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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남자는 언제나처럼 퇴근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을 느껴 어느 집의 2층을 우러러 봤다.



그러자 초로의 아저씨가 창문 쪽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것도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운채...

왠지 불쾌했기 때문에 남자는 아저씨를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날.

남자는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또 어제 그 집의 2층을 바라보니, 아저씨는 역시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운채 손을 흔들고 있었다.

불쾌했기 때문에 남자는 다시 그것을 무시해 버렸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이야기에 의하면 그 아저씨는 I씨라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신병인지 치매인지, 어쨌든 정신이 이상해지는 바람에 가족조차 상대해 주지 않아, 쓸쓸한 나머지 매일 2층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고 있단 모양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 남자는 어쩐지 아저씨가 조금 불쌍해졌다.

어느 날, 남자는 퇴근길에 아저씨를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



그러자 아저씨는 격렬하게 손을 흔들었다.

[저 아저씨, 기뻐하고 있구나...]

그 날 이후로 남자는 그 길을 지날 때마다 아저씨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평소처럼 아저씨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며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남자도 그런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기뻐졌다.

[어이!] 라고 외치며 머리 위로 손을 크게 흔들어 줬다.



그러자 아저씨는 창문을 열고, 함박웃음을 지은 채 이렇게 말했다...

[지금 갈테니까! 예이!]



그리고 아저씨는 웃음을 품은 채 2층에서 그대로 남자를 향해 다이빙했다.

...아저씨는 담벼락 안 쪽에 떨어졌다.

[콰당]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즉시 가족이 달려나왔고, 남자는 무서워진 나머지 그대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그 날 남자는 아저씨가 어떻게 된 것인지 걱정된 나머지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음 날, 남자는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나섰다.

남자는 조금 기분이 나쁜 탓에 평소와는 다른 길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 아저씨가 마음에 걸려 평소 다니던 길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아저씨의 집을 보고, 남자는 아저씨의 장례가 치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합장을 하며 [아저씨, 도망가 버려서 죄송해요.] 라고 마음 속으로 사죄했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아저씨가 언제나 손을 흔들어 주던 방을 올려다 봤다.

응? 누군가 있다...



남자는 눈물을 닦고 한 번 더 바라봤다.

그 순간 남자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죽었을 터인 아저씨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것도 얼굴 가득 미소를 띈 채...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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