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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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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할아버지에게 들은, 무섭지는 않지만 기이한 이야기.


아직 나와 형이 태어나기 전 일이라고 한다.


시기는 6월 말에서 7월 초.




장마가 온 터라, 그날은 아침부터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고 한다.


농사일도 못 나갈 지경이라, 할아버지는 대낮부터 화로 옆에 앉아 술을 홀짝이고 있었단다.


따로 뭘 할 것도 없고 담배나 태울 뿐.




점심은 진작에 먹었지만 저녁까지는 아직 시간도 꽤 남은 터였다.


자연히 술이 당길 수 밖에 없지만, 술병에 남은 게 별로 없었더란다.


사둔 술도 없기에 이걸 다 마시면 사러 나가야 할 터.




하지만 이 쏟아지는 빗속으로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할아버지는 시간을 안주 삼아 천천히 한잔씩 기울였다고 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술기운이 슬슬 돌아 잠시 누울까 싶던 무렵,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쾅쾅쾅!]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 누가 찾아왔나 싶었다.




[누구야?] 라도 물었다.


그러자 문 두드리는 소리는 뚝 그치고, 빗소리만 들리더란다.


문을 열고 누가 들어오는 기척도 없었다.




뭔가 싶어 당황해하고 있자, 잠시 있다가 또 [쾅쾅쾅!] 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가기도 귀찮아서, 안쪽 방에 있을 할머니를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잘 들리지가 않는지 대답이 없었다.




[이봐, 할멈.] 하고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그 사이에도 문 두드리는 소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잠도 못 자겠다 싶어, 할아버지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현관에 나섰다.




약간 비틀거리면서도 현관까지 나온 할아버지는, 샌들을 신고 [쾅쾅쾅!] 소리가 나는 문에 손을 댔다.


[그렇게 세게 두드리면 문 다 부서지겠다.] 하고 문 너머 상대를 질책하며, 단숨에 문을 열었다.


[...어?]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바로 전까지 그렇게 문을 두드려댔는데, 정작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있을리 없다 생각한 할아버지는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 아무도 없다.


다만 처마 밑에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듯, 문앞이 흠뻑 젖어 있었다.


별다른 일도 없었기에, 할아버지는 문을 닫고 화로 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천천히 누웠다.


그러자 또 [쾅쾅쾅!]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역시 아무도 없다.


이번에는 바깥까지 나가 살폈지만 마찬가지다.


다만 처마 밑에 있는 젖은 흔적이 아까보다 더 커진 듯 했다.




할아버지는 그것을 잠시 바라보며 생각하다, 현관 앞에 있는 우산을 하나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처마 끝에 살짝 기대어 세워두었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다시금 할아버지는 화로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또 [쾅쾅쾅!] 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거기 우산 있으니까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할아버지는 큰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그러자 문 두드리는 소리는 뚝 그쳤다.


할아버지는 귀찮다 싶으면서도, 다시 한번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고 밖을 보았다.




처마 끝에 기대어 뒀던 우산이 사라져 있었다.


할아버지가 앓는 소리를 내며 화로 곁으로 돌아오자, 할머니가 있었다.


[어디 있던게야?] 하고 묻자, [방안에 있었는데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할아버지 목소리가, 할머니에게는 하나도 안 들렸던 모양이다.


[누가 왔었어요?] 하는 할머니의 물음에, 할아버지는 대답했다.


[뭐가 왔나봐. 하도 문을 두드리길래 우산을 줘버렸지 뭐요.]




할머니는 멍하니 있다가, [새 우산을 사야겠구만.] 하고 한마디 했다고 한다.


며칠 뒤, 장마가 그치고 맑은 날이 며칠 이어졌다.


산에 일을 나갔던 할아버지는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발견했다.




큰 나뭇가지에, 우산이 펼쳐진 채로 걸려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누가 우산을 저런데다 놨나 하고 그냥 지나갔지만, 계속 걸어가는데 보이는 나무마다 우산이 달려 있는 게 아닌가.


이상하다 싶어 우산을 내려보니, 비가 쏟아지던 날 기대어 뒀던 우리 집 우산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가져갔던 놈이 갚으러 온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할아버지는, 우산을 다시 나무 위에 올려뒀다.


[이놈아, 너한테 준거야! 가져도 되니까 다시 가져가!]


큰소리로 외치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고 한다.




