로 돌아오지 못했다.


돌아오던 도중 가드레일을 뚫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냈고, 그대로 즉사했다.


차안에 현금은 한푼도 없었다.




장례를 마친 후, 그의 책상을 정리하게 되었다.


맨 아래 서랍에서 엄청난 양의 현금이 나왔다.


아마 사고가 났을 때 차안에 있었을 돈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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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6th]제설차

괴담 번역 2016. 6. 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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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산속 마을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폭설이 내리면 제설차를 타고 눈을 치우는 것도 업무 중 하나.


그런데 그 제설차가 조금 이상하더란다.




거기 타고 눈을 치우고 있노라면, 어째서인지 동물들이 자꾸 부딪힌다는 것이다.


심할 때는 제설작업 한번 하는데 너덧마리가 나타날 정도였다고 한다.


주변에서 목격한 사람 말에 따르면, 마치 동물이 제설차를 향해 달려오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신경이 쓰인 나머지, 그는 제설차의 이력을 조사해봤다.


아니나다를까, 과거 인명사고를 냈던 전력이 있는 차였다.


민간 회사에서 사람이 치여죽는 사고가 났는데, 그걸 중고로 사들인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 겨울, 동사무소 신입 직원이 그만 제설차에 휘말려 팔이 빨려들어가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큰 사고가 되질 않고 몸 성히 나왔지만, 신입은 기분 나쁜 말을 늘어놓았단다.


[저 제설차 옆에 섰더니 누가 잡아끄는 것 같더라고요. 차쪽으로 질질 끌고 오는 것 같은... 그래서 그만 제설차 쪽으로 넘어졌던 겁니다.]




결국 차량 불량으로 처리해서, 그 차는 눈이 와도 쓰질 않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폐차 처리되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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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5th]산의 중국인

괴담 번역 2016. 6. 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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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전해들은,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호쿠리쿠 지방 출신이셨다.


할아버지가 40대일 무렵, 산나물을 캐러 산에 가셨었단다.




그런데 저녁 무렵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돌아오더니, 신발도 벗어던지고 [산의 중국인한테 들켜버렸다!] 라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집안 사람들은 다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질 못했다.


그 지역 산에 중국인이 산다는 이야기도 없었고, 본 사람도 없었으니까.




애시당초 시골이라 외국인 자체가 드물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대만에서 지낸 적이 있었기에, 아버지는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셨다.


다음날부터 할아버지는 집 문단속을 꼼꼼히 하고, 항상 나무꾼이 쓰는 낫 비슷한 칼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최대한 외출을 꺼리는 모양새였지만, 밭일을 해야하니 안 나갈 수는 없으니까.


또한 해가 떨어지면 외출하지 않고,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행동을 함께 하며 절대 산에는 가질 않으셨다고 한다.


그렇게 2주일 정도 지났을까.




논에 세워둔 허수아비에, 검붉은 액체가 끼얹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할아버지가 찾아냈지만, 논 안에까지 흘러들 정도로 엄청난 양이 부어져 있었다고 한다.


아마 짐승이나 인간의 피일거라고, 할아버지는 단정지었다고 한다.




그 사건 이후 할아버지의 정신 상태는 악회되어, 한밤 중 갑자기 일어나서는 식칼을 휘두르는 일마저 있었다고 한다.


얼마 지난 어느날, 아버지가 아침에 일어나 집밖으로 나왔더니 명패에 피가 잔뜩 끼얹어져 있었다.


피로 더러워진 문에는 한자로만 써진 부적 같은게 붙어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에게는 너무 어려워 읽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곧바로 할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문을 보자 할아버지는 뭔가 결심한 듯 대나무 장대에 식칼을 묶어 창 비슷한 걸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족들의 만류에게 불구하고, 주먹밥을 싸들고 산으로 들어가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밤이 되어도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집안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이 총동원되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집 근처와 산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날 늦게서야 가까운 골짜기 물가, 큰 나무에 묶여 죽어있는 할아버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다리만 위쪽 가지에 묶여 거꾸로 매달린 채, 예리한 칼날로 내장이 완전히 도려내져 있었다고 한다.


나무 주변에는 부적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마을 순경 가지고는 조사도 힘든 일이었다.


현 경찰서에서 경찰이 나와 수사했지만, 전혀 단서는 없었다.


