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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54th]베이스타즈 팬

괴담 번역 2019. 12. 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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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누나네 이사를 돕기 위해 관동 지방으로 향했다.

이사는 문제 없이 진행되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할 것도 없고, 시간이 남길래 프로야구 시범경기라도 보러 갈까 싶었다.



찾아보니 세이부 돔에서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다음날, 이 경기를 보러 가기로 했다.

경기 당일, 세이부 돔에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노점에서 먹을 걸 사서, 느긋하게 먹으며 선수들이 몸 푸는 걸 구경했다.

관객도 늘어났다는 걸 느끼면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같은 걸 보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그 팀의 골수 팬이거나, 집이 가까운 사람 정도겠지.



나처럼 양 팀 팬도 아닌 사람이, 혼자서 경기를 보러 오는 경우는 꽤 드문 일일 것이다.

나는 주니치 드래곤즈 팬이거든.

그날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 홈이니만큼, 라이온즈 팬이 많았다.



종종 그 사이로 드문드문 베이스타즈 팬이 보이는 정도.

세이부는 팬들 열기가 대단하구나, 하면서 돔 안을 이리저리 돌아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형, 어느 팀 응원해?]



돌아보니, 거기에는 베이스타즈 유니폼을 입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나는 주니치 팬이니까 딱히 어느 팀을 응원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아이는 꽤 끈질겼다.



[아, 주니치구나~ 감독이 불안하겠네. 올해는 잘 풀리면 우리가 주니치 정도는 뛰어넘을지도 몰라. 블랑코[각주:1]도 있고, 두목[각주:2]이랑 후지이[각주:3]가 제대로 던져주면 말이야...]

시끄럽구만.

어디 좀 가버려라, 망할 꼬맹이.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짜증을 내는 한편, 이 녀석 야구 꽤 잘 아는구나, 하고 감탄도 했다.

내용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대충 이런 느낌으로 야구 지식을 내 귓가에서 떠벌떠벌 풀어놓는 것이었다.

야구 너무 좋아하네.

 


아니, 베이스타즈를 너무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베이스타즈는 최근 몇년간, 리그에서도 꼴찌를 도맡아하고 있는데, 응원할 힘이 나는 것도 신기하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빨리 우승 좀 해주지 않으려나.]

갑자기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아저씨처럼 굵고 위압감 있는 낮은 목소리가 되어, 귓가에 울려퍼졌다.

어!?

 


놀라서 돌아봤지만, 남자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칠 정도로 무서워서 모르고 넘어갔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그 남자아이가 입고 있던 유니폼은, 15년도 더 된 그 옛날, 베이스타즈가 우승했던 시즌의 유니폼이라는 걸 말이지.

 

 

  1. 1루수 토니 블랑코. 2013년과 2014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소속으로 2시즌간 58 홈런 기록. [본문으로]
  2. 투수 미우라 다이스케. 선수 생활을 전부 요코하마와 함께한, "하마의 두목". 통산 172승. [본문으로]
  3. 투수 후지이 슈고. 2012년과 2013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소속으로 13승 12패를 기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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