그러자 그 후로는 나무 위에 우산이 보이지 않더란다.


나는 [뭐 다른 답례 같은 건 없었어?] 하고 물어봤지만,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하고는 [그런 거 없지 뭐냐.] 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뭐, 돌려주러 돌아온 건 가상하구나.] 하고, 쓴웃음을 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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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05th]어느 온천여관

괴담 번역 2017. 12. 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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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 어느 온천마을에 갔을 때 이야기다.


여자친구네 집에 큰 제사가 있다길래, 온천여행도 할 겸 따라가기로 했다.


근처에 어느 온천마을이 있었거든.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히다보니 숙소도 겨우 잡았다.


저녁과 아침 식사를 합해서 1박에 26,000엔.


인터넷으로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간 거라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안내 받은 방은 뜻밖에도 크고 훌륭한 곳이라 깜짝 놀랐다.




거실이 다다미 12장 넓이에, 따로 문으로 구별된 다다미 8장 넓이 침실도 있었다.


방에 딸려있는 목욕탕도 노송나무 욕조로 된 제대로 된 물건이었다.


[엄청 싸게 잡았다. 방도 고풍스럽고 위엄 있어서 멋있는데!]




우리는 당장 대욕장으로 달려가 한가히 시간을 보냈다.


밤이 되어 저녁식사가 나왔다.


방으로 대령된 식사는 무척이나 호화스러웠다.




신선한 생선회에 소고기 철판구이, 곁들여서 술도 몇병 나왔다.


[여기 진짜 좋다. 완전 좋은 방을 잡았어. 대성공이네.]


둘이서 신나서 연회를 벌였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뒤, 둘이서 욕조에 들어가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후 방문 안쪽 침실로 들어가, 늘어선 이불에 누워 불을 끈 채 TV를 봤다.


그러는 사이 여자친구도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졌고, 나도 TV를 보다 어느샌가 잠들고 말았다.




문득 눈을 떴다.


아마 한밤 중이리라.


문 창호지를 통해 어스름한 달빛이 비칠 뿐, 주변은 거의 어둠 속이다.




어라?


꺼짐 예약을 해뒀던 것도 아닌데, TV가 꺼져 있었다.


여자친구가 끈 걸까?




지금 몇시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려 머리맡을 더듬었다.


무슨 소리일까, [훅, 훅!] 하고 거친 숨결 같은 게 들렸다.




여자친구가 코라도 고는 걸까 생각하며 휴대폰을 집었다.


시간을 확인하자 2시 조금 넘은 무렵이었다.


아직 잘 때구나 생각하며, 휴대폰에 비친 여자친구의 얼굴을 바라봤다.




여자친구는 일어나 있었다.


휴대폰 불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 얼굴.


눈을 부릅뜬 채, 이를 보이며 웃고 있었다.




아까 그 거친 숨결은 이 사이로 샌 그녀의 숨소리였다.


나는 여자친구가 왜 그러나 싶어, 패닉에 빠졌다.


겨우 [괜찮아? 왜 그래?] 하고 말을 걸려 하는데, 여자친구가 움직였다.




얼굴은 나를 바라보는 채,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목만 천천히 그쪽으로 돌려보니, 어느새 문이 열려 있었다.


거실이 더 안쪽에 있기에, 문 너머는 더욱 어두웠다.




여자친구가 가리킨 쪽으로 휴대폰 불빛을 비추자, 천장에서 유카타 띠 같은 게 고리 형태를 하고 드리워져 있었다.


이게 뭔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머릿 속은 일어나고 있는 일을 따라가지 못해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여자친구는 여전히 눈을 번뜩이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그 얼굴 그대로, 입만 움직여 말하기 시작했다.


작은 목소리로.




[저걸 써, 저걸 써, 저걸 써, 저걸 써, 저걸 써, 저걸 써...]


나는 그대로 졸도하고 말았다.


그 이후의 기억은 없다.




잠시 뒤, 희미하게 들리는 아침방송 진행자 목소리에 눈을 떴다.


벌떡 일어났다.


꿈이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몹시 두려웠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꿈 같지가 않았으니까.


하지만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천장에는 띠도 드리워 있지 않았다.


TV도 그대로 켜져 있고.




역시 꿈이겠지.


여자친구는 아직 자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 표정이 잔뜩 구겨진 채다.




나는 여자친구를 흔들어 깨웠다.


