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날은 시부야로 향합니다.
닛포리랑 시부야는 야마노테센의 정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보통 여행을 가면 아침에는 일찍 움직이는 편입니다.
여행 가서도 출근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무튼 시부야역에 도착해서 스크램블과 하치공을 쓱 훑어보고 이동.
아침은 지나가다 보인 맥도날드에서 때웠습니다.
한국 맥도날드에서는 사라져버린 맥그리들과 애플파이를 먹었어요.
돌아와라 맥그리들...
다음 행선지는 시부야역에서 도보로 20분.
아침부터 한참 걸었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동네를 걷는 기분이라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거울만 보면 사진을 찍었네요.
그렇게 도착한 행선지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전세계에 6곳 있다고 하는,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리는 스타벅스입니다.
막입이지만 커피는 좋아하다보니까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간 보람이 있어서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남동에 있는 맥심 플랜트처럼 거대한 로스팅 시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하나쯤 생기면 좋겠네요.
주문한 메뉴는 셋이 똑같았습니다.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커피.
앞서 올린 사진 중 위스키를 숙성할 때 쓰는 오크통이 있는데, 그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커피입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한입 먹고 다들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습니다.
깊은 향과 달달한 맛, 위스키처럼 온더락으로 즐기는 풍류까지 뭐 하나 빠질 게 없네요.
다음에 가도 또 마실겁니다.
아침에 가니까 테라스에 자리도 있고, 날도 그리 춥지가 않아서 아주 여유 넘치는 티타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놀고나니까 다음 행선지를 가기 위해 시부야역까지 돌아가는게 귀찮아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버로 택시를 불렀어요.
우버 쿠폰은 최고야!
우핸들 차량의 조수석에 타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꽤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슬슬 보이는 다음 행선지.
도쿄에 왔으면 역시 도쿄타워를 들러야겠지요.
정작 저도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다같이 전망대를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메인 덱과 최상층 덱으로 구별되어 있는데, 메인 덱만 가보기로.
이날 날씨가 참 좋았는데요.
화룡점정을 찍어준 건 바로 후지산 뷰였습니다.
일본을 그렇게 다니면서도 후지산을 말끔하게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아무 기대도 없이 들른 도쿄타워에서 이렇게 선명한 후지산을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진짜 귀한 풍경을 봐서 다들 엄청 들떴던 기억이 나네요.
멀리서 봐도 이렇게 놀라운데 가까운데서 보면 기절초풍할 것 같습니다.
내려갈 때는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제 제안에 다들 주저했는데, 정작 내려가다 보니까 다들 만족한 체험이라 다행이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평소에는 보기 힘든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계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저희말고는 거의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네요.
빨간색 철골은 참 매력 있는 모습인 거 같아요.
푸드코트에서 점심식사를 뚝딱 해치우고 도쿄타워를 떠납니다.
여기 모스버거는 도쿄타워버거를 한정으로 파는데, 색종이로 접은 도쿄타워를 같이 주는게 재밌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 천천히 걸어가봅니다.
금방 도착한 이곳은 아자부다이 힐즈.
작년에 오픈한 새로운 상업지구인데, 신기한 건물 구경도 구경이지만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 아자부다이 힐즈 갤러리에서 포켓몬 공예전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정말 좋아하는 오타쿠다보니까 일정이 맞은만큼 꼭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일행들이 다 양해해 준 덕분에 같이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질감을 가진 포켓몬들을 마주하니 마치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귀여운 포켓몬 공예전 한정 피카츄 인형도 사고, 콜라보 카페 메뉴까지 아주 풀 패키지로 즐기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시 시부야로 돌아왔습니다.
스크램블 구경도 하고... 빌리지 뱅가드 본점이 있길래 가봤는데 인싸 소품샵이 된 거 같아서 아쉽네요.
옛날엔 진짜 이딴걸 누가 사냐 싶은 물건만 팔았었는데 흑흑...
그리하여 이동한 곳은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6층.
여기에는 온갖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습니다.
캡콤 스토어, 닌텐도 스토어, 점프샵, 원피스 밀짚모자 스토어, 포켓몬 센터 시부야까지.
오타쿠는 이런 곳에서 헛되이 예산을 낭비하기 마련입니다.
저희도 신나게 엔화를 탕진하고 돌아왔습니다.
슈프림과 뉴에라를 들러서 다들 모자를 샀어요.
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모자를 샀습니다.
도쿄에 왔으면 도쿄 팀 모자를 써야지!
중간에 길 가는데 버스 안에서 공연하는 아이돌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신기한 구경을 했어요.
저녁은 스파게티의 판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체인점이기도 하고 든든하게 먹기에도 좋아서 제가 추천했습니다.
동생들은 다들 저의 경고를 듣지 않고 메가 사이즈를 시켰고 다들 후회했습니다...
저는 성우 Machico 콜라보 메뉴인 굴 페페론치노를 시켰는데 맛있더라고요.
다음으로 간 곳은 롯폰기 힐즈.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 롯폰기 힐즈 케야키자카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갔습니다.
7년만에 바라본 풍경인데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겨울에는 역시 반짝이는 걸 봐야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이런 대형 일루미네이션이 있어서 겨울에 일본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루미네이션을 본 후에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재빨리 시부야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저녁 9시에 시부야 스카이 예약이 되어 있었거든요.
원래는 저희도 해질녘을 노려봤었는데, 여의치 않아서 야경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네요.
기존에 봤던 야경 중 나고야의 스카이 프롬나드가 대단히 인상 깊었었는데, 시부야 스카이도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 준 느낌입니다.
일단 하늘이 탁 트여있고 도쿄 중심을 내려다보는 체험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기존의 도쿄 야경 명소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고 사진 찍기도 좋아서, 오픈한 이래 지금까지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납득이 가더라고요.
다음에는 다른 시간대로 가보고 싶고, 어떤 시간대에 방문해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을 거라는 게 일행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아주 좋았어요.
이날도 패밀리마트를 털어먹었습니다.
먹은 건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잘 먹었습니다.
이날은 무려 3만보를 걸었습니다.
여행을 이렇게 행군하듯 하면 안되는데... 다음 여행은 꼭 힐링 여행으로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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