가족들은 모두 경찰서에 불려가 시달렸지만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지역신문에도 실릴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었다고.


아버지는 그 후 성인이 되고서도 "산의 중국인" 이 무엇인지 계속 조사를 해왔다지만, 무엇을 알아냈는지는 내게 가르쳐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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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4th]수박 익는 계절

괴담 번역 2016. 6. 1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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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직후, 우리 할아버지의 체험담이다.


어느 여름밤, 늦게까지 일한 할아버지는 집에 돌아오던 도중 기차 건널목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당시는 종전 직후였기에, 대도시라도 가로등 하나 없고 거리는 깜깜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근시였기에, 주변이 제대로 보이질 않았더라는 것이다.


건널목을 막 넘어가는데 발 아래 툭하고 둥근 게 맞았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들 힘들게 살 무렵이라, 당시에는 다들 텃밭에서 야채를 길러 어떻게든 버텨나갔다고 한다.




마침 여름이니, 할아버지는 그게 영락없이 수박일 거라 여겼다.


"이 수박을 집에 가지고 가면 아이들이 좋아하겠지?"


그렇게 생각해 발 아래 수박을 주우려고 했다.




하지만 문득 건널목에 떨어져 있으면 필시 더러울 거라는 생각이 들어, 손을 거뒀다.


"이걸 주워야하나, 내버려둬야 하나..."


할아버지는 한참을 고민하며, 수박을 발로 데굴데굴 굴리며 걸었다고 한다.




고민하는 사이 한 100m 가량을 걸어왔는데, 그 사이 딱히 식욕도 없어졌기에 수박은 도로변에 굴려놓고 집으로 갔다나.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려고 어제 그 건널목 근처를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더란다.


[무슨 일 있나요?]




할아버지는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젯밤, 건널목에서 누가 치여죽었나봐요.]


[저런...]




[그런데 건널목에는 목 없는 시체만 남아있지 뭡니까? 목만 저 멀리서 발견됐다는거에요!]


할아버지는 순간 말을 잃었다고 한다.


[목만 혼자 움직일 수 있을리도 없고... 사고를 가장한 살인일까요? 생각만 해도 기분 나쁘네요.]




할아버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건널목을 지나왔다고 한다.


어젯밤, 발로 차면서 왔던 건 수박이 아니었다.


사람 머리였던 것이다.




지독한 근시인 할아버지는 발밑의 물체마저 판별하지 못했던 거겠지.


속이 메스꺼워진 할아버지는 그 후 집으로 돌아와 이틀 동안 앓아누웠다고 한다.


전쟁이랑 공습을 다 겪은 분치고는 꽤나 담이 약한 분이셨다.




그 "머리가 혼자 돌아다닌 사건" 은 현장검증 결과 사고로 처리됐지만, 지역에서는 괴담처럼 나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됐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진실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했지만, 할머니에게만 말해줬다고 한다.


며칠 후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하필 할아버지는 학교 선생님이셨다.




아이들이 "머리가 혼자 돌아다닌 사건" 이라며 열을 올리며 떠들어대는 것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올라 힘드셨다나.


[네놈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교과서나 펴라!]


그렇게 소리치며 애써 위엄을 부리려 애를 쓰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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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3rd]밤길을 걷다

괴담 번역 2016. 6. 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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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살 무렵 이야기입니다.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한 정거장 앞이, 막차 때는 종점이었습니다.


어느날, 평일과 휴일 시간표를 착각하는 바람에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까지 가는 전철이 끊겨 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앞 역에서 내려,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죠.


시간은 새벽 1시 무렵이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말고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몇 있는 듯 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여럿이 같이 걸어가니 그나마 공포는 덜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길이 나뉘면서, 하나둘 사람들은 사라져 갔습니다.




마침내 나와 내 조금 앞에서 걷는 여자만 남았죠.


그 여자는 회사원인 듯 했습니다.


여자와는 항상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었지만, 집 근처 역이 보일 무렵이 되자 서서히 그 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그 여자 곁을 지나쳐 갈 때, 나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여자가 앞에서 걸어준 덕에 밤길도 덜 무서웠고 든든했기에, 얼굴이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 순간, 여자의 모습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샛길도 없고 주변에 건물도 없는 쭉 뻗은 대로였습니다.


