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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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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나는 3류 대학에 다니는 고학생이었다.


일주일에 나흘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 용돈까지 받아야 겨우 집세를 내고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대학교 2학년 때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여름 더위에 지쳐가고 있던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때면 에어콘을 틀어두는 시민센터에 가서 리포트를 쓰곤 했다.


그 시민센터에는 "지역 정보 게시판" 이라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게시판이 있었다.


나는 시민센터에 갈 때면 언제나 그 게시판을 확인하곤 했다.




나름대로 고등학교 수업과정은 자신이 있었기에, 과외 구하는 곳이라도 찾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게시판에 붙어있는 건 대부분 영어 스터디 모임을 구한다는 공고 분이고, 과외교사를 찾는 건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벽보를 살피고 있자니 이런 게 있었다.




[7월 X일부터 Y일까지 방 청소를 도와주실 분을 구합니다. 반나절에 5천엔. TEL XXX-XXXX. 타나카.]


마침 그 무렵은 기말고사가 끝나고 쉴 무렵이라, 아르바이트도 안 할 즈음이었다.


게다가 집에 돌아가기 며칠 전이라, 조건이 딱 맞았다.




5천엔이라면 집에 돌아갈 때 교통비로 쓰면 되겠다 싶어,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게시판에서 청소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전화를 받은 남자는 조금 당황한 듯한 목소리였지만, [알겠습니다. 며칠에 오실 수 있나요?] 라고 물었다.




그래서 [X일 이후에는 언제든 괜찮습니다.] 라고 답했더니, 남자는 [그럼 X일에 와 주셨으면 합니다. 아침에 오기 힘드시면 9시부터 하는 걸로 부탁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곧이어 내 전화번호와 남자의 집주소를 서로 알려주고, 아르바이트 채용이 확정되었다.


목소리로 보아 남자는 30대 중반인듯 했는데, 묘하게 목소리에 힘이 없던 것이 인상에 남았다.




이리저리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르바이트 날이 왔다.


날씨는 해가 쨍쨍해서, 아침부터 더울 정도였다.


청소하는 집에 에어콘이 있으면 좋겠다고,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나는 타나카씨네 아파트로 향했다.




전에 들었던 주소를 따라, 8시 50분쯤에야 "타나카" 라는 문패가 붙어있는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니 남자가 나왔다.


[잘 오셨어요. 어서와요. 자, 들어와요, 들어와.]




남자는 다른 이와 말을 섞는게 서투른지, 내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인사한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실례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신발을 벗고, 남자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에어콘이 켜져 시원했다.




그 후 다시금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정리의 절차와 뭘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지를 들었다.


무거운 물건을 옮겨다버리는 것과,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간단한 것이다.


내가 해야하는 건 그게 고작이었다.




쓰레기는 꽤 양이 많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는 고학생인 내 입장에서는 가지고 싶은 것도 꽤 있었다.


그걸 알아차렸는지, 타나카씨는 [갖고 싶은 게 있으면 가져가도 괜찮아.]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기꺼이 성의에 감사하며 오래된 게임이나 야한책 같은 걸 가방에 챙겨넣었다.


이것저것 하는 사이 청소는 착착 진행되어 갔다.


타나카씨의 방은 순식간에 깨끗해져갔다.




하지만 사실 애초에 물건이 많은 방도 아니었기에, 그렇게 치우고 나니 방은 거의 텅 비어 보였다.


타나카씨는 [이제 슬슬...] 이라고 말하고 조금 생각을 하더니, 슬쩍 나를 본다.


그리고 또 한동안 생각을 하고는, [슬슬 끝내볼까.] 라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일했으니 하루치를 주겠다며 1만엔을 내게 건넸다.


타나카씨는 [혹시 괜찮으면 내일도 반나절 정도 도와주지 않을래? 아직 좀 처리해야 할 게 있어서.] 라고 했다.


