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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번역괴담][2ch괴담][227th]목

괴담 번역 2011. 8. 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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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여름 황혼녘, 나는 무더운 아파트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저녁에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고향에서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약국의 옆을 지나가게 되었죠.

처마 밑에 몇 명의 사람이 모여서 유리창을 통해 가게 안을 들여다 보며 수군수군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가게 안은 불은 켜 있지 않았지만,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아 사라져 있었고 거기에서 창백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빛은 바닥이 있던 장소를 가득 채운 증기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자 사람들이 수군대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라진 바닥 속에서 몇개의 검은 구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시 안으로 가라앉기를 반복하고 있던 것입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그 구체의 정체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 가족의 목이었습니다.

모든 목은 온화한 표정을 지은 채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들은 쉬지 않고 완만한 상하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자 안에서 갑자기 목이 하나 더 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목이 다시 내려가지를 않았습니다.



그 목은 점점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나는 도망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온 목을 자세히 보니 그것은 친구의 목이었습니다.



나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목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목에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눈과 입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는 악몽을 자주 꾸는 편이지만, 그 때는 다른 꿈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잠을 깨고 나서도 그 무서운 이미지가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겨드랑이에는 축축한 땀이 계속 흐르고, 가슴을 조여오는 감각도 시간이 지날 수록 강해졌습니다.



나는 다음날 아침 고향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무언가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내가 그 꿈을 꾸던 시간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차게 식어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절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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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26th]봉인

괴담 번역 2011. 8. 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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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현 X시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산 속에는 폐병원이 있다.

해체 작업 도중 그대로 방치되어서,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부모님은 당부하셨다.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전거로 가기에는 꽤나 먼데다 산 속이었기 때문에 나는 가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중학교 동창회 때문에 나는 오랜만에 X시에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사이가 좋았던 친구 A, B, C와 함께 옛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그 폐병원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내가 X시를 떠난 후에도 그 병원은 쭉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제안으로, 우리는 폐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A가 차를 준비하고, 손전등, 비상식량, 소금, 길을 잃었을 때를 대비한 피리를 인원 수대로 가지고 우리는 폐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내비게이션이 맛이 가서 절벽에서 떨어질 뻔하고, 터널 안에서 비가 새긴 했지만 우리는 겨우 폐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병원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3층 건물에 넓이는 25m 정도였다.

초등학교에 딸려 있는 수영장 정도의 크기였다.



건물 벽에는 심령 스팟에 있을 법한 낙서가 여기저기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폭주족들의 소행일까?

꽤 어려운 한자들이 적혀 있어서 의미는 알 수가 없었다.



건물 주변에는 울타리를 대신하는 것인지 밧줄이 둘러쳐 있었다.

우리는 호신용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쇠파이프를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인기척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폭주족이나 노숙자는 없는 것 같았다.



병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들은 점점 말이 줄어들고 있었다.

병원 1층을 걸어나가는 동안 건축 일을 하고 있는 B가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 크기 건물이면 해체하는데 돈 몇 푼 들지도 않는다구. 도대체 왜 철거하다가 중간에 버려둔거지?]

실제로 창문 유리는 깨져 있었지만, 건물 자체를 해체하려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1층에는 그닥 흥미로운 것이 없었기에, 우리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2층을 나아가면서 A가 입을 열었다.

[별 것도 없네. 해체 작업 중이어서 위험하다고 했던건 여기 못 오게 하려는 구실이었구나.]

여기저기서 [아, 우리 부모님도 그랬었는데.]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술실 같은 것이라도 있었다면 병원 분위기가 났겠지만, 정말 아무 것도 없었던터라 병원이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왜 부모님들은 그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여기 못 오게 하려고 했었을까?] 라고 C가 말했다.

우리는 맥이 빠진채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도 딱히 별다를 것은 없었다.

우리는 모든 방을 돌아보고 무사히 건물 끝으로 왔다.

[어?] 하고 B가 다시 입을 열었다.



[3층만 넓이가 달라. 안에 방이 하나 더 있는 거 같은데.]

[오... 역시 건축 일하는 사람은 다르네.]

나는 [진짜? 숨겨진 방이라고?] 라고 말하며 그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런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막다른 골목의 벽이 얇은 베니어 합판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볍게 두드려 보면 분명히 벽이 아니라 안 쪽에 공간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어떻게 할까?] 라고 A가 물었다.

나는 [역시 부수고 들어가야겠지?] 라고 대답했다.

B와 C 역시 [이상한 건 확인해 봐야지!] , [어차피 철거할 곳이잖아.] 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쇠파이프로 벽을 가볍게 때리자, 어이 없을 정도로 가볍게 모든 합판이 안쪽으로 무너졌다.

그 안은 분명히 다른 곳과 분위기가 달랐다.

