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여정은 아침밥부터 시작합니다.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이치요시 소바.
커다란 오징어 튀김이 들어있는 소바가 명물인 서서 먹는 소바집입니다.
두툼한 면과 엄청 큰 오징어 튀김이 씹는 맛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이 집은 그야말로 로컬 맛집인데, 24시간 운영하는데 아침부터 새벽까지 계속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혼자 차가운 소바를 시켰던 동생은 아쉬웠다고 하니까 여러분은 꼭 따뜻한 걸로 드세요.
첫번째 목적지는 아사쿠사.
닛포리역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아주 편하게 갔습니다.
높이 솟은 스카이트리를 뒤로 하고 먼저 찾은 곳은 반다이 본사.
앞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같이 사진 찍기 좋습니다.
저도 손오공이랑 고지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부에도 무료 전시관이 있는데, 아침 일찍 가서 아직 문을 안 열었길래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아사쿠사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센소지.
카미나리몬과 나카미세도리로 이어지는 관광 코스는 일본스러움을 쉽게 느낄 수 있는 필수 코스죠.
앞에 있는 관광센터에 올라 전경을 바라본 후, 사람이 바글거리는 나카미세도리로.
언제 찾아와도 사람이 참 많은 곳이고, 그래서 즐거운 곳입니다.
센소지 경내 풍경입니다.
연기를 쐬면 건강해진다는 이야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연기를 쐬고 있죠.
절이지만 한국이랑은 다르게 본당에 불상이 없어서 사실 본당은 한번 쓱 보고 나오면 끝인게 아쉽네요.
운세뽑기도 해봤는데 동생 중 한명이 흉을 뽑았습니다.
이런데서 흉 뽑는 거 처음 봤는데... 액운은 고이 묶어놓고 왔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도쿄 스카이트리.
이동이 귀찮아서 택시를 타버렸습니다.
도보로 30분쯤 가야하는데 돈 벌고 어른 되니까 그거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부르게 되네요.
7년 전이랑 마찬가지로 겨울철인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전망대를 가볼까 싶었지만 어제 도쿄타워를 갔으니 굳이 안 가봐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되어 스킵.
그럼 오르지도 않을 스카이트리를 뭐하러 갔느냐...
포켓몬 보러 갔습니다.
포켓몬 센터 스카이트리 타운이 여기 있습니다.
레쿠쟈 구경도 하고, 제가 참 좋아하는 니드킹 인형이랑 메탈 참이 다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점프샵이나 커비 카페, 해리포터 마법도구점 같은 오타쿠 상점들이 모여있으니 겸사겸사 들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시아게역에서 아사쿠사역으로 돌아온 후 다음 방문지는 아사히 맥주 본사 빌딩.
22층 스카이룸에서 맥주 한잔 마시는 건 또 참 즐거운 일입니다.
안주 없이 가볍게 생맥주 한잔씩 마셨는데, 맛도 맛이지만 이게 희한하게 엄청 취하더라고요.
일본에서 마신 술 중 가장 취기가 빠르게 올랐던 느낌입니다.
내려오면 바로 스시로가 있길래 회전초밥을 부수러 갔습니다.
셋이서 아주 탑을 쌓을만큼 먹었는데 1인당 4만원쯤 나와서 생각보다 되게 이득 본 기분이었습니다.
요새는 레일을 따라 회전하지 않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번에 왕창 시켜서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초밥집이랑은 퀄리티 차이가 당연히 크지만, 그래도 이렇게 패스트푸드처럼 즐기는 회전초밥집만의 매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밥 먹고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넘어가는 플랜이었는데, 정작 밥 먹고 나오니까 다음 배가 한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주변에서 뭐할까 고민하다가 다리 건너에 있는 카미야 바를 들렀습니다.
이곳은 1880년에 개업한 일본 최초의 서양식 바인데, 오래된 가게답게 아직도 현금만 받습니다.
초대 사장이 개발한 덴키브랑이라는 칵테일이 유명한데, 저도 여기저기서 이름만 듣다가 실제로 마셔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요즘 레시피는 30도, 클래식 레시피는 40도의 독주인데도 그리 독하게 느껴지지 않고 달달한 맛이 있어 마시기 쉬웠습니다.
쿠시카츠랑 게살 고로케 시켜놓고 시간을 때우다 슬슬 배를 타러 가봅니다.
갑판에 올라가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고 오다이바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이동수단이고, 매력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아사쿠사랑 오다이바를 같은 날 돌아보실 계획이 있다면 배를 타고 이동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소요시간은 한시간 가량입니다.
어느덧 오다이바는 해질녘.
해변공원의 자유의 여신상과 후지테레비를 가볍게 돌아만 보고 나옵니다.
덱스에 있는 레트로 상점가 다이바잇쵸메도 돌아봅니다.
여기서는 클래식한 레트로 게임을 즐기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7년 전에 갔던 귀신의 집도 여전히 있는데, 이번 동행들도 다 저보다 겁이 많기 때문에...
스킵당했습니다 ㅋㅋㅋ
다음 행선지는 다이버 시티 도쿄.
동생 중 한명이 요즘 건담과 건프라에 입문한터라, 건담베이스 도쿄를 꼭 와보고 싶어했습니다.
정작 여기서 뭐 산 건 없는데...
그래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다이버 시티 도쿄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실물크기 유니콘 건담.
상영시간까지 기다려서 영상도 보고 왔습니다.
이렇게 큰 로봇이 변신까지 한다니 참 올때마다 보지만 매번 감탄하게 되는 구경거리입니다.
요코하마의 건담 팩토리도 남아있었다면 보러 갔을텐데...
있을 때 못 간게 참 아쉽게 됐네요.
슬슬 지쳐가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유리카모메를 타러 가봅니다.
홋카이도 멜론 아이스크림은 사람을 살려내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도착한 곳은 시죠마에역.
이 곳에 새로 생긴 대형 사우나 만요클럽에 병설되어 있는 상업시설, 천객만래를 보러 왔습니다.
가마쿠라 느낌이 나게 옛스런 일본을 재현해 놓은 상점가인데, 워낙 늦게 와서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은 채였습니다.
만요클럽 8층에는 야외 족욕탕이 있는데, 이용료가 무료인데다 야경을 보면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들르게 된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마침 문을 연 가게 중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던 몬자야키 가게가 있어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츠키시마 몬자 쥬고야.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좀 느긋하게 식사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오코노미야키와는 다르게 양배추로 담을 세운 뒤 질척한 전분물을 부어서 부쳐먹는 요리.
맛도 있고 먹기 편해서 되게 술술 넘어가는게 의외로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역시 겉보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밥 먹고 나오니까 10시가 다 되서 슬슬 숙소로 돌아갈까 했는데, 일정 중 마지막으로 넣어뒀던 토리노이치 축제를 다들 가고 싶어하더라고요.
결국 택시를 타고 아사쿠사로 복귀했습니다.
우버 쿠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몰라요.
토리노이치는 11월 닭의 날 3번에 걸쳐 진행되는 상업 번창을 기원하는 축제입니다.
쿠마데라는 장식물을 구매하면서 장사가 번창하기를 바라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상인들의 축제.
쿠마데가 하나 팔릴 때마다 상인들이 박수를 짝짝 치면서 번창을 외치는 활기 넘치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일본 전통 축제를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저한테도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
택시 타고 숙소에 복귀하니 이미 자정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편의점 터는 건 잊지 않았고... 푸딩 냠냠하고 잤습니다.
어김없이 2만보는 넘겼네요.
열심히 먹고 열심히 걸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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