나는 5천엔 더 벌 기회라고 생각해 흔쾌히 수락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묵직해진 가방을 메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타나카씨네 집에 가자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실례합니다. 타나카씨 계신가요?] 라고 소리를 치자, 안에서 [있어. 들어와.] 하고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현관문을 닫고, [실례합니다.] 라고 말하며 집으로 들어섰다.




타나카씨는 어디에 있지?


아마 이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안쪽 방으로 향하자, 타나카씨가 능글능글 웃으며 다가왔다.




타나카씨는 [오늘은 반나절이면 되니까, 봉투에 5천엔 넣어서 여기 놨어.] 라며 책상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이리로 와.] 라며 내 손을 이끌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실은 이 방 옷장안에 해외 여행용 가방이 있는데, 그게 너무 무거워서 꺼낼 수가 없으니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타나카씨는 [내가 옷장 안에서 밀테니까, 내가 신호를 보내면 밖에서 힘껏 당겨.] 라고 말하고 옷장 안으로 들어갔다.


옷장에는 옷이 가득해 타나카씨의 모습은 거기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타나카씨가 [당겨.] 라고 말해서, 나는 온 힘을 다해 가방 손잡이를 당기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가방이 딸려 나온다.


무겁다.


60kg는 족히 될 것 같다.




온 힘을 다해 당기고 있는데, 갑자기 쑥하고 가방이 나왔다.


어라?


텅 비었다.




옷장에서는 쾅쾅거리며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타나카씨?


몇 번이고 말을 걸었지만 대답이 없다.




점차 부딪히는 소리가 잦아든다.


어? 어?


솔직히 무슨 일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황급히 옷장 안의 옷들을 치웠다.


아마 여기까지 고작해야 수십초 정도 지난 것 같지만, 몇 분이 넘게 걸렸던 것 같이도 느껴진다.


타나카씨는 옷장 안에서 목을 매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올라서 있던 발판, 즉 가방을 치운 것은 나였던 것이다.


곧바로 끌어내리려 했지만, 밧줄이 딱딱해서 도저히 맨손으로는 풀 수가 없다.


날카로운 건... 어제 전부 버렸었다...




솔직히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타나카씨는 이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내려야 하는데...




굵은 로프다.


가위 하나 가지고는 무리다.


어떻게 하지...




집을 뛰쳐나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건, 1분이 훌쩍 지나고 나서였다.


곧 119와 경찰이 오고, 나는 그대로 경찰서에 가 하루 종일 사정청취에 임했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찾아와, 왠지 모르게 통곡하셨다.




타나카씨는 구급차로 이송되었지만, 로프에서 끌어내릴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던 탓인지 그날 중으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유품은 거의 없었다.


깨끗했던 것이다.




내가 이틀 동안 죄다 정리해 줬으니까.


그가 내게 주려고 놨던 봉투에서는 5천엔권과 함께 유서인듯 한 종이가 나왔다.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것, 아내가 다른 남자와 도망쳤다는 것, 빚이 잔뜩이었다는 것 등이 써져 있고, 마지막으로는 내게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




우습게도 그 덕에 그나마 자살방조 혐의는 벗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건이 정리될 무렵, 경찰에서 압수하고 있던 5천엔도 돌려주었다.


나는 그저 자살을 할 무렵, 그가 신변정리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로부터 1주일 후.


내 생각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 날, 과거 타나카씨와 인연을 끊었다던 그녀의 누나가 찾아왔던 것이다.




진상은 이랬다.


타나카씨는 어떤 종교의 열성 신자였고, 그것 때문에 가족과도 연을 끊고 살았다고 한다.


그 종교에서는 자살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진다는 교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 탓에 죽고 싶지만 자살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나를 이용해 목숨을 끊었던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약소하지만 동생이 너무 큰 폐를 끼쳐서...] 라며 내게 10만엔을 주고 갔다.




타나카씨의 해석대로라면 나는 사람을 죽인 게 되는 걸까?


