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모리미즈씨는 근처의 동물원에 언니와 놀러갔다.
그 동물원은 우에노 동물원 같이 큰 것이 아니고, 그저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것이었다.
문도 꽤 낡아 색이 바래 있고, 있는 동물도 토끼와 닭 뿐이었다.
초등학교에 있는 사육사가 커진 정도의 규모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1시간 정도 동물원 안을 돌아다녔지만 가장 큰 동물이라고 해봐야 말 정도였다.
[별로 재미없어.]
[응. 돌아갈까?]
손을 맞잡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문득 언니가 토끼 우리 뒤편을 들여다 봤다.
[저기 봐, 저 쪽에도 우리가 있는 거 같아.]
언니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니, 확실히 길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다만 산길을 조금 넓힌 정도의 포장도 되지 않은 좁은 길이었다.
모리미즈씨는 낮인데도 어둑어둑한 그 길이 조금 무서웠지만, 언니가 두근두근거리며 손을 잡아 당겨서 [돌아가자.] 고 말할 수도 없었다.
자매가 함께 손을 잡고 거친 길을 나아가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른 잎 위에서 날뛰고 있는 것 같은 소리였다.
여기까지 오자 언니도 무서워진 것인지 손을 쥐는 힘이 강해진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이왕 여기까지 온 이상 끝까지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 돌아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3분 정도 걸으니 빛이 보였다.
우리가 있었다.
우리 안에는 알몸의 여자가 웅크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5개였다.
다른 우리에는 초등학생 정도의 사내아이, 아주머니, 남자, 할머니가 들어 있었다.
모두 알몸인데다 모두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다.
[꺅!]
모리미즈씨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자 5명이 일제히 두 사람을 봤다.
5명의 눈은 검었다.
양 눈이 도려내져 있었던 것이다.
[케케케케케케케... 하하하하하하하... 히히히히히히히...]
5명이 일제히 웃기 시작한 동시에 두 사람은 온 길을 미친듯이 달려 도망쳤다.
다행히도 도망치는 동안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겪은 일을 모두 부모님께 이야기했고, 경찰이 출동했다.
하지만 우리에 갇혀있던 5명은 찾지 못했다.
외려 다른 동물과 관리인까지 누구 하나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아마 그것은 "이상한 취미"를 가진 이를 위한 "동물원"이었을 것이다.
모리미즈씨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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