어디 숨을 곳 하나 없는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앞에서 걷던 여자가 사라진 것입니다.


"아, 유령이었구나." 하고 멍하니 생각하면서도, 집에 올 때까지 한시간 빠듯하게 앞에서 함께 걸어준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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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02nd]열살 어린 애인

괴담 번역 2016. 6. 1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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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일하던 곳에서 알고 지내던 동료가, 직장에 들렀다.


서로 기혼자지만, 우리는 서로 죽이 잘 맞아 자주 놀러다니곤 했다.


간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근처 카페에 가게 되었다.




나는 물었다.


[요새 좀 어때? 나쁜 짓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


그러자 그는 웃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1년 정도 전부터, 10살 어린 애인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22일부터 25일까지, 애인한테 사준 맨션에서 함께 지냈다나.


당연히 집에서는 온갖 불평과 의심이 쏟아졌고.




하지만 초등학생 딸한테 미안해, 크리스마스날 저녁 7시쯤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애인은 가지말라며 울부짖으며 매달렸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크게 싸우고, 여자를 뿌리치고 집에서 나왔다고 한다.




맨션은 11층.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맨션 입구로 나오니까 말이야, 그 녀석이 나보다 먼저 내려와 있더라고, 하하.]


그날 이후 그와는 만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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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를 좋아하고 겁도 없는 내가, 완전 얕보고 사연 많은 집에 들어가 산 적이 있다.


집은 역에서 10분 거리인데다, 2LDK에 월세가 3만 5천엔이었다.


주변 시세의 반값이었다.




부동산에 찾아가 사연이 있어서 집값이 싼 데가 있냐고 묻자 알려준 곳이었다.


진짜로 귀신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세입자가 들어가는 족족 도망쳐 나오는 바람에, 보증금이랑 사례비는 아예 받지도 않는다고 하기에 바로 OK했다.




짐은 최소한으로 챙겨 입주했다.


혹시나 하면 바로 도망칠 수 있게.


골판지 상자로 2박스 분량이었다.




아래부터는 그 집에 들어가 산 날부터 쓴 기록이다.


모든 기록은 다음날 썼다.




첫날 : 별다른 문제 없음. 화장실 전구가 나갔다.


둘째날 : 방안에서 무슨 냄새가 난다. (뭔가 썩은 것 같은 냄새다.) 화장실 전구를 갈았다.


셋째날 : 냄새가 더 심해졌다. 방향제를 잔뜩 사왔다. 화장실 전구가 또 나갔다.


넷째날 : 방향제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부동산에 전화를 했다. 화장실 전구는 또 나갔다. 생애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다섯째날 : 부동산 아저씨가 상태를 보러 찾아왔다. 우선 하수도 청소를 의뢰해주겠단다. 전구가 멀쩡하다는 걸 확인했다. 왜 계속 꺼지는건가 매장에 찾아가 문의했다. 이상 없단다. 또 가위에 눌렸다. 이명이 심하다.


여섯째날 : 직장에서 말 한번 한 적 없는 사무원이 [당신 뭐에 씌인 것 같아요.] 라고 말해왔다. [나도 알아요.] 라고 대답했다. 방안에 있으면 이명이 들린다. 방은 냄새가 난다. 화장실 전구는 또 나갔다.




일곱번째날 기록은 친가에 돌아와서 썼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일주일만에 그 집에서 나왔다.




시간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자던 도중 가위에 눌려 정신을 차렸다.


눈을 감고 있을 터인데 앞이 보인다.


시야 아래 쪽에서 얼굴이 나왔다.


눈을 감고 있기에 그 모습을 알아차릴 수는 없었다.


아마 젊은 여자일 것이다.


눈은 없다.


입을 벌리고 다가온다.


물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귓가에 소리가 들렸다.


[왜 죽였어?]


말을 할 수 없기에, 마음속으로 외쳤다.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


그러다 정신을 잃었다.


아침, 눈을 뜨고 짐을 정리해 그 집에서 나왔다.




부동산 아저씨 말로는 자살을 했더란다.


짐을 빼고 다시 물어봤지만, 역시 자살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집에서 나가겠다니 역시나 싶었던지 코웃음을 쳤다.




바보 같은 나는 그 즉시 경찰서에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들은 경찰은 애써 웃음을 참으며 [협조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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