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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금방 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나는 영업사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합 주택지, 즉 단지에서 한 집 한 집을 찾아 다니며 상품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작위로 도는 것은 아니고, 담당 구역이 정해져 있어 그 구역 안을 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담당하는 구역에서 한 단지만은 영업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선배에게 물었더니, 시골인데다 역에서 멀고 주변이 논 밖에 없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이 적은 단지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실제로 영업 도중 그 부근을 지나가게 되는 일이 잦았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그 단지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습니다.

주차장은 대부분 비어 있고, 커튼이 쳐져 있지 않은 집도 많았습니다.



대충 30%만 입주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처음 분양할 때 종이로 창을 가려 놓곤 하는데, 그것이 그대로 붙어 있는 집이 한 두집이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겨울이니만큼 해는 빨리 떨어져서 가끔씩 그 너덜너덜해진 종이 너머로 안에서 무엇인가 하는 것이 보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충 영업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도중이었습니다.

바로 그 단지 옆을 우연히 지나가다 어느 동 앞에 있는 거주자 명단에 시선이 닿았습니다.

입주 상황은 역시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든 입주자의 성이 똑같았습니다.

별 일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딘가 섬뜩해졌습니다.

게다가 사람이 적게 살아 낮에도 사람 한 명 만나기 힘든 곳이다보니 더욱 무서워져 나는 더욱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 동의 바로 앞을 지나가게 될 무렵이었습니다.

1층의 종이 너머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2층도, 3층도, 모든 방에서 똑같이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왠지 환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멍하니 보고 있는데, 1층의 종이 너머로 누군가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헐렁헐렁한 흰 티셔츠를 입은 할아버지였습니다.

다만, 그 모습이 뭐라고 해야할까...





악의에 가득찬 미소라고 할까, 눈이 뒤집어진 채로 미소를 나에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서 문득 위와 옆을 봤더니 2층도, 3층도 모두 한결 같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무서워서 전속력으로 달려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방금 전의 일을 주임에게 이야기하자 주임은 무표정한 얼굴로 내일부터 나의 담당 구역을 바꿔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듣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Illust by Mamesiba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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