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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유령

이상한 옴니버스 창작단편 2017. 8. 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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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이야기는 창작이므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본 이야기는 출처 미 언급 및 상업적 용도 사용을 제외하곤 자유로운 사용과 재생산을 장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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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유령




문득 그대를 생각하면 마음이 부자가 되니 나는 내 신세를 왕과도 바꾸지 않으리.

- 셰익스피어





나는 지금 40년도 더 된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려 한다. (노인네가 달리할 게 옛날이야기 말고 뭐가 있겠는가) 그건 내 이마 위 검버섯들이 있는 곳에 머리카락이라 불리우던 것들이 자리하고 있었을 무렵의 이야기이다. 그때가 언제인고 허면.. 그래, 제퍼슨당의 먼로가 재선한 해였다. 우리 버지니아의 자랑스러운 아들 제퍼슨과 먼로에게 신의 가호를!


당시 나는 린치버그에서 워싱턴이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여행자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곳은 제퍼슨이 말하곤 하던 곳이었다. '린치버그는 버지니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요, 린치버그 마을에 도움을 주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은 없나니.' 그 무렵 린치버그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담배 교역으로 입방아에 오르던 상업지였다. 하여지건 미국에서 가장 발전 중인 곳이었으니까.


어쨌건, 나는 제퍼슨이 이따금 거닐던 포플러 숲의 근방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자였다. 그리고 실로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내 호텔을 지나쳐갔다.


그 남자가 처음으로 내 호텔에 들린 건 1820년이 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호텔에 머물던 대부분의 사람처럼 그 역시 선금을 내곤 장기투숙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주 잘 그을린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또, 다부지고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있었는데 그럼에도 결코 오만함이 느껴지지 않던 사내였다. 나는 그를 처음 보고 아마 다른 많은 치들처럼 새로이 교역에 뛰어든 개척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게 전부였다. 사실, 그는 그저 내 호텔을 지나쳐갈 숫자 중 하나에 불과했었으므로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가 명부에 이름을 'Thomas J. Beale'이라고 써넣는 게 아니겠나? 오, 젊은이들. 그땐 말이다, 미들네임을 쓰는 사람의 수가 연방당을 지지하는 놈들만큼도 안되었었다. 나는 대뜸 그에게 물었다.



"여보시오, 그 가운데 J는 대관절 뭐의 J요?"



그러자 그가 하얀 이들을 고스란히 드러내어 미소 짓고는 대답했다.



"제퍼슨, 제퍼슨의 J입니다."


"뭐요? 그럼, 토머스 제퍼슨 빌이라는 게요?"



그는 재차 미소 지었고 나는 단박에 그가 마음에 들어버렸다. 왜냐고? 이름이 토머스 제퍼슨 빌이라는데 내가 어찌 마음에 들지 않아 하겠는가? 그 역시 내가 제법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우린 제법 잘 맞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그는 곧 '모리스 씨, 제가 당신을 클린트라고 불러도 될까요?'라고 물어왔다. 그래서 대답했다. '물론이네. 그럼 나는 자네를 토머스 제퍼슨이라고 불러도 될까?'


토머스는 한마디로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매력 있으면서도 결코 티 내지 않는 타입이었다. 호텔 내의 사람들 모두가 토머스를 좋아했다. 특히나, 여자들이. 우리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여인네들이 사람을 더 깊게 들여다볼 줄 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네들은 우리와 달리 사랑엔 배신당해도 사람에게 배신당하지 않는다. 아마, 그들은 토머스가 이따금 풍기는 무언의 눈빛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곤 했던 것 같다.


토머스가 언젠가는 로렌이라는 여성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녀는 영국에서 온 여류작가로, 다른 모든 작가가 그러하듯 그럴듯해 보이는 필명 하나를 내세워 자기 자신을 포장하던 치였다. 그래도 이건 인정해야겠다. 풍성하고 맵시 있는 적발을 지니고 있던 그녀는 분명 우아하고 인텔리하면서도 자못 세속적이지 않은 여인이었음을. 물론 그녀 역시 여인네였기에 아름다운 것에 아이마냥 열광하곤 했지만, 사실 아름다운 걸 좇는 게 천박한 것만은 아니잖은가.


