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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우리 이웃집에 살았던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은 연쇄 살인마였습니다.

들통 났을 때는 온갖 매스컴에서 시끌벅적하게 보고했었죠.



일단 그 사람의 이름은 A라고 해둡시다.

대놓고 이름을 적었다간 법적으로 문제도 있을 것 같고 기분도 나쁘니까요.

뉴스에 따르면 그 남자가 죽인 것은 2명이었습니다.



자신과 전혀 관계 없던 여자와 남자아이였다고 합니다.

그 남자가 잡혔던 것은 내가 13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 때까지 그는 그냥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인사를 건넨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평범한 인상의 보통 아저씨였습니다.

모습이나 행동이 딱히 이상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나는 어릴 적 부모님이 [옆집 A씨는 사람도 참 좋은데, 아직 결혼을 못했다네.] 라고 말하셨던 것을 어슴푸레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딱 한가지, 지금도 나에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남자가 누구와 이야기 할 때도 존댓말을 썼던 것입니다.



아직도 그 남자와 나눴던 대화 중 생생히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던 때,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그 남자와 길가에서 만났을 때 나눈 대화였습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 B군. 잘 다녀오셨나요?]

[응, 지금 끝났어.]

[날씨가 참 좋네요.]



[응.]

[B군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슈크림!]



[그렇습니까.]

[그리고 꽃도 좋아.]

[그렇습니까.]



[아저씨는?]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과 가장 오래 이야기했던 때였습니다.



어쩐지 우스꽝스러운 대화라고 생각되죠?

그 사건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정말 온몸과 마음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 우스꽝스러운 대답들의 이유가 어쩐지 알 것 같았습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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