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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2년차가 되어,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모이게 되었다.

모인 건 나와 B, C, 그리고 A.

A는 대학 시절, 가장 사이가 좋던 친구였다.



일이 바빠서 한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라인으로는 계속 연락을 해왔기에, 오랜만의 재회를 기대하고 있었다.

술집에 들어서고, 처음에는 시덥지 않은 이야기로 떠들어댔다.

[오랜만이다!]



[회사 상사가 진짜 짜증나서 말이야!]

[우리 회사, 남자친구 후보감이 하나도 없다니까!]

여자들이 모이면 나오는, 늘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A만은 어딘가 이상했다.

계속 무표정인데다, 말수도 적었다.

내가 [A, 잘 지냈니?] 라고 말을 걸었지만, A는 순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응.] 하고 작게 끄덕일 뿐이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자 A도 조금씩 웃게 된데다, 평범하게 이야기도 나누었다.

나는 조금 마음이 놓여, 오랜만에 넷이 만나 한잔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무언가 마음에 걸렸다.



막차 시간이 다가와, 슬슬 모임을 정리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조만간 모이자!]

[다음은 B네 집에 가서 마시는거야!]



역으로 향하던 도중, A가 갑자기 멈춰섰다.

[...어라?]

A가 작게 속삭인다.



[왜 그래?]

내가 묻자, A는 새파래진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나, 이 모임에 초대 받았었어?]



[어?]

B와 C가 마주 본다.

[무슨 소리야? A가 라인 단체방에서 일정을 잡았잖아.]



[그래그래, A가 제일 먼저 "만나자!" 라고 했었잖아?]

A는 벌벌 떨면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화면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A가 한번도 단체방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남아있었다.

대화 이력에도 A의 발언은 하나도 없다.

애시당초, A는 그 라인 단체방에 들어와 있지도 않았다.



[그럴수가, 잠깐 기다려...]

C는 자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B도, 나도 황급히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들의 스마트폰에는 제대로 A의 발언이 남아있었다.

[나도 갈래!]

[기대된다!]



그렇게, A가 당연히 참가했을 터인 대화 이력이.

A의 얼굴은 점점 더 새파래져간다.

[...이상해. 나... 죽었을 텐데...]



A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한순간 취했나 싶었지만,  A의 눈은 제정신 그 자체였다.

B도, C도 굳어서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이상해...]

A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대며, 흔들흔들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에 끌려가는 것처럼,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우리들은 겁에 질려, 차마 A를 멈춰세울 수 없었다.

A는 그대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다음날 아침, A의 부고가 전해졌다.



A는 전날 아침, 자택인 맨션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경찰의 이야기로는, 발견된 시신의 상황으로 봤을 때는 사망 추정시각은 저녁 즈음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나 모임을 가질 무렵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분명히 A는 거기 있었다.

우리 곁에, 함께 웃으며, 떠들고, 건배를 했었다.

그때, A는 [나, 죽었을 텐데.]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얼굴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어서, 정말로 상황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A는 자신이 죽은 것을 마음 속 어딘가에서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아닐까?

그래서 평소처럼 라인에 답장을 하고, 모임에 참가한걸까?



하지만 A는 더는 없다.

라인 단체방을 봐도, A의 발언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A의 존재가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다.



...단 하나, 내 스마트폰 갤러리 속에는 전날 모임에서의 사진이 남아 있었다.

우리 세 사람이서,  A 곁을 둘러싸고 찍었을 터인 사진.

하지만 A가 앉아있었을 그 자리에는—— 아무 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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