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흘째 첫 행선지는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
여기도 포켓몬 보러 갔습니다.
2층에 포켓몬 센터 메가 도쿄와 피카츄 스위츠가 같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도쿄에 소재한 4곳의 포켓몬 센터를 다 방문했는데, 유일하게 여기만 입장을 못했습니다.
무슨 이벤트가 있는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있더라고요.
결국 주변의 포켓몬 조형물 구경만 좀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여기서 포켓몬 GO 레이드 하니까 특별한 색 레지에레키가 나와서 좋았습니다.
맨 마지막의 더스트나는 컨셉을 잘 살린 쓰레기통이에요.

이 층에는 명탐정 코난 스토어도 있고 원피스 밀짚모자 스토어도 있고 이케부쿠로답게 서브컬쳐 관련 상점이 많은 편입니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스토어는 극장판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재현해 놓아서 슬쩍 돌아보기 좋았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들러볼만 한 곳이에요.

3층에는 반다이가 직접 운영하는 가샤폰 백화점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그 말이 납득갈만큼 온갖 뽑기 기계들이 산처럼 있습니다.
정작 현금을 별로 안 뽑아가서 많이 뽑지는 않았지만 이런데는 구경만 해도 꽤 흥미로워서 좋아해요.
몇개 더 뽑아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 새삼 느껴지는군요.

이치방쿠지도 팔더라고요.
마침 새판이 하나 있길래 다같이 한장씩 사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하나씩 샀는데?
세명 다 피규어가 당첨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A상 2명, C상 1명...
이런 거 뽑으면서 원하는 거 걸리는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상한 데서 운을 써버렸네요.
집에 가져갈 짐이 늘어서 기쁘면서도 복잡한 기분이었습니다...

이케부쿠로를 떠나 다음 행선지로 갑니다.
다음은 아키하바라...
이 날은 그냥 오타쿠 투어였습니다...

일단 아키하바라 역에 도착해서 들른 곳은 밀크스탠드.
요즘 보기 힘든 병우유를 종류별로 파는 곳입니다.
똑같은 병우유 판매점이 5번과 6번 플랫폼에 각각 마주보며 있는데, 흰 우유 말고도 딸기우유나 커피우유, 후르츠우유도 있어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같이 간 동생 중 한명은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나머지 인원만 커피우유랑 후루츠우유를 한병씩.

5년만에 온 아키하바라.
여전히 사람이 많습니다.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타쿠 문화의 중심지라는 상징성 자체는 여전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많은 것이 바뀌어 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한번쯤 와보고 싶어지는 매력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점심은 장어덮밥을 먹었습니다.
미노킨이라는 곳인데, 같이 간 동생 중 한명이 지난번 아키하바라에서 3일을 썼는데 그 중 맛있었다는 집만 추천해 준대서 이날은 모두 그 동생 픽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예약이 필수인 곳이라 전날 밤에 예약을 해놓고 갔는데, 아주 정석적인 히츠마부시라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장어덮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죠.
후식으로는 따뜻한 차와 장어가 새겨진 박하사탕이 나옵니다.

갈때마다 느끼지만 아는만큼 보이는 곳입니다.
스스로의 나이 먹음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사실 요즘 나오는 굿즈 사려면 애니메이트를 가지 아키하바라를 뒤지고 다니지는 않겠지만요.
아무튼 참 다양한 것들이 팔리고 있고 누군가는 이걸 이 가격에 사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거리입니다.
세상에 이런 곳 한곳쯤은 계속 있어주면 좋겠네요.
오타쿠 입장에서는 여전히 놀러가면 그래도 하루 내내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거 같아요.

여기서는 예약해 놓은 아이돌마스터 콜라보 카페가 있어서 잠시 단독행동을 했습니다.
우연히 접한 정보인데 마침 딱 이날 오픈 시작이라 가보고 싶더라고요.
콜라보 카페답게 굿즈랑 메뉴는 엄청 비싸고 맛도 없었습니다...
그 사이 동생들은 워해머랑 건담을 보러 갔더라고요.

다시 합류하니 어느덧 저녁.
같이 요도바시카메라를 돌아보다가 슬슬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합니다.
저녁 역시 동생 추천 픽으로 선택.

근데 지나가다가 잉어킹빵 파는 걸 발견하고 사먹었습니다.
아키하바라 올때마다 봤는데 정작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초코렛 들어간 걸로 골랐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역시 팥이 들어가야 하나봅니다.

동생이 추천한 집은 츠케멘 집이었습니다.
멘야 무사시라는 곳인데, 지난번 여행 때 너무 맛있어서 세번이나 왔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츠케멘은 처음 먹어보는 거였는데, 맛있긴 한데 좀 짜더라고요.
근본적으로 메뉴 자체가 차가운 면을 계속 스프에 찍어먹는 스타일이다보니 미지근한 온도로 먹어야 해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어분이 들어간 스프 자체는 특유의 당기는 맛이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라멘을 이거 하나 먹었네요.

아키하바라 돈키호테에서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돈키호테보다 싼 곳도 많긴 하겠지만 여행 간 입장에서 한방에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참 편하고 좋은 일이라 애용하게 되네요.
사무실 선물도 사고 집에 가서 내가 먹을 것도 사고...

마지막 밤이 가는게 아쉬워서 토리키조쿠 닛포리점에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10분 정도 거리인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꼬치 나오는 게 좀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늘 그렇듯 가면 신나게 먹고 마시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양배추 무한리필이 안되는게 새삼 아쉽네요.
그렇게 먹고 나서도 마지막 편의점 야식도 잊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저물었네요.

언제나 그렇듯 가볍게 2만보 돌파!
스마트 워치를 차게 되니까 이런 기록들이 다 남아서 좋네요.
여행기를 보시는 분들도 이렇게 다니면 이쯤 걷게 된다는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