화들짝 일어난 여자친구는, 두려움과 불신이 섞인 듯한 시선으로 나를 살피고 있었다.


[왜 그래? 괜찮아?] 하고 묻자, 조심스레 여자친구는 입을 열었다.




[어젯밤, 너무 무섭고 이상한 꿈을 꿨어...]


밤중에 문득 눈을 떴더니 내가 없더란다.


머리맡에 있는 스탠드를 켜봤더니, 어두운 방 안, 내가 천장에서 드리운 띠에 목을 걸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목을 맬 준비를 하듯.


여자친구가 놀라서 [뭐하는거야?] 라고 물었더니, 내가 쓱 돌아보며 말하더란다.


[봐, 준비 다 됐어. 이걸 쓰면 돼.]




그 말을 듣고 나는 펄쩍 뛸 정도로 놀랐다.


하지만 굳이 내 꿈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둘이서 같은 꿈을 꾸었다는 걸 알면, 뭔가 주술적인 힘이 작용해 그게 진짜 일어나기라도 할까봐 두려웠으니까.




여자친구를 애써 달래고, 일단 아침식사를 하러 방을 나섰다.


둘 다 이상한 꿈 때문에 입맛이 없어 깨작대다 식당을 나섰다.


나는 도중에 카운터에 들러 물었다.




[실례지만 저희가 묵는 방에서 누가 목 매달아 자살한 적 있지 않습니까?]


종업원은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체크 아웃 때 확인해보니 숙박료가 6,000엔 깎여 있었다.


여러분도 시즈오카현 온천마을을 찾을 때, 멋진 방으로 안내 받으면 억지로 자살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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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04th]친구가 본 것

괴담 번역 2017. 12. 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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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친하게 지내는 회사 동료가 어째서인지 바다에 가는 것만큼은 한사코 거절한다.


이유를 물어봤지만 별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기색이었고.


궁금해서 같이 술 한잔하면서 취한 다음에 캐물었다.




그가 아직 학생일 무렵,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었단다.


기말고사 끝난 다음이랬으니 한겨울이었을 것이다.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어딜 정해놓고 가는 건 아니고, 친구네 개까지 셋이서 차를 타고 정처없이 달려가는 마음 편한 것이었다.




며칠째였나, 어느 바닷가 한적한 마을에 접어들 무렵, 해가 저물어 버렸다.


곤란하게도 휘발유가 거의 떨어져가고 있었다.


해안가 오솔길을 달리며 내비게이션으로 찾아보니 금방 주유소를 발견했지만, 가게 문이 닫혀있었다.




뒷문 쪽으로 돌아가보니, 문에 큰 소쿠리가 매달려 있더란다.


그걸 밀고 초인종을 누른다.


[실례합니다. 휘발유가 다 떨어져서 그러는데요.]




잠시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대답은 없었다.


[무시하나본데.]


동료는 왠지 화가 뻗쳐서 다시 초인종을 누르고 소리쳤다.




[실례합니다!]


끈질기게 소리치자 현관 불이 켜지면서 유리창 너머 사람 그림자가 비쳤다.


[누구야?]




[휘발유가 다 떨어져서...]


[오늘은 쉬는 날이야.]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화난 것 같은 목소리가 돌아온다.




[어떻게 좀 안될까요...]


[안돼. 오늘은 벌써 장사 접었어.]


어쩔 도리도 없이, 동료는 친구와 차에 돌아왔다고 한다.




[이래서 시골은 안된다니까.]


[어쩔 수 없네. 오늘은 그냥 여기서 자자. 내일 아침에 문 열면 보란듯 찾아가서 바로 기름 넣고 뜨자고.]


차를 세울만한 곳을 찾아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주유소 뿐 아니라 모든 가게와 집이 다 문을 닫고 있더란다.


자세히 보면 어느 집이고 처마 끝에 바구니나 소쿠리를 매달고 있다.


[무슨 축제라도 하나?]




[그런거 치고는 너무 조용한데.]


[바람이 너무 세서 안되겠는데. 야, 저기 세우자.]


그곳은 산기슭에 있는 작은 신사였다.




바다를 향해 쭉 뻗어 있는 돌계단 아래에다 차를 세웠다.


작은 주차장처럼 울타리가 있어, 바닷바람을 막아줄 듯 했다.