그녀는 매우 진취적인 여성으로, 미국의 여인네들이 기회를 박탈당한 채 재봉 따위나 배우며 자기 목소리를 피력할 수 없는 풍토를 개탄해 했다. 또, 그녀는 여인네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에게 의지하지 못해 조혼해야만 하는 관습에 분개하기도 했다. 그녀는 서른이 다 된 나이에 드물게 미혼이었는데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그 연유를 묻는 남정네들에게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환장하겠군! 잘 들어, 길가다 처음 눈에 보이는 사람과 결혼하는 수준의 무신경함이 내게는 없다고. 난 기꺼이 내 삶을 바치지 못할 치들과는 결코 평생을 함께하지 않을 거야."



그런 그녀가 토머스를 붙들고선 세상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던 때였다. 말미에 그녀는 영국 내 여류작가들이 책을 팔기 위해 여성향의 소설들에만 매진해야 하는 현실과 함께 자신 역시 도리가 없음을 토로했고(그녀는 극렬히 반대하는 출판사를 뒤로 한 채 개척자들에 대한 소설을 구상하고자 이곳을 찾았었다), 그때껏 턱을 괸 채 귀담아듣던 토마스는 다음과 같이 다독였다.



"조금만 더 기다려봅시다, 로렌. 하나님은 본디 골치 아픈 일을 나중에 처리하거든요. 철은 뜨거울 때 쳐야 하는 법입니다."



동시에 천상의 미소를 한 토머스가 그녀의 손을 움켜잡았고, 그 행동이 너무도 천진했던지라 평소 까탈스러울 만큼 교양을 따져대던 그녀 역시 그저 너털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던지 그녀는 그날 군말 없이 토머스의 술값까지 지불했다.


토머스는 기꺼이 모두와 어울렸다. 하지만 실지론 누구와도 영혼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잘 웃어주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던 게다. 토머스는, 마치 짙게 깔린 어둠 속에 홀로 서 있는 창백한 유령과도 같았다.


토머스가 정확히 무슨 일 때문에 호텔에 머무르는지 나는 몰랐다. 그저 호텔 주변을 거닐며 사람들과 인사하거나 나와 농담 따먹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고, 이따금 며칠씩 어딘가를 다녀오는 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던 3월이었다. 3월 말, 대통령 선거 직전이었다. 토머스는 쪽지 하나만을 남기고선 홀연히 사라졌다. 처음 나타났을 때처럼. 쪽지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클린트, 예정보다 일찍 떠나게 됐네요. 서둘러 가야 했던 저를 이해해주시길. 잔금은 제가 당신께 사는 술이라고 생각해줘요. 클린트, 늙은 토머스 제퍼슨이 틀렸어요. 그는 버지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리치몬드이고 그다음이 린치버그라고 했죠.



남자에게 있어 말동무 하나가 사라지는 건 제법.. 유감스러운 일이다. 허나 별수 있겠는가?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내게 주어진 일은 해야하는 법이지. 바울도 그랬잖는가.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소. 사람은 자기가 심은 대로 거둘 것이니.'


그렇게 한 해가 가고 다시 또 한 해가 흘러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을 때였다. 젊은 토머스 제퍼슨이 호텔에 나타났다. 예의 그 사람 홀리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이다. 우리는 다시 둘도 없는 말동무가 되었다. 토머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때면 나는 어쩐지 소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허나 나는 토머스에게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거나 하진 않았다. 그건 토머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하자면, 우리 사이의 그러한 암묵적인 룰이 서로의 관계를 지탱했던 것이다.


토머스는 처음 호텔에 왔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 주로 호텔 주변을 거닐며 사람들과 인사하거나 나와 농치기를 하며 시간을 축냈고, 이따금 며칠씩 어딘가를 다녀오곤 할 뿐이었다.


겨울기 가고 봄이 올 무렵이었다. 어느 밤, 토머스가 나를 찾아왔다. 아마 그 전날까지 며칠 동안을 어딘갈 다녀온 뒤였던 거로 기억한다. 토머스는 무언가를 계속 주저하던 끝에 말했다.



"클린트, 저 지금 떠납니다."


"뭐? 이봐, 토머스.."


"클린트, 미안해요. 본래는 어제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서 그대로 떠나려던 거였어요."


"토머스, 우린 서로 개인사에 대해선 함구했었지. 그렇지만 말이야, 정말 내게 말해줄 게 없나?"



토머스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들여다봤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다.