단숨에 공기가 탁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벽에는 병원 외벽에 있던 것과 비슷해보이는 낙서가 빽빽하다.

역시 어려워서 읽을 수가 없다.

안쪽에는 의자가 하나 있었다.



그 밑에는 검은 얼룩이 퍼져 있었고, 주변에는 수없이 조각난 밧줄이 있었다.

[뭐야, 여기는?]

A가 익살스럽게 말했다.






이상한 분위기에 눌린 것인지 목소리가 들떠있었다.

[어쩐지 위험해 보이는데.] 라고 B가 말했다.

나는 겁에 질려 [이제 나가자.] 라고 말했다.



우리는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자연스레 발을 옮기기 시작했고, 어느새 전력 질주하고 있었다.

우리는 앞다투어 달리다 넘어지기도 하면서 겨우 건물 밖으로 나왔다.

밧줄을 넘어 자동차에 도착했을 무렵, C가 입을 열었다.



[봉인이었어.]

[뭐?] 라고 우리는 다같이 반문했다.

[그 벽의 문자와 밧줄은 봉인이었다구.] 라고 C는 계속 말했다.



[내가 필사적으로 말렸는데도 너희는 내 말을 안 듣고 계속 안으로 들어갔잖아... 나는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않고 여기서 기다렸어. 무사히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뭐? 안 들어갔었다구?]

나와 A, B는 얼굴을 마주보고 할 말을 잃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이 곳에서 떠나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 순간, 병원에서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내 목에는 분명 목걸이로 걸어두었던 피리가 사라져 있었다.



Illust by 모도,(http://mmod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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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22th]고양이 선생님

괴담 번역 2011. 8. 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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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잔칫날 형이랑 형의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다지 모범생은 아니었던 형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지트로 삼고 있던 폐병원이 있었다.

지역에서는 심령 스팟으로 유명했지만, 형보다 몇 기수 위의 선배들이 아지트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담력을 시험하러 오는 사람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병원의 안은 완전히 황폐해져서 정리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

여기저기 진찰 도구나 서류가 널려 있어, 마치 야반도주라도 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어느 밤, 형은 평소처럼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형이 혼자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어떤 방에서 [이리로 오세요.] 라는 말이 들렸다고 한다.

무엇인가 싶어 문을 열었더니, 그 곳은 진찰실이었다.

그리고 방 가운데의 책상 위에는 고양이가 살짝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형이 누가 말한 것인가 싶어 갸우뚱거리고 있는데, [부디 앉아주시지요.] 라고 고양이가 말했다고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형은 [아, 진찰을 받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 둥근 의자를 끌어와 고양이 앞에 앉았다고 한다.

고양이는 형의 건강 상태에 관해 여러가지를 물었고, 형은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답했다.



문진이 끝나자, 고양이는 형에게 [당신말이죠, 턱에 종양이 있네요. 이건 입원해야만 합니다.] 라고 말했다.

형은 [네? 입원은 좀 곤란한데...] 라고 당황해서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고양이는 여러가지 의학 용어를 말하면서 입원하도록 계속 설득했다고 한다.



형도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움직였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알겠습니다. 그럼 입원 수속을 부탁드릴게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그 때, 문을 열고 선배가 들어왔다.

그 선배의 말에 의하면 복도를 걷고 있는데 문 안 쪽에서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혼잣말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계속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의심스러워서 문을 열었더니, 의자에 앉아 고양이를 보고 이야기 하는 형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선배의 모습을 보자 바로 도망쳐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형은 그 순간 정신이 들고, 그제야 고양이가 말했다는 것과 자신이 진찰을 받은 것에 경악했다.

하지만 그 날 밤은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고, 형은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형은 어쩐지 폐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져서, 같이 사건을 목격한 선배와 함께 폐병원에 가는 것은 되도록 삼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년 후, 치통을 치료하러 치과를 찾았던 형은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X-레이에 작은 종양이 찍혔다는 것이다.

예전에 찍었던 X-레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약 1년 정도 된 것 같다는 말이었다.



형은 고양이가 말했던 것이 사실이었나 싶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결국 형은 큰 대학 병원에 가서 10일 정도 입원하며 턱의 종양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형의 병문안을 갔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다행히 종양은 양성이었고, 그 후 재발하는 일 없이 형은 건강히 살고 있다.

형은 고양이가 종양을 주의하라고 알려준 것이라며 감사해했고, 폐병원에 고양이 사료를 잔뜩 사와 놓고 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형의 이야기에 납득할 수 없었다.



만약 그 때 선배가 문을 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고양이에게 설득당한 형이 그대로 입원을 했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르는 것 아닌가?

애초에 고양이가 말하는 입원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나에게는 아직도 그 사건이 기묘한 공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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