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320x100


한밤 중.

청년은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이 아파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기분 전환을 위해 가까운 해변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바다 쪽에서 희미하게 확성기로 말하는 것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쪽을 바라보니 바다에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금색의 물체가 보였다.

이상하게 생각한 청년은 해변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그 목소리가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까?],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까?] 라고 멍하니 되풀이 하는 것이 들렸다.

그리고 불상의 모습을 한 기념비 같은 것이 바다 위에 떠서 반짝반짝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잠시동안 보고 있자, 서서히 손과 몸이 꾸물꾸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의 균형이 사라지며 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청년은 [위험하다!] 고 생각하고 급히 원래 길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까?],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까?] 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뒤를 돌아보니 불상 같은 것은 해변 위를 마구 움직이고 있었다.

청년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네.] 라고 대답하려고 했다.

그러나 왠지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계속 걸려 [아니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의 목소리는 멈추고 불상 같은 것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청년은 알아차렸다.

이 곳이 해변이 아니라, 바다 속이라는 것을.



청년은 가슴까지 바다에 잠긴 채 점점 바다 깊은 곳으로 달려가고 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320x100