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은 훨씬 된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나는 대학생으로, 레포트 출력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프린터를 찾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친구와 함께 아키하바라를 헤메고 다니다 어느 중고 컴퓨터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나는 흑백 레이저 프린터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가격은 9800엔.
당시로는 프린터가 상당히 귀한 물건이었던데다, 비교적 새 것 같았고 보증 기간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덥썩 집어 들었습니다.
바로 아파트의 방으로 돌아가 컴퓨터에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프린터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스트 인쇄를 실행시키고 나는 화장실에 갔고, 친구는 TV로 쇼텐(笑点)을 보고 있었습니다. 1
그런데 친구는 거기서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테스트 인쇄는 분명 두어장 정도의 양만 인쇄하는 것일텐데, 인쇄가 멈추지를 않는 것입니다.
결국 꽂아둔 용지를 모두 사용하고서야 인쇄는 멈췄습니다.
PC 모니터에도 에러 메세지는 출력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쇄된 종이를 보고 친구는 [으악!] 이라고 외쳤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종이에는 어떻게 보더라도 여자의 얼굴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사진이 찍혀 있었던 것입니다.
윤곽은 흐릿했지만, 머리나 눈, 입이 검게 찍혀 이 쪽을 노려다 보는 것 같은 얼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인쇄된 이미지는 한 장 한 장이 모두 미묘하게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기분이 나빠진 나는 다시 한 번 테스트를 하기 위해 적당한 텍스트 파일을 인쇄해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 문제 없이 잘 인쇄가 됐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프린터가 멋대로 한 장 더 인쇄를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는 [왜 나를 버리는거야?]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친구는 바로 반품하자고 했지만, 이미 시간이 늦어 가게도 문을 닫았을 터라 다음날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 없었고, 짜증내는 친구에게 저녁 밥을 쏜다고 꼬셔서 대학 동아리 부실에 함께 가져다 놓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와서 그 프린터를 가져가려고 부실에 갔더니, 후배가 곤란한 표정으로 [선배, 혹시 어제 여기서 주무셨어요?] 라고 묻는 것입니다.
후배의 말에 따르면 부실 문 앞에 종이가 붙어 있어서 봤더니 학생회에서 붙여놓은 주의서였다는 것입니다.
[부실에서 숙박하지 말아주십시오.] 라는.
나는 우선 후배에게 다른 부원들에게 물어보라고 말하고, 프린터를 가방에 넣고 샀던 가게에 갔습니다.
점원은 동작 확인을 했지만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반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럼 값을 깎아서라도 다시 사주세요.] 라고 말해서 3000엔에 팔아치우고 말았습니다.
다시 동아리 부실로 되돌아오니 후배가 다가와서 아까 했던 이야기를 계속 해줬습니다.
부원 중 아무도 부실에서 잔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후배가 다시 학생회에 찾아가 그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학생회 사람이 이런 말을 해줬다는 것입니다.
[경비 아저씨가 어제 순찰을 도는데, 그 부실에서 여자의 신음 소리가 들렸대요. 경고하려고 부실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도 잠겨 있고 불도 꺼져 있었답니다. 노크를 해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아서 그냥 내려 오셨대요.]
경비 아저씨는 학생들이 부실에서 이상한 짓이라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학생회에 이야기한 것입니다.
후배는 부원들 중 짚이는 사람이 없다며 아마 침입자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학생회에 말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결국 침입자가 들어왔다는 것으로 처리가 되고, 이후 부실의 문을 교체하는 것으로 사건은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도대체 그 날 부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 날 밤 그 프린터를 내 방에 두었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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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TV 코미디 프로그램. 1966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2011년 45주년을 맞은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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