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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내가 다니던 회사 과장님이 기르던 개 이야기입니다.

과장님은 중년의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아, 어머님과 함께 애완동물을 기를 수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윗집에는 결혼한 여동생이 가정을 꾸려 살고 있었습니다.



과장님과 어머님의 방에서 이미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지만, 조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졸라대기에 개도 키우기로 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어머님과 여동생, 조카들이 관리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과장님과 매제가 산책을 교대로 산책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근처 애완동물 가게에서 그 당시 무척 인기 있던 품종의 대형견을 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다같이 모여 쉬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아직 공중전화가 대중적이던 시기였는데, 마침 집에 전화를 하러 가서 자리를 비웠던 과장님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무척이나 침통한 표정을 하고 계셔서 나는 [무슨 일 있으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기르던 개가 죽었다는구만.] 하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기른지 막 1년이 넘어갈 무렵이었기에 나는 놀라서 [사고라도 났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



[갑자기 무슨 병이라도 생겼던 겁니까?]

[아니야. 안락사시켰어.]

깜짝 놀란 내가 이유를 묻자, 과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개를 키우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그 개는 자기보다 작은 것에 대해 이상할 정도의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과장님과 어머님이 키우던 고양이를 덮치려고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큰일이 나지는 않았지만 고양이랑 함께 둔 것이 문제인가 싶어 여동생네 집에 맡기고 산책 때만 데리러 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수의사에게 자문도 구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교육도 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산책 도중 다른 소형견에게 2번이나 달라 붙어 물어댔다는 것입니다.

2번 모두 심각한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지극히 온순한데다 공격성은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애완견 훈련센터에 보내 프로에게 교육을 시킨 후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훈련센터에서 돌아온 개는 몰라보게 영리해졌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 모두 완전히 마음을 놓게 되었고, 바로 그 날 오전에 여동생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던 것입니다.



하지만 산책 도중, 소형견과 마주친 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눈 깜짝할 새 소형견에게 달려들었고, 그대로 물어 뜯어 죽여버렸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소형견을 먹어치웠다는 것입니다.



눈 앞에서 기르던 개를, 말 그대로 잡아먹힌 주인은 반쯤 정신이 나갔고, 그 길로 개는 안락사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소송 사건으로까지 이어져 과장님이 무척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듣게 된 것이지만, 인기 있는 품종의 개를 번식시키기 위해서 근친 교배가 횡행하고 있는데, 그 와중 보기 드물게 이런 돌연변이가 나온다고 합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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