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히로시마에서 살았는데, 거기 살던 무렵에만 이런저런 무서운 체험을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입니다.
분명 그날은, 초등학교 운동회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운동회를 보러 와주셨었지만, 점심을 같이 먹고는 바로 돌아가셨습니다.
운동회가 끝나자 5시 무렵.
지쳐있었기에, 나는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무렵 우리가 살던 맨션에 돌아오자,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다 화장실에서 드라이어 소리가 들려와서 눈을 떴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있는 화장실로 가서, [오늘은 지쳤어...]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거실 쪽에서, [오늘은 외식이라도 하러 갈까?] 하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배 안 고프니까 그냥 잘래.] 라고 말하고, 방으로 돌아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작게 혀를 찼던 것 같은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일어난 것은 12시 무렵이었습니다.
그쯤되니 역시 배가 고파진 나는, 거실로 향했습니다.
그러자 화장실에서 윙윙대는 드라이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보니 어머니가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3, 4시간 전과 똑같은 광경이었습니다.
나는 어머니에게 [엄마, 언제까지 하는거야?] 라고 물었습니다.
[너 따위랑 상관 없잖아. 죽여버릴까보다.]
그것 말고도 다른 말을 했던 것도 같지만, 어머니가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이라,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나는 겁에 질려 정신 없이 말소리가 들리는 거실로 달려갔습니다.
어두운 거실 가운데 있는 테이블 위에, 편지 한장이 놓여 있는 게 보였습니다.
내용은 반 정도 밖에 기억 나지 않지만, 대충 이랬습니다.
[어서 돌아오렴. 오후에는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늘은 네가 돌아오기 전에 나가야 하니까, 간식이랑 저녁밥은 부엌에 만들어 뒀어. 배고파지면 먹으렴.]
그 편지를 어두운 거실에서 읽은 순간은,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두려웠습니다.
곧바로 부모님이 돌아오셨고, 내가 울면서 어머니에게 달려들었던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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