신사 기둥문 그늘에 차를 세우자, 주변은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할일도 없겠다, 동료는 친구와 이야기나 좀 나누다 모포를 덮고 운전석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개가 으르렁대는 소리에 눈을 떴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강렬한 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개는 바다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고 있었다.


친구도 눈을 떴는지, 어둠 속에서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


달빛에 비친 바다는, 낮에 본 것과는 달리 기분 나쁠 정도로 고요했다.




살풍경한 콘크리트 암벽에 꿈틀거리는 파도가 비친다.


[뭐야, 저거.]


친구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르겠어...]


처음 그것은, 바다에서 기어나오는 굵은 파이프나 통나무 같이 보였다.


뱀처럼 몸부림치며, 천천히 뭍에 올라왔지만 이상하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놈의 몸 자체가 뭉게뭉게 피어오른 검은 연기 덩어리 같아, 실체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대신, "우우우..." 하는 귀울림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구역질 나는 비린내는 점점 심해질 뿐이었다.




그 녀석의 끄트머리는 해안가 길을 가로질러 건너편 집까지 닿고 있었다.


아직 반대편은 바다에 잠긴 채였다.


집 처마를 들여다보는 듯한 그 끄트머리에는,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얼굴 같은 게 분명히 있었단다.




두 사람 모두 담이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 모습을 본 순간부터 "불길하다" 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해 몸이 굳어 움직이질 않았다고 한다.


마치 심장을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그것은 처마에 매단 소쿠리를 계속 바라보다가, 이윽고 천천히 움직여 다음 집으로 향했다.




[야, 시동 걸어.]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에, 동료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움직이지 않는 팔을 간신히 들어 키를 돌리자, 적막한 가운데 엔진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것이 천천히 이쪽을 돌아본다.


"위험하다!"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눈을 마주치면 안되는 직감이 들더란다.




앞만 바라보며 액셀을 밟아 급발진했다.


뒷좌석에서 미친 듯 짖던 개가 훅하고 숨을 들이쉬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타로!]




무심코 돌아본 친구도 히익하고 숨을 들이쉬더니 그대로 굳었다.


[멍청아! 앞을 봐!]


동료는 친구의 어깨를 강제로 잡아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친구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고 한다.


동료는 정체 모를 공포에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 액셀을 밟았다.


그나마 남은 연료가 다 떨어질 때까지 달려간 뒤, 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을 맞았다고 한다.




친구는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근처 병원에 입원했고, 일주일 가량 고열에 시달렸다고 한다.


회복된 뒤에도 그 일에 관해서는 결코 입을 열려 하지 않았고, 이야기만 꺼내려 해도 불안해했다고 한다.


결국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는 들을 수 없었고, 졸업한 뒤에는 그대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한다.




개는 심한 착란 증세를 보인 끝에, 가까이 오는 사람은 누구에게든 거품 물고 달려들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안락사시켰다고 한다.


그것이 뭔지, 동료는 아직도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바다에는 결코 가까이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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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서 일하던 시절 이야기다.


집을 팔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이야기도 들어보고 물건도 확인할 겸 직접 찾아갔다.


현관 앞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정원도 잡초투성이라 한눈에 봐도 사람 손 닿지 않는 폐가 같은 모양새였다.




초인종을 누르다 문득 시선을 돌리니, 마당에 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아이는 급히 달아났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바깥과 다를 게 없었다.




여기저기 옷가지와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고, 부엌에는 술병이 굴러다닌다.


그런 풍경 와중, 창가에 놓인 새빨간 책가방과 노란 모자만은 오히려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집주인인 남자는 30대 후반 정도로, 목욕도 한참을 안했는지 지독한 체취와 술냄새를 펄펄 풍기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아내가 도망을 쳤는지, 아내에 대한 푸념이 대부분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각 방 상태를 확인하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발을 옮겼다.


2층에서 아까 그 여자아이가 나를 내려다봤다.




[아빠, 괜찮았어?]


뭐가 괜찮냐고 물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괜찮아.]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안심한 듯, [다행이다. 아빠가 기운 없어서 걱정했어.] 라며 활짝 웃었다.




[방 좀 보여줄 수 있니?] 라고 묻자, 아이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복도를 후다닥 달려가더니,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역시 2층으로 올라가 여자아이가 들어간 듯한 방으로 향했다.




거기는 다른 방과는 달리, 다른 여자아이들 방처럼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아무리 저런 아버지라도, 자기 딸 방만큼은 더럽히지 않는구나 싶어 묘하게 감탄했다.


