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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가 가입했던 동아리 후배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지금 와서 돌아보니 묘하게 무섭다.


친목회인지 뭔지, 아무튼 술자리에서 옆에 앉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자기소개를 겸해 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었지.




그 녀석이 말하길, 자신은 4년에 한번씩 꼭 큰 사고를 당해 입원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자세히는 기억 못하지만, 4살과 8살 때 있었다는 사고는 꽤 큰일이었던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흉터 자국도 봤었고 말이지.




흉터가 조금 놀랄만한 정도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12살 때 있었다는 사고는 좀 미묘했다.


만으로 12살 때 자전거를 타다 벼랑에서 떨어졌다고 했나 그랬을 거다.




지금까지는 그냥 나이 이야기였는데, 난데없이 만으로 12살 때라고? 싶은 생각이었다.


게다가 16살 때 사고라고 말한 건 더 애매했다.


무사히 17살이 되서 신난 그가, 달리는 폭주족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려다 사고가 났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면 아예 본인이 사고를 자초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놈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녀석은 20살이 되자 캠퍼스 근처, 교통량이 많은 국도를 마구 무단횡단으로 지나다녔다.


솔직히 옆에서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횡단보도 따위 없는 대로 한복판을, 차가 지나다니는데도 아무 신경 쓰지 않고 마구 달려가는 것이다.




당연히 운전자가 놀라 급정거하고, 온갖 욕설과 클락션 소리가 날아온다.


아무리 봐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은 후배의 모습에, 나는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하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정상이 아니었다.




[어차피 20살 때도 사고를 당할 거잖아요. 기왕이면 빨리 다치는 게 낫겠다 싶어서요.]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많은 걸까?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말로 들어서는 잘 감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앞에서 차를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나처럼 겁에 질릴 것이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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