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호남에 한 선비가 있었다.
그 선비의 누이동생이 결혼을 했는데, 결혼을 한 지 사흘만에 남편이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선비 집에서는 장례를 치르고 과부 누이동생과 함께 시댁으로 보냈다.
그 선비도 누이동생의 뒤를 따라 강을 건넜는데, 슬프고 참담한 심정을 참을 수 없어 시를 지었다.
[강 위의 배에게 묻노라. 옛부터 지금까지 장가를 든 자는 몇 명이고, 시집은 간 이는 또 몇 명인가? 그럼에도 이런 행차는 없었을 것이다! 붉은 깃발이 앞서고 흰 가마가 뒤따르니, 청상과부에 백골신랑이로구나. 강 위의 배야, 천천히 가거라. 신랑의 혼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 강 위의 배야, 어서 가거라. 신랑 집에는 10년간 외아들만 기르신 어머님이 계신다더라. 아침 저녁으로 기다리던 아들은 오지 않고 백골만 오니, 이 원통함을 누구에게 다시 물을꼬! 창창하고 어린 계집종들은 배에 기대 울며 말하고, 저 원앙은 여전히 쌍쌍으로 날아 북산의 남쪽으로 날아가는구나!]
선비가 이렇게 시를 써서 관 앞에 놓았다.
그리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길게 부르짖었더니, 잠시 뒤 홀연히 긴 무지개가 강 가운데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관 위까지 뻗치더니, 이윽고 관이 스스로 쪼개졌다.
관 안에서는 죽었던 신랑이 다시 일어나서 살아났다고 한다.
이상한 일이도다.
이 이야기는 괴담에 가깝지만 워낙 신묘한 일이라 특별히 잠시 기록해 둔다.
원문 및 번역본 : http://koreandb.nate.com/life/yadam/detail?sn=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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