자세히 보니 그 방과 연결된 방이 하나 더 있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보다 더 어린 아이를 위한 방 같이 보였다.


아버지가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 건가 싶어 의아해진 나는, 여자아이에게 물어보려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다른 방으로 가버린 것인지,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2층을 대충 돌아보고, 나는 다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러갔다.


문득 생각나서, [아이는 두 명인가요?] 하고 물었다.


[아, 어린 것은 아내가 데리고 갔습니다. 큰 아이 위패도 가져가버려서, 저한테는 이게 위패 대신입니다.]




그러면서 창가에 놓인 새빨간 책가방을 가리켰다.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 새로 사 놓은 책가방 한번 메어보지 못하고 사고로 세상을 떠났단다.


아내는 정신에 문제가 생겨 어린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났고, 남자는 그저 술로 속을 달래고 있더란다.




아버지가 걱정되서 딸이 성불도 못하고 있잖아요, 라는 말이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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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02nd]열이 나던 날

괴담 번역 2017. 12. 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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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 아직 대학생이던 무렵 이야기다.


그날은 몸에 열이 좀 있어서, 아침부터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침 8시쯤, 엄마가 [일 다녀올게.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전화하렴.] 하고 말한 뒤 집을 나섰다.




우리 집은 고양이를 키웠는데, 나는 고양이가 침대에 들어오면 신경 쓰여서 잠을 못 이룬다.


몸도 안 좋고, 한숨 푹 자야겠다 싶어서 고양이는 방 밖에 내어놓았다.


집이 낡은 탓에 고양이가 문을 세게 밀면 문이 열리기 때문에, 문도 잠그고.




잠시 누워있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친구와 라인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몸상태가 확 나빠졌다.


몸이 너무 무겁고 추운데다, 눈앞이 마구 흔들려 기분이 나빴다.




서둘러 엄마에게 전화를 하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전파 상태가 나빠 전화가 걸리지 않았다.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문 밖에서 고양이가 울었다.


[야옹.] 하고, 평소 같은 목소리로.




하지만 어딘가 심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은 알 것 같다.




목소리가 아랫쪽이 아니라 윗쪽에서 들려왔던 것이다.


바닥이 아니라, 사람이 말하는 정도 위치에서.


너무 무서운 나머지 나는 문도 못 열고 가만히 있었다.




잠시 뒤,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걱정되서 돌아왔어.]


분명 엄마 목소리인데, 그것도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심하게 느껴졌다.




목소리 톤이나 단어 선택 같은게, 평소와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게다가 아직 엄마가 일하러 나간지 2시간도 안 된 터였다.


이렇게 갑작스레 돌아올리가 없었다.




문밖에, 뭔가 알 수 없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워서 문을 바라보려 했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춥고 무서워서 이가 덜덜 떨렸다.




다음 순간, 문 손잡이가 덜컹덜컹하고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물쇠도 오래 되서 약한 탓에, 저렇게 돌리면 금세 열려버릴텐데...


숨도 못 쉬고 있는 사이, 문 손잡이가 멈추고,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문 앞에서 "무언가" 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나지막하게 들었다.


휴대폰을 보니 전파가 닿고 있어서, 서둘러 엄마에게 전화했다.


역시나 엄마는 집에 돌아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후, 걱정이 되어 일찍 돌아온 어머니는 현관에서 고양이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기운차던 고양이가, 상처 하나 없이 누운 채 죽어있었다.


우리 고양이는 문 밖에 있던 "무언가" 가 데리고 가 버린 것일까.




만약 그때 문을 열었더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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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901st]남자의 사진

괴담 번역 2017. 12. 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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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은 된 이야기다.


친구 A가 갑자기 배낭여행을 떠나겠다고 말을 꺼냈다.


산지 얼마 안된 디지털 카메라를 시험해보고 싶었으리라.




나도 별 생각 없이, [조심해서 다녀와.] 라고 말한 뒤 배웅했다.


하지만 사흘 정도 있다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나흘이 지나도 닷새가 지나도 A는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연락도 없었고.




마침내 A의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일주일 뒤, A가 발견됐다.


익사체가 해변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등에 메고 있던 배낭 속 유류품을 통해 신원이 판명됐다고 한다.


며칠 뒤, 나는 A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경찰이 나를 불러세웠다.