나는 고작 11만 5천엔을 받고, 지옥불로 떨어지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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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의 풍습이랄까, 관습 같은 게 있습니다.


[한 해가 지나갈 때, 자기 모습을 봐서는 안 된다.] 는 것입니다.


거울은 물론이고, 물에 비친 모습이나 옻칠한 그릇에 비친 얼굴도 보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 때 보이는 얼굴이 곧 자신이 죽을 때의 얼굴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정에서는 섣달그믐날 밤에 먹는 메밀국수도 일찍 먹어버리고, 늦기 전에 잠에 드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밤 늦게 하는 TV 프로그램도 보고 싶고, 친구랑 새해맞이 여행도 가고 싶고, 점점 일찍 자는 것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해, 어떻게든 새해가 오는 순간을 맞이하고 싶던 나는, 11시가 넘도록 혼자 TV를 보며, 귀에는 라디오 이어폰을 꽂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날이 바뀌기 전에 자라고 신긴당부를 하셨지만, 나는 그런 습관 따위 믿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TV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난생 처음 맞이하는 새해를 기대하며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23시 59분 40초... 50초...]


그 때였습니다.




50초가 된 순간, 갑자기 리모콘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TV가 꺼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꺼진 TV 화면에 내 얼굴이 비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눈을 감자, 12시를 알리는 소리가 이어폰에서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TV가 갑자기 켜졌습니다.


한 번 뿐이었으면 우연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다음해에도, 나는 역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바뀌기 직전에, 역시 TV가 갑자기 꺼졌습니다.


해가 바뀌면 TV는 원래대로 다시 켜집니다.


또 다른 해에는 새해맞이를 갔다 날이 바뀌기 직전에, 내 눈 앞에서 차가 급정거했습니다.




차창에 내 모습이 비친다고 느낀 순간 나는 눈을 감았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가만히 멈춰 서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갑자기 창에 쳐뒀던 블라인드가 올라가 내 모습이 비친 적도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해가 넘어가는 그 시점에, 내 얼굴을 보게하려는 것처럼, 날이 바뀔 시점이 오면 무언가 사건이 일어납니다.




4년 전에 결혼해 성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새해가 오려는 순간까지 깨어있으면 TV가 꺼지거나 컵이 깨져 물이 흐르곤 합니다.


만약 해가 바뀔 때 어딘가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평상시 모습 그대로가 나타난다면, 나는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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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503rd]아브씨

괴담 번역 2014. 11. 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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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상한 체험을 했던 적이 있다.


나는 붓쿄대학 출신인데, 학교에 다닐 당시 말리에서 온 아브씨라는 아프리카 유학생이 있었다.


당시 3학년이었던 나는, 젬베라는 아프리카 타악기 동호회 멤버였다.




그래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동호회 홍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왠 흑형이 다가와서는 [나도 할래.] 라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말리에서 온 유학생이고, 이름이 압딜라인가 압둘인가 그랬기에 우리는 대충 아브씨로 부르기로 했다.


그는 젬베를 무척 잘 쳤을 뿐 아니라, 24살로 당시 동호회에서 최연장자였다.




당연히 우리는 그를 경의의 눈길로 바라보게 되었고, 평소에 이야기할 때도 그냥 아브가 아니라 아브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여름밤, 같은 동호회 소속의 N에게 전화가 왔다.


[4학년이 되면 다들 취업 때문에 바빠서 놀지도 못하잖아. 오늘 다들 모여서 아라이씨 집에 가보자.]




나는 대답했다.


[아라이씨가 누군데? 뭐? 심령 스폿으로 유명한 흉가라고? 담력시험? 그래, 알았어. 아브씨는 같이 안 가? 그럼 내가 전화해서 말할게.]


나는 심령 스폿 같은 곳에 가면 아브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기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 A인데, 아브씨, 우리랑 같이 놀러가지 않을래?]


