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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시설에서 일하고 있다.
한 달 전쯤, 정신 질환으로 진단된 할머니가 입소했다.
할머니라고는 해도 아직 60대 후반이신데다, 정정해 보여서 딱히 문제가 있는 사람 같지는 않았다.
대답도 확실하게 하셔서, 다른 직원도 정신 질환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그 분이 입소한 것은 오전 중이었다.
그 날 내내 별 일 없었다.
마침 그 날 나는 야근이었다.
새벽 2시쯤, 너스 콜이 울려서 찾아가봤더니 [미안합니다. 잘못 눌렀어요.] 라고 말하셨다.
용변을 볼 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분이라 그것 때문인가 싶었지만, 아니라는 말에 그냥 병실을 나왔다.
그런데 10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너스 콜이 울렸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던 다른 직원이 찾아갔지만, 나도 아직 근처에 있었기에 이야기가 들려왔다.
나는 복도에 있고 문은 닫혀있다.
한밤 중이라 고요하기에 방 앞에 서 있으면 안의 대화가 들려온다.
[무슨 일이신가요?]
[그... 아까 오셨던 분은 남자 분이신가요?]
[아, A씨요? 네, 맞습니다. 왜 그러시죠?]
[...여기에는 무서운 게 있네요. 그 분... 얼굴이 2개 붙어 있었어요.]
[네?]
[예쁜 얼굴의 여자가 있었어요. 저, 그 분이 너무 무섭습니다. 눈을 바라보면 잡아먹힐 것 같아요.]
[무슨 소리세요. A씨는 남자분이신걸요. 헷갈리신 게 아닐까요?]
[그렇지만... 그 여자는, 지금도 이 안을 훔쳐보고 있는걸요!]
할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 깜짝 놀랐다.
우리 시설은 문에 창문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니라 밖에 누가 서 있어도 알 도리가 없다.
안에 있던 직원은 내가 엿듣고 있던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지, 이야기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날 나는 새벽 3시에 퇴근했기 때문에 그 할머니와는 다음날 아침까지 만날 일이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만난 할머니는 딱히 이상이 없으신 듯 했고, 나를 봐도 반응이 없으셨다.
나도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틀 뒤 출근하자 상황이 일변해 있었다.
그 할머니는 그 날 밤도 새벽 1시가 넘어서 너스 콜을 누른 뒤 [방 안에 사람이 있어서 잠을 못 자겠어요. 누가 천장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어!] 라고 호소했다는 것이다.
그 후로 1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새벽만 되면 할머니는 너스 콜을 누른다.
하지만 내가 갈 때면 언제나 [괜찮습니다. 잘못 눌렀어요. 미안해요.] 라는 말 뿐이다.
다른 직원이 병실에 들어서야만 [아까 왔던 여자가 너무 무서워요.] 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딱히 무서울 것은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본 적도 없는 여자가 나에게 찰싹 달라 붙어 있고, 그것이 사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불안해진다.
그 할머니가 정말로 정신 질환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이상한 것이 보이기 때문에 정신 질환으로 진단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새벽에 할머니를 찾아가도 그 여자가 보인다는 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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