그리고는 사진 한장을 보여주며, [혹시 이 남자 모르십니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거기 찍혀 있는 것은 웃고 있는 A였다.


그리고 그 옆에, 본 적 없는 수염 난 남자가 서 있었다.




30대쯤 된 것 같았다.


이 사진은 A의 디지털 카메라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즉, A가 죽기 직전 찍은 마지막 사진이라는 것이었다.




비슷한 사진이 몇장 더 있었다.


혹시 이 남자가 A를 죽인 건 아닐까?


나는 남자를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경찰은 [역시 그렇겠죠...] 라고 고개를 떨궜다.


[도대체 이 남자는 누구입니까?]


경찰은 넌지시 귀띔했다.




[그게 말입니다... 사실 이 남자는 10여년 전에 실종된 사람이에요. A씨가 사고를 당한 부근에서 사라졌고요. 지금도 저희가 수색하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누구인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A가 이 남자와 만난 직후 수수께끼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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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동창회 소식을 알리는 편지가 왔다.


중학교 동창회로, 20살때 한번 만났던 친구들이다.


어느덧 10년이 지나, 이제는 서른이 됐다.




어릴적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이제는 왕래가 뜸해졌다.


오랜만에 만나 옛 정을 되살리고 싶어, 참석하기로 했다.


동창회 당일, 꽤 많은 친구들이 나와 왁자지껄 사는 이야기도 늘어놓고, 어릴 적 추억도 풀어놓았다.




정말 즐거운 모임이었다.


서른살쯤 되니 아저씨 아줌마가 다 된 친구들도 있고, 머리가 벗겨진 친구도 있다.


새삼 다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나 스스로도 아저씨가 됐다는 건 애써 무시하면서.


결혼한 친구들이 꽤 많아서, 아직 미혼인 나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께도 연락을 드렸던 모양이지만, 지병 때문에 거동이 어려우셔서 아쉽게 못 오셨다고 한다.




서서 식사하는 곳에서 가볍게 1차를 마친 뒤, 2차는 술집으로 향했다.


반 조금 넘는 인원이 2차에 참여했다.


나도 다음날 일이 없었기에, 조금 과음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2차에 따라갔다.




조금 취기가 돌고, 다들 1차 때보다 개방적이고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던 그때.


새로운 참가자가 나타났다.


A였다.




A는 중학교 시절 친구가 많지 않은 녀석이었다.


나 역시 그와 이야기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10년 전 동창회에도 참석했었고, 그때는 나름대로 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다만 중학교 시절부터 겁먹은 듯한 태도라, 이야기하다 왠지 모르게 말문이 막혀 맥이 끊기곤 했다.


하지만 다들 술도 들어갔겠다, 기분이 거나해진 친구들은 A를 반가이 맞이했다.


[이야, A잖아!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난입이냐!]




간사인 B가 먼저 말을 건넸다.


B는 나와 사이가 좋아, 지금도 가끔이나마 연락을 하는 몇 안되는 동창이다.


다른 친구들도 제각기 [오랜만이다! 앉아, 앉아!] 라던가, [지금 분위기 딱 좋은데 잘 맞춰왔네.] 라면서 친근하게 말을 건넸다.




A는 B에게 이끌려,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었다.


나는 A를 보고 새삼 놀랐다.


전혀 늙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조금 힘이 없어보였지만, 10년 전 동창회 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마가 조금 넓어져가는 내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A는 이전보다도 더 과묵해져 있었다.




무언가 말을 걸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는 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뭐 마실래?] 하고 B가 물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뿐 대답이 없었다.


[일단 생맥주 한잔 시키지 그럼. 안 마시면 내가 먹는다.]




하지만 A는 그렇게 시킨 생맥주도, 안주에도 손 하나 대지 않았다.


그쯤 되자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을 나말고 다른 녀석들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하던 일이 안 풀려 우울증에 걸린 건 아닌가 걱정했다.




그래서 가급적 밝은 어조로 말을 걸었다.


[이야, 그나저나 A 너는 정말 늙지도 않았네. 부럽다. 나는 완전 아저씨가 다 됐어.]


A는 애매하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었다.




그러자 다른 친구 몇도 거들었다.


[그러니까! 한눈에 알아보겠더라니까. 전혀 안 변했지 뭐야. 뱀파이어라도 되는 줄 알았어!]


