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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친구들과 드라이브를 나섰다.


행선지는 어느 온천마을.


그곳은 한편은 산으로 둘러쳐 있고, 반대편은 벼랑이 되어 아래 강이 흐르고 있다.




벼랑 높이는 30m 정도 될 것이다.


그 벼랑 아래, 강이 흐르는 계곡에 온천 호텔이 줄지어 서있다.


도로와 온천의 거리는 100m 정도.




욕탕은 벼랑의 경관을 올려다보게 지어져있기에, 벼랑 위 도로에서는 아래 온천 모습이 훤히 보인다.


30m 아래에 있는데다 거리도 좀 있으니 확실하게 보이는 건 아니지만, 밤이 되면 노천탕 불빛 때문에 얼굴은 못 알아봐도 보기 쉬워진다.


딱히 엿볼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었다.




그 근처에 있는 폭포에 담력시험을 하러 갈 셈이었으니.


하지만 뒷좌석에 타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시선은 노천탕 쪽으로 향한다.


자세히 보니 여자가 벼랑 쪽을 향해 목욕탕 가장자리에 무릎을 꿇은 채 몸을 치켜세우고 있었다.




다리를 어깨 정도 폭으로 벌리고, 양손은 고간에 대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숨기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벌린 다이 사이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나는 노출광인 여자가 자위라도 하는건가 싶었다.


그래서 운전하던 친구에게 말을 해 차를 세우고, 몰래 훔쳐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지켜보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성적 매력이 느껴지질 않았다.




오히려 으스스한 느낌이랄까.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몸매를 보아하니 젊은 것 같았다.




거리 때문에 무언가 하고있는 것 같았지만, 무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별로 재미도 없었기에 슬슬 출발하자고 말하려던 찰나.


[야, 저거... 뭐가 나오고 있지 않냐?]




친구의 말에 자세히 보니, 고간에 있던 손이 무언가를 잡아 끌고 있었다.


여자의 몸이 앞으로 구부러진다.


손이 무언가를 잡은채 앞으로 나왔다.




[...아이를 낳고 있는거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출산이라고 인식해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여자의 배는 임신부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출산을 하는데 출혈도 없다고?


아니, 애시당초에 저렇게 낳을 수가 있는건가?


다들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을 입에 담으면서도, 눈을 떼지는 못했다.




아마 10분 정도 걸렸을까, 여자는 출산을 마쳤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이를 대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양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단단히 잡고, 가슴 높이로 들어올렸다.




여자는 한쪽 손으로 공이라도 다루듯 갓난아기의 머리를 잡아올렸다.


그리고 다른 한손을 크게 휘둘러, 그대로 던져버렸다.


아기는 벼랑 아래,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여자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노천탕 안으로 들어가, 그대로 걸어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한명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자, 운전대를 잡은 친구 녀석이 정신을 차렸다.


그대로 차를 유턴시켜 왔던 길을 죽어라 돌아왔다.




더 이상 담력시험 따위 할 기분이 아니었으니까.


그게 무엇이었는지, 여자가 살아있는 사람인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함께 본 친구들이 있는 덕에, 꿈이나 환각은 아니었다고 확신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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