"클린트, 내겐 친구가 없어요. 가족도요. 그저, 같이 일하는 동료가 전부죠. 검은 자두도 흰 자두만큼이나 달다지만.. 내가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는 걸까요?"


"이보게, 토머스. 하나님께서 창세 무렵에 말씀하셨잖은가. '사람이 독처하는 것은 좋지 못하니.' 비록 그 말이 있고서 아담이 자기 갈비를 내줘야했지만 말일세."



토머스는 내가 과장되게 옆구리를 두드리며 말하자 크게 웃어젖히더니, 잠시 기다려달라고 하고는 한참 후에야 짐을 챙겨 나왔다.



"클린트, 당신이라면 뱀의 속삭임에 넘어가거나 하지 않겠죠. 이 상자를.. 보관을 부탁할게요. 제게 아주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는 상자예요. 곧 다시 찾으러 올 테니 그때까지만 맡아주세요."







토머스가 내민 상자는 꽤나 전형적인 외형의 금속 상자였다. 가운데에 자물쇠가 달린. 토머스는 그대로 짐을 동여맨 채 어둠 속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었다. 곧 상자를 찾으러 온다던 토머스는 대신 그해 여름에 편지 하나를 보내왔다.



친애하는 클린트에게. 클린트, 제가 맡긴 상자에는 저와 동료들 모두의 재산과 관련한 아주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습니다. 만약 아무도 상자를 찾으러 오지 않는다면 이 편지의 날짜로부터 10년간 상자를 보관해주세요. 그 10년 동안 저 또는 제게 위임된 자가 상자의 반환을 요구해오지 않을 경우에는 자물쇠를 파괴하고 상자를 열어주었으면 합니다.


내 친구 클린트, 당신에게 항상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나는 기꺼이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금고 깊숙이 상자를 보관했다. 토머스의 말대로 그 혹은 그가 위임한 자가 찾아올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10년을 보관했건만, 상자를 찾으러 오는 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상자를 계속해서 보관했다. 글쎄다. 어쩌면 토머스를 기다렸던 건 상자만이 아니었던가 보다.


토마스가 내게 상자를 맡긴 뒤로 23년이 흘러, 나는 호텔을 넘기고서 은퇴를 준비하며 마침내 상자를 열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가히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세상만사가 모두 그런 법이다. 결심하기까지가 어려운 거. 자물쇠를 깨부수고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문서 석 장과 쪽지 하나가 덩그러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쪽지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클린트, 저는 지금 당신에게 제 비밀을 말하고자 합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커다란 비밀을요.


1819년 3월, 저와 제 동료들은 뉴멕시코 산타페를 따라 버펄로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희는 이름 모를 계곡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연찮게 발견한 겁니다. 황금을요.


우리는 준비를 마치고선 이내 채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이 지나고서 잠시 채굴을 중단해야 했죠. 그때껏 채굴한 황금들을 보다 안전하도록 비밀장소에 숨길 필요에서였습니다. 그래서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던 저는 린치버그까지 흘러들어왔던 겁니다. 최초로 클린트 당신과 알게 된 게 바로 이때입니다.


마침내 안전한 장소를 찾은 우리는 다시금 채굴을 재개했고 저는 주기적으로 황금을 비밀장소에다 은닉했습니다. 그렇게 2년 넘게 작업한 결과 우리는 대량의 금과 은들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것들 모두 은닉장소에 보관 중이고요. 그리고 저는 지금 재차 동료들에게 합류해 채굴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제가 당신에게 이 상자를 맡긴 이유는 혹여 모를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입니다. 유다는 고작 은화 서른 개에 예수를 넘겼다죠.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것은 분명 그보다 많답니다. 하여 저는 신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이 황금과 관련한 문서를 맡기고자 합니다. 그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바로 클린트 당신이에요.


여기 이 석 장의 문서에는 각각 황금의 내역, 황금을 분배받을 사람, 은닉 장소가 적혀있답니다. 물론, 암호로 말이죠. 이 암호들은 암호 자체만으론 해독이 불가능합니다. 추가로 단서가 있어야만이 해독이 가능해요. 해독에 필요한 각각의 암호 단서는, 불행히도 일이 틀어질 경우에 제가 서신 또는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친구, 토머스가.