[안 늙는 체질도 있더라니까.]




A는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B도 한마디 거들 생각이었는지 입을 열었다.


[아니, 혹시 A는 진짜 사람이 아닌 거 아냐?]




결코 바보취급 하거나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고, 그저 농으로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 한마디에, 그제껏 미소만 띄우던 A의 표정이 달라졌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더니, 눈을 크게 뜨고 바닥을 내려다봤다.




그 모습에 놀란 B는 곧바로 [아, 내가 말실수를 했나보네. 기분 나빴어? 미안, 미안.] 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듯, A는 계속 벌벌 떨 뿐이었다.


다른 녀석들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다들 이쪽을 바라봤다.




나는 역시 마음에 병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냉정하기 짝이 없게, B의 가벼운 농담에 과민반응해서 분위기를 깨버린 A를 책망하는 마음도 있었다.


[정말 미안해. 마음 풀고 다시 마시자.]




B는 다시 사과했다.


다른 녀석들은 아까 일은 잊은 듯, 다시 잡담을 시작했다.


하지만 A의 떨림은 점점 커져서, 의자가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나도 말을 걸었다.


[야, 괜찮냐?]


그러자 A가 기묘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웃는 듯, 화난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등과 손등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 짝, 짝하고, 일정한 박자로 박수를 친다.


"우와, 뭐지 이녀석. 무섭네..."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A는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절규를 내던졌다.




그리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그 순간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괴물 같던 그 얼굴.




우리 동창회 멤버들은 물론이고, 다른 손님과 점원까지 다들 놀라서 망연자실했다.


다시 술을 마실 분위기도 아니고, 결국 그날은 그대로 모임이 파했다.


훗날, B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심상치 않은 모습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자기 때문인 거 같아 죄책감도 들어, A네 집에 연락을 해봤단다.


B는 A의 가족에게 동창회에서 있었던 일을 에둘러 전하고, 혹시 연락을 받은 건 없냐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의 반응은 예상 외였다.




그것이 사실인지, 어디 있는 가게인지 되묻더니, 한참 있다 A가 10년 전 실종됐다고 말하더라는 게 아닌가.


10년 전 동창회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이번 동창회 초청장을 받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바빠서 답장을 잊고 있었단다.




10년 전 사라진 A가, 동창 중 누구와도 연락이 없던 A가, 어떻게 동창회 2차 자리를 알고 찾아온 것일까.


나는 견딜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돌이켜보면 10년 전 동창회 때, A가 말문이 계속 막혔던 건 사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꺼내놓지 못해서는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A는 행방불명 상태라고 한다.


건강하지는 않더라도, 부디 어디에선가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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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여자아이 어머니가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단다.


신변정보를 말해주면 실종된 사람의 생사를 맞춘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과는 교신할 수 없기 때문에, 교신이 되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거지.




죽었을 때 나이, 날짜, 계절, 장소, 죽은 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의뢰한 적이 없지만, 아동 실종사건 같은 게 일어났을 때 실제로 맞추는 걸 몇번 봤으니 아마 진짜 영험한 분인 것 같다.


그 아주머니는 집 1층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고, 그 능력을 돈버는데는 쓰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걸 숨기려 드는 편이라, 직접 찾아나서더라도 연줄이 꽤 닿아있지 않으면 아마 부탁도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여기저기서 봐달라고 부탁해오는 게 귀찮다는 것.




두번째는 만약 찾아달라는 사람이 이미 죽어버렸다면, 그걸 유가족한테 말해주는 게 너무 괴로우니까.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장난삼아 찾아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려우니까" 라고 했다.


나는 친구에게 [무섭다니, 뭐가?] 라고 물었다.




친구는 [장난 치러 왔던 사람이 죽어버릴테니까.] 라고 대답했다.


옛날부터 아주머니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면, 그 상대가 뜻밖의 죽음을 맞아왔다는 것이다.


사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지, 옆집 고양이가 갑자기 차에 치여죽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창문으로 들어와 아주머니가 좋아하던 테이블보를 흙투성이로 만들고, 비싼 꽃병을 떨어트려 깨버리곤 했다나.


아주머니 본인은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안했다니까.] 라고 극력 부인했다.


하지만 친구는 [꽤 쉽게 욱하는 분이니까 절대 화나게 만들면 안된다.] 라고 나한테 신신당부했다.




친구네 아버지는 친구가 7살이던 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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