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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동생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남동생의 친구인 A군이 직접 겪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A군이 어릴 적, A군의 형과 함께 시골 외갓집에 놀러갔다고 합니다.



화창한 여름날, 논이 초록색으로 물들어 갈 무렵이었습니다.

모처럼 좋은 날씨인데도, 왠지 A군과 형은 바깥에서 놀 생각이 들지 않아 집 안에서 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형이 일어나더니, 창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A군도 따라서 창문으로 다가갔습니다.

형이 바라보는 쪽을 보니, 웬 사람이 보였습니다.

새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한 명 서 있었습니다.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런 곳에서 뭘 하고 있나 싶어 계속 보고 있자, 그 흰 옷 입은 사람은 구불구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춤을 추는 걸까?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그 흰 사람은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몸을 구부러트렸습니다.

도저히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접혔다고 합니다.

구불구불, 구불구불하고.



A군은 기분이 나빠져서 형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기, 형. 저게 뭘까? 형은 뭔지 잘 보여?]

그러자 형도 [모르겠어.]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답한 직후, 형은 그 흰사람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았습니다.

[형, 뭔지 알았어? 나도 가르쳐줘!] 라고 A군이 물었지만, 형은 [뭔지 알겠어. 하지만 너는 모르는 편이 좋아.] 라며 대답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지금도 A군은 그것의 정체를 모른다고 합니다.

[그럼 그 형한테 한 번 더 물어보면 되잖아?] 라고 나는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이대로 이야기가 끝난다니, 뭔가 찝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동생의 대답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동생은 이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실은, 그 때 이후로 A군의 형은 지적 장애가 생겨서 말을 못한대...]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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