[음... 리포트 써야 하지만... 그래도 좋아! 갈게. 어디로?]


[고스트 하우스! 아, 메종 드 팬텀이라고 해야하나?]




[그건 무서운 거다. 노는 거 아니야. 싫어. 나 바빠.]


[안돼, 아브씨가 꼭 있어야 해! 아브씨도 같이 가자!]


내가 필사적으로 권하자, 아브씨는 마지못해 같이 가리고 했다.




우리는 N의 차를 타고, 아라이씨 집으로 갔다.


모인 멤버는 N과 나, 아브씨와 K, 그리고 1년 후배인 I까지 남자만 다섯이었다.


아브씨가 [다들 젬베 가지고 와.] 라고 했기에, 우리는 각자의 젬베를 가져왔었다.




하지만 아브씨 본인은 젬베가 아니라 뭔가 꾀죄죄한 색의 천으로 된 포단을 가져왔다.


다들 아브씨에게 [심령 스폿에서 연주회라도 하는거야?] 라고 물었지만, 아브씨는 [아니야. 팬텀 위험해. 멀리 보낼거야.] 라고 대답했다.


아무래도 잘은 모르겠지만 귀신이 무서우니 제령하겠다는 것 같았다.




그 후 아브씨가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 해줬다.


꽤 기묘한 계획이었다.


우선 아브씨는 근처 숲에 혼자 들어가고, 우리는 폐허 앞에서 젬베를 두드린다.




그러면 숲에서 남자가 나온다.


이 남자는 아브씨가 아니라, "은토모"라는 정령이라고 한다.


즉, 아브씨처럼 보이더라도 아브씨가 아니라 "은토모"라고 불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령이 귀신을 쫓아내고, 다시 숲에 돌아갈 때까지 우리는 계속 젬베를 두드린다.


이게 아브씨의 계획이었다.


아브씨는 이슬람교도로, 술도 안 먹고 돼지고기도 입에 대지 않는 독실한 신자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브씨, 너 이슬람교도인데 무슨 정령이 된다는 거야.] 라느 웃었지만, 아브씨 왈, 자신은 말리 바마나 부족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유럽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해 크게 성공했지만, 원래는 주술사 집안이라 현지 비밀 서클에도 가입되어 있으니 괜찮다며, 알 수 없는 설명을 늘어놓았다.


어쨌거나 아브씨는 숲 속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젬베를 마구 두드렸다.




잠시 후, 숲에서 이상한 모습의 남자가 나왔다.


그 녀석은 빗으로 모양을 내고 눈과 코를 붙인 것 같이 생긴 가면을 쓰고, 테이블보 크기의 꾀죄죄한 옷감을 머리 위로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가 몸을 크게 좌우로 흔들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는 [은토모다!], [은토모가 왔다!], [은토모!] 라고 외치면서 젬베를 계속 두드렸다.


은토모는 집 앞에 서더니, 변함없이 좌우로 몸을 흔들며 어눌한 일본어로 귀신에게 분노를 토했다.


[나 은토모다! 은토모 화났다! 당신들은 죽었다! 여기 있으면 안 된다! 나쁜 짓이다!]




그러더니 곧이어 아까 자신이 나왔던 숲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가자, 당신들! 은토모랑 같이 죽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자! 은토모랑 같이 돌아가자!]


이렇게 말하고는, 숲을 향해 비틀비틀 걸어들어갔다.




우리는 젬베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불안한 마음으로 아브씨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곧 숲에서 성큼성큼 꾀죄죄한 옷감을 든 아브씨가 나왔다.


[이제 괜찮아! 여기 있던 죽은 사람들, 은토모랑 같이 돌아갔어.]




우리는 안심했다.


그 후 다같이 아라이씨네 집을 탐험했지만, 그런 모습을 본 후여서 어쩐지 김 빠진 콜라를 마신 것 같은 밍숭밍숭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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