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있었던 일이다.
얼마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는 집 한채를 물려받았다.
입지는 나쁘지 않지만, 꽤 오래 되서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은데다, 둘이 살기에는 너무 넓다.
결국 아내와 상의한 끝에, 집을 팔기로 했다.
다행히 유품 정리를 하는 와중에도 부동산 업체로부터 광고와 명함이 들어왔기에, 거기 전화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4개 회사에서 위탁 및 매입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게 되었다.
개중 세번째 회사에서 사람이 찾아왔을 때였다.
요즘 느낌 나고 세련된 30대 초반 정도 되는 청년이 왔다.
시원시원하게 말하고,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제시된 매입 금액이 이전 2개 회사에 비해 천만엔 가까이 높았다.
나도 아내도, 거의 이 회사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을 꺼냈더니, 각 방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겠냐고 물어왔기에, 흔쾌히 허락했다.
내가 대동하여 다시 각 방을 안내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불간 옆에 있는 다다미 8장 정도의 작은 방 문을 열고 안으로 청년을 안내하는 순간.
문고리에 손을 얹은채로, 갑작스럽게 가위가 눌렸다.
가위 눌림 자체는 몇번 겪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것도 맨정신에 겪는 건 처음이었다.
순간 뭔가 위독한 증세는 아닌가 당황하고 있는데, 바로 귓가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흐려 분명치 않았기에, 소리가 큰 것에 비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괴로워...] 라던가, 말하는 것 같이 들렸다.
아무래도 눈알만은 힘겹게 움직일 수 있었는데,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면 위험할 것 같았다.
귓가쪽을 외면하고 방 안을 보자, 나를 향해 등을 보이고 뭔가를 적고 있는 청년의 등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 갈색의 곱슬머리를 하고, 묘하게 덕지덕지 붙어있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매달려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소름 끼치는 일인데, 그 여자는 이상하게 목이 길었다.
40cm 정도는 족히 됐을까.
등을 보이고 있는데, 얼굴만은 나를 바라보며 눈알을 카멜레온처럼 데굴데굴 바삐 굴리고 있었다.
너무나도 현실감 없는 광경에, 무섭다기보다도 어안이벙벙한채, 그걸 보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이 나를 바라본 순간, 그것은 사라지고 거의 동시에 가위도 풀렸다.
그 지경이니 집을 더 보여줄 수도 없고, 그저 [몸 상태가 좀 좋지가 않아서요...] 하고 변명을 하며, 돌아가자고 부탁했다.
그 후, 본 것도 있고 마음에 걸려서, 그 청년이 일하는 회사에 대해 좀 찾아봤다.
파면 팔수록 나오는 것은 악평 뿐.
당연히 오늘 아침 일찍, 그 회사에는 팔지 않겠다고 정중히 거절하는 전화를 걸었다.
청년이 이쪽을 돌아본 순간, 명확하게 [괴로워 해라.]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아마 그 청년, 어쩌면 그 회사 전체가 이것저것 나쁜 일들을 저질러 온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계속 이어져, 결국 지금까지 잠도 못 자다 투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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