암호가 적혀있다던 문서들을 보니 웬 숫자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토머스의 말대로 단서가 없으면 애초에 암호를 풀 수가 없도록 만들어진 거였다. 그래서, 뭐? 난 은퇴한 뒷방 노인네였다고! 내게 주어진 건 시간뿐이었다. 곧 나는 그 단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볼 건 하나였다. 토머스는 어느 날 갑자기 감당 못 할 비밀을 얻게 된 젊은이였다. 과연, 그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밝혔을까? 그렇다면, 토머스가 '토머스 제퍼슨 빌'이라는 이름을 꾸며낸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내 말은, 왜 하필 토머스 제퍼슨이었느냐는 게다. 혹시, 토머스에게 있어 생전 그 이름은 의미 있고 상징적인 존재였던 게 아닐까?


생각이 거기에 미친 나는 집에 모셔두던 독립선언문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다. 그리곤 문서들 속 숫자들을 독립선언문에 이리저리 꿰맞추어 보았다. 유레카! 독립선언문은 나를 세 문서 중 첫 번째 문서의 일부 숫자들로부터 의미심장한 단어들로 인도했다. (언제나 독립선언문은 옳은 법이다) 그 단어는 '금', '은', '채굴장'이었다.


나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오랜만의 흥분이었다. 헌데 몇 시간을 해독해도 단어들만 나올 뿐 제대로 된 문장은 나오지가 않았다. 왜일까, 한참을 생각하다 깨달았다. 암호문은 독립선언문 원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음을. 그 뒤로 며칠동안 온갖 독립선언문들을 모은 끝에야 비로소 첫 번째 문서의 암호문을 해독할 수 있었다.




 



동봉 문서 3에 적어놓은 채굴장에다 지면으로부터 6피트 깊이에 이하의 것들을 묻어놓았다.


금 2,921파운드, 은 5,100파운드, 수송상의 안전을 기하고자 은과 교환한 13,000달러 상당의 보석.


상기의 것들은 철 용기에 넣은 뒤 철제 뚜껑으로 봉했다. 채굴장은 비록 엉성한 돌담처럼 보일지라도 용기는 제대로 돌을 쌓아 은폐해 놓았다.



허나 이게 다였다. 첫 번째 문서의 단서가 독립선언문인 건 알아냈으나 두 번째, 세 번째 문서의 경우 감도 안 잡혔다. 게다가 독립선언문이야 성격상 각각의 것들마다 차이가 미미하다손 쳐도, 다른 문서에 단서로 사용되었을 서적들은 그 개체마다 차이가 어마무지할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나는 나머지 암호문을 끝내 포기해야 했다.


그 이후로 나는 20여 년간 이 문서들을 소중히 보관해왔다. 그리고 그간 문서들은 내게 좋은 꿈을 꾸게 해주었다. 이제는 가누기 힘든 몸뚱어릴 안마당 오크나무 의자에다 쑤셔놓고는 눈을 감고서 떠올리는 거다. 날마다 야생을 누비며 짐승과 대치하는 젊음, 어느 날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찬란한 황금빛. 서로 노래를 주고받으며 황금을 채굴하는 젊은이들. 그렇게 상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무리로 나도 함께 노래하고 있게 된다. 젊은 시절의 클린트 모리스가 말이다.





-fin-




















후기



이 이야기는 내가 처음으로 쓴 본격적인 창작단편이기에 남다른 애정이 간다. 특히나, 제목인 '창백한 유령'이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배경 또한 적잖게.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건이 일어나는 법이다.


등장인물 중 가장 신경을 쓴 건 로렌이다. 주인공들이 지나쳐가는 인물이 생기있을수록 언제나 이야기가 사는 거 아니겠는가. 나는 어쨌건 그렇게 생각한다.


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인 '보물'은 현실에 모델을 두고 있다. 이야기 속 배경과 같은 때에 빌이라는 한 젊은이가 호텔 주인인 로버트 모리스에게 상자를 맡겼던 게 그것으로, 그 안에는 보물에 대한 정보가 담긴 암호문서가 있었다고 한다. 허나 현실에서도 끝내 암호문은 일부만이 해독되었을 뿐이다.


빌의 암호문서를 둘러싸고서 치열한 진위공방이 존재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무게추는 회의적인 시선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고. 하지만 여기선 그러한 것들을 소개하지 않겠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오늘 하루는 의자에 기대어 꿈을 꿀 수 있도록.




http://blog.naver.com/medeiason/22106754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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