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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973rd]저주 받은 산

괴담 번역 2020. 7. 1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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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도시에 이사해서 살고 있지만, 어릴적에는 시골 마을 같은데 살았었다.

우리집 뒤에는 산이 있었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그냥 산이었는데,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따라붙었다.

마을에서는 그 산을 "저주 받은 산" 이라고 불렀다.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도 절대로 그 산에 가면 안된다고 나에게 당부했었으니까.



나 역시 산에는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산에 들어서면 그걸 기점으로 뭔가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산에 들어간 사람은 그대로 실종된다고 하고.



마을에서는 유명한 심령 스폿이었지만, 아무도 가지 않는 심령 스폿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언제나 일정하게 누군가는 산을 찾았다.

이른바 여행객이었다.



저주 받은 산이라는 건, 아마 마을 안에서만 도는 소문이었겠지.

마을에는 딱히 기념품을 파는 곳 하나 없었기에, 솔직히 왜 이 마을에 관광을 오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하필 산을 찾는 것도 의문이었고.



하지만 여행객들은 산에 들어갔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내려온다.

아니, 실제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어느 여행객이 말하길, 산 속에는 허물어진 신사가 있었다고 한다.



다른 여행객들도 저마다 그렇게 말했기에, 정말이겠거니 하고 나도 생각했다.

어느날, 학교에서 친구가 산 속에 있는 신사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는 궁금한 것 같았다.



"왜 신사가 있는데도 산이 저주를 받았는지" 말이다.

나도 그 말을 들으니,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그러자 친구는 내게 함께 산에 가자고 제안했다.



아마 그때 내게, 공포심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여행객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사히 돌아오는 걸 봤었으니까.

분명 저주 같은 건 미신이라고 결론 내린 나와 친구는, 방과 후 같이 산에 가기로 했다.



나는 집에서 회중전등과 모기약, 간식을 가지고 나섰다.

친구랑 산에서 같이 간식을 먹자고 얘기했었거든.

친구도 우리집에 들렀다가 같이 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물론 행선지가 어디인지, 어른들에게는 말하지 않은채로.

산에 들어섰지만,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했다.

잔뜩 들뜬 탓이었는지도 모르지만.



학교를 마치고 온 탓에, 해도 슬슬 기울고 있었다.

[이래가지고는 간식 먹을 시간은 없겠네...] 하고 아쉬워하며, 나와 친구는 무난하게 신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 도착해서야, 우리는 후회하게 되었다.



신사... 딱 사당 안에서, 뭔가가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옴짝달싹 못하게 멈춰서버렸다.

무언가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았을 뿐, 실제로 뭐가 있는지도 알 수 없었는데...



기분이 나빠졌다.

친구는 얼굴이 완전히 굳어있었다.

도망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발길을 돌리려해도 몸이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했다.

저주 받아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몸은 움직이질 않고, 머리는 어지러웠다.



그러다 어딘가 먼 곳에서, [덜컥!] 하는 소리가 났다.

망치를 땅에 떨어트리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 소리와 함께 가위가 풀려, 나는 친구의 손을 잡아 끌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치던 도중 몇번이고 나무 뿌리에 발을 걸렸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넘어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필사적이었으니까.

문득 나는 깨달았다.



아직까지는 은은하게 아직 밝은 기운이 남아있던 하늘이, 점차 어둠에 깔리고 있다는 것을.

공포심이 점점 커질 무렵,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뒤에서 뭔가가 쫓아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쫓아오고 있었다.

버석거리며 풀을 헤치고, 확실히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잡히면 죽는다는 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뒤를 흘끗 보자, 거기에는 끔찍한 꼴을 한 검은 원숭이가 쫓아오고 있었다.

눈에 핏발을 세운 채.

이대로 죽을거라고 생각하며, 미친 듯이 달려 겨우 산에서 빠져나왔다.



산에서 나오니 검은 원숭이도 쫓아오지 않았다.

겨우 한숨 돌린 뒤, 나는 떨리는 손발로 간신히 집에 돌아왔다.

그날 밤, 집안 사람들은 왠지 어두운 얼굴이었다.



특히 할머니는 뭔가 중얼중얼거리고 있었다.

불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들켰나 싶어 동요했지만, 딱히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저녁을 다 먹을 무렵, 전화가 왔다.

나는 아직 산에서 겪은 공포를 잊지 못해, 어머니 곁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어머니가 든 수화기에서 전화 내용이 새어 들려왔다.



나는 망연자실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전화를 걸어 온 것은 나와 산에 같이 같던 친구의 어머니였으니까.

[A가 아직 집에 안 왔네요. 혹시 그 댁에 있지 않나요?]



더는 뭐가 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공포에 질려 산을 달려 내려올 때, 같이 손을 잡고 있던 친구는 사실 없었던 것이다.

친구는 산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내 바로 곁에서.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혹시 모르니?] 하고 물어봐도, [몰라요.] 라고 밖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실로 어마어마한 거짓말쟁이였다.

전화는 끊어졌다.

친구의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고 한다.



죄책감이 나를 에워쌌다.

거실로 돌아오니, 할머니가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대뜸, [산에 갔느냐.] 하고 물었다.



나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노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어째서 간거냐! 그곳은 저주 받은 곳이야! 너는 이미 씌어있어. 곧 찾으러 올게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찾으러 온다니...



그 원숭이를 말하는 것일까.

나는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몰랐다.

[네 친구도 갔었지? 그 녀석은 너를 대신해 잡혀간거야.]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친구가 나 대신 잡혀갔다는 말을 듣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나에게는 다행히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친구에게는 아무리 사과를 해도 모자랄 일이다.

저주 받은 산.



과거 내가 살던 마을은, 식인 마을이었다고 한다.

식인종의 더러운 피를 증오한 나머지, 산의 신성한 신사가 저주를 내렸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신사의 저주가 너무 강해 잦아들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저주를 직접 받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 산에 오르면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여행객들이 아무 문제 없이 산을 내려온 것도 그 때문이었던 것이다.

친구는 나를 대신해서 잡혀간 탓에 나는 멀쩡한 것이고.



처음부터 저주를 받은 것은 산이 아니라 우리였던 것이다.

저 원숭이 같은 것은 산신인지 무엇인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나는 그 이후 명절에도 고향을 찾지 않고 있다.



다음에